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kg급 대방어

이 내용은 업소나 상인, 셰프가 참고했으면 하는 바람에서 적습니다. 흔히 방어 중 ‘대방어’가 맛이 좋다고 알려졌습니다. 대방어는 대방어란 종류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닌, 커다란 방어를 의미합니다.

 

방어가 다 자라면 몸길이 1m 이상으로 성장하는데 가장 크게 보고된 것은 몸길이 1m 40cm에 무게 20kg에 육박합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유통되는 대방어는 6kg~12 내외가 많습니다. 때문에 대방어의 기준이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란 지적도 있었습니다.

 

5~6kg 남짓한 방어를 두고 ‘금일 대방어 입하’ 같은 마케팅을 펼치는 식당과 횟집도 일부 있습니다. 때문에 제대로 된 대방어 맛을 보여 주고자 하는 셰프, 또 그것을 맛보고자 하는 소비자들은 대방어의 기준을 알고 먹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진정한 대방어의 요건 기준은 8kg부터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특수부위를 다양하게 양껏 뺄 수 있는 크기입니다. 물론, 6~7kg도 가능하지만 두께와 회 단면적이 부위마다 맛을 음미하기에는 한계가 있기에, 모름지기 대방어라 했을 때 우리가 기대하는 것들 이를 테면, 등살부터 기름짐을 원한다거나 중뱃살과 대뱃살의 두툼함, 여기에 함께 딸려오는 다양한 특수부위를 충분히 맛볼 수 있다는 점에서 8kg 이상을 진정한 대방어로 여깁니다.

 

 

9kg급 대방어의 배꼽살 블럭

다시 말해, 대방어의 특수부위인 배꼽살, 사잇살, 날갯살, 목살 등이 적절한 면적과 두께, 양으로 고루 제공되려면 최소 8kg는 돼야 한다는 것이며, 실제로도 8kg 이상은 되었을 때 방어 특유의 깊은 감칠맛과 고소함이 나게 됩니다.

 

 

9kg급 대방어의 사잇살
9kg급 대방어의 목살

무엇보다도 씹히는 식감이 달라지는데요. 생선은 무게가 나알수록 몸길이뿐 아닌 소위 ‘빵’이라 불리는 체고가 높아집니다. 그러면서도 살 두께(상인들은 살 밥이라 표현하지만)가 두꺼워서 똑같이 썰어도 두께감에서 오는 만족도가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피를 빼는 즉시 얼음물에 담가둔 대방어  

#. 대방어의 기준과 회맛을 상승시키는 올바른 전처리 

방어는 농어목 전갱이과에 속한 어류입니다. 전갱이과 중에서는 최상위 포식자인 셈입니다. 그와 동시에 전갱이, 고등어처럼 등푸른생선이자 붉은살생선이기도 합니다. 붉은살생선은 기본적으로 운동량이 많아 근육에 적색 세포인 미오글로빈이 다량 함유돼 있습니다. 

 

지방 함량도 많을 뿐 아니라 참치, 고등어에 많이 들었다는 오메가-3 등 우리 몸에 이로운 불포화지방산도 다량 함유돼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장점은 때론 독이 될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하자면, 육이 빨리 물러지고 지방이 산패되며, 부패 시기도 흰살생선보다 빠르다는 것입니다. 때문에 방어는 다른 횟감보다 사후 처리에 더 많은 신경을 써야 합니다.  


특히, 8kg 이상 대방어는 죽은 직후부터 몸에서 다량의 열을 발생시키기 때문에 이 열을 식히기 위해 얼음물에 수분 이상 냉찜질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얼음물에 한동안 담가 두면 잔여 핏기를 뺄 수 있을 뿐 아니라 육을 수축시켜 더욱 단단히 하는 효과를 가집니다. 

 

여기에 최근 일본에서 도입된 '신케지메(神経締め)'나 '이케지메(活け締め)' 기술로 사후경직 시점을 늦추어 숙성 기간을 대폭 연장하기도 하는데, 가장 기본적인 사후 처리는 얼음물로 열을 빼고 곧바로 숙성해 신선도를 보존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방어의 부위도

#. 방어회 부위 
방어회는 크게 등살과 뱃살로 나뉩니다. 가운데 측선(3번)을 기준으로 위쪽은 등살, 아래쪽은 뱃살입니다. 여기서 뱃살은 다시 중뱃살과 배꼽살(2번)로 나뉩니다. 여기서 특수부위는 배꼽살(2번)을 비롯해 목살(1번), 볼살(4번), 두육살(이마 정수리 부근) 등으로 나뉩니다.

 

 

방어의 가장 기본인 등살
방어의 기본 부위인 중뱃살
방어의 뱃살
방어의 꽃 배꼽살
대방어에서만 나온다는 사잇살

또한, 척주를 둘러싼 진붉은색 혈합육을 사잇살이라 하여 마치 소고기 육회를 연상하는데요. 이 역시 기름장에 찍어 먹으면 별미지만, 다른 부위보다 산패와 갈변이 빨리 오기 때문에 신선할 때 먹지 않으면 비릴 수 있다는 점에서 호불호가 갈립니다. 

 

 

운동량이 많은 꼬릿살은 식감이 매우 쫄깃쫄깃하며, 목살(가맛살)은 기름진 고소함과 사각사각 씹히는 식감이 일품입니다. 

 

 

대방어라도 두 점밖에 안 나오는 귀한 볼살

대가리에서는 한 마리에 두 점 나오는 볼살을 따로 도려내 먹기도 합니다. 기름기가 적고 육질이 단단한 부위입니다. 

 

 

방어 머리 구이

회를 뜨고 남은 대가리는 반으로 갈라 한 쪽은 김치찜을, 다른 한쪽은 소금구이로 활용하기도 좋습니다.

 

 

방어머리 김치찜

특히, 묵은지 김치찜이 어울리는데요. 묵은지와 방어 머리, 고춧가루, 까나리액젓, 고추, 대파만으로도 훌륭한 밥도둑이 탄생할 것입니다. (다음 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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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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