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어회는 무조건 싱싱하고 맛있을까?


    '생선회 상식' '생선회에 대한 오해' 대해선 이미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오늘은 활어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보통 알고 있는 활어회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 알아봤답니다. 앞으로 진행하게될 "생선회 이야기" 코너는 우리가 생선회를 먹을때 필요한
    사항들을 정리해보고 더불어 제가 취미로 낚시를 즐기고 또 다양한 생선회를 접하면서 느꼈던 사실
    들을 토대로 작성을 해볼까 합니다. 일식과 생선회를 좋아하신다면 한번쯤 볼만한 내용이라 생각하고
    오늘 이야기 시리즈로 나눠서 진행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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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활어는 무조건 싱싱하고 맛있을까?


    생선회에 관한 역사는 꽤 오래되었습니다. 우리나라와 일본은 지리적으로 가깝고 생선회를 먹기 시작한 역사도
    조선중기 정도로 비슷한데 비해 생선회 식문화는 양국의 차이가 확연히 다릅니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펄떡펄떡 뛰는 생선이야말로 가장 신선하고 맛이 좋다고 생각하는 "활어회 문화" 인데 여기엔 생선회
    고유의 맛보다도 쫄깃하게 씹히는걸 더 중시하는 "씹힘성 문화" 이므로 살아있는 생선을 즉살하여 단단한 육질일 때 바로바로
    썰어먹는것을 좋아합니다.
    반면 일본은 죽여서 3~4일까지도 숙성해서 먹는 "선어회 문화" 인데 시간이 지남에 따라 효소의 작용으로 인해 감칠맛이 높아져
    혀끝으로 느끼는 "미각 문화" 이므로 단단한 육질보단 생선회 고유의 맛을 느끼는걸 선호합니다.




    이러한 문화적 차이는 어디서 온 것일까요?
    그것은 지리적인 조건에서 어느정도는 유추할 수 있는데 일본은 4면이 바다로 둘러쌓여졌고 넓은 대양에 위치한 탓에 참치나 방어와
    같은 회유성 어종들을 위주로 어획하고 소비하게 됩니다. 이러한 어종들은 주로 대형어종이며 한마리를 잡아도 그 가치가 워낙 커서
    참다랑어 한마리의 경우 바다의 로또라 불릴 정도로 엄청난 가격을 자랑하게 됩니다. 또 대형어종이다보니 한마리당 나올 수 있는 횟감의
    양이 많아 활어상태로 바로바로 소비되기 어렵고 저장되었다가 그때그때 꺼내져서 나옵니다.
    이러한 붉은살 생선은 포를 뜨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맛의 차이가 변해 특유의 녹진함과 고소함을 즐기게 되는 반면 우리나라는 지리적으로
    외해(外海)를 접하고 있지 않아 대형 회유성 어종보단 소형이고 정착성이 강한 어종들을 주로 접하게 됩니다.
    대부분이 우럭과 광어와 돔류와 같은 흰살 생선들이지요.
    그리고 이들 생선의 특징은 참치나 방어처럼 깊은 맛을 내진 않지만 육질의 단단함이 좋아 씹힘성이 좋은것을 선호하는 우리 국민들에겐
    딱 맞는 횟감인데다, 참치나 방어처럼 잡히자마자 쉽게 죽지 않고 오랫동안 생명을 유지할 수 있어 활어유통이 쉽다는 점도 한몫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활어들이 무조건 싱싱하고 맛있다고 할 수 있을까요?



     ◐ 살아있는 활어는 무조건 싱싱하고 맛있을까?



    여러분들은 생선회의 신선함을 무엇을 보고 판단하세요?
    아마 십중팔구는 수족관에서 살아움직이는 활어를 잡아서 회를 쳐온것을 최고로 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데요, 제가 수년간 낚시를 하면서 느낀건데 꼭 그런것만은 아니더라는 얘깁니다.
    물론 위에 보시는 저 수족관을 보시면 다양한 어종들이 원통 수족관에서 빙글빙글 돌면서 헤엄치고 있습니다.
    조리장이 뜰채로 퍼올리면 펄덕~펄덕~! 살아있는 생명력과 함께 힘찬 애너지 마저 느끼게 됩니다.
    그런데 중요한건 "살아있는 활어 = 맛있다"
    이게 성립이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제가 직접 잡아서 먹는 자연산도 무조건 맛이 있지는 않습니다.
    여기엔 여러가지 조건이 있겠지만 회 맛을 결정짓는 요소는 과학적인 매커니즘을 가지고 있는데요 조리사의 실력, 사후처리, 저장방법,
    조리환경등 다양하고 복잡한 요인들에 의해 결정이 됩니다. 그런데 활어의 맛과 싱싱함의 상관관계에 대해 좀 더 얘기해보자면..

