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시절 낚시광 남편 믿고 휴가라고 따라가보니



     ※ 알리는 말씀

     이 글은 어제 발행하였는데 저의 실수로 그만 삭제하였습니다. ㅠㅠ
     모바일로 접속하여 답글을 단다는게 그만 터치로 잘못 건드렸는데요. 
     다행히 한RSS에는 기록이 남아 있어 포스팅을 다시 작성 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VIEW로 발행한건
     지울 수 밖에 없어 다시 
    재발행하게 되었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오늘은 댓글창을 닫아놓겠습니다. 어제 댓글 달아주셨던 분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구요. 
     비록 어제 달아주셨던 댓글들은 모두 날라갔지만 다행히 제 모니터에는 삭제되기 직전의 페이지가
     띄워져 있어 소중한 댓글들을
    캡쳐하여 본문 하단에 첨부할 수 있었습니다. 
     모두에게 죄송하며 또 감사드립니다!

    지금으로부터 3년전, 결혼한지 1년차였던 신혼 때 입니다. 
    당시엔 블로그를 제대로 하지 않았던 시절이라 사진들도 지금과는 판이하게 다른 느낌이였지만 오래간만에
    꺼내보니 감회가 새롭더라구요. 특히 신혼 때 한창 낚시에 재미들렸던 저를 믿고 따라줬던 제 아내가 있었기
    에 지금까지 낚시를 즐기고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근데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혔을까요? 아닐까요? ㅎㅎ
    오늘은 갯바위 낚시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었던 곳. 거제도로 출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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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다낚시 에세이 #13
    신혼시절 낚시광 남편 믿고 휴가라고 따라가보니


    바다낚시란 취미..
    어디서 어떻게 즐기느냐에 따라 경비와 시간소모가 판이하게 달라지는 취미..
    수도권에 살면서 바다낚시를 즐긴다는건 별로 권하고 싶지 않은 그런 취미일지도 모릅니다. 지금은 교통편이 많이 좋아졌고
    비록 멀고 먼 남해권이라도 출조점에서 팩키지화가 되다보니 예전보단 편리하게 다닐 수 있게 되었지만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뜻이 맞는 꾼들끼리 교대운전해 가며 남해까지 차를 몰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저 같은 경우 제 주변에 딱히 낚시를 즐기는 선배나 친구가 없었기 때문에 혼자 아니면 아내와 함께 다녔는데요. 아시다시피
    서울에서 바다낚시를 즐기기 위해 갈 수 있는 곳은 무척 한정되어 있습니다. 가장 만만한게 경기도 그리고 조금 더 멀리가면
    충청남도의 방파제 정도.. 거기서 낚시하는게 전부였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했을 때 낚을 수 있는 어종이란 대부분 손바닥
    사이즈의 우럭과 노래미, 망둥어..직장인이 시간과 경비를 투자해서 할 수 있는 낚시라곤 이 정도 였으니깐요.
    그 이상 내려간다는건 직장인으로서 감히 엄두가 안났으니깐요.


    수년전 서천군 홍원항 방파제에서
    오늘은 오랫동안 하드디스크에서 잠자고 있던 사진들을 몇 장 꺼내봅니다.
    처음 낚시를 시작했을때 주 무대는 경기도 안산시에 소재한 시화방조제와 방아머리 선착장.
    그땐 손바닥만한 우럭만 잡아도 환호성을 질렸지요.^^  근데 뭐든 즐기다보니 사람 맘이란게 참 간사해지는거 같습니다.
    낚시를 계속 즐기다 보면 처음 손맛을 보던 작은 행복에 만족하지 않고 좀 더 큰 씨알, 좀 더 고급 어종을 원하게 됩니다.
    결국 처음 낚시를 배웠던 곳에서는 한계를 느끼고 조금씩 남쪽으로 포인트를 이동해가며 낚시를 즐기게 됩니다.
     

    경기도 화성시의 궁평항과 평택항을 거쳐 충남 태안반도에 이르기까지..
    원투나 루어낚시로만 제대로 했어도 충분히 만족스런 고기를 낚을 수 있는 곳인데도 구태여 찌낚시를 하겠다면서
    조금이라도 망둥어와 작은 우럭에서 벗어나려고 했던거 같습니다.


