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낚시를 배우는 방법이 매우 다양해졌습니다. 과거 인터넷이 발달하지 않았을 때는 무조건 선배나 친구 따라 배웠는데 지금은 인터넷과 책, 방송 특히, 유튜브 영상을 통한 간접체험으로도 낚시 기술을 습득할 수 있어 매우 편리해졌습니다. 

 

하지만 낚시 방법을 습득하는 것은 필드에 나가 직접 부딪히며 경험하는 것만큼 확실한 것도 없습니다. 문제는 전자든 후자든 초보자가 낚시를 배우는 과정에서 맞닥트리는 ‘낚시 용어’입니다. 일반인들은 도저히 알아듣기 어려운, 낚시 전문 용어 혹은 그들 만의 은어. 일본식 명칭 등등.. 이것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낚시 기술을 습득하는데 걸림돌이 되었다면, 오늘 소개하는 이야기를 주목해 주시기 바랍니다. 

 

 

1. 초급편
#. 대물과 월척
대물은 ‘큰 고기’를 말하며 바다낚시에서 자주 사용되는 용어입니다. 일반적으로 대물로 인정하는 크기는 어종마다 다르므로 정답이 없지만, 대체로 인정하는 기준은 있습니다. 

 

감성돔과 돌돔은 50cm 이상, 벵에돔은 40cm 이상, 참돔은 70cm 이상, 농어는 80cm 이상일 때 ‘대물’을 잡았다고 표현하며, 받아들이는 이들도 무리 없이 납득합니다. 

 

반면, 방송에서는 어종과 상관없이 ‘월척’이란 말을 쓰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잘못된 것입니다. 월척은 ‘붕어 낚시’에서만 사용하는 용어로 예부터 붕어 낚시 문화가 발달한 국내에서는 붕어(떡붕어 및 토종붕어)에 한해 머리부터 꼬리지느러미 끝까지 계측하여 30.3cm가 넘어가면 ‘월척’이라고 표현됩니다. 월척이란 말을 바다낚시에서 사용하는 것이 크게 잘못된 것은 아니나, 정확한 표현은 아닙니다.

 

 

씨알과 빵

#. 씨알과 빵
낚시 용어에는 유난히 센 어감이 많습니다. 씨알, 빵, 뻥치기, 삐꾸통, 뺀찌 등이 있는데 일부는 일본에서 유래된 말로 우리말로 순화 대상입니다.

 

씨알은 고기 크기(길이)를 말하고, 빵은 체고를 뜻합니다. 체고는 등에서 배까지 둘레를 의미하는데 이 체고가 좋아야 같은 씨알이라도 살이 쪄서 살집이 두텁고 맛이 좋습니다. 

 


#. 낚시 ‘조(釣)’가 들어가는 단어들 (조과, 조황, 조사, 출조 등)

"김조사님 오늘 조과가 어땠나요?"

제가 김씨라 김조사님이란 말을 듣는데 여기서 조사는 낚시하는 사람을 뜻하며 ‘조과’는 고기를 잡은 성과를 뜻합니다. 이때 조과를 발음할 때는 ‘된소리’에 주의합니다. 일반적으로 ‘효과’를 ‘효꽈’라 발음하고  그것을 방송상에서는 주의해 부르듯 낚시인들이 조꽈(혹은 조까)라 부르는 것 또한 사람에 따라 듣기 거북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특히, 비 낚시인들)

 

조황은 낚시인 개인이 잡은 조과가 아닌, 해당 지역이나 혹은 한 배에서 거둔 전체 조과를 통틀어 ‘조황'이라고 말합니다. 다시 말해, 조과는 개인 성과이고, 조황은 단체 또는 지역 성과입니다. 출조는 말 그대로 낚시하러 가는 것인데 비슷한 예로 ‘출사(사진 찍으러)’란 말이 있습니다.

 


#. 물때와 관련된 낚시 용어

만조 : 달의 인력에 수위가 가장 높아졌을 때를 말합니다.
간조 : 달의 인력에 수위가 가장 낮아졌을 때를 말합니다.

"들물과 날물, 정조시간, 물돌이 이게 다 무엇을 의미할까요? 들물은 물이 들어오는 밀물과 같은 뜻이며, 날물은 물이 나간다는 것으로 썰물을 의미합니다. 

