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에 판매되는 낙지는 국산과 중국산으로 양분됩니다. 낙지는 주로 살아있는 상태로 유통되는데(일부 기절낙지 제외) 적어도 활낙지를 판매할 때는 원산지 표기 의무화를 준수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국산과 중국산 낙지의 차이를 알아볼까요?

 

 

중국산 낙지

#. 국산 낙지와 중국산 낙지의 차이는? 

사실 색깔로 판단하는 것은 정확하지가 않습니다. 두 원산지는 '표준명 낙지'로 같은 종이며, 같은 서해산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외형적인 차이를 감별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는 전문가들이 알아보는 차이법이므로 약간의 미세한 차이를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위 사진은 중국산 활낙지입니다. 중국산은 중국 연안에서 잡혀 → 중국의 유통망을 거쳐 → 국내로 수입됩니다. 다시 말해, 유통 거리가 국산 낙지보다 깁니다. 보시다시피 오는 동안 먹물이 빠져 물이 맑으며, 낙지도 전반적으로 밝은 채색을 가집니다. 

 

 

국산 낙지

그랬던 중국산 낙지도 갓 잡혔을 당시엔 위 사진(국산 낙지)와 마찬가지로 붉고 진한 색이 가득했겠지요? 위 사진은 국산 낙지입니다. 잡힌지는 하루 정도 지난 상태이며, 여전히 활력이 넘치고 탈출을 시도하려고 합니다. 국산 낙지는 유통거리가 중국산보다 짧습니다. 산지에서 → 중간유통 거쳐서 → 시장 및 소매상점으로 들어옵니다.

 

 

기력(활력) 정도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중국산보다 붉은빛이 강하며 대체로 채색이 어둡습니다. 왜냐하면 먹물을 장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먹물을 가진 국산 낙지는 언제든 먹물을 쏠 수 있으며, 바닷물도 먹칠한 것처럼 어둡습니다. 

 

그러나 제가 알려드린 차이는 절대적인 구별법이 아닙니다. 중국산 낙지도 국산만큼 팔팔할 수 있고, 국산 낙지도 오래 보관하면 중국산 낙지처럼 보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대체적인 경향이 이렇다.라고 참고만 해주시길 당부합니다. 

 

 

#. 맛 차이는?

탕탕이로 먹을 땐 사실 맛보단 식감이 우선시됩니다. 따라서 산낙지를 드시겠다면 원산지 상관없이 크기가 작은 것이 좋습니다. 그랬을 때 맛과 식감은 아무래도 국산이 더 맛있지만, 상시 판매되지 않는다는 점이 흠입니다. 국산 낙지는 봄과 가을 두 차례 반짝 판매됩니다.(겨울엔 대부분 중국산 낙지라 유통됩니다.)

 

익혀 드실 때는 사실 얼마나 맛의 차이가 나는지 알 수 없습니다. 한 자리에 두 원산지를 놓고 비교시식한다면 모를까, 평소에는 따로따로 맛보기 때문에 맛의 차이가 크지는 않고, 식감은 어린 국산 낙지가 야들야들하다지만, 같은 크기로 한정한다면 결국, '익힘 정도'에 따라 식감이 달라지는 것일 뿐, 원산지에 따라 매우 큰 차이가 난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 우리가 먹는 낙지에 관해

우리가 사 먹는 낙지는 ‘갯벌’에서 태어난 표준명 낙지입니다. 크게 국산과 중국산이 있는데 모두 ‘낙지’라 불리는 팔완목(八腕目)의 연체동물로 다리가 열 개 달린 오징어와 달리 낙지는 여덟 개의 다리를 가졌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습니다.

 

국산과 중국산 낙지는 유전적으로 같은 종입니다. 다만, 자라온 환경(갯벌과 먹잇감 등등)이 달라서 채색과 크기가 미묘하게 다를 뿐입니다. 국산 낙지는 전반적으로 채색이 밝으며 흰색의 다리와 연갈색의 몸통을 가졌고, 중국산 낙지는 좀 더 붉은 기가 도는데 육안으로 확실히 구분될 정도는 아닙니다. 크기 또한 중국산 낙지가 국산 낙지를 웃돌지만, 씨알 좋은 국산 낙지와 비교하면 이 또한 구별점이 될 수 없습니다. 

다만, 낙지라는 생물은 어렸을 때 갯벌에서 자라다 일정 크기가 되면, 일부는 갯벌에 남기도 하지만 일부는 바다로 들어가는데 이때부터는 몸통도 커지고 다리도 굵어집니다. 주로 중국산 낙지를 비롯해 강화도와 경기권은 뻘에 살다 바다로 진출하는 경향이 많은 반면, 충남도에서 전라남도에 이르는 갯벌 낙지는 갯벌에서 일생을 보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나라는 강화도부터 태안반도를 거쳐 저 아래 무안, 목포에 이르기까지 양질의 갯벌이 지천입니다. 이 일대에 나는 낙지는 아무래도 중국산 낙지보다 다리가 가는 편이라 이 부분에서 국산임을 유추해 볼 수는 있을 것입니다. 또한, 사시사철 수입돼서 들어오는 중국산 낙지와 달리 국산 낙지는 봄, 가을 두 차례에만 볼 수 있습니다. 겨울은 동면에 들어가 사실상 어획량이 없고, 여름 한 달은 낙지를 보호하기 위한 금어기로 채취가 불가합니다. 

특별히 일본산(냉동 돌낙지)이 아닌 살아있는 상태로 판매되는 낙지는 모두 국산 아니면 중국산입니다. 낙지는 원산지 표기 의무 대상이므로 구매 시 원산지 표기를 꼼꼼히 확인하고 구매한다면, 굳이 소비자가 눈으로 보고 구별할 것도 없이 국산과 중국산 낙지를 가려서 구매할 수 있을 것입니다. 

 

※ 글, 사진 : 김지민 어류 칼럼니스트                   
유튜브에서 ‘입질의추억tv’ 채널을 운영 중이다. 티스토리 및 네이버에서 블로그 ‘입질의 추억’을 운영하고 있으며, EBS1 <성난 물고기>, MBC <어영차바다야>를 비롯해 다수 방송에 출연했다. 2018년에는 한국 민속박물관이 주관한 한국의식주 생활사전을 집필했고 그의 단독 저서로는 <짜릿한 손맛, 낚시를 시작하다>, <우리 식탁 위의 수산물, 안전합니까?>, <꾼의 황금 레시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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