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낚시 에세이 #11
    볼락낚시의 매력, 볼락시즌 시작!


    볼락낚시 시즌이 왔습니다. 이르면 3월부터 시작하여 5월까지 이어지는 볼락낚시는 원도권 내만권
    할꺼 없이 두루두루 나오는데 이때 산란 감성돔과 제철 맞은 참돔까지 가세하여 꾼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주고 있기도 합니다. 저도 봄바람이 살랑살랑 불면 살 오른 볼락의 맛을 못잊어 볼락만 잡
    으러 갯바위를 찾곤 했었는데요. 오늘의 에세이는 지난 날 있었던 볼락낚시를 추억하고 그것의 매력
    을 말해보고자 합니다.


     

    목포 연안여객터미널

    이 날은 저에게 참으로 특별한 날이였습니다. 낚시인이라면 누구나 가서 대를 드리우고 싶은 곳이죠.
    3대 원도권 중 하나인 추자도를 생애 처음으로 가는 날이였어요.
    서울이라는 어찌보면 바다낚시 불모지에서 낚시에 재미를 들이는 바람에 남들보다 더 많은 경비와 시간을 쏟으면서 힘든 취미생활을
    즐겼어야만 했던 우린 현실과의 어쩔 수 없는 타협에 남해 갯바위 낚시는 그저 꿈의 무대로만 여겼습니다.
    그렇게 낚시를 시작했던 초창기 땐 경기지역과 충청도의 방파제들을 배회(?)하며 기본기를 다져왔었고 이제는 꿈의 무대인 추자도로
    향하고 있습니다.

    사실 추자도하면 볼락낚시 보다는 감성돔과 대물 참돔을 노리고 들어오는 낚시꾼들이 많고 울 부부 역시 그런 기대감을 한껏 가지고
    들어왔으니깐요. 아내와 함께 2박 3일을 계획했던 낚시여행, 서울에서 부푼 마음을 이끌고 목포로 오고 또 거기서 훼리를 타고 2시간 30분
    정도를 가야만 닿는 먼 섬 추자도. 
    우린 2박 3일동안 원없이 낚시를 하자면서 일상에서의 탈출을 꽤했답니다. 이렇게 짐도 한가득 가지고 또 밑밥도 미리미리 챙겨서 가지고
    들어갔습니다. (추자도 가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거기서 파는 밑밥은 육지에 비해 가격이 좀 쎄잖아요. ^^;)


    상추자항에 도착


    추자도에 도착하자 예약했던 민박집에서 픽업이 오고, 상추자에서 하추자로 이동을 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방을 배정받고 나면 낚시보다는 우선 먼길에서 온 여독부터 푸는데 벌써 낚시 생각에 방안에 가만이 있을 수가 없더라구요.
    이번 출조의 목표는 아내와 함께 전유동 낚시를 연습할 겸, 돌돔 뺀찌들과 긴꼬리 벵에돔을 노려볼 생각으로 왔었답니다.
    마침 방 이름도 돌돔이군요. ^^
    농어방, 참돔방등 방 이름도 참 정겹습니다. 왠지 돌돔방에 묵는다고 하니 내일 낚시에서 돌돔을 확실히 잡을것만 같은 기운이 느껴집니다.



    민박집에서 첫 저녁식사를 합니다.
    마침 갯바위에서 낚시를 하다 들어온 몇몇 분들이 잡은 부시리로 횟감을 장만했고, 이날 추자도산 굴비로 찌개를 하며
    잡은 볼락은 구이를 해서 반찬으로 나오는등 화려한 음식은 없지만 소박하면서 모든 반찬이 자연산으로 차려졌습니다.
    그리곤 다른 분들은 방에 들어가 쉬고 있는 동안 우린 아직 아무것도 하지 않았기에 몸이 근질근질 했습니다.
    바로 조금만 걸어나가면 유명한 신양리 방파제인데..


    신양리 방파제에서 잡힌 전갱이

    첫날은 이렇게 근처 방파제로 나가서 워밍업을 해봅니다. 그냥 한 두시간 정도 바람도 쐘겸 캐스팅 연습도 할 겸.
    그리고 혹시 모를 전갱이나 고등어등을 잡기 위해서 말입니다.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추자도는 전갱이 씨알도 매우 GOOD! 이였어요.
    오래간만에 느껴보는 손맛...  힘도 상당합니다. 30cm가 넘는 전갱이들은 아내의 팔을 끄집어 당길 기세로 왁~~ 하고 도망가는데 그것을
    당길때의 손맛이 상당하더라구요. 추자도 전갱이는 세찬 물살을 타고 다녀 그런지 크기도 좋고 기운도 아주 펄펄 납니다.
    바삭하게 구워 먹으면 정말 일품인 녀석들..