 

정조시간과 물돌이는 서로 비슷한 의미로 쓰입니다. 물이 다 차면 만조가 되는데 이때 조류의 흐름은 멈추게 됩니다. 즉, 물 흐름이 잠시 멈출 때를 정조시간이라고 하며 ‘물돌이’는 만조에서 간조로 전환되거나 혹은 간조에서 만조로 전환되는 시점을 말합니다. 

 

 

갯바위낚시

#. 낚시 장르와 관련된 용어
1) 갯바위 낚시
육지나 섬을 이루는 해안가 바위를 갯바위라고 하며 그곳에서 하는 모든 낚시행위를 뜻합니다.

2) 루어낚시
가짜 미끼(물고기나 지렁이 모양을 한 인조미끼)를 달아서 던진 다음 미끼에 인위적인 움직임을 줘서 물고기를 꾀어내는 낚시입니다.


3) 릴 찌낚시 
릴과 찌를 이용한 낚시입니다. 릴을 이용해 미끼를 멀리 던지고 물고기가 물면 찌가 수면 아래로 잠겨 신호를 보내는 것을 보고 채는 낚시인 것입니다.

4) 원투낚시
‘원거리 투척’으로 던질낚시를 의미하며, 무거운 봉돌을 달아 수십 미터 이상 멀리 던져 미끼를 바닥에 가라앉혀 입질을 기다리는 낚시입니다. 그래서 원투낚시는 바닥층에 서식하는 어류를 노리며, 중층과 상층에 떠 다니는 어종은 노릴 수 없습니다. 

 

 

침선낚시]

5) 침선낚시
선상낚시의 한 종류입니다. 과거 바다를 항해하던 선박이 침몰해 그곳에 인공적으로 물고기 아파트가 형성된 것으로 침선낚시는 바로 침몰한 선박 위에서 하는 낚시인 셈이죠. 침선으로 노리는 대표적인 어종을 꼽으라면 우럭과 대구가 있습니다.

6) 어초낚시
어초는 어민의 어획고를 높이기 위해 고안된 인공 구조물입니다. 한반도 해역은 섬과 해안가 주변에서 멀어지면 수심이 깊어지는 동시에 갯벌로 된 곳이 많습니다. 물고기는 암반(암초)이나 자갈, 돌무더기가 무성한 곳을 은신처 삼아 생활하고 또 그러한 곳에 해조류가 자라기 때문에 바닷속 생태계를 이룹니다.

 

하지만 갯벌이나 모랫바닥에는 한정된 어종만 서식해 포인트로서 가치가 떨어집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인공 구조물을 떨어트려 물고기가 서식하기 좋은 장소로 만든 것이며, 인공어초를 찾아 낚시하는 것을 어초낚시라고 합니다. 대표적으로 노릴 수 있는 어종은 우럭, 광어, 쏨뱅이 등이 있습니다.

 

 

참치를 노리는 슬로우지깅 채비

7) 지깅낚시
루어 낚시와 비슷하지만, 배를 타고 나가 바다 한가운데서 배를 멈추게 한 뒤 인조미끼를 이용한 낚시입니다. 방어나 부시리, 참치 같은 크고 힘센 어종을 노리기 때문에 지깅 전용 인조미끼는 크고 튼튼하며. 장비도 다른 장르의 것보다 굵고 튼튼합니다. 

 

인조 미끼를 이용해 공격성 어류의 탐식성을 자극하여 낚아내는 것은 루어낚시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특유의 강렬한 액션이 필요하기 때문에 체력 소모가 크며, 보다 적극적이고 활동적인 낚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뉴칼레도니아에서 트롤링 낚시로 잡은 와후피시

8) 트롤링 낚시
지깅낚시와 유사하지만, 인조미끼를 던진 후 배를 몰아서 미끼에 움직임을 주는 낚시입니다. 주로 상어나 참치, 새치류, 와후피시 등을 노립니다. 

 

 

동해 여치기 낚시]

9) 여치기 낚시
여는 바다 한가운데 솟은 암초를 뜻합니다. 여치기 낚시는 간출여(바다 위로 드러난 암초)에 내려서 하는 갯바위 낚시를 말하는데요. 여치기는 간출여가 많은 서해안과 동해, 제주도 해안에서 많이 성행하며, 포인트 환경상 대물을 잡아낼 확률이 높지만, 기상과 파도, 물때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늘 안전에 유의해야 합니다.

