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서 해물 뚝배기를 드셔봤다면 이 새우를 기억하실 겁니다. 표준명은 '가시발새우'지만, 우리에겐 딱새우란 이름으로 더욱 친숙하지요. 해물 뚝배기에서 막 건진 딱새우는 손으로 까먹기에 매우 뜨겁고, 단단하며, 잘못 만지면 뾰족한 돌기에 찔려 아프기도 합니다. 먹을 줄 아는 분들이야 앞접시에 조금 식힌 다음, 손으로 까먹는데 그렇지 못한 분들은 국물용으로만 생각하고 먹기를 꺼리기도 합니다. 

 

살이 달고 맛이 좋음에도 딱새우가 메인 식재료로써 호평받지 못한 이유는 이러한 편리성이 결여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알고 보면 딱새우만큼 저렴한 새우도 없는데 말입니다. 지금은 제주도 재래시장 등지에서 kg당 1.5~2만 원에 구입할 수 있습니다. 운이 좋으면 저처럼 2kg 조금 안 되는 양을 단돈 만 원에 살 수도 있죠. 그렇게 구입한 것이 바로 위 사진입니다.

 

딱새우에 관한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에 하기로 하고, 우선은 이 녀석을 쉽게 까먹는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다른 분들은 가위를 쓰던데요. 사실 손으로도 충분합니다. 예제는 생물 딱새우를 손질했지만, 익힌 딱새우를 까먹을 때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먼저 딱새우를 집어 듭니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새우 몸통과 머리를 분리하는 것인데 방법이 간단합니다. 위 사진처럼 잡고

 

 

살짝 비틀어주면

 

 

새우 머리는 쉽게 떨어집니다. 중간에 살이 잘리지 않고 쏙 하고 뽑히면 성공이죠. 몇 번 하다 보면 쉽습니다.

 

 

남은 것은 몸통 껍질에서 새우살만 쏙 빼는 건데 여기서 많은 분이 어려워합니다. 그런데 이것도 요령이 있습니다. 위 사진에 새우 마디를 표시했습니다. 첫 번째 마디에서 네 번째 마디까지 표시했는데요. 이 중에서 세 번째 마디를 분질러야 합니다.

 

 

이렇게 잡고 검지에 힘주어 세 번째 마디를 분지르면


 

 

이렇게 되겠죠? 위아래가 아닌 옆으로 비트는 것입니다.


 

 

생새우라면 오히려 더 잘 벗겨집니다.


 

 

남은 꼬리 쪽 껍데기도 살을 잡고 살짝 잡아당겨서 빼냅니다. 처음에는 빼다가 뚝뚝 끊기기도 하지만, 몇 번 해보면 요령이 생길 겁니다.

 

 

이렇게 해서 딱새우 손질이 끝났습니다.

 

보시다시피 생새우는 세 번째 마디를 비틀어서 속살을 빼낼 때가 가장 잘 됐지만, 익힌 딱새우는 약간의 변수가 있습니다. 찌개나 구운 딱새우를 손으로 만질 때는 앞접시에 둬서 조금 식을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머리를 떼는 과정은 앞서 설명한 것과 같고, 새우 마디를 비틀어 빼내는 것도 같은데 여기서 두 가지 선택이 있습니다.

 

두 번째 마디를 비틀면 몸통 쪽 껍질이 잘 빠지지만, 꼬리 쪽 껍질이 잘 안 빠집니다. 세 번째 마디를 비틀면 꼬리 쪽 껍질은 잘 빠지는데 몸통 쪽 껍질이 잘 안 빠진다는 딜레마가 생깁니다. 결국, 어느 쪽이든 숙련도가 높아지면 딱새우를 까먹는 데 문제 없지만, 숙련되기까지는 어느 마디를 비틀지 자신에게 잘 맞는 쪽으로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참고로 두 번째 마디를 비틀 때는 딱새우가 워낙 단단해 손가락 힘이 못 미칠 수도 있습니다. 특히, 손가락 힘이 약한 여성분이 여기서 어려워하는데요. 그럴 때는 이로 살짝 깨문 다음 비틀면 수월합니다. 이렇게 손질하고 나온 새우 머리와 껍질은 버리지 말고 모아두었다가 국물 낼 때 쓰면 아주 좋습니다. 저는 해물 커리나 된장찌개에 주로 쓰는데 멸치(혹은 디포리), 다시마, 표고, 대파 뿌리 등과 함께 국물을 내면 감칠맛이 증폭되면서 맛은 개운하고 시원해집니다.

 

 

이렇게 속살만 쏙 뺀 딱새우를 무쇠팬에 볶았습니다. 달군 무쇠팬에 올리브유를 살짝 두르고요. 달달 볶으면서 중간에 화이트 와인을 뿌리고 팬을 기울여 불꽃을 일게 합니다. (알코올로 불꽃을 일으켜 잡내를 날리는 과정을 '플람베'라고 합니다.) 가정에서 플람베가 부담스러우면 안 해도 됩니다. 마무리로 소금, 후추로 간해서 접시에 올리면 끝.

 

 

단순히 볶기만 해도 딱새우의 맛을 오롯이 느낄 수 있습니다. 파슬리 가루가 있다면 살짝 뿌려주는 것도 좋겠지요.

 

 

속살이 통통 씹히는 딱새우 볶음

 

딱새우가 다른 새우보다 특별한 이유를 단순한 볶음에서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일단 가격이 저렴해 이렇게 속살만으로 푸짐히 볶아서 호사를 누릴 수 있고, 무엇보다도 속살의 씹히는 식감이 굉장히 좋습니다. 씹는 순간 즙이 나오고 오득거리는 탱탱한 육질이 다른 새우에서는 맛볼 수 없는 매력이기도 하지요. 아직은 딱새우가 저평가된 탓에 가격도 그리 높지 않지만, 이것도 매스컴을 타고 주목받게 되면 언제 수요가 공급량을 앞지르게 될지 모릅니다. 그때는 지금처럼 kg에 만 원씩 구입하기 힘들 수도 있겠죠.

 

아직은 남들이 잘 모르고 가격도 저렴할 때 찾아 먹는 별미 정도지만, 나중에는 메인 식재료나 서브 식재료로써 활용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온라인 구매는 조금 비싼 편입니다. 저처럼 제주도를 한 번씩 다녀올 때 재래시장(동문시장, 올래시장)에 들려 사오는 게 훨씬 저렴합니다. 어제는 '쉽고 간단히 즐기는 지중해식 딱새우구이'도 올렸으니 미리 알아두었다가 활용해 보시기 바랍니다.

 

※ 아래 딱새우를 손질하는 동영상을 첨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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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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