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께로 승부하는 모듬회, 충정로 현대수산


    저는 횟집에가면 거의 모듬회를 시키는 편인데요, 흔히 광어 우럭이 들어간 모듬회가 아니고 이것
    저것 다양한 생선회를 맛 볼 수 있는 곳으로 단골을 정하고 생선회가 땡기면 여지없이 찾아가곤
    하였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한군데를 더 발견했어요. 앞으로 회가 먹고 싶을땐 이 집을 이용할까
    싶을 정도로 제 맘에 쏙 들었어요. 겨울내내 한파라서 낚시도 못가고 먹고싶은 회도 못먹고 있는데
    여기서 그런 아쉬움을 달래봅니다.
    오늘의 맛집 이야기는 충정로에 있는 현대수산으로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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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께로 승부하는 모듬회, 이보다 두껍게 썰은 회 보셨나요?





    제목은 이렇게 지었지만 두께만으로 승부하는 집은 아닙니다. ^^
    연말에 모임때문에 두번 정도 가보고 이번이 세번째인데요. 그때 먹었던 두꺼운 회맛을 다시 보기 위해 일부러
    찾았습니다. 아직은 손님들이 오기 직전인 이른 저녁시간




    전에 왔을때 먹었던 특 사시미 코스를 시켜봅니다.






    기본세팅



    이 집은 언제나 마늘쫑이 나와주는데 식전에 쌈장에다 찍어먹으면서 워밍업을 합니다.



    셀러드


    해물죽

    죽에 들어가는 내용물은 그때그때에 따라 달라지는거 같아요. 이번엔 해삼과 생선살이 들어갔는데 해삼의 씹힘과
    생선살의 부드러운 맛에 심심하지 않은 죽이예요.



    콘버터

    갠적으론 안좋아해서 패스



    홍합탕

    홍합알도 실한편이고 김이 국물에 풀어져서 마치 김국같은 느낌입니다.



    청어구이

    예전엔 참 많이 먹었던 생선인데 오래간만에 먹어봅니다. 잔가시가 많아 어렸을땐 싫어했지만 크면서 개의치 않고
    맛있게 먹게 되더라구요. 그리고 이 청어가 고등어와 꽁치와는 또 다른 맛인데 이렇게 바짝 구워져서 맛이 좋더랍니다.




    그리고 청어구이에서 청어알을 빼놓을 수가 없는데 요개 아주 고소하니 맛있어요 ^^
    지금은 먹다가 찍은건데 원랜 알도 길쭉하게 꽤 많이 나왔습니다.




    요렇게 간장에다 콕 찍어놓고 건배!



    모듬해물

    모듬해물 구성은 그때마다 살짝 달라지지만 이번엔 뭐랄까 이 집에 있는 해물을 모두 꺼내온듯한 느낌




    홍해삼, 멍게, 소라, 개불, 과메기. 한치, 오징어, 데친 오징어, 석화등으로 이루어진 모듬해물입니다.




    홍해삼을 먹어보니 오늘따라 유난히 꼬득거려요. 이 정도 종류가 나와주면 그 중 한두개는 아쉽거나 할 만도 한데
    이 집 해산물의 신선도는 오늘로 3번째 먹어본거지만 딱히 흠 잡을데가 없었습니다.




    홍해삼 한점에 소주 한잔




    현대수산이라는 동명 가게들이 많지만 여기는 고급 일식집도 아닌데 이렇게 생 고추냉이를 갈아서 내옵니다.
    일반 고추냉이를 써도 뭐라할 손님 아무도 없습니다. 근데 굳이 생으로 내온건 그만큼 회맛을 끌어올리는데 각별한 고집이 있어 보입니다.
    젓가락으로 맛을 보면 알싸한 매운맛이 혀끝에 감돌면서 건더기가 씹힙니다.



    특 사시미 모듬회

    얼핏봐도 회의 두께가 장난이 아닙니다. 여기서 더 두꺼우면 먹기 힘들다고 손님들의 불만이 터져나올지도 모를 정도입니다. ㅎㅎ
    우선 눈으로 감상부터 하구요. 설명들어갑니다.