    이때는 또 이런 팔뚝만한 숭어 한마리에 기분 좋았던 시절이였습니다.
    지금은 잡어취급 하면서 툴툴거리지만요. ^^;


    거제도 외도
    이야기는 3년전으로 거슬러 올라 결혼식을 마친 그 해 가을..
    둘다 맞벌이 직장인이였던 저희는 어렵사리 여름휴가를 맞췄습니다. 말은 여름휴가지만 9월에 떠나는 가을여행이지요.
    저는 늘 여름휴가를 9월에 썼습니다. 그 이유는 낚시하시는 분들 잘 아시지요? ^^
    여름은 너무 더워 낚시가 힘들었기에 조금이라도 선선한 가을이 좋고 또 가을이야 말로 뭐든 잘 잡히는 계절이잖아요.
    특히 저 같은 초보들에겐 ^^*




    그렇게 떠난 거제도 2박 3일은 외도여행으로 출발하였습니다.
    꽃과 식물을 좋아하는 아내가 언젠간 가보고 싶다던 거제도 외도.
    휴가지를 거제도로 잡을때 아내는 이미 제 꿍꿍이 속을 훤히 뚫어다 봤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일부러 바다 없는 곳으로
    가자고 으름장을 놓더군요. 저는 난색을 표명.. ㅎㅎ  그럼 이렇게 하자~ 거제도가서 하루는 실컷 관광하고 남은 하루는
    낚시를 하는거야라고. 그렇게 꼬셔서 간 거제도 여행은 사실은 하루 관광, 하루 낚시가 아닌..
    반나절 관광.. 나머진 죄다 낚시로 도배가 되버린 "출조"가 되버렸습니다. ㅋㅋㅋㅋ


    이때는 블로그란걸 막 하던 시절이 아니라서 여행가면 죄다 인물이 들어갔지요. ^^;
    얼굴은 왜 가리냐 묻지 마세요. 얼굴은 최대한 가려줘야 신비감을 유지할 수 있으니깐요.....라고 말했다간 돌 날라오겠죠? ㅎㅎ
    보이더라도 제가 마음이 편할 때 보이는게 좋겠죠. ^^




    그렇게 시작된 여행, 아니 출조길에 "잠시 들린 외도" ㅋㅋㅋ
    이 외도를 미끼삼아 아내와 함께 거제도로 온 것은 그야말로 눈물겨운 수도권 낚시 탈출을 위해서입니다.
    낚시를 시작한지 몇 년간은 주구장창 경기도, 충청남도권만 다니면서 늘 남해에서 낚시하시는 분들을 동경하고 부러워했으니깐요.
    아가야 우럭에서 그만 벗어나고 싶었고, 낚시방송에서 늘 보게되는 감성돔, 벵에돔 같은 이런 어종들을 잡아보고 싶은 맘에
    이렇게 멀고도 먼 거제도로 오게 된 것입니다.


    오전에 외도 관광을 마친 후 우린 곧바로 낚시를 시작했습니다.
    어쩌면 아내도 저의 꿍꿍이 속을 미리 간파했을런지도 모릅니다. 그냥 제가 하고 싶었던 남해에서의 낚시를 이해해줬던거 같습니다.
    "그래 이번 휴가가 아니면 또 언제 여기까지와서 할 수 있으랴" 라며 조용히 눈감아주는 듯한..



    그렇게 찾아간 곳은 거제에서 유명한 팔랑포 방파제입니다.
    이곳이 저희부부의 남해안 낚시출조 1호 포인트가 되었습니다. 매우 긴장되면서 설레이는 순간이였어요. ^^
    과연 낚시방송에서처럼 우리부부도 벵에돔 같은 고급어종을 낚을 수 있을지..
    생애 처음 남해안에서 해보는 낚시에서 뭐가 올라올 것인지 너무 궁금하였고 그 기대감은 하늘을 찌를듯 높아져만 갑니다.
    그리고 저의 역사적인 순간이 일어났습니다.
    남해안 첫 입질의 주인공은 누굴까?


    악~!! 아주 앙증맞은 복어가 뽁뽁~ 소리를 내면서 올라오는데 이것이 저에겐 남해안 1호 고기가 되버렸습니다. 으흑흑 ㅋㅋ
    그 뒤로 잡히는건 전갱이들..  전갱이를 낚는다는 것도 기분 좋은 일이였습니다. 이곳 사람들에겐 흔한 고기일지 몰라도
    경기도, 충청남도의 바다에선 구경할 수 없는 어종이니깐 저에겐 신선했습니다. ^^
    제가 전갱이와 씨름하는 동안 아내가 잡은 남해안 1호는?


    놀랍게도 벵에돔을 연거푸 잡더니 이것이 아내에겐 남해안에서 낚은 고기 1~2호가 되었습니다.
    고기들이 사람 차별하나요. ㅎㅎ
    어째서 벵에돔은 아내한테만 물리고 저는 전갱이만..  낚시의 오묘함은 이래서 재밌습니다. ^^


    갑자기 비가 내려 두어시간 하고 철수했지만 처음 찾은 곳에서 이렇게 잡을 수 있었던건 역시 '남해'이기 때문이 아닌가 싶어요.
    두 세시간만에 이렇게 잡는다는건 그 당시 서해 방파제에선 상상하기 힘든 조과이니깐요.
    이래서 바다낚시는 멀어도 '남해'인건지.. 앞으로 낚시를 계속해야 하나 머리가 복잡해지기 시작합니다.


