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은 속초에 있는 대게 공장입니다. 러시아산 대게는 주로 이곳에서 머물다가 전국 각지로 나가게 됩니다. 국산 대게는 보통 영덕을 떠올리는데요. 영덕은 대게 유통의 집결지일 뿐, 실제 대게가 가장 많이 잡히는 곳을 꼽으라면 울진과 후포라 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수입산 대게와 국산 대게를 고르는 방법에 관해 알아볼까 해요. 사실 이 글을 읽어도 살이 꽉 찬 대게를 고르기란 쉽지 않을 겁니다. 왜냐하면, 서식지마다 특성의 차이가 있고요. 산 생물이라 교과서에 나온 공식처럼 딱딱 맞아떨어지지 않아서, 이를 수치화하거나 어떤 특징을 특정해서 설명한다고 해도 항상 예외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점을 염두에 두면서 그래도 아예 모르는 것보다는 조금이라도 알고 가는 고르는 것이 나은 만큼, 대게를 보는 안목에 있어서 이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러시아산 대게 고르는 방법

사진은 러시아산 스노우크랩입니다.

 

'스노우크랩 = 대게'

 

원산지가 다를 뿐, 같은 종입니다. 다만, 러시아산은 주로 베링해, 캄차카반도 쪽에서 잡은 대게를 가져오기 때문에 그곳 수온과 국산 대게가 서식하는 동해 수온하고는 차이가 납니다. 

 

러시아산 대게도 어획 지역(마가단을 비롯하여 몇몇 해역)에 따라 등껍질에 거머리 알이 붙은 것이 있는가 하면, 사진과 같이 거머리 알은 없고 따개비류의 부착생물이 붙는데 중요한 것은 이러한 부착 생물이 많이 붙고 거칠수록 살이 많이 들었을 확률이 높습니다.

 

 

쉽게 말하자면, 새 옷과 헌 옷의 차이죠. 대게는 1년에 한 번 탈피하면서 새 옷을 입으며 몸집을 불립니다. 그런데 새 옷을 입은 대게는 물렁하며, 살이 꽉 차지 않습니다. 새 옷을 입은 대게는 껍데기에 아무것도 붙지 않은 매끈한 상태가 되겠지요. 

 

이 상태로 수개월을 보내면 사진과 같이 철갑을 두른 듯 억세집니다. 보기에도 지저분해 보이고요. 다리 살을 눌러보면 푹푹 들어가지 않고 단단한 느낌이 들지요.

 

 

이렇듯 대게는 등 껍데기가 최대한 지저분하고 억세 보일수록 탈피한 지 오래된 것이기 때문에 살이 찼을 확률이 높다. 사진의 대게는 공장에서 가져온 것이기 때문에 매우 신선하며, 살 수율이 좋습니다. 하지만 소매상(시장, 마트)에서 구매하는 활 대게는 살 수율에서 손실이 불가피합니다.

 

 

#. 가성비로 따지면 '자숙 냉동'이 갑이다.

대게든 킹크랩이든 잡히고 나면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립니다. 조업에서 횟집 수조에 들어오기까지는 약 20일가량이 소요되는데 그사이 대게는 서로 엉겨 붙고 낑겨서 살아야 하며, 아무것도 먹지 못한 채 체내에 남아 있는 살에서 영양분을 끌어모읍니다.

 

살 수율이 중요한 것이 바로 이점인데요. 조업 당시야 대부분 살이 꽉 찬 상태지만, 우리가 구매할 시점에 이르면 대부분 살의 손실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그러니 가성비로만 따지면, 잡자마자 바로 자숙해서 급속동결한 '수입산 스노우크랩'이 수율 면에선 우수합니다. 

 

그다음이 상태 좋은 A급 활 대게, B급 활 대게, 갓 죽은 선어 대게 순이며, 반나절 이상 지난 선어 대게는 수율이 줄어들 뿐 아니라, 장도 녹아서 먹지 못합니다. 보통 장부터 썩기 마련인데 코를 갖다 대면 좋지 못한 냄새가 나며, 암모니아 향이 나는 것은 이미 부패가 진행됐다고 봐야 하기에 선어 대게를 고를 땐 신중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같은 활 대게라도 수율에서 차이가 날 수 있는데요. 뒤집었을 때 넓적다리 살을 보면 희고 불투명한 것이 있는가 하면, 사진처럼 붉은색을 띠는 것이 있습니다. 