    1번 참돔 뱃살, 2번 참돔 등살, 3번 광어 지느러미(엔가와)와 함께 썰어낸 광어회, 4번 광어, 5번 참돔 등살 숙회, 6번 참돔 뱃살 숙회
    그리고 전복과 그 위에 붉은살 4점은 참치대뱃살(오도로)입니다.




    썰어낸 회의 두께 보세요. 이 집 회에 익숙해지면 부작용이 있을 듯 합니다.
    다른 집에서 얄팍하게 썰어 양만 많게 보이려는 곳에선 발붙이기 힘들꺼예요.
    얼마전 아는 지인과 함께 동네 횟집에서 참돔 1Kg(35,000원)를 시켰는데 나오는건 그럴싸해보여도 막상 집어보면
    회의 두께가 종이장입니다. 먹을때 감질맛만 날 뿐 그 어떤 감흥도 느낄 수 없었던 회였죠. 참돔을 무슨 맛인지도 모르고 먹었습니다.
    대게 일반 횟집들이 얇게 썰어내어 면적만 채워 나오다보니 실질적인 양은 1키로를 시켜도 거기에 한참 미달이 됩니다.



    좌측이 광어회, 우측이 참돔회

    광어회를 자세히보시면 지느러미살만 분리해내지 않고 살과 함께 썰어서 밋밋하지 않게 하였습니다.
    마치 살과 지방이 반쪽씩 있는 삼겹살과도 같은 꼴인것입니다.
    그리고 횟집 수족관에서 얘덜 상태를 보면 이게 물 좋은 놈인지 아닌지 보이는데 이 집 광어는 완전 대광어까진 아니더라도
    50cm는 넘어보이는 큰 광어를 쓰더라구요. 그리고 참돔은 이따가 소개할 머리구이로 추측해봤을때 씨알이 적지 않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참돔 숙회(마스까와)

    이렇게 큰 고기를 사용해야 맛이 있다는건 다들 알지만서도 단가의 압박때문에 큰고기 쓰는 집이 많진 않거든요.
    이 집 광어는 제주산이고 참돔은 일본산을 쓰는데 똑같은 양식 참돔이라도 일본산이 국산에 비해 단가도 비싸고 맛도 좋습니다.
    전에도 회를 맛보면서 느낀거지만 다른 집과는 다른 고소하면서 깔끔한 맛이 있었는데 얘기를 듣고보니 제가 느꼈던 맛이
    단지 두껍게만 썰어서인건 아니더라구요.
    어쨌든 회가 두툼하다보니 씹으면 씹을 수록 찰지고 고소한 맛이 일품이더라구요.




    회에 정신 못차리다보니 전복은 뒷전으로 밀려나간 느낌입니다 ^^;



    참치대뱃살(오도로)

    그리고 요건 입안에 넣으면 행복해지는 오도로. 참고로 모듬회는 나올때마다 구성이 바뀌는데요
    오도로는 그냥 서비스로 받은것입니다. 이거 보고 가셔서 오도로 왜 안나오냐고 하진 말아주세요 ^^;




    오도로를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방법으로 준비를 해놓고 건배를 합니다. 




    돌돌 말아서 입안에 넣으면 매끄럽고 부드러운 살점하나가 버터처럼 녹아버려 식도를 타고 내려갑니다.
    이 맛을 느끼는데 불과 몇 초도 안걸려 무척 아쉽기도 해요. 그래도 워낙에 맛이 강해 그 여운이 입안에 남습니다.




    도미도 무순이랑 생고추냉이를 올려서 간장에 콕!




    이번엔 간장대신 쌈장을 살짝 얹혀서 먹어봅니다.




    회를 종류별로 다 먹고나서야 전복이 초장에 빠집니다. 전복한텐 미안~



    초밥

    광어, 도미숙회, 한치, 새우로 구성된 초밥이 나옵니다.
    다른 집에서 모듬회를 시키면 자잘하면서 가짓수만 채우려는 부요리가 나오는데 이 집은 종류가 많진 않아도
    큼직큼직 인상에 남는것만 나옵니다.




