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가 당기는 황홀한 맛, 자연산 대광어 피쉬앤칩스


 

 

피쉬앤칩스 재료로 사용한 자연산 대광어

 

피쉬앤칩스의 주 재료인 감자는 신대륙(남아메리카)을 발견한 16세기 스페인 사람들에 의해 유럽으로 전파되었고, 생선은 포르투갈과 스페인에서 건너온 유대인들이 튀겨먹다가 영국에 전파되면서 19세기 중반 즈음, 이 둘이 조합된 '피쉬앤칩스'가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잉글랜드 북부 지방에서 판매하기 시작한 피쉬앤칩스는 영국 전역으로 확산하면서 노동자 계급층이 즐겨 먹는 음식이 되었다가, 지금은 영국은 물론, 미국, 캐나다, 호주 등 전 세계인들이 즐기는 대중음식으로 발전했습니다.

 

피쉬앤칩스의 주재료는 원래 유럽 대구와 해덕, 광어를 사용했는데 이들 생선의 공통점은 살에 수분이 많아 기름에 튀겼을 때 겉은 바삭바삭하고 속살은 수분기로 인한 촉촉함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유럽 대구와 해덕을 구하기 어려운 우리나라에서는 시장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대구'와 '광어' 정도가 적당해 보입니다. 여기서는 얼마 전, 대마도에서 낚은 7~8kg급 자연산 대광어를 사용했습니다.

 

#. 피쉬앤칩스 재료(3인 기준)

광어(혹은 대구살) 600g, 감자 3개, 튀김가루 2컵, 차가운 맥주 1컵, 달걀 흰자 2개, 소금, 후추

 

#. 타르타르 소스

마요네즈 12큰술, 다진 양파 1/4개, 다진 피클(양파와 같은 양), 설탕 1T, 레몬즙 1T, 다진 파슬리 약간

 

※ 제 레시피에서는 언제나 밥숟가락과 종이컵으로 계량하고 있습니다.

 

 

밑간광어살

 

원래 피쉬앤칩스는 대구를 포 떠서 세로로 길게 2~3등분 한 것을 사용하지만, 여기서는 대광어가 너무 커서 일부 속살만 사용했습니다. 밑간은 간단하게 소금, 후추로만 합니다. 이왕이면 가는 소금, 가는 후추로 하고 앞뒤로 골고루 뿌려주세요. 

 

 

썬 감자를 물에 담가 놓는다

 

감자는 위 사진과 같은 굵기로 썰어 물에 30분 정도 담가 전분기를 뺍니다. 전분기를 빼는 이유는 튀길 때 서로 엉겨 붙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함입니다. 사실 제대로 된 감자튀김을 만들려면 품종의 선택부터 올발라야 합니다. 프렌치프라이등의 튀김용 감자에는 속살이 포슬포슬한 분질감자(Starchy)가 어울리지만, 식재료 판매의 디테일이 떨어지는 우리나라의 구입 환경을 고려한다면, 품종별로 구분해 놓고 파는 곳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이 부분은 패스하겠습니다.

 

 

분량의 튀김가루와 맥주, 달걀흰자를 넣고 거품기로 저어줍니다. 맥주는 최대한 차가운 상태로 넣으며, 여기서 물은 한 방울도 섞지 않습니다. 이렇게 하면 맥주의 탄산과 찬 온도로 인해 튀김이 바삭해집니다. 이때는 여러 가지 피쉬앤칩스를 만들기 위해 테스트 중이라 반죽을 되게 했지만, 실제로 피쉬앤칩스를 만들 때는 이보다 묽은 것이 좋습니다. 튀김가루가 없으면 밀가루에 베이킹소다와 소금 한 꼬집을 넣습니다. (밀가루+베이킹소다+소금=튀김가루)

 

 

이제 피쉬앤칩스를 만들기 위한 재료 준비가 끝났습니다.