    그리고 다음날..
    본격적인 낚시가 시작되는 새벽이 오고 우린 졸린 눈을 비비며 일어납니다.
    아에 민박집 방에서 알람벨이 울리더군요. 어차피 여기 온 손님들 모두 지금을 위해서 온 꾼들이니깐요.
    오늘 대상어가 볼락이 될지 돌돔이 될지는 모르지만 우린 전유동으로 전층을 훓는 소위 묻지마 낚시를 할 생각이였고 이렇게
    이른 새벽부터 일어나 아내는 삽질(?)을 하며 밑밥 준비가 한창이였습니다.


    추자도의 명 포인트 중 하나인 사자섬

    배를 타고나서의 화두는 과연 오늘 추자도의 첫번째 낚시 포인트가 어디로 정해질까? 였어요. 추자도 포인트가 워낙에 많고 방대하다보니
    이왕이면 제가 들어본 포인트에 들어가길 내심 기대했답니다. 그렇게 선장님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사자섬으로 간다고 말을 들었을 때
    이게 꿈인가 싶더라구요. 늘 FTV를 통해서만 봐왔던 추자도의 명 포인트 '사자섬'을 이렇게 직접 가게 되다니.. 오늘 왠지 예감이 좋습니다. ^^


    추자도 사자섬

    이것이 사자섬의 위용이랄까.. 깍아져 내린듯한 가파른 절벽과 깊어 보이는 바닷물은 언제라도 대물들이 물고 늘어질것만 같은
    위풍당당함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낚시대를 담그기만 하면 물고 올라올거 같은 분위기가 느껴지는듯 한 풍경.


    추자도의 일출

    포인트에 내려 와이프에겐 볼락채비를 만들어 주자 저 멀리 수평선에선 해가 떠오르고 있습니다.
    추자에서 맞이하는 일출에 잠시 넋놓고 바라보다가
    "아차 내가 이럴때가 아니지"라며 마음은 콩딱콩딱~!  지금 한창 입질이 이어질 시기라 채비를 만드는 손은 점점 빨라지며 마음은
    바빠집니다. 오늘은 처음부터 볼락을 노릴려고 만든 채비는 아니구요. 와이프와 저나 제로찌를 달아 전유동 낚시를 연습 할 생각입니다.
    채비를 완성시킨 후 아내에게 낚시대를 쥐어줍니다. 그리고 아내는 힘찬 캐스팅을 날리고..
    그 사이 저는 제가 사용할 채비를 준비하려는 찰나!



    "오빠야 입질이다!"
    "에~ 벌써?"
    "와~뭔지 몰라도 상당히 앙탈을 부린다"

    저는 채비를 준비하다 말고 카메라부터 꺼내들며 촛점을 잡습니다. 잠시후 수면위에 모습을 드러 낼 고기가 무엇인지 이목이 집중되는 가운데



    "잘생긴 볼락이다"

    이것이 볼락과의 첫 인연이였습니다. ^^*
    이때까지만 해도 낚시를 했던 경험이라곤 서울에서 멀지 않은 서해안의 방파제가 전부였다가 이렇게 원도권에서 말로만 듣던 볼락을
    낚게 되었어요. ^^  볼락이 서해에선 볼 수 없는 고기라서 늘 잡아왔던 우레기(아가야 우럭)와는 차원이 다른 상큼함으로 다가왔습니다.
    처음 낚은 볼락이 신기하기도 했지만 사실 우리부부의 주요 관심사는 돌돔을 잡는 것이였답니다. 중치급이나마 찌낚시로 마릿수를 거두기
    위해 온 것인데 넣으면 계속 나오는 볼락이 뭇내 못마땅하기도 했었어요. 워낙 잘 나오기도 하고..
    수면에서부터 물고 늘어지는 볼락은 채비를 조금 무겁게 하여 바닥까지 가라앉혀도 온 사방이 볼락 천지였던 것입니다.
    아마도 선장님이 부부낚시라는 점을 감안하여 애써 볼락 포인트에다 내려준거 같았어요. 그렇게 우리부부는 서너시간 동안 정신없이 볼락을
    건져 올렸습니다. "여긴 무슨 볼락 양식장인가" 싶을 정도로 별다른 테크닉도 없이 넣기가 무섭게 미끼를 물고 늘어지는 볼락들..
    결국 이 날은 서너 시간만에 볼락만 약 50마리 정도 잡았던거 같아요. 이렇게 잡아 본적이 없던 우리 부부는 그야 말로 대박이였던 것입니다.



