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회무침 양념비법, 생멸치회


그러고보니 회 요리의 '기본'인 회무침 포스팅을 한번도 안한거 같아요.
그래서 오늘은 기장에서 공수받은 싱싱한 횟감 멸치를 이용해 회무침을 만들어 봤습니다.
생선회 잘
못드시는 분들에게 적극 추천할만한 회무침 양념비법이예요. 생선 특유의 잡내를 최대한 없애 주면서
새콤달콤해 입맛 당기게 합니다. 그것도 생선회를 드시는데 있어선 전어와 더불어 비교적 고난이도에
속하는 멸치회로 말입니다.  아내 입맛 사로잡은 생멸치회무침!! 시작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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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내 입맛 사로잡은 남편의 회무침 양념비법
남편의 회무침 양념비법, 생멸치회


제 고향은 서울이지만 부모님과 친척들은 부산이 고향이예요. 그래서 그런지 제가 어렸을 때부터 여러 수산물과 젓갈, 생선회를
자주 접해왔어요. 반면 제 아내는 육지사람이다 보니 입맛도 육고기파예요.
그러니 초밥도 별로 안좋아하고 생선회도 흰살생선만 먹지 등푸른 생선들(전어, 고등어, 멸치, 과메기)은 입에 안댑니다.
그나마 많이 나아진거죠. 연애할땐 회도 안먹었던 그녀였는데 저 따라 낚시 다니면서 그나마 흰살생선회는 이제야 맛을 좀 압니다.


기장에서 공수받은 봄 햇멸치
그러다가 얼마전에(실은 두달 정도 됐어요.ㅡ.ㅡ;) 빈티할매님으로부터 소포가 왔습니다.
빈티할매님은 부산 기장 대변항에서 수산업을 하시는 분이예요. 운영하는 블로그도 없으신데 이렇게 매번 싱싱한 제철 수산물을
아낌없이 주셔서 늘 받을때마다 감동입니다. 그리고 늘 신세만 지네요. ㅠㅠ
작년에 사리가자미부터 시작해, 생물아귀, 멸치, 포항가자미까지 먹어보면 알지요. 시장에서 사는 것과는 물건부터가 틀리다는것을..

이번에 주신 햇멸치는 수시간 전엔 살아서 물속을 헤엄쳤던 얘덜이라는.. ^^
그걸 잡아서 횟감에 맞게끔 손질하고선 부산에서 서울까지 하루도 채 안걸려 배달이 왔더라구요. 특송인가요?
캬~~ 세상 참 좋아졌습니다. 그죠? ㅎㅎ


횟감용 생멸치는 그 자체로도 선도가 우수하지만 수시간이 지났을 경우 이렇게 막걸리에 재어두면 잡내를 없앨 수 있다.

부산 멸치 축제가 한창일때 현지에 가서 먹을 수 있는 이것을 서울의 안방에서 받아보다니 참 좋아졌습니다.
이것을 어떻게 해먹어야 맛있게 묵었다고 소문이 날까 고민하던중..
우리 부부가 먹기엔 생멸치 두팩은 다소 많은 양이였어요. 그래서 회무침을 만들기에 앞서 일단은 재료 고유의 맛부터 보는게
이게이게 또 싱싱한 식재료에 대한 예의가 아니겠어요. ㅎㅎ
더도말고 딱 한주먹꺼리만 꺼내다가 막걸리에 행궈줍니다. 약 5분 정도 막걸리에 담궈주시구요.


5분이면 완성되는 초간단 생멸치회

5분이 지나면 손으로 건져서 물기를 꽉 짜줍니다. 이때 물로 다시 행궈선 안되며 손으로 너무 꽉 쥐어서 으깨져서도 안됩니다.
그리곤 이렇게 다소곳이 올려서 초고추장에 찍어먹음 생멸치회 고유의 맛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


요렇게 다시마에 싸서 먹어봅니다. 우물~우물~
순간 제 귓가엔 어느 클래시컬한 음악이 들려오는데
샤~~~~~~~~아~~~~~~아~아~아~아~♪ 아아아아~ 이 노래 말로 표현을 못하겠네요. (아실분들은 아실듯 ㅋㅋ)
서울의 어느 가정집 안방에서 느끼는 바다의 향기~^^*  이거 대낮부터 술 한잔 땡기기 시작합니다.

"주모~ 어여 막걸리 한잔 대령하시오~!!"


엇..그런데 아내의 표정이 그닥 좋지가 않습니다. ㅡㅡ;;
아내는 두어점 먹더니 젓가락을 내려놓더군요. 아니 왜?~~ Why?

