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창의 도보 포인트로 가는 길은 그야말로 정글이다

 

이날은 태국 꼬창에서 고대하던 낚시를 하게 된 날. 낚시는 갯바위와 선상 두 가지를 계획했습니다. 아침 6시에 일어난 우리는 오전 피딩 타임에 맞춰 갯바위로 향합니다. 태국이란 나라 자체가 갯바위 낚시가 크게 성행하지 않으니 낚시 환경이 열악합니다. 더욱이 꼬창이란 섬은 출조점이나 전문 낚싯배가 거의 없다고 봐야겠죠. 우리는 현지 코디네이터(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한국인 사장님)의 안내를 받고 갯바위로 향합니다.  

 

 

정글 숲을 해치고 나오자 쓰러진 나무가 길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갯바위 가는 길이 꽤 험난하네요. 할 수 없이 숲으로 돌아가 우회하기로 합니다. 

 

 

그랬더니 이번에는 제법 그럴싸한 갯바위가 나오기는 했는데 저곳으로 올라갈 마땅한 길이 없습니다.

 

 

때는 한창 밀물이 들고 있어서 퇴로가 잠기고 있었죠. 지형도 험해 암벽 등반으로 올라가야만 저 바위에 닿을 것 같습니다. 코디네이터의 안내로 왔지만, 코디 분도 예전에 낚시한 장소가 정확히 어딘지 가물가물한가 봅니다. 중간에 발판 좋은 갯바위가 나왔지만, 이미 현지꾼이 자리를 잡고 있어서 그냥 지나치기로 합니다.

 

그렇게 우리는 갈팡질팡 못하다가 결국은 다시 산으로 빙 둘러서 저 바위에 접근하는데 으아~ 경사도 심하지만, 한 사람이 겨우 통과할 수 있는 좁은 숲길에 가시덤불까지 있으니 미치겠습니다. 

 

 

가시덤불에 긁히는 등 우열 곡절 끝에 도착하기는 했는데 헉헉~ ㅠㅠ 낚시 시작도 하기 전에 지치겠네요. 체력 좋은 우지원 씨도 조금 힘들어하는 기색입니다. 어쨌든 이른 아침부터 고생한 보람은 있는지 갯바위 풍경은 제법 그럴싸 합니다. 이제는 여기서도 포인트를 찾아야 합니다.

 

 

저만치 떨어진 곳에는 입질 받은 한 낚시꾼이 뭔가를 끌어 올리는 모습입니다. 너무 멀어서 뭘 잡았는지 보이지 않네요. 우리도 얼른 자리를 잡고 낚시를 시작합니다. 미끼는 전날 구한 새우와 오징어를 사용합니다. 수심은 7~8m 정도 나온다니 대충 1호 반유동 채비를 만들어 왔습니다.

 

오랜만에.. 아니 성난 물고기에서는 처음으로 저의 주력 낚시를 하게 된 셈인데요. 이렇게 타국의 갯바위에서 낚싯대를 드리우는 기분이 묘하면서도 이색적입니다.

 

태국 편은 애초에 정한 컨셉이 '우초보와 김선생'이라 본의 아니게 스승과 제자 느낌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실제로도 낚시 경험이 많지 않은 우지원 씨라 저는 옆에서 알려주고, 우지원 씨는 배우고 따라 하는 역할인데요. 이렇게 되면 한쪽에선 알려주고, 한쪽에선 받아들이기만 하는 일방적인 대화 패턴이 우려되기에 썩 마음에 드는 컨셉은 아니었습니다.

 

물론, 위에서 정해준 지침이 있을 것이고요. EBS 특성상 지나치게 예능이면 안 되면서도 교육적인 내용은 포함해야 하는 등 여러 가지 제약이 걸린 상황에서 PD 재량으로 찍어야 하는 부분이 있다 보니 당초 기대한 컨셉과는 조금 다른 방향으로 가지 않았나 싶습니다. 

 

 

우지원 씨가 먼저 첫수를 올린다

 

어쨌든 갯바위 낚시가 처음인 우지원 씨에게는 자연스럽게 알려주면서 같이 즐기는 느낌으로 촬영에 임했는데요. 처음 간 갯바위도 갯바위지만, 국내 갯바위 환경과는 달라도 한참 다른 태국의 어느 섬에서 수심 7~8m 정도 나올 것이란 코디의 말만으로는 좀처럼 확신이 서질 않습니다.