 

 

 

구멍치기로 잡은 돌돔]

10) 구멍치기
민물낚시에서 구멍치기는 저수지의 수초가 깔린 수면에서 군데군데 뚫려 있는 곳으로 채비를 던져 낚는 방식이지만, 바다낚시에서 구멍치기는 수초가 아닌 테트라포드(삼발이) 사이로 채비를 넣어 고기를 낚습니다. 

 

 

타이라바

11) 좌대 낚시와 수상펜션
민물낚시는 저수지 한가운데 방갈로를 설치해서 낚시하지만, 바다낚시는 바다 한가운데 좌대나 수상 펜션을 띄워서 가족 단위, 회사 야유회로 낚시를 즐길 수 있게 해주는 안전한 장소입니다. 좌대와 해상펜션은 넓고 평평한 바닥으로 되어 있어 초등학생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고, 식기와 바비큐 통이 갖춰져서 캠핑 겸 낚시가 가능합니다.

12) 타이라바
타이라바를 이용한 낚시입니다. 여기서 타이는 돔을 뜻하며 타이라바는 참돔을 낚기 위한 가짜 미끼입니다. 


#. 영등철 
한겨울 중에서도 년 중 수온이 최저로 내려가는 음력 2월 보름을 말합니다. 이때는 어부들이 그물을 손질하며 쉬어 갈 만큼 물고기가 잘 잡히지 않습니다. 이 기간을 넓게 보자면 양력으로 2~3월에 해당합니다.

 


 #. 채비와 포인트
낚시 성패는 실력과 운칠기삼이 작용합니다. 실력은 상황에 맞는 채비를 얼마나 적절히 만들었는지, 대상어와 지역, 포인트 선정을 얼마나 잘했는지도 포함됩니다. 채비는 고기를 잡기 위한 낚시 도구입니다. 

 

낚싯대와 릴, 낚싯줄(원줄, 목줄), 찌, 봉돌, 바늘 같은 소품을 통틀어 채비라 부르는 것입니다. 채비는 어종마다 다르고 기상과 물때에 따라서도 차이가 날 만큼 섬세한 지식을 요합니다. 채비에 따라 그날 성패가 갈리므로 다양한 채비를 적재적소에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 내만권과 원도권
내만권은 육지에서 낚싯배로 1시간 이내에 닿는 가까운 바다와 도서권을 말하며, 원도권은 낚싯배로 1시간 이상 먼 곳에 있는 바다 혹은 도서권을 말합니다. 

 

바다낚시에서 대표적인 3대 원도권은 추자도, 가거도, 거문도가 있으며 이밖에도 삼부도, 역만도, 여서도, 만재도, 홍도, 구을비도, 국도 등이 있는데 기상이 좋지 않으면 접안이 어렵고 접근성도 좋지 못하지만, 내만권보다 잡히는 어종이 다양하고 씨알도 커서 낚시인들이 선호합니다. 

 

 

밑밥과 밑밥통]

#. 마끼와 삐꾸통
마끼는 밑밥을 의미하는 일본어이며, 삐꾸통은 밑밥을 담는 밑밥통을 의미하는 꾼들의 은어입니다. 이 같은 말은 각각 ‘밑밥’과 ‘밑밥통’으로 바꾸어 부르기를 권합니다.

#. 몰황과 꽝조사 
"에잇 오늘 몰황이야"라고 말하는 건 꽝 쳤다는 의미. 맨날 꽝 치는 조사를 빗대어 꽝조사라 놀리기도 합니다.

#. 즐낚과 안낚
인터넷상에서 주고받는 낚시인들만의 인사입니다. 여기서 즐낚은 “즐거운 낚시 하세요.”란 뜻이고, 안낚은 “안전한 낚시 하세요”란 뜻입니다. 

 

※ 중급편으로 이어집니다.

   
※ 글 : 김지민 어류 칼럼니스트                   
유튜브에서 ‘입질의추억tv’ 채널을 운영 중이다. 티스토리 및 네이버에서 블로그 ‘입질의 추억’을 운영하고 있으며, EBS1 <성난 물고기>, MBC <어영차바다야>를 비롯해 다수 방송에 출연했다. 현재 쯔리겐 필드테스터 및 NS 갯바위 프로스텝으로 활동 중이며, 저서로는 <짜릿한 손맛, 낚시를 시작하다>, <우리 식탁 위의 수산물, 안전합니까?> 등이 있다.

 

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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