    1. 체내 영양분이 온전한 상태여야 한다.
         이 말은 즉슨, 몇 일동안 굶긴 횟집 수족관 고기에겐 해당이 안되는 것입니다.

    2.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야 한다.
         수족관에 오랜시간 머물면서 다른 어종들과 뒤섞여 있을 경우 먹이경쟁, 혹은 여러가지 이유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스트레스는 고기의 육질을 물르게 만드는 주범입니다.

    3. 바닷가 앞 횟집 생선들은 더 싱싱할것같다?
        왠지 그런 기분이 들죠.  포구에 횟집 수족관에 노니는 생선들은 앞바다에서 바로바로 잡혀 들어온 싱싱한 횟감이라고.
        물론 대체적으론 그럴 확률이 많습니다. 인근에는 규모가 큰 수산시장도 있구요. 조업하는 배에서 갓 잡아온 싱싱한
        횟감들을 그대로 경매해서 가져오시는 분들도 계시고.. 그런데요 아닌 경우도 많습니다. 

        중국에서 양식산을 들여와서 파는 횟집들도 포구에 많습니다. 막말로 월미도 횟집들은 월미도 앞바다에서 잡혀온 생선들일까요?
        인천 부둣가 횟집들은 인천 앞바다에서, 안면도 백사장항의 횟집들은 안면도 앞바다에서 잡혀온 생선들만으로 판매를 할까요.
        지금 2~3월 어한기에 서해바다에선 농어의 어획량이 거의 전무할 시기입니다. 그런데 서해를 끼고 있는 횟집수족관에 
       
    그 많은 농어들은 어디서 온걸까요? 이런 애덜이 중국에서부터 배로 실려와 항구에서 또 다시 활어차에 실려 수시간 동안
        고속도로를 
    밤새 달려 도착하게 됩니다. 고기들도 활어차의 물이 찰랑거리면 멀미를 합니다.
        그렇게 진을 빼고 도착한 곳은 포구의 어느 횟집 수족관.. 
        좁은 수조에 와르르 쏟아부으면서 갇히게 되는데 이때 얘네들이 받는 스트레스는 우리 인간들이 
    상상하지 못할 것입니다. 
        이런 애덜 포를 떠보면 검은 실핏줄이 상당하죠. 맛에서도 확연한 차이를 보입니다.

        바로 위에서 말한 1~2번의 경우로 말입니다.




    또 다른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일본인들이 선어회 소비량이 많아진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초밥문화' 때문인데요.
    일본의 일식집엔 활어수조가 없으며 오전에 활어의 포를 뜨고 냉장고에 보관해두면서 저녁때까지 판매를 합니다.
    활어는 즉살후에도 근육이 살아있어 일정시간까진 육질의 단단함이 남아있습니다. 한 예로 활어를 포떠서 0 도씨에 보관하게되면
    10시간이 지나도 육질의 단단함이 활어회만큼 유지가 되면서 감칠맛 성분인 '이노신산(IMP)'가 무려 10배가량 높아져서 오히려 맛도
    좋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이것은 혀로 느끼는 감칠맛이 활어에 비해 높아진다는 얘기가 됩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활어회가 무조건 맛이 좋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는데 이 때문에 활어의 가격에 거품이 생기는 점도 없잖아 있으며
    전반적으로 생선회가 육고기에 비해 가격이 높으며 맛과 영양학적인 가치에 비해 가격적인 부담이 큰게 사실입니다.




    마치며..

    살아있는 활어가 무조건 싱싱하고 맛있다는 얘기에 제동을 걸게된 가장 큰 이유를 정리하자면..

    첫째, 수족관에서 노니는 활어들의 영양상태가 온전하지 못하다는 점
    둘째, 수조안에서 스트레스를 받게되면 살이 물러진다는 점
    셋째, 포구의 횟집에서도 일부 물량은 산지에서 어획된것이 아닌 중국산 양식이라는 점
    넷째, 유통과정이 복잡하고 많은 시간이 경과된 후 소비자에게 제공된다는 점
    다섯번째, 수조의 위생상태에도 좌우될 수 있다는 점
    여섯번째, 즉살 후 냉장보관을 하게 될 경우 10시간 안에는 활어 못지않은 육질의 단단함과 동시에 감칠맛이 배가되어 "싱싱회"로 즐길 수 있다는 점

    그리고 활어 생선회 문화의 잘못된 부분 중 하나가 바로 "부요리(스끼다시)"의 남용으로 인한 문제인데요.
    이 얘기를 하기엔 분량이 많으므로 다음편을 통해 생선회 식문화를 둘러싼 오해와 상식에 대해 자세하게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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