 

그래서 우지원 씨에게는 6m 수심으로 설정해서 던지게 하고, 저는 9~10m 수심을 주면서 수심 파악에 나섭니다. 몇 번 던져보니 수심 파악이 어렵거나 특이한 지형은 아닙니다. 경사면을 따라 자연스럽게 깊어지는 우리나라 서남해 갯바위 느낌이었고, 전방 10m 안쪽은 4~6m, 그보다 멀리 떨어진 곳은 7~8m로 파악되었죠.

 

갯바위 지질은 매끈한 화강암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부착생물이 많이 붙은 것으로 보아 바위틈과 틈 사이의 수심 굴곡이 있을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른 밑걸림도 제법 있으리라 예상합니다.

 

이날 깜짝 놀랐던 것은 우지원 씨의 낚시 습득력인데요. 안 해본 사람들은 캐스팅만 온종일 익혀야 하는 것이 갯바위 낚시입니다. 그런데 우지원 씨는 확실히 운동선수 출신이라 그런지 몇 번 던져보곤 바로 감 잡더군요. 그것도 20m 이상인 거리를 정확하게 던지는 모습에 깜짝 놀랐습니다. 캐스팅 처음 하는 사람이 이렇게 잘 던질 수 있나 싶을 정도로.. 확실히 운동 능력이 달라요. (전 이렇게 던지기까지 하루 온종일 걸렸는데 ㅠㅠ)

 

조류는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흐르는데요. 물색과 유속이 꼭 감성돔이 나올 것만 같은 분위기입니다. 이때 우지원 씨가 첫 수을 올립니다.

 

 

표준명 능성어

 

낚싯대가 크게 휘지 않아 잡어라고 생각했는데 웬 능성어가 올라옵니다. 참고로 방송에서는 무슨 물고기인지 자막 처리를 해야 해서 정확한 동정이 필요합니다. 능성어랑 거의 똑같이 생긴 바리과 어종이 하나 더 있기 때문에 정확한 어류 자문을 위해 정밀 감식을 해야 하죠. 사진은 국내에도 서식하는 능성어입니다. 이 녀석이 크면 kg당 몇만 원씩 하는 고급 횟감이 됩니다.

 

 

 

플로랄 래스(Floral wrasse)

 

이어서 제게는 놀래기과 어류인 플로랄 래스가 올라옵니다. 습성과 입 구조가 꼭 황놀래기(어랭이)를 닮았는데요. 7m 하층에서 올라왔습니다. 다행히 표층에 고등어 같은 잡어가 없어서 채비 내리는 데는 문제가 없는데 아직은 이렇다 할 만한 돔이나 그루퍼 종류의 입질이 없습니다.

 

 

표준명 녹색물결놀래기(수컷)

 

이어서 우지원 씨가 매우 이국적인 물고기를 잡았는데요. 녹색물결놀래기라는 국내에서는 보기 드문 아열대성 놀래기입니다. 이 녀석도 용치놀래기와 마찬가지로 수컷 한 마리가 암컷 여러 마리를 거느리고 다니는 일부다처제입니다. 용치놀래기의 경우 암컷 무리를 이끄는 수장(수컷)이 죽어버리면, 암컷 중 덩치 큰 개체가 수컷으로 성전환해 다시 무리를 이끄는(?) 독특한 생활사를 가지는데요. 이 녀석도 그런지 궁금하군요. ㅎㅎ

 

 

표준명 구갈돔

 

이어서 저와 우지원 씨가 구갈돔을 한 마리씩 히트했습니다. 구갈돔과 능성어. 다 자라면 손맛이 장난이 아닌 녀석들인데 아쉽게도 지금은 잡어와 치어 천국입니다.

 

사실 갯바위 낚시는 선상 낚시를 앞둔 워밍업의 성격이었습니다. 대상어는 거대한 바리과 어류(그루퍼)이며, 앞서 현지꾼이 잡은 조과에서도 작은 그루퍼가 몇 마리가 낚였기에 기대가 되었습니다.

 

 

#. 그리고 정체 모를 괴물의 입질

저는 공략 거리를 30m로 늘리고 수심도 10m로 수정해 바닥층을 공략해 나갔습니다. 그러던 중 찌가 쏜살처럼 들어갑니다. 너무도 갑작스러운 입질에 놀라서 챘는데요. 순간 턱 하며 바윗돌에 단단히 걸린 느낌이 납니다. 다짜고짜 대를 세워 힘을 가늠해 보는데

 

"으악!"

 

저도 모르게 비명을 질렀고 낚싯대는 주체할 수 없을 만큼 고꾸라집니다. 분명 팔을 번쩍 들어서 머리 위로 치켜세운 낚싯대였는데 수면 아래로 고꾸라지기까지 걸린 시간은 단 2초. 그 상태로 대를 빼앗기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계속해서 파고드는 괴력에 눌려 할 수 없이 LB(레버 브레이크)를 주고 대를 세워야 했습니다.

