짜릿한 손맛을 기대하는 제주도의 가을 낚시(프롤로그)


 

 

 

언젠가부터였을까? 제주도는 마음속에 기대감을 부풀게 했던 희망의 섬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리 풍족한 조과를 안겨다 주지 않았는데도 제주도라는 이름 석 자에 두근두근 설레게 하는 자석 같은 매력.

비단 낚시가 아니더라도 놀 거리가 많다고 생각돼서일까? 아니면 풍광이 뛰어나 낚싯대를 담그는 것으로도 기분이 좋아져서일까?

제주도에는 두 달간 있어도 보고, 틈날 때면 취재며 낚시며 여행이며 다녀가곤 했지만 언제 찾아가더라도 날 반기는 푸근한 고향 느낌이

납니다. 렌터카를 빌려 제주시를 빠져나오면 펼쳐지는 첫 번째 해안도로 풍경이 제주도에 왔음을 실감케 하고, 현지인들로 북적이는

동네 식당에서 그들만의 언어를 엿들을 때 또 한 번 제주에 왔음이 실감 나고, 입맛 당기는 제주의 토속 음식을 맛볼 때면 기분이 좋아지고,

제주의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며 즐기는 낚시는 힐링의 화룡점정이 되곤 하지요.

시기적으로 부시리가 설치는 좋지 못한 계절 속에서도 손맛에 대한 기대를 갖게 하는 제주도의 가을 낚시.

이번에도 저는 처음 제주도를 찾았을 때처럼 기대 반, 설렘 반으로 다녀왔습니다.

 

 

이번 제주도 가을 낚시는 2박 3일 일정으로 다녀왔습니다.

3일이라는 제한된 시간 안에 원하는 포인트를 모두 가고자 하는 서울꾼의 조바심이 위 지도에 여실히 나타나고 있습니다.

제주 현지꾼도 선뜻 다니기 어려운 일정을 저는 3일 동안 소화하고자 했기 때문입니다. 

 

첫째 날은 범섬으로 들어가기로 했다가 그날 배를 몰지 못한다고 하여 서귀포 앞 섶섬으로 들어갔습니다.

둘째 날은 누구나 한 번쯤 발을 디디고 싶은 곳, 관탈도로 들어갔습니다.

셋째 날은 누구나 가고 싶어도 자리싸움이 치열해 가기 어려운 곳. 형제섬 넙데기(넙덕여)에서 일정을 마무리했습니다.

 

예전 같았으면 한가로이 평일을 택해 홀가분히 다녀왔을 텐데요. 지금은 직장인 이상으로 바쁘다 보니 평일에 3일을 시간 내는 것은

엄두가 안 나고 함께 할 파트너의 일정도 고려해 할 수 없이 주말에 다녀와야 했습니다. 그래서 주말 항공기 요금 하며 렌터카, 숙박,

그리고 포인트 섭렵의 문제까지 모든 것이 평일과 달라 난항을 겪기도 했습니다.

그렇다고 포기할 낚시는 아니죠. 오늘은 제주도 가을 낚시의 순간순간을 담아 봅니다.

 

 

설레는 기분으로 제주에 도착한 필자

 

섶섬을 향해 달리는 배에서, 서귀포 보목항

 

꿈에 그리던 낚시 천국, 관탈도

 

형제섬에서 맞이하는 일출

 

출조길은 언제나 설레고 가슴이 벅차오릅니다.

출렁이는 물결 뒤로 떠오르는 시뻘건 태양이 하늘을 밝힐 때면 꾼의 박동수는 여지없이 빨라지고 마음도 바빠지지요.

담그면 줄을 쫙쫙 가져갈 것 같은 이 기분이 때로는 배신감으로 돌아온다 하여도 이 순간만큼은 노예가 되어도 좋습니다.

서울에서 먼 길을 날아와 뱃길따라 삼만리. 휑하니 비어있는 넙덕여가 붉은 행성의 플라즈마를 받으며 뜨겁게 달아오릅니다.

일단 내리게 되면 현지꾼과의 자리 쟁탈전으로 총성 없는 가을 전쟁이 시작되겠지만, 그래도 이런 풍경은 마냥 좋기만 합니다. 

그래서 낚시는 손맛과는 별개로 이런 기분이 좋아서 자꾸 하게 되나 봅니다. 

 

 

청렴한 가을 하늘 아래, 관탈도 마당여

 

대상어와 힘 다리기 중인 현지꾼, 섶섬에서

 

제주촌놈닷컴의 운영자 아일락님과 함께

 

아일락님의 힘찬 파이팅

 

손가락을 치고 나가는 경쾌한 입질을 기다리며

 

내 품에 안기는 벵에돔

 

서너 방 터트리고 중장비로 무장하자

 

갯바위의 전차 부시리가 올라온다

 

파열되는 흰 포말에 희망을 태워 흘리면 어김없이 찾아드는 강력한 어신.

시속 몇 킬로미터인지도 모를 속도로 빠르게 풀리는 원줄에 깜짝깜짝 놀라 대를 세우면 파괴적인 힘이 제 팔과 허리까지 짓누르며

압박해 옵니다. 녀석을 제어하면 연신 휘파람 소리가 드랙의 요란한 역회전 소리와 함께 반복해서 들리고, 가당찮던 힘이 주춤할 때

힘껏 끌어당겨 수면에서 대면할 즈음이면, 내 안에 엔돌핀이 급상승했던 입질의 추억.

 

 

흑돼지 김치전골

 

노릇노릇하게 구워지는 흑돼지

 

서귀포의 오렌지빛 선샤인

 

철수 후 유난히 아름다웠던 서귀포의 일몰. 잠시나마 넋 놓고 바라보노라면 세상 근심이 잊히고, 황혼의 빛이 서산으로 넘어갈 즈음

제게는 좋은 사람과 함께하는 미식의 추억이 손짓하며 반겼습니다. 결과가 어떻게 나와도 짜릿한 손맛을 기대하게 하는 제주도.

썩 만족스러운 결과는 아니지만, 이번에도 입질의 추억은 어김없이 차곡차곡 쌓고 왔습니다.

짜릿한 손맛을 기대하게 하는 제주도의 가을 낚시 이야기, 첫날 섶섬의 일화부터 시작해 봅니다. 다음 편을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더보기>>

제주도 갈치낚시(상), 쿨러 가득 '빈손으로 즐기는' 갈치낚시

지금까지 모르고 먹었던 한치와 준치 오징어의 비밀

평소 궁금했던 바다낚시 노하우, 총정리

제주도 여행중 알아야 할 수산물 상식

극한의 바다낚시, 제주도 독가시치(따치) 낚시

 

 

페이스북 친구맺기+

정기구독자를 위한 즐겨찾기+
 

 
Posted by ★입질의추억★
:

카테고리

전체보기 (3975)
유튜브(입질의추억tv) (584)
수산물 (635)
조행기 (486)
낚시팁 (322)
꾼의 레시피 (238)
생활 정보 (743)
여행 (426)
월간지 칼럼 (484)
모집 공고 (28)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03-30 00:00
Total :
Today : Yesterda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