    어쨌든 그런 생각은 잠시 미루고 잡은 벵에돔으로 회를 떠봅니다.
    회치는 실력이 너무나 어설펐지만 아내가 잡은 벵에돔을 맛보는 순간~ 아 이런게 회맛이였나 ㅠㅠ
    뭔가 깨끗하고 깔끔하면서 쫄깃했던 벵에돔 회..  낚시꾼들이 왜 벵에돔회가 최고라고 하는지 알게되는 순간이였습니다.


    거제도 장승포
    다음날 새벽.. 작정하고 새벽부터 일어난 우리부부는 처음으로 남해권 갯바위 낚시를 시도해봤습니다.
    서해에서도 갯바위 낚시를 안해본건 아닌데 이렇게 낚시배를 타고 갯바위로 들어가는건 처음있는 일이였습니다.
    이렇게 거제도에의 낚시는 거의 모든게 첫 경험이였으니깐요. 그 설레임이 얼마나 컷을까..
    이 날을 위해 거금을 들여 구명조끼와 갯바위 신발까지 장만했습니다. 물론 아내몫까지 함께 말입니다.


    서해에서 손가락만한 고등어만 잡아봤지 이렇게 큰 고등어를 낚아본건 처음있는 일입니다.
    그리고 한번은 매우 강력한 입질을 받았는데 생전 처음 느껴보는 엄청난 힘에 낚시대 한번 세워보지도 못하고 터트렸던 기억이 있습니다.
    얼굴이라도 봤음 좋았을텐데 그 충격이 일주일 가더군요. ㅠㅠ
    제가 고등어나 전갱이를 잡을 때 아내는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이번엔 감성돔을...아니 왜 자꾸 사람 차별하냐구요. ㅎㅎ
    돔은 여자를 더 좋아하나요? ^^

    이때까지만 해도 아내는 낚시에 관심이 있기보단 그저 저 따라다니면서 여행하는걸 즐겼습니다.
    방파제서 돗자리를 깔아놓고 준비한 먹을거리에 맥주한잔 기울이면서 바닷바람 쐬는 그런 재미로 다녔었지 낚시가 좋아서 다닌건
    아니였거든요. 그런데 이 날 아내가 감성돔과 독가시치까지 잡아보더니 '손맛'이 뭔지 알았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서해에서 저 따라 다니면서 잡았던 아가야 우럭과는 "힘의 차원"이 다른.. (아가야를 잡으면 불쌍하니 기분도 찜찌름했는데)
    팔을 타고 들어오는 짜릿한 손맛은 거의 '전율'에 가까웠다고 합니다. 그렇게 손맛을 본 후 고기를 띄워 올리니 낚시티비에서나 봐왔던
    감성돔과 벵에돔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는 순간 지금까지 잡아오던 망둥어나 아기우럭과 차원이 다른 자태에 매료되었고 이것은 또 하나의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아내는 그동안 티비에서 나오는 감성돔을 "바다의 붕어같다"며 왜 저런걸 잡는지 이해를 못했었거든요.
    그런데 직접 잡아보니 은빛 광채에 날카로운 지느러미를 치켜들면서 올라오는 모습이 생각외로 '멋졌다' 였습니다. 왜 꾼들이 돔! 돔! 하는지
    조금은 알았다고나 할까요.

    그 이후 저희부부의 인생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하였습니다. 이 날 이후 아내는 저에게 의미있는 제시를 해줬습니다.
    "앞으로 (서해)방파제로 낚시가는 횟수를 줄이고 그 비용을 두 세번을 아꼈다가 남해로 출조가는게 더 낫지 않겠냐고"

    물론 서해도 좋은 포인트가 많지만 그 당시 제 실력으론 맨날 아기우럭만 잡으니 차라리 그럴바엔 비용을 아꼈다가 이렇게 남해로 와서
    한번을 하더라도 재밌는 낚시를 하자라는게 아내의 취지였습니다.
    그 뒤로 우리부부는 추자도를 비롯하여 좌사리도, 평도, 여서도등 먼 섬 가까운 섬 가리지 않고 갯바위 낚시를 함께 즐기게 되었습니다.
    담주는 기대하던 울릉도 출조가 기다리고 있구요. 그 시초가 이 날 거제도에서의 낚시가 아닌가 싶어요. ^^
    오늘날의 '입질의 추억'이 있기까진 아내의 입질의 추억도 크게 한몫했던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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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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