 

여기서는 후자가 살이 찼을 확률이 높습니다. 사람도 얼굴에 핏기가 돌면 홍조를 띠듯 대게도 살이 꽉 차면, 대게 살이 붉기 때문에 반투명한 대게 껍데기 사이로 살 색깔이 비춰보이는 것이지요. 

 

 

이런 러시아산 대게는 살이 꽉 찼기 때문에 손으로 뚝 분질러서 쏙 빼 드시기가 어렵습니다. 살 수율이 90% 이상인 대게는 킹크랩처럼 가위로 껍질을 도려내어 먹어야 합니다. 

 

 

살 맛이 달짝지근하고 부드러우며 포슬포슬합니다.

 

 

보기에도 신선하고 부드러워 보이죠?

 

 

신선하고 좋은 대게는 보통 황장을 띨 때가 많습니다. 서식지와 먹잇감에 따라 내장 색이 다르기 때문에 다른 장색을 띤다고 해서 그 게가 신선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만, 녹장, 황장, 흑장 중에서는 황장이 구수하면서 입맛에 잘 맞는 편이고 그 다음이 녹장 순입니다. (개인적으로)

 

 

 

#. 국산 대게 고르는 법

국산 대게 고르는 법도 앞서 설명한 스노우 크랩과 다르지는 않습니다. 국산 대게도 서식지에 따라 거머리 알이 붙거나 아예 붙지 않기도 합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탈피한 지 오래된 게일수록 거머리 알이 많이 붙는데요. 거머리 알이 없다고 하여 살이 덜 찬 것은 아니니 단순히 거머리 알로 수율을 가늠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다만, 거머리 알이 붙은 대게들이 한 수조에 들었다면, 그중에서도 많이 붙은 것과 적게 붙은 것이 있기에 이왕이면 많이 붙은 대게가 좋다는 것입니다. 

 

사진의 대게는 대게 중 가장 좋은 품질을 자랑하는 박달대게입니다. 박달대게란 종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고, 대게 중에 14년 정도 오래 산 대게를 그리 부르는 만큼 수율이 좋습니다. 박달대게는 지역에서 인증받은 것에 한해서 판매가 가능하기 때문에 저렇게 빨간색 인증표시를 달게 됩니다. 

 

사진의 대게도 국산인데 서식지(조업 지역) 환경상 거머리 알이 붙지 않음에도 이 시기 수율은 대부분 좋습니다. 러시아산 대게와 달리 껍질이 얇은 편이라 이 중에서도 붉은 속살이 비춰 다리가 조금이라도 붉게 보이는 것이 조금이라도 살 수율이 좋을 확률이 있습니다.

 

사실 대게는 직접 만져보고 고르는 것이 좀 더 확실합니다. 중도매인의 경우 뒤집어서 배를 눌러봅니다. 그랬을 때 단단한 정도를 보는데요. 여기서는 굳이 안 쓰겠습니다. 말해봐야 일반인들이 만져본들 그걸로 수율을 가늠할 수도 없기 때문이지요.

 

 

그나마 일반인들이 조금이라도 좋은 대게를 고른다면, 좀 전에도 썼듯이 최대한 부착생물이 많이 붙고 거친 껍데기를 가진 것이 좋으며, 뒤집었을 때 다리 껍질이 희고 매끈한 것보다는 붉은 기가 돌고, 배딱지 역시 양옆으로 선홍색을 띠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넓적다리 부근을 만졌을 때 속에 물이 찬 것이 있습니다. (살이 녹아서) 찍찍 소리는 안 나는데 다리 눌러보면 속에 물방울(기포)이 움직이는 게 보일 겁니다. 이런 건 거르시기 바랍니다.

 

대게 철은 겨울부터라지만, 실제로 살이 차기 시작하는 시즌은 2월부터 5월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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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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