 

"바닥에서 어떻게든 띄워야 승산이.."

 

그런데 녀석이 돌 틈 사이로 박혔는지 꼼짝도 안 하네요. 순간 멍해집니다. 이 모든 상황이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영문을 모르는 두 피디님이 어떤 상황인지 물었고 인터뷰까지 했는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이 장면은 편집되고 말았습니다. (당시 저공비행 중인 드론이 저를 찍고 있어서 모든 상황을 기록한 줄 알았는데요. 왜 이런 긴박한 장면이 편집되었는지 저로서는 조금 아쉽습니다.)

 

이후 바위틈에 박힌 녀석을 꺼내려고 낚싯대를 이리저리 놀려보았고, 10분이나 기다려 보았지만 허사입니다. 언제까지 계속 기다릴 수만은 없어 결국은 채비를 터트립니다. 당시 제가 사용한 장비가 1.5호대에 2호 원줄, 2호 목줄입니다. 이 정도면 대마도 내만에서 대물 벵에돔 채비로 손색없는데요. 

 

대형 그루퍼로 추정되는 이 녀석은 그냥 모든 면에서 압도하였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애초에 상대가 안 되는 녀석을 우연히 걸었다가 잠시 손맛만 보고 터트린 꼴이 돼버렸습니다. (이런 걸 잡아야 대박이 나는데 ㅠㅠ)

 

 

정체 모를 괴어를 터트린 후 포인트는 정적이 흘렀습니다. 이제는 잡어의 입질도 뚝 끊기고 말았네요. 한 시간 정도 더 해봤지만, 의미가 없다고 판단해 철수하는데요. 다시 숲길을 헤쳐 가아 할 생각에 깜깜했는지 피디님이 어선을 불러주었습니다. 태국 배는 우리나라처럼 갯바위 접안 수단(타이어 같은)이 없으니 누군가가 밧줄로 잡아줘야 하죠. 아래는 이날 촬영분입니다.

 

 

EBS1 <성난 물고기> 태국 꼬창 편 中에서, 갯바위 낚시 씬

 

 

숙소로 돌아오자 게스트하우스 사장님의 큰아들이 낚시 중입니다. 어릴 때부터 낚시를 벗 삼으며 자라서인지 여유가 넘칩니다. 마음 같아선 우리 딸도 이렇게 키우고 싶은데요. 비단, 낚시 때문이 아니더라도 좋은 환경에서 자유로운 영혼으로 키우고 싶은 마음은 간절하나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사실이 슬픕니다.

 

 

태국 꼬창의 택시

 

오후에는 본격적으로 그루퍼를 노리기 위해 선상 낚시를 하기로 합니다. 항까지 택시를 타고 가는데요. 꼭 필리핀의 지프니를 보는 것 같죠? ^^

 

 

부저도 있습니다. 누르면 차가 섭니다. (그러니까 괜히 눌러보고 싶은 마음이 ㅎㅎ)

 

 

브라질인 안젤로 씨가 운영하는 낚싯배에 승선했다

 

이날 저는 그루퍼를 노리기 위해 미리 섭외한 현지 낚싯배를 탔습니다. 그런데 막상 탄 배는 관광낚싯배더군요. 저는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당시에는 카메라가 돌아가고 있었기 때문에 내색하지는 않았지만, 배를 보자마자 뭔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배는 브라질에서 온 안젤로 씨가 운영하는 관광 겸 낚싯배였습니다. 안젤로 씨는 태국의 아름다운 자연에 흠뻑 빠져 13년째 거주 중인 낚시인이라고 합니다. 스토리는 좋은데요. 그렇다고 관광낚싯배가 섭외된 것은 두고두고 아쉽습니다. 

 

앞서 저는 출국하기 전에 배와 장비를 점검했습니다. 현지에서는 분명 '빅피싱 전문배'라고 하였고, 대와 릴도 준비될 것이라고 들었는데요.

 

 

뭐죠? 이런 줄, 이런 릴로 10kg 이상 나가는 그루퍼를 잡으라니. 다른 장비는 없느냐고 하자 없다고 합니다. 순간 저는 잠시 이성을 잃었고 촬영장에서 언성을 높이고 말았습니다

 

"지금 장난해요?"

 

그루퍼 낚시가 장난도 아니고. 그런데 이 장면도 피디님이 찍고 있어서 화를 참았는데요. 평소 이런 말은 잘 안 쓰지만, 정말 빡치는 상황이란 게 이런 건가 싶었습니다. 이후로는 어떤 낚시가 전개되었는지 방송을 보신 분들이 잘 아실 겁니다.

