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부를 못 보신 분들은 아래의 글을 클릭하세요. 

고급 생선회의 상징인 '돔', 참돔 VS 감성돔 무엇이 더 맛있을까?(1부)

 

 

마츠카와 타이 과정

#. 돔 회의 상징 ‘껍질 도미회’
참돔회를 맛있기 즐기는 방법으로 ‘마츠카와 타이’를 추천합니다. 일식 업계에선 일명 ‘마쓰까와’라고도 부르는데 뜨거운 물을 이용해 껍질만 익힌 일식 조리 방법 중 하나라 할 수 있습니다. 껍질에 뜨거운 물을 붓게 되면 껍질이 순식간에 익는 동시, 속살은 뜨거운 물로 보호해줍니다.

 

그리고 껍질과 살 사이의 지방이 열에 녹아 활성화됨으로써 회의 풍미가 좋아지며, 곧바로 얼음물에 담가 잠깐 동안 냉찜질을 하고 물기를 닦아내어 썰기 때문에 껍질의 야들야들한 식감까지 챙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껍질을 벗긴 참돔회
껍질을 익힌 마츠카와 타이

이것을 일식 업계에선 ‘마츠카와 타이’ 즉, 소나무 껍질을 닮았다고 하여 소나무 껍질인 ‘마츠카와’에 돔을 뜻하는 ‘타이’가 결합된 것으로 우리 말로는 ‘도미 숙회’, ‘도미 껍질회’, ‘껍딱 도미회’ 정도로 불립니다. 

과거에는 이러한 형태의 회가 고급 일식집에서나 선보였는데 지금은 대중화되면서 이러한 형태의 회를 원하는 수요가 부쩍 늘었습니다. 여기에는 TV같은 기존 매체를 비롯해 인터넷, 유튜브, 각종 SNS에서의 정보 공유가 한몫했으며, 이제는 회를 잘 모르는 이들도 참돔 하면 마츠카와 타이를 떠올릴 만큼 유명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실패한 감성돔 껍질회

#. 감성돔은 왜 껍질을 익히지 않을까?
언젠가 이러한 의문을 해소하고자 직접 잡은 감성돔으로 실험한 적이 있었고, 결과는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감성돔의 껍질은 참돔보다 질켜서 같은 크기라면 더 많은 뜨거운 물을 부어야 그나마 비슷하게 맞출 수 있는데 그랬을 때 생길 수 있는 ‘회의 손상’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다시 말해, 감성돔도 껍질회는 가능하나 참돔보다 작은 사이즈라야 하며, 40cm 이상인 감성돔은 껍질이 질겨 단시간에 익히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껍질이 덜 익어 질기고 씹히지 않는 회가 되었다는 점에서 감성돔 회는 껍질을 벗긴 일반적인 회로 즐기는 것을 권합니다.

 

 

도미면

#. 참돔과 감성돔은 생선회로만 이용될까?
예부터 참돔과 감성돔은 한식과 일식에 두루두루 쓰이는 고급 식재료였습니다. 횟감으로서 가치는 두 어종이 비슷한 듯하면서도 각기 다른 매력을 뽐내지만, 가열 조리에 있어서는 비슷한 용도로 사용되었습니다.

 

 

감성돔 매운탕

회를 뜨고 남은 뼈는 매운탕이 제격인데 특히, 겨울철은 양식 자연산 할 것 없이 살집이 두툼하고 기름기가 껴서 매운탕 국물도 구수해집니다. 그 이유는 뼈보다 살에 있는데요. 특히, 대가리에 붙은 살과 회를 뜨고 남은 자투리 살은 국물에 큼지막한 기름기를 동동 띄웁니다.

 

 

감성돔 맑은탕

한겨울 감성돔은 매운탕 뿐 아니라 맑은탕(일명 지리)도 일품입니다. 

 

 

참돔 맑은탕

사진은 참돔으로 끓인 맑은탕입니다. 일식 업계나 초밥집에선 참돔 뼈를 고아서 만든 뼈국물을 선호하는데요. 이 부분에서는 감성돔도 만만치 않은 국물 맛을 내지만, 유독 참돔을 선호하는 까닭은 접근성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보통은 대도미라 하여 2kg 이상인 양식 참돔이 감성돔보다 많이 유통되는데 가격적인 면에서도 참돔이 감성돔보다 메리트가 있습니다. 사실 스시야 같은 고급 초밥집에서는 가을~겨울에 한정하여 제철 감성돔 초밥을 내기도 하지만, 제철과 상관없이 언제나 준비 가능한 것이 바로 참돔.

 

게다가 참돔은 양식일 경우 최대 3.5~4kg, 자연산은 6~7kg 이상도 가능한 크기이므로 숙성회와 초밥으로 이용할 때만큼은 감성돔보다 편리하다는 점도 접근성에 한몫합니다. 

 

회를 뜨고 남은 자투리와 뼈는 육수를 내는데 쓰이는데 이때 떠오르는 기름층은 걷어내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우럭과 쏨뱅이 매운탕에서 나타나는 자잘한 기름층과 달리 돔 종류의 기름층은 지방 함량이 많아 고춧가루를 평소보다 많이 넣어도 맵기가 상쇄되며, 오히려 느끼한 맛을 잡아주어 칼칼하면서도 구수한 매운탕을 만드는데 일조합니다.

 

 

도미탕수

감성돔과 참돔은 요리 활용도도 뛰어난 고급 식재료입니다. 두 어종 모두 똑같은 용도로 사용해도 될 만큼 맛에서 닮은꼴이 많은데요. 바삭하게 튀긴 탕수에 채소와 소스를 끼얹어 먹는 도미 탕수는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반찬이자 고급 술안주입니다.