 


물에 건진 감자는 키친타월로 수분기를 닦아 주고

 

 

180도로 가열한 식용유에 튀깁니다.

 

 

색이 약간 노르스름해지고 딱딱했던 감자가 부드러워지면 곧바로 건져냅니다. 그리고 뜨거울 때 소금을 쳐주시면 일단 칩스는 완성입니다. 사실 우리가 알고 있는 칩이란 동그랗고 얇게 썰어서 튀긴 감자칩을 떠올리지만, 영국에서는 위 상태의 감자를 '칩스'라고 부릅니다. 그래서 피쉬앤칩스란 말이 생겨난 것이겠지요.

 

 

광어살은 튀김옷에 흠뻑 적시고

 

 

같은 방법으로 튀겨줍니다. 갈색이 되고 나서 건지면 남은 열로 인해 타거나 색이 더욱 어두워질 수 있으니 적당히 노르스름해질 때 건집니다.

 

 

수제 타르타르소스

 

서두에 소개한 소스 재료를 잘 섞어서 곁들입니다. 타르타르소스에는 설탕이 들어가기 때문에 설탕 갈리는 느낌이 나지 않을 때까지 고루 저어서 준비합니다.

 

 

피쉬앤칩스에서 빠질 수 없는 맥주도 준비해야겠지요? 튀김에 어울릴 만한 두 종류의 맥주지만, 성질이 서로 다른 맥주로 준비했습니다. 이렇게 맛의 특성이 분명한 맥주는 냉장고에서 꺼내자마자 마시기보다 몇 분 전에 미리 꺼내 온도를 살짝 높여주는 것이 맥주 본연의 맛을 느끼기에 좋겠지요. 물론, 이 내용은 국산 맥주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국산 맥주를 디스하는 게 아니고 맛을 음미하는 데 있어서 라거와 비(非)라거 계열의 차이로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라거 계열은 사무엘 아담스와 코로나를 좋아하는데 특히, 코로나는 라임즙을 몇 방울 짜서 먹는 맛이 참 향기롭습니다. 

 

 

자연산 대광어로 만든 피쉬앤칩스 완성

 

준비한 피쉬앤칩스를 접시에 담았습니다. 보기 좋으라고 아래 로메인을 깔았지만, 실은 별로 좋지 못한 방법입니다. 이렇게 잎채소를 깔면 튀김이 금방 눅눅해지더군요. 가장 좋은 방법은 바구니에 종이호일을 깔고 올리는 것입니다.

 

 

어쨌든 대충 만든 것 같지만, 들어간 재료가 워낙 탐스러우니 맛이 없으려야 없을 수 없는 ^^;

 

 

영국에서는 소금과 식초를 뿌려 먹지만, 감자나 튀김에 식초를 뿌려 먹는 문화가 없는 우리에게는 라임즙을 살짝 뿌려 먹는 것이 무난할 것입니다.

 

 

단면을 잘라봅니다. 속살의 촉촉함이 보이시나요?

 

 

거실 불을 끄고요. 이 접시는 그대로 컴퓨터 책상 앞으로 가져갑니다. 그리고 다운받은 영화를 켭니다. 혹은 음식 다큐멘터리를 켜도 좋습니다. 치맥 아니 칩맥과 함께 감상하면서 즐기시기 바랍니다. ^^

 

 

직접 만든 타르타르 소스에 푹 찍어서 먹는 폭신한 광어 속살.

 

 

 

"아~ 해보세요. (보기 괴로우면 지는 겁니다. ㅋ)"

 

사실 피쉬앤칩스는 예전부터 꼭 만들어보고 싶은 음식 중 하나였습니다. 대광어의 포슬포슬하고 촉촉한 속살의 맛을 즐기기엔 이만한 음식도 없으니까요. 비록, 피쉬앤칩스를 처음 만들어보지만, 맛은 보장합니다. 저 말고 광어가 말이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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