    그렇게 정신없는 낚시를 하고 숙소오면 이렇게 난장판이 되버립니다.
    바다의 습기를 머금은 축축한 옷가지들을 말려야 하고, 비릿비릿한 냄새에 방안이 쾌쾌해집니다. ^^;




    출조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거기서 잡은거 몇 마리 꺼내 묵었는데도 아직 땡땡 얼어서 자기들끼리 엉겨붙어 있습니다.
    시간이 조금 지나자 살짝 녹기 시작하더니 전부 떼어낸 후 비닐팩으로 포장, 냉동실에 넣어놓구요.
    매일 세마리씩 꺼내서 구워먹고 조려먹고 했는데도 보름이 지나야 바닥나더라구요.
    볼락이 질릴만도 한데 먹으면 먹을수록 자꾸만 넓어지는 냉동실을 보니 이젠 아쉬워지기 시작해요.

    "이렇게 맛있는 고긴줄 알았다면 그 날 좀 더 열심히 잡았을텐데"
    "그래 맞아.. 계속 볼락만 나오니깐 볼락 귀한줄 모르고 다른거 잡으려고 헛된 시간을 낭비했잖아"
    "그렇게 하고도 50마리는 너끈히 잡았으니 아마 작정하고 둘이서 했다면 100마리도 가능하겠어"

    볼락이야 워낙 개체수가 많다보니 보통 서울에서 이 머나먼 추자까지 오게되면 아이스박스 한통은 채울 요량으로 오게 되더라구요.



    그리고 이듬해 5월..
    우리부부는 지난번의 볼락낚시를 잊지못해 또다시 추자도를 찾았습니다.
    처음 볼락낚시를 했던 그 포인트예요. 사자섬의 허리춤 정도 되는 위치랍니다. 이쪽에 홈통이 두어군데가 있는데 모두 볼락포인트로 유명한데요,
    채비는 저부력이라면 뭐든 가능한거 같습니다. 딱히 볼락채비라고 꾸릴 필요 없이 3B 이하 반유동이나 혹은 전유동으로 하면 여지 없이 물어대는데
    이곳 포인트의 특징이라 함은 해가 뜨고 나서도 볼락의 입질이 활발하다는 것.. 제 경험상 두번 모두 새벽부터 오전 10시까지 신나게 볼락낚시를
    했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굳이 야영낚시를 안해도 볼락을 마릿수로 잡을 수 있는 추자도.


    5월 초순 추자도 사자섬의 볼락 조황

    하지만 5월의 추자도는 볼락도 좋으나 사실 꾼들의 관심사는 모두 '참돔낚시'에 쏠려 있을 시기랍니다.
    우리 부부만 제외하곤 모두 참돔을 잡으러 나가신듯 해요.
    결국 이 날의 조과는 서로 희비가 엇갈렸으니 우리부부는 처음부터 볼락 포인트에 내려달라고 했는데 서울에서 여기까지 와서 겨우 볼락잡으러
    왔냐고 했던 분들은 그날 모두 꽝을 쳤고, 결국 고기를 챙겨서 온 사람은 우리 부부였던 기억이 있었습니다.



    이것은 볼락낚시를 하러 간게 아니라 감성돔을 잡으로 청산도에 갔다가 감성돔은 한마리에 그치고 의외로 볼락 성과를 거두었던
    날이기도 했어요. 이제 한가지 바램이 있다면 5짜 감성돔하고도 안바꾼다는 30cm 볼락을 한번 잡아보는 것이랍니다.
    그리고 볼락 통 사시미(통회라고 하니 오히려 어색하네요 ㅠㅠ)를 떠서 우적우적 베어먹는 그 맛을 한번 느껴보고 싶습니다.




    볼락 구이는 말할것도 없고 회는 먹어본 사람만이 아는 맛일거예요. ^^
    봄에 영양분을 그대로 갖고 있고 씹으면 사각거리는 질감에 살짝 해초 같은 맛도 느껴져 씹다 보면 어느새 기분이 좋아집니다.
    볼락 회는 먹으면 먹을 수록 중독이 될꺼 같은 기분이랄까요. ㅎㅎ
    제가 생각하는 볼락낚시의 매력은 이런거 같습니다.

     1)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고, 시간과 물때만 잘 만나면 떼고기 조황을 맞이할 수도 있다.
     2) 가벼운 낚시대(볼락전용 민장대)로 짜릿한 손맛을 느낄 수 있으며 마릿수 재미가 좋다.
     3) 새벽 물때만 잘 공략한다면 누구나 손쉽게 볼락낚시를 즐길 수가 있다.
     4) 이때는(원도권) 볼락 집어등이나 사백어와 같은 전용 미끼 없이 전유동과 크릴새우만으로도 충분히 마릿수 보장이 된다.
     5) 볼락낚시는 낚시를 마치고 먹는 볼락 회와 구이가 정말 백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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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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