    개인적으로 김뿌라(가격대비 괜찮은 초밥집 김뿌라) 초밥 스타일보다 이 집을 더 선호하는데
    이렇게 밥알이 적고 회는 길쭉길쭉하게 썰어내서 저렇게 회에 꼬리가 있는 스타일이 좋아요.
    들고 먹을땐 손으로 받쳐서 위에서 입으로 들어가게 되는, 마치 김치 북북 찢어서 고개를 처들고 위에서 받아먹는듯한 모양이 나올 정도로
    회가 길게 늘어져 있는게 좋더라구요.




    그렇게 정신없이 먹다가 이렇게 되기도 하지만요 ㅋㅋㅋ
    저 술잔 그대로 원샷해버렸습니다. 떨어진 밥도 다 주워먹고요~ 남기면.. 아니 남길 수 없었습니다.



    모듬생선 구이

    이 집은 자잘한 부요리는 안내온다 하는데 과연 큰 접시만 나와줍니다.
    도미머리, 연어머리, 시샤모로 구성된 생선구이.




    연어머리 크기가 상당합니다. 살점 엄청 붙어 있습니다.




    구이하면 도미대가리 구이를 빼놓을 수 없다는...
    저 밀집된 살점을 보니 흥분하기 시작합니다.




    요건 잡고 뜯어야 제맛..
    아주 바삭하게 잘 구워져 나왔습니다.




    시샤모는 알이 한가득.. 통째로 먹으면 고소함이 입안가득 퍼집니다.



    매운탕

    마지막으로 매운탕으로 마무리 합니다.






    매운탕 먹다 생선 눈알과 대가리에서 나온 뽈살이 빠지면 섭하죠 ^^;
    서더리도 큼직한것만 쓰다보니 뽈살 크기도 좀 되더라구요.



    마끼

    이제 종착역까지 다 왔습니다. 총평을 하자면..
    서울 중심지라 아주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는 코스는 아닙니다. 그런데 따지고보면 동네 횟집에서도 부요리 왠만큼 갖춰서 나오는데는
    모듬회 大짜가 7만원 정도 합니다. 그런데 그런곳에서 먹는 부요리와 회를 생각해보세요. 종류는 많을지 몰라도 무슨 손바닥 만한 가오리찜,
    콘버터, 꽁치구이 그리고 마트 퀄리티의 초밥이 나오지 않습니까? 튀김은 또 어때요.
    그나마 밀가루가 덕지덕지 붙은 새우튀김이라도 나오면 다행, 무슨 게맛살 튀김을 내오지 않나..
    생선회는 말할것도 없습니다. 다 먹고 입맛은 입맛대로 베리고 나서야 나오는 모듬회란게 광어아님 우럭인데 (심지어 숭어도 나옴 ㅎㅎ)
    그것도 작은것들 사용해서 무슨맛인지도 모르고 걍 씹는 맛으로 드시잖아요.
    얼마전 지인과 둘이서 먹은 참돔 1Kg도 술값까지 하니 얼추 45,000원 나오더라구요.
    여기서 단돈 5천원만 보태면 이 집 특 사시미코스 입니다. 어차피 회야 자주 먹는 외식도 아닌데 한번 먹을때 좀 더 맛있게 잘 먹는게
    좋잖아요 ^^~  물론 결코 싼 가격은 아니고 오로지 제 주관적인 생각에 지나지 않겠지만 먹으면 똑같이 배부른데 어설픈 해산물 뷔폐가서
    먹어도 1인당 부가세 포함해서 3만원은 나옵니다. 거기 나오는 다금바리회는 민물 가물치나 베트남 산 라푸라푸, 심지어 역돔 이런거 쓴답니다.
    종류별로 다양하게 드시고 싶다면 몰라도 딱 서너개 품목만 제대로 잡으시는것도 나쁘지 않다고 봐요. ^^





     

     


    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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