"좀 비려~"

이 한마디가 끝이였습니다. 아니 난 하나도 안비린데 왜 비리데?
하지만 이것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더라구요. 평소 회를 좋아하지 않는 분들에겐 아무리 생멸치가 싱싱해도 그닥 매력적이지 않나 봅니다.
"싱싱한 멸치회라도 드시는 분들만 드신다는 것.." 
멸치회가 생소한데 첨부터 맛있게 먹길 바라는건 다소 무리겠지요. 하긴 아내는 우럭회를 좋아할 뿐이고 제가 낚시가서 잡아오는 돔류만 먹다보니
입이 고급이 되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전어회나 고등어회처럼 등푸른 생선류는 입에 못댑니다. 일전에 겨울 방어회도 맛보여주니 한점 먹고나서
젓가락 놓더라구요. 심지어 고급 참치집에서 주는 그 귀한 대뱃살(오도로) 한점당 만원이 넘는걸 먹어도 "어욱 느끼해" 라고 할 정도니..

제가 오죽 답답했으면.. "느끼한것과 고소한건 좀 구별해라" 라고 해도 "나에겐 다 느끼해" 랍니다.
아니 그럼 혹시 이 오빠만큼 느끼해? 라고 했더니 그건 또 아니라네요. 악~! 돌 날라오려나 ㅋㅋㅋㅋㅋㅋ
아무래도 회 못드시는 분들에게 등푸른 생선회는 부담스럽지요. 그래서 이걸 어떻게 하면 먹일 수 있을까 고민 좀 하다가 결국은
비장의 회무침을 하기로 결심! ㅎㅎ


볼에다 2인분 분량의 생멸치를 넣고 막걸리(이것도 생막걸리)를 때려붓습니다.


그 사이 회무침에 들어갈 야채를 손질해주세요.
오늘은 2인분 기준으로 합니다. 상추, 깻잎, 양파, 양배추, 그리고 청양고추 반개에서 매운거 좋아하시면 한개 다 쫑쫑 썰어두세요.
기호에 따라 미나리를 넣어주셔도 됩니다. 상추와 적상추는 저희집 베란다 텃밭에서 키운 것들이예요. ^^
그리고 깻잎은 좋아하시는 분들은 많이 넣어주세요. 깻잎향이 입맛을 돋궈주니 회무침엔 궁합이 아주 좋습니다.
참..양파 슬라이스는 찬물에 잠시 담가주시는것도 잊지마세요. 안그럼 좀 매워요.


5분간 담궈둔 횟감을 꺼내 물기를 꽉 짜주신 후 준비한 재료들을 볼에 담습니다.


오늘의 하이라이트인 회무침 양념비법입니다. 현직 낚시꾼(?)이 만든 양념장이니 믿고 따라해보셔도 되요. ^^
뭐 회무침 스타일마다 양념장이 조금식 차이가 나더라구요. 어떤건 된장도 살짝 넣기도 하구요. 고추장과 고춧가루 비율이 제각각이기도 하구요.
여기선 고추장 3T, 고춧가루 1T, 매실청 1T, 설탕 1T(올리고당도 좋긴 한데 사실 설탕이 더 맛나는거 같아요.)
사과식초 3T(2배 식초는 별로예요), 다진마늘 1/2T, 참기름 1/2T 이렇게 사용하였습니다.
여기에 식초와 설탕을 가감하여 기호에 맞게 새콤달콤함을 조절하시면 되구요.


볼에다 전부 올렸어요.


회무침 팍팍 무쳤냐..ㅎㅎ
야채 숨 죽지 않도록 설겅설겅 무쳐주세요.


접시에 담고선 깨소금 솔솔 뿌려 완성 ^^


어때요.. 좀 근사하지 않나요? ^^


제가 만들었지만 진짜 맛깔납니다. (아무래도 횟집 차려야 할까봐요. 하하하)
근데 중요한건 맛인데..


젓가락 내려놓은 아내에게 이 한 접시 받쳐 드리오리다. ㅎㅎ
근데 왠지 좀 불안불안...아무리 양념으로 숨겼다 한들 등푸른 생선회를 입에 못대는 사람이 과연 먹을 수 있을런지..
제가 먼저 먹어봅니다. 근데 이건 완전 대박이예요. 넘넘 맛있어 ㅎㅎㅎ
하지만 아내의 반응은?

"오~ 새콤달콤하니 괜찮네?"

한젓가락.. 두젓가락.. 세젓가락.. 계속 먹기 시작하는 그녀..
저 완전 깜놀했어요. ㅎㅎ

"니가 먹는거 그거 멸치다. 근데 괜찮아?"
"끄떡끄떡"

오오~ 저 접시에서 1/3은 먹어치웠어요. 이정도면 대성공 아닌가요? ㅎㅎ
아내가 맛있게 먹어주니 여기서 자그마한 행복을 느낍니다. 음식을 만들어 사랑하는 사람에게 먹여 만족시키는 기분이 이런건가요?
여성동지들은 늘 그렇게 느끼며 살아가고 계신건가요? 이런 기분 괜찮은데요. ^^

"그건 그렇고 담주에 낚시나 가자!"

잘 먹던 아내.. 젓가락 놔버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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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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