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시장 참돔(도미) 구입팁, 양식과 자연산 구별법


 

지금부터는 관광지 수산시장과 횟집의 바가지가 기승을 부릴 시즌입니다. 한철 장사로 일 년 벌이를 해야하기에 일면 이해가 가는 부분도 있지만, 어떨 때는 너무하다 싶을 만큼 가격을 올려 받거나 심지어 어종을 속이고, 저울 조작과 정량을 조작하는 상식적으로 일어나선 안 될 상술이 곳곳에서 자행되고 있습니다. 더욱이 문제는 관광지 횟집과 수산시장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이러한 상술을 정확히 인지하지 못해 소위 '호갱'으로 전략하면서 이용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기회가 되면 관광지 수산시장의 상술 행태에 관해 다루겠지만, 오늘은 가격 뻥튀기의 온상인 자연산 둔갑을 겨냥해 지난 시간, 광어의 양식과 자연산 구별법에 이어 오늘은 참돔(도미) 양식과 자연산 구별법에 관해 알아봅니다. 



<사진 1> 양식산 참돔(위)과 자연산 참돔(아래)

#. 채색에 의한 구별은 의미 없다.
<사진 1>은 인터넷에 흔히 알려진 양식산 참돔과 자연산 참돔의 구별법입니다. 자연산 참돔은 전반적인 채색이 밝고 화사하며, 선홍색을 띠는 가운데 푸른색 반점이 등에 박혀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반면에 양식산 참돔은 자연산보다 채색이 어둡고 검붉은색을 띱니다. 이러한 설명만 듣고 <사진 1>을 보면, 누구도 쉽게 구별해 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눈앞에서 참돔을 맞닥트리면, 양식과 자연산의 구별이 쉽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이 세상 모든 물고기는 조금이라도 환경의 변화에 맞춰 몸 색깔을 바꾸는 보호색 기능을 갖추고 있어 물속에 있을 때와 물 밖으로 꺼내졌을 때 적잖은 차이가 벌어지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같은 산지의 참돔이라도 수조에 합사된 기간에 따라 채색이 다르므로 오로지 채색만으로 자연산 여부를 판단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사진 2> 일본산 양식 참돔

또한, 일본산 양식 참돔은 자연산 참돔과 흡사할 만큼 밝고 화사한 채색으로 만들어 출하하는 기술을 갖고 있어 이제는 채색만으로 자연산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옛말이 돼버렸습니다.



<사진 3> 비공격피결손증을 보이는 중국산 양식 참돔


<사진 4> 정상 콧구멍을 보이는 국내산 양식 참돔

#. 비공의 개수도 의미 없다.
기존의 양식산 참돔은 두 개의 콧구멍(비공)이 서로 연결돼 하나로 보이는 '비공격피결손증'이라는 현상을 보였습니다. 지금도 중국산 양식 참돔에는 여전히 콧구멍이 하나로 보이는 비공격피결손증을 보입니다.
그러나 오늘날 일부 국산 양식 참돔과 일본산 양식 참돔에는 비공격피결손증이 보이지 않습니다. 따라서 콧구멍 개수로 자연산 여부를 판단하는 시대도 지났습니다.



<사진 5> 자연산 참돔의 꼬리지느러미


<사진 5> 양식 참돔의 꼬리지느러미

#. 꼬리지느러미 모양으로 파악한다.
양식산 참돔과 자연산 참돔을 구분하는 가장 정확한 포인트는 이제 꼬리지느러미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자연산 참돔의 꼬리지느러미는 물리적 훼손이 거의 없어 깨끗하며 양 끝이 뾰족한 편입니다. 꼬리지느러미 끝부분에 나타나는 검은 선은 자연산과 양식산 할 것 없이 나타나지만, 어획 후 시간과 비례해 닳아 없어집니다. 

다시 말해, 자연산 참돔은 낚시든 그물이든 어획 후 수조에 오랫동안 놓아두면 검은 선이 흐려지다가 결국에는 사라지고, 양식산 참돔은 출하 때는 비교적 선명하던 검은 선이 중간 유통을 거치고 수조에 합사 기간이 길어지면서 흐려지다가 역시 사라집니다. 이러한 이유로 횟집과 수산시장에서 접하는 대부분의 양식 참돔은 꼬리지느러미 끝부분에 나타나는 검은 선이 희미해진 상태이거나 사라진 이후이므로 이것이 얼마나 오래된 것인지를 판단하는 척도쯤은 될 수 있습니다.