 

 

입질이 없자 포인트를 갯바위 근처로 이동 중

 

낚시하면서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아무리 촬영이라지만, 태국까지 와서 뭐하는 짓인가.."

 

어디서부터 실타래가 잘못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이럴 때일수록 저런 갯바위가 그리워집니다.

 

 

피딩타임인데도 입질 하나 없습니다. 잡히는 거라곤 이 배에 어울리는 손바닥만 한 잡어뿐.

 

 

인제와서 이야기하는 것이지만, 이날은 낚시 시작부터 의욕을 상실했습니다. 방송이니 표정 관리하느라 힘들었던 기억뿐. 나중에 촬영 다 끝나고 피디님께 물었습니다. 어쩌다 관광낚싯배를 섭외하게 되었는지. 지금 이 부분을 바로 잡지 못하면 다음에 또 그럴 수도 있겠다는 우려가 들었습니다. 설명을 들으니 조금 복잡합니다.

 

보통은 방송 작가분들이 섭외를 진행합니다. 그런데 국내도 아닌 해외 섭외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현지 코디를 쓰겠지요. 현지 사정을 잘 아는 코디가 배와 숙소를 섭외하고 동선도 체크하고, 혹시 다른 촬영 소재는 없는지 알아보는 등.. 

 

그런데 이번에 섭외된 코디는 방송 전문 코디가 아닙니다. 꼬창에는 그런 코디가 없어서 꼬창에 거주하는 유일한 한국인을 섭외해야 했습니다. 낚시를 잘 모르니 어떤 배를 섭외해야 할지도 당연히 모르겠지요. 그래서 '월배닷컴' 같은 해외낚시 전문 코디가 있는 겁니다. 

 

앞서 저는 태국에서 자이언트 스네이크헤드 피쉬를 성공적으로 낚아냈습니다. 그게 가능한 이유는 현지 사정에 능한 전문 낚시인을 섭외했기 때문입니다. 그 전문 낚시인을 연결해 준 것이 월배닷컴이었죠.

 

국내든 해외든 낚시는 무조건 포인트 싸움입니다. 포인트와 물때 모르고 덤비면 고기 못 잡습니다. 그래서 해외에 나가면 무조건 현지 낚시 전문가나 전문 낚싯배를 섭외해야 합니다. 어선이나 관광낚싯배로는 한계가 있죠.

 

코디분은 현지(꼬창) 여행사를 통해 낚싯배를 알아본 것 같습니다. 그러니 여행사가 추천한 낚싯배가 섭외되었을 겁니다. 결국은 현지 낚시에 맞는 적절한 섭외가 되지 않은 겁니다. 빅피싱 배라는 말만 믿고 간 저도 책임이 없지는 않겠지요. 좀 더 확실하게 확인했어야 했는데..

 

그래서 전문 낚싯배나 가이드를 섭외할 수 있었더라면(꼬창에 그런 배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이번 여정에서 가장 후회스러운 부분입니다.

 

 

표준명 살벤자리

 

이날 오후, 제가 잡은 유일한 고기는 살벤자리였습니다. 더 해봐야 의미 없겠지요. 철수합니다. 아래 영상은 이날 있었던 선상 낚시 촬영분입니다.

 

 

EBS1 <성난 물고기> 태국 꼬창 편 中에서, 선상 낚시 씬

 

다음 날 오전, 대상어를 보지 못한 우리는 하루 정도 촬영을 연장하기로 했습니다. 귀국행 비행기를 늦추고, 급하게 방콕의 호텔을 알아보는 등 상황이 급변하기 시작한 겁니다. 이제는 자존심 문제도 있고요. 이대로 귀국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 생각하였습니다.

 

문제는 하루 연장한다고 그루퍼를 잡을 수 있느냐는 겁니다. 상황을 보면 아시겠지만, 이곳에 전문 빅피싱 배가 있는지도 알 수 없고, 설령 있다고 해도 제대로 섭외가 되어 모든 조건이 맞아떨어지지 않은 이상 극적인 반전을 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루 연장하기로 합의하기는 했는데 사실 하루 더 낚시한다고 그루퍼가 낚인다는 보장도 없고, 더욱이 문제는 기상이 험악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해루질로 잡은 물고기들

 

다음날 오전, 결국은 기상이 나빠져 출항이 어렵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연장 없이 원래 일정대로 귀국하기로 합니다. 어제 낚시에서 분량을 제대로 뽑아내지 못했기 때문에 추가 분량을 확보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촬영한 것이 현지 어부의 해루질입니다.

