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을 졸업한지 어언 10여년이 흘렀습니다. 다들 먹고살기 바빠서 대학 동기들 만나는것도 이젠 연중행사가
    되버렸어요. 그러다가 절친했던 대학동기의 집에 들렸답니다.
    본가로부터 독립한지 대략 2년, 도심 한복판에 오피스텔을 얻어 홀로 산다는 친구 집 구경을 가게 되었어요.
    3학년 5반의 싱글 자취남, 어떻게 살고 있을까요?

    













    여자보다 더 여성스러운 자취남의 방







    친구는 영상 관련 프리랜서 일을 합니다.
    이날은 대학 동기누나의 돌잔치가 있던 날, 여기서 만난 이 친구의 모습은 영락없는 사진사였죠. 
    동기들이 돌잔치나 경조사가 있는 날이면 꼭 사진 촬영을 도맡아서 한답니다. 그러다보니 사진 촬영 때문에 제일 먼저와서 마지막까지 남아
    사진 찍는다고 밥도 제대로 못먹습니다.


    "이제 사진찍는거 맡아서 하지마라~ 그냥 편하게 밥이나 먹고 가는게 좋지 않겠냐"


    고개는 끄떡이지만 이 친구 성격상 앞으로도 계속 맡아서 할꺼 같아요~








    돌잔치가 끝나고 친구가 홀로 산다는 오피스텔에 놀러갔습니다. 이 날은 제 와이프도 같이 있었어요
    그리고선 싱글남의 방문을 여는데...









    혼자사는 자취남의 방이라고하기엔 방이 넘 깨끗하더라구요
    게다가 영상쪽 일을 하는지라 장비들도 후덜덜 합니다. 맥프로에 모니터는 무려 3개


    "너 집에서 주식 하냐?"


    안그래도 모니터 때문에 그런 소릴 자주 듣는답니다.








    이 친구 직업상 직접 찍은 연예인 사진이  꽤 많아요
    모 예능프로그램의 엔딩에 들어가는 스틸 컷을 찍는데 녹화가 진행되는 동안 아이돌 걸그룹들의 체험 현장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연신 셧터를 날리는게 일이예요


    "하악~! 부러워 죽겠어. 다른 사람도 아니고 무려 소녀시대가 너 앞에서 포즈를 취하는 거잖아!!!"
    "쟤네들이 날 보고 그러면 오죽 좋겠냐..내 카메라 랜즈를 보고 그러는거지 ㅋㅋ"










    그런 친구의 독특한 취미랄까요. 친구가 쓰고 있는 모니터위엔 낮익은 캐릭터가 보입니다.
    와이프가 이걸 보고 포복절도를 하기 시작합니다. ㅋㅋ


    "키티 좋아하시나봐요?









    그는 꺼리낌없이 키보드 자판을 보여줍니다.


    "아악 이건 뭐임? ㅋㅋ"








    우리나이 30대 중반인 제 친구녀석이 사용하는 키티 키보드 ㅋㅋ


    "아~ 미치겠다. 이걸로 어떻게 자판을 쳐?"


    저는 이걸로 간단하게 영문 검색어를 쳐보는데... 오타와 삑사리에~ 생각만큼 안되요. 이게 바로 컴맹이 된 느낌?
    제가 버벅거리는게 재밌는듯 쳐다보다가 답답한지 "말만 해 내가 쳐줄께"하더랍니다.
    그러면서 하는 말


    "이건 마음의 눈으로 쳐야 되는거야"


    아악ㅋㅋ 저는 그동안 컴퓨터 자판 헛 쳐왔었군요 ㅠㅠ
    저두 키보드 자판 안보고 치는 편인데도 키티 자판은 영~ 입력이 어색해요 ㅋ








    이것은 싱글남의 휴지걸이


    "너 혹시 여자 데리고 사냐?"

    "전혀~"










    소파 한구석에 박혀있는 마시마로








    시계도 키티 시계
    이 녀석 무슨 선물 해줄려면 키티로 해줘야 할꺼 같음
    이를테면 키티 손목시계?  안그래도 털이 많은 친구라 털이 수북한 팔목에 키티시계 찬 모습 상상하니 재밌습니다.
    친구가 피아노를 좀 쳐요. 하얀 건반위에 야수의 손이 다소 언밸런스 할진 몰라도









    여기서도 빠지지 않는 키티~
    옛날엔 "쪽바리가 말야~" 하면서 일본에 적잖은 반감을 갖고 있었던 그가 요새는 사진 일 때문인지 걸핏하면 일본여행을 그리 자주가요.









    "꽃도 키우냐?"


    저나 이 친구나 창작활동을 해야 먹고사는 직업이라 뭔가 독특한 사고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은 했지만
    너 취향은 좋게 보면 우리나이에 예쁜 동화책 한권이 마음속에 있는거 같고, 나쁘게 말하면


    "넌 변태라고 오해받기 딱 좋아 ㅋㅋ"


    이렇게 오피스텔에서 홀로 적적하게 사니 그래도 화초들과 키티가 널 반겨주는구나.
    갑작스런 당뇨 때문에 고생을 하는거 같은데 하루빨리 회복하고 앞으론 예쁘고 착한 제수씨가 현관에서 반기는 날이 
    어서 왔으면 좋겠네. 빨리 좋은 사람 만나라!







    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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