꼬리지느러미 끝이 뾰족한 자연산 참돔과 달리 양식 참돔은 모서리가 둥그스름하고 닳아 훼손된 경우가 많습니다. <사진 5> 참고. 이는 대량 양식에 의한 사육 밀도의 증가로 인한 개체 간 충돌과 그물에 치이면서 생활한 탓에 출하 때부터 저런 모양을 갖다가, 운송 과정에서 뜰채로 퍼 나를 때 험하게 다뤄지면서 더욱 심화됩니다.



꼬리지느러미가 심하게 훼손된 양식산 참돔

양식산 참돔 중에서도 꼬리지느러미의 훼손도가 개체마다 다르게 나타나며, 훼손은 활어 스트레스에 적잖은 영향을 주기 때문에 A급 활어와 B급 활어를 나누는 판단 기준이 됩니다. 같은 양식산 참돔을 구입하더라도 지느러미의 훼손도가 적고 상처가 적은 것이 좋은 참돔입니다.




지금까지의 설명을 정독하셨다면, 위 사진의 참돔(선어)이 양식인지 자연산인지는 그리 어렵지 않게 판단할 수 있을 겁니다. 어물전에 올려진 죽은 참돔은 대부분 자연산입니다. 참돔의 주요 어장인 서남해 및 제주 연근해, 동중국해 등에서 그물 어획된 것 중 상품가치가 낮은 것을 위주로 선별해 구이나 찜용으로 유통됩니다.

양식산 참돔은 전부 횟감용으로 유통되며 또 그렇게 해야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으므로 멀쩡한 활어를 죽여서 선어로 유통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런데 근래 마트에서 팔리는 선어 참돔 중 상당수는 양식산이 의심되고 있어 저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습니다. 무리한 추론은 삼가야겠지만, 활어로 가치를 높여야 할 양식산 참돔이 어떤 이유로 죽어버리는 경우는 양식장에서 흔한 일입니다. 죽어서 상품가치가 떨어지기 직전이거나, 혹은 이미 죽었지만 죽은 지 얼마 되지 않은 것을 선어로 유통한 것이라면 문제가 없습니다.

참고로 국내의 참돔 양식장은 통영과 남해에 많이 몰려있습니다. 해마다 7~9월이면 적조 등 자연 재해로 인한 집단 폐사가 수천 마리에 이릅니다. 제가 지면에 적을 수 있는 팩트는 여기까지입니다.



<사진 6> 양식산 참돔회의 육색


<사진 7> 자연산 참돔회의 육색

#. 육색으로도 어느 정도 판단할 수 있다.
양식과 자연산을 구별하는 또 다른 포인트는 육색에 있습니다. 양식산 참돔회의 육색은 엷은 노란색을 띠며, 운동량이 적어서 힘줄이 선명하게 나타나지 않지만, 자연산 참돔회의 근육은 상대적으로 밝고 투명감 있는 백색에 가깝습니다. 운동량이 많아 힘줄도 선명하게 보인다는 점도 특징입니다. 
이것으로 양식과 자연산을 정확히 구별해낼 수는 없지만, 자연산 참돔을 자주 먹어본 어부와 낚시꾼이라면 양식산 참돔회를 접했을 때의 이질감을 분명히 느낍니다. 다만, 자연산과 양식산 참돔회를 한 자리에 놓고 비교 시식하지 않는 한 일반 소비자로서는 알아차리기가 쉽지 않을 것도 사실입니다.



<사진 8> 탈참의 꼬리지느러미

낚시할 때도 그렇지만, 수산시장에서도 <사진 8>과 같은 모호한 개체를 봅니다. 꼬리지느러미의 훼손도가 거의 없어 이것이 야생에서 어획된 자연산임은 분명한데 꼬리 끝부분이 날카롭지 않고 둥글게 진 참돔을 종종 봅니다. 이러한 참돔은 탈참 다시 말해, 양식장을 탈출한 개체에서 나타나는 전형적인 특징입니다.   



<사진 9> 양식 참돔(위)와 탈참(아래)

해마다 여름이면 남해 일대의 참돔 가두리 양식장은 태풍 등의 자연적 재해로 그물망이 자주 터집니다. 이때마다 통영 일대에는 100% 자연산이 아닌 탈참이 낚시에 무더기로 낚이기도 하며, 저 역시 잡아본 경험이 있습니다. 그때마다 자연산 참돔과 비교랄 것도 없이 한눈에 들어오는 명확한 특징이 있어 탈참으로 분류합니다.

<사진 9>의 탈참은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자연산으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말끔한 꼬리지느러미를 보아 야생에서 어획된 것이 확실하므로 이를 자연산으로 판매하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탈참은 자연산 참돔과 같은 말끔한 꼬리지느러미를 가졌지만, 끝이 뾰족하지 않고 약간 둥글집니다. 채색도 밝고 화사한 선홍색이 아닌 양식산 참돔에서 나타나는 검붉은색입니다.