 

우리네 전통 뻥치기와 비슷한 원리인데요.(불법 뻥치기와 다릅니다.) 돌덩이를 바다에 내리치며 물고기를 그물로 모는 것입니다. 사진은 그렇게 해서 잡은 고기들입니다.

 

 

우리는 현지 어부에게 잡은 고기를 요리해 달라고 부탁하였는데 흔쾌히 응해주셨습니다. 그리고 나온 음식인데요. 감사의 표시로 돈을 드리려 했으나 한사코 거절하시는 소박한 어부들.

 

 

학공치며 놀래기며, 현지에서 잡힌 이름 모를 물고기들까지 모조리 튀겨 나왔습니다. 꼬창에서는 이러한 생선튀김을 먹을 때 방법이 따로 있다고 해요. 그리곤 우리를 숲으로 데리고 가는데요.

 

 

테르미날리아 카타파(열대아몬드라 불리는 후꽝나뭇잎)

 

즉석에서 딴 것은 후꽝 나뭇잎이었습니다. 열매를 비롯해 줄기와 나뭇잎은 약용으로 쓰이는데요. 꼬창에선 생선튀김과 함께 곁들이는 잎채소로 씁니다. 잎이 넓으니 우리나라처럼 싸 먹는 줄 알았는데요. 여기서는 생선 한 점 먹고, 나뭇잎 한 점 뜯어먹는 식입니다. 아래 영상은 이날 촬영분입니다.

 

 

EBS1 <성난 물고기> 태국 꼬창 편 中에서, 해루질 먹방 씬

 

 

태국에서 보내는 마지막 밤입니다. 거의 모든 촬영을 마치고 앉아 고생한 스태프와 출연진들을 다독이는 시간이라 이번 여정 중 가장 맘 편히 있었습니다.

 

그런데 우리 앞에 차려진 밥상에 또 한번 감동이 밀려옵니다. 게스트하우스 사모님이 우릴 위해(어릴 때부터 우지원 씨의 열혈 팬이라 시니 어쩌면 우지원 씨를 위해? ㅎㅎ) 삼겹살을 준비해 준 것입니다.

 

 

태국산 돼지고기인데요. 색도 좋고 살과 비계 비율이 무척 좋아 보입니다. 이걸 구워 먹겠다니 맛이 없을 수 없겠지요. ㅠㅠ 

 

 

초벌구이한 삼겹살도 나옵니다. 정말 허기진 탓에 정신없이 먹었는데요. 이번 태국 일정에서 가장 인상적이고 기억에 남는 식사였습니다. (여러 가지로 챙겨주시고 신경 써 주신 사모님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거의 모든 촬영을 끝낸 마지막 밤이라서 그럴까요? 모두가 긴장이 풀렸는지 이날은 술 좀 들어가더군요. 술 못 마시는 허 피디님까지. 5~6명이 마신 것이라지만, 이렇게 빈 병만으로는 꽤 많아 보입니다.  ^^;

 

 

다음 날 아침이 밝았습니다.

 

 

태국의 동남부 휴양지 섬인 꼬창에서의 마지막 날

 

이날 밤에는 귀국행 비행기가 있으니 오전에 심정 인터뷰를 마치고 서둘러 방콕으로 올라가야 합니다. 모처럼 8시까지 자고 일어나자 한적한 바닷가가 반깁니다. 어제는 반나절 이상 스콜을 퍼붓더니 오늘은 언제 그랬냐는 듯 평화를 되찾은 모습입니다.

 

 

 

낚시가 있는 날에는 제대로 챙겨 먹지도 못하는데 이날은 촬영을 마쳐서 여유도 부릴 수 있군요. 피디님은 아침부터 맥주를 ㅎㅎ

 

 

심정 인터뷰를 위해 카메라를 세팅 중인 제작진들

 

마지막으로 남은 촬영은 그간의 여정을 떠올리며 허심탄회한 소감을 밝히는 심정 인터뷰.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 아직 정리되지 않았습니다. 마음을 가다듬는 제 모습과는 달리 여유가 있는 우지원 씨.

 

 

성난 물고기 심정 인터뷰 촬영 중

 

 

그리하여 태국 편도 우열 곡절과 진통 끝에 무사히 촬영을 마쳤습니다. 여러모로 부족하였고 만만치 않은 일정이지만, 저와 함께 촬영한 우지원 씨를 비롯해 함께 고생한 제작진 분들께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또한 좋게 봐주신 시청자와 독자 분들께도 감사의 말을 전하며 촬영 일기를 마치겠습니다. 이어서 배우 장동직 씨와 함께 한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의 촬영 일기도 기대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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