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의 도둑, 과메기 초무침 맛있게 무치는 방법


 

 

울에 차디찬 칼바람이 불어야 맛이 익는 과메기. 원래는 얼었다 녹았다 하면서 열흘 이상 말린 것을 상품으로 치지만, 지금은 갈수록 그런 과메기를 구하기가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원래 과메기는 포항 사람들이 즐겨 먹던 음식이지만, 지금은 방송과 입소문으로 전국구 별미가 되면서 해마다 이맘때면 밀려오는 주문량에 맞추기 위해 4~5일간 말려 낸 것이 대부분입니다. 이렇게 속성으로 말린 과메기는 비린 맛이 날뿐더러, 식감도 꾸득하지 않아 과메기를 처음 접하는 주당이나 초보자들은 선뜻 입맛 들이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런 이들에게 과메기의 비릿한 맛은 가리고 고소함과 새콤달콤한 맛으로 먹을 수 있는 초무침을 소개하겠습니다. 

 

 

과메기는 마름모꼴로 잘라서 준비한다

 

#. 초보자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과메기 초무침 재료(3~4인 기준)

과메기 8마리(16쪽), 양파 1개, 쪽파 2~3뿌리, 오이 2개, 당근 1/4개, 깻잎 15장, 홍고추 1개, 매운고추 2~3개

 

#. 초무침 양념 A버전

고추장 4큰술, 식초 4T, 설탕 1T, 꿀 2T, 매실청 1T, 소금 1~2티스푼 정도, 참기름 2~3T, 깨소금 1T

 

#. 초무침 양념 B버전

고추장 5T, 고춧가루 3T, 식초 4T, 간마늘 1/2T, 설탕 2T, 매실청 2T, 간양파 1/2개, 참기름 2~3T, 깨소금 1T

 

A 버전은 한식주점 얼쑤의 오너셰프로부터 받은 레시피를 참고한 것이고, B 버전은 기존에 제가 사용하는 레시피인데 여기서는 A버전으로 하였습니다. (※ 참고로 1T의 계량은 밥숟가락이며, 1큰술은 밥숟가락으로 수북이 푼 것을 의미합니다.)

 

 

먼저 채소를 깨끗이 씻고 다듬어 큰 볼에 담아둡니다. 양파와 당근은 채 썰고, 오이는 얇게, 깻잎은 3등분 합니다.

고추는 반으로 갈라 씨를 제거하고, 반으로 가른 것을 다시 반으로 갈라 잘게 썹니다.

 

 

과메기 초무침에서 가장 중요한 초고추장 양념입니다.

A 버전으로 소개한 양념으로 그릇에 모두 넣고 섞는데 이때 참기름과 깨소금은 넣지 않습니다.

이 상태로 냉장고에 1~2시간 정도 넣어두면 숙성이 되면서 맛이 조금 더 좋아집니다.

 

 

참기름은 초고추장 양념을 볼에 넣고 무칠 때 넣습니다.

이왕이면 사제품보다 직접 짠 참기름을 써야 훨씬 맛있겠지요.

 

 

널찍한 접시에 과메기를 두르는데 못생긴 자투리는 무침이 놓이는 가운데 바닥에 깔아놓습니다.

그리고 그 위에 초무침을 올리면 과메기 초무침이 완성됩니다. 쉽고 간단하죠? ^^

 

 

마지막으로 깨소금을 뿌려서 냅니다. 사진의 과메기 초무침은 준비한 재료의 절반만 사용해 2인분이 되었습니다. 마릿수로는 대략 4마리(8쪽)이며, 초무침이 놓인 바닥에도 자투리 조각들이 깔렸습니다. 참고로 제가 적은 레시피대로 하면 얼추 3~4인분으로 맞출 수 있지만, 과메기를 정말 좋아하는 분이라면 두 명에서 해치울 수 있는 양일 것입니다. 

 

 

집에서 만들어 먹는 한겨울의 술도둑, 과메기 초무침

 

여기서 포인트는 과메기와 초무침을 함께 무쳐내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이건 지극히 개인의 취향 문제이므로 함께 무쳐내길 원한다면 그리해도 됩니다. 다만, 시각적인 담음새는 이쪽이 더 나을 것입니다.  

 

 

초무침의 응용은 무한대입니다. 채소의 구성에서 미나리나 배를 썰어 넣어도 되며, 초고추장을 입맛에 맞게 변형해도 상관없습니다. 요리는 정해진 틀에 따라 만드는 기본적인 방법도 중요하지만, 결국은 내 입맛에 맞아야 하기 때문에 더 자극적이고도 새콤한 맛을 원한다면 핫소스를 첨가해 초장을 만들어도 되며, 새콤달콤한 맛의 조절은 식초와 설탕으로 가감하면 됩니다. 다만, 소금은 과하게 넣지 않아야 합니다. 싱거우면 고추장과 소금을 더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지만, 처음부터 짜면 채소를 좀 더 썰어 넣지 않는 한 대책이 없습니다. 또한, 이렇게 만든 초무침은 가능하면 빨리 먹는 것이 좋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채소에서 물이 나오므로 야외에서 먹고자 한다면, 채소와 양념, 과메기를 따로 포장해가는 센스가 필요하겠지요. ^^

 

제아무리 좋은 과메기도 특유의 비릿한 맛은 조금씩 있습니다. 그 맛을 즐기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조금의 비릿함도 용납할 수 없을 정도로 부담스러워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이는 해안가 지방과 내륙 지방 사람의 입맛 차이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일행 중 어느 누가 과메기 하나 제대로 먹지 못한다고 핀잔을 줄 필요도 없으며, 그런 분들을 위한 적절한 레시피를 개발해 맛으로 보여주면 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마다 입맛의 취향이 열이면 열 모두 다르듯, 이 레시피도 누군가에게는 맛이 없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좋은 레시피는 그 음식에 있어서 일정 수준의 기준점을 제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서는 초고추장 레시피를 A와 B로 나뉘어 소개했으니 입맛에 맞게 선택하시기 바랍니다.

 

 

과메기 초무침은 마른 김과 궁합이 잘 맞습니다. 평소 회와 수산물을 싸먹는 걸 좋아하지 않지만, 과메기만큼은 온갖 쌈채와 해조류에 쌈 싸먹길 좋아합니다. 물미역, 생다시마를 특히 추천하며, 무침은 이렇게 마른 김에 싸서 먹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과메기의 제철은 11월부터 시작되지만, 가장 맛있는 과메기는 포항 구룡포 지역이 가장 추워지는 12월 말부터 1월 사이에 생산된 것입니다. 물론, 해마다 기후의 변화가 심해 1월이 12월보다 따듯하기도 하지만, 평균적으로 그러하다는 의미입니다. 이렇듯 과메기 철은 길어야 3~4달로 제한적이라 지금이 아니면 맛있는 과메기를 맛보기가 어려우니 생 과메기가 부담스러운 이들은 과메기 초무침으로 맛을 들여보는 것이 어떨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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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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