 

 

도미찜

달짝지근한 간장 양념을 끼얹은 도미찜은 말할 것도 없고요.

 

 

도미 대가리 구이

이들 돔류는 대가리가 커서 대가리와 목살에 붙은 살만으로도 푸짐한 구이가 됩니다. 팬에 구워도 좋지만, 이왕이면 소금을 적당히 뿌려 오븐에 탈듯 말 듯 구워보세요. 

 

 

소금 복사열을 이용한 도미 가마구이

좀 더 기교를 부린다면 소금 복사열을 이용한 지중해식 가마구이도 가능합니다.

 

 

도미 간장조림

도미 간장 조림은 고급 일식집 부럽지 않으며.. 

 

 

도미솥밥

참돔과 감성돔을 이용한 도미 솥밥은 일식 코스에서 대미를 장식할 만한 훌륭한 식사이자 마무리가 될 것입니다.

 

 

도미칩

저는 가끔 도미칩을 해 먹곤 합니다. 횟조각을 밀대로 밀어 납작하게 만들어 튀기는 것인데요. 최근 시중에 선보인 도미솥밥맛 감자칩을 연상케 하지만, 참돔 함유량 100%란 점에서 특별함을 선사합니다.

 

 

오챠즈케

그럴 리는 없겠지만, 혹시라도 먹다 남은 회가 있다면 진간장 + 맛술 + 통깨를 섞은 간장에 1시간 정도 재운 뒤 도미 육수에 만 밥에 올려 먹는 도미 오챠즈케가 특별한 맛을 선사하며

 

 

회덮밥

회덮밥, 회냉면은 말할 것도 없고요.

 

 

도미전

남은 회로 생선전을 부처먹으면 그 맛이 기가 막힙니다. 

하지만 감성돔과 참돔으로 추천하지 않는 음식도 있습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생선가스입니다. 생선가스는 겉바속촉(겉은 바삭, 속은 촉촉)이 핵심이며 광어처럼 구웠을 때 살이 부드럽고 촉촉한 생선이 적합합니다. 

 

참돔과 감성돔은 살이 단단한 편인데 특히, 열을 가하면 마치 닭가슴살처럼 퍽퍽해지는 특성이 있으므로 속살이 촉촉해야 맛이 나는 생선가스보다는 앞서 올린 음식을 추천합니다. 

 


#. 어족 자원 보호가 절실한 두 어종
아이러니하게도 두 어종은 산란기 때 많이 잡힙니다. 다른 연안성 어류도 그렇지만, 산란을 위해 먼바다에서 들어와 가깝고 얕은 바다로 입성하는데 이때 그물에 대량으로 잡힙니다. 감성돔의 경우 일명 *뻥치기 조업으로 불법적인 어획이 지속적으로 일어났습니다.

 


※ 뻥치기란?
과거에는 방망이나 돌로 수면을 내리쳐 그 파열음으로 물고기를 놀라게 해 그물로 몰아가 잡는 전통 어업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뻥치기는 특수장비를 이용해 바닷속으로 강력한 폭열음을 내고, 심지어 전자총이나 섬광총을 써가면서 물고기들을 기절, 대량으로 쓸어가기 때문에 불법 행위로 간주합니다.

 

이러한 뻥치기는 현재 어족자원의 씨를 말리는 심각한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뻥치기가 행해진 해역은 한동안 고기가 남아 나지 않게 되며, 설사 살아서 도망가더라도 산란을 앞둔 물고기의 경우 폭열음에 손상을 입거나 스트레스를 받아 산란 기능이 멈추기도 한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큽니다.

 

※ 참고

2021년부터 5월 한달은 감성돔 금어기가 처음으로 시행됩니다. 또한, 포획금지체장은 종전의 20cm에서 25cm로 상향 조정되었습니다.

특히. 5~7월은 산란이 임박한 알배기 감성돔과 참돔이 연안으로 들어오는 시기입니다. 이 시기 그물에 잡힌 어획량은 년 중 최고치라 할 수 있어 위판장에서는 헐값에 판매되는데요. 감성돔의 경우 봄에 잡힌 것이 겨울에 잡힌 것의 가격 차이가 1/3 수준이란 점. 산란 감성돔을 보호할 경우 우리에게 더 큰 자원으로 돌아올 것이란 점에서 금어기의 필요성이 절실해진 것입니다.

감성돔의 경우 매년 어획량이 줄고 있는 가운데 해수부는 감성돔에 한해 2021년부터 5월 한 달간 금어기를 실시하기로 했습니다. (참고로 참돔은 아직 금어기가 신설되지 못한 상황) 금어기는 산란이 임박한 물고기를 보호함으로써 산란과 번식을 돕고 자원을 회복하자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바꾸어 말하면, 지금까지 무분별한 남획으로 개체수가 급감했기에 시행하게 된 조치인 것입니다. 불행 중 다행이지만, 뒤늦게라도 시행하게 된 만큼 우리에게 더 많은 자원으로 식탁에 올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글, 사진 : 김지민 어류 칼럼니스트                   
유튜브에서 ‘입질의추억tv’ 채널을 운영 중이다. 티스토리 및 네이버에서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으며, tvN <유퀴즈 온 더 블록>, tvN <난리났네 난리났어>, EBS1 <성난 물고기>, MBC <어영차바다야>를 비롯해 다수 방송에 출연했다. 2018년에는 한국 민속박물관이 주관한 한국의식주 생활사전을 집필했고 그의 단독 저서로는 <짜릿한 손맛, 낚시를 시작하다>, <우리 식탁 위의 수산물, 안전합니까?>, <꾼의 황금 레시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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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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