대마도에서 낚시로 잡은 탈참(추정)

사진은 대마도에서 낚은 55cm급 탈참(추정)입니다. 인근에는 참돔 양식장이 있어 얼마든지 탈참이 낚일 수 있는 여건입니다. 이때 잡힌 참돔은 꼬리지느러미가 살짝 닳아있었고 끝부분이 날카롭지 못했으며(사진의 자연산 참돔과 비교), 검붉은 채색을 하고 있어 탈참 추정합니다. 지금까지의 설명은 자연산과 양식, 탈참의 구별법입니다.

 


<사진 10> 일본산 양식 참돔


<사진 11> 국산 양식 참돔


<사진 12> 중국산 양식 참돔

#. 산지에 따른 차이
밝고 화사한 선홍색을 가진 자연산 참돔은 여기서 제쳐놓고, 같은 양식이라도 한, 중, 일에 따른 채색 차이는 조금씩 다릅니다. 채색의 밝기는 일본산 > 국산 > 중국산 순으로 일본산이 가장 밝고 자연산에 가까운 색을 냅니다. 국산은 검붉은색, 중국산은 그보다 더 어두운데 개체에 따라 햇볕에 그을린 듯한 자국이 있어 전반적으로 검고 어두우며, 등에는 띠 모양의 검붉은 패턴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사진 12> 참고.

국산과 중국산 양식 참돔이 검붉은 이유는 햇볕에 자주 그을렸기 때문입니다. 참돔은 원래 수심 깊은 곳에 사는 어류로 작은 베이트 피쉬와 새우, 갑각류 등을 먹이로 합니다. 양식산 참돔은 뿌려진 분쇄 사료를 먹기 위해 수면으로 떠오릅니다. 햇볕을 자주 받으므로 등이 검게 되는 것입니다. 반면, 일본산 양식 참돔은 햇볕을 차단하는 차양막을 씌우고, 발색을 돕는 크릴과 새우를 사료에 섞기 때문에 선홍색을 유지한 채 출하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중국산 참돔은 두 개의 콧구멍이 하나로 연결된 비공격피결손증을 보이고 있어 국산과 일산 참돔과 구별되나 이 역시 개체마다 예외가 있어 맹신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맛과 품질은 일본산 참돔이 월등히 높고, 그다음이 국내산과 중국산 순으로 이어집니다. 가격도 일본산 참돔이 조금 더 비싸며, 국산과 중국산은 비슷한 수준이거나 서로 엎치락뒤치락합니다. 


#. 수산시장에서 좋은 참돔을 고르는 요령
현재 노량진 수산시장을 기준으로 양식산 참돔 가격은 2kg 이상 大사이즈가 kg당 3~3.5만원이며, 자연산은 4~5만원 선입니다. 같은 자연산이라도 어획량이 많은 서해는 저렴한 편이지만, 동해는 어획량이 적어 비쌉니다. 그러므로 자연산 참돔이 많이 나지 않는 동해까지 가서 비싸게 주고 먹는 것은 그리 효율적이지 못합니다. 지금부터 잡히는 참돔은 산란을 마친 개체가 많으므로 육이 무르고 맛이 덜할 때입니다. 

제철이 아닐 때는 오히려 연중 맛의 차이가 적은 양식산이 나을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같은 양식산 참돔이라도 길이보다 두께가 나가는 것이 상품입니다. 수조의 수심을 상중하로 나누었을 때 중간층에서 조용히 유영하는 참돔이 좋고, 지느러미 상처가 적고 눈이 맑고 투명한 참돔을 고르는 게 좋습니다. 또한, 물 밖으로 꺼내었을 때 얌전히 숨만 쉬는 참돔이 좋은 참돔입니다.

사람들은 펄떡펄떡 뛰는 활어를 싱싱하다고 여기지만, 적어도 흰살생선에 속한 활어(참돔, 우럭, 광어, 농어 등)가 발버둥 치는 것은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린 것이므로 물밖에 꺼내졌을 때 얌전한 것으로 고릅니다.

생선회는 한 사람당 먹는 양이 150~200g 정도가 적당하다고 보았을 때 3인분이면 약 500~600g의 순살이 필요합니다. 참돔의 수율(회를 떴을 때 나오는 순살 양)이 35% 정도임을 감안해 약 1.5~1.8kg의 참돔을 잡아야 적당하며, 5인분이면 2.5~3kg 정도의 참돔을 잡는 것이 적당합니다. 이러한 내용을 잘 알아두었다가 수산시장에서 참돔을 고를 때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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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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