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준 선물폭탄에 기쁨도 잠시, 망신당한 사연


    열흘동안 캐나다 여행을 하면서 행복한 순간도 많았지만 아찔한 기억도 있었습니다. 진짜 아찔한 사고를 당한적도 있었는데 그건 다음기회에 써보겠구요.(갠적으로 포스팅 소재로 삼고 싶지 않았는데..) 오늘은 캐나다 현지인에게서 받은 선물폭탄과 얽인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약간의 창피함을 무릅쓰고 써봐요. ㅡ.ㅡ^  다신 이런 일이 없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글을 보는 여러분들도 해외여행가셨을 때 늘 잊지 않으셨음 하는 바램으로 적어봅니다.


    우리부부는 캐나다 알버타의 주도인 에드먼튼 근교에서 낚시투어를 했습니다. 이 지역에선 유명한 베테랑 낚시인 "Keith Rae"씨와 함께 노스 사스케처원강에서 보트낚시를 했는데요. 옐로아이와 월아이피쉬를 낚으면서 4시간 동안 찡하게 손맛을 즐겼습니다.

     

    참고로 Keith Rae씨가 운영하고 있는 "Get Hooked Fishing Adventures"는 1991년 부터 시작했는데 지금까지 한국인과 함께 투어를 해본 것은 우리부부가 처음이라고 합니다. 앞서 일본인과 중국인이 다녀간 적은 있었다고 해요. 뭐든 처음이란게 참 특별한 것 같습니다. ^^


    캐나다 여행 중 가장 기대했던 낚시투어! 비록 초대형급 대물을 낚진 못했지만 기대를 저버리지 않을 만큼 손맛은 즐기고 왔습니다. 그렇게 낚시투어는 마무리를 짓고 처음 차를 댔던 자리로 돌아왔어요. 사진은 가이드께서 차량에다 보트를 연결시키는 중입니다.




    보트를 차량에 결속한 후 가이드 Keith Rae씨와 함께 기념촬영을 합니다. 카메라는 차량에 올려놓고 타이머로 찍었는데 생각보다 잘 나온거 같아요. ^^; 그러데 가이드께서 "잠시만 기다리라"고 하시더니 차량 트렁크에서 뭔가 꺼내십니다. "스폐셜리 기프트" 라며 우리에게 준 것은 다름아닌..


    캠핑용 가방!!! 우오오오 +_+ 그렇죠~ 캐나다는 캠핑 문화가 워낙 발달해 있어 이런거 하나 쯤은 가지고 다녀야죠! 앞으로 캐나다를 방문하거나 다른 나라를 가더라도 유용하게 쓰라고 하십니다. 아..이렇게 물심양면 손맛보게 해줘서 좋았는데 선물이라뇨~! 라며 감탄하고 있는데 "가방을 열어보라" 고 합니다.


    우오오오~ 이것들은 다 뭐란 말인가!! 딱 보니깐 캠핑에 필요한 도마, 칼, 스테이크 써는 나이프와 포크, 접시, 그리고 와인따개와 와인잔까지 캠핑에 유용한 물건들이
    많이 들어 있었어요. 물론 한국에서 캠핑할땐 나이프와 포크보단 가위와 집개, 젓가락이 필요하겠지만 ^^ 이것들도 매우 실용적이고 좋은 선물을 주셔서 너무 감사했어요. 뿐만이 아닙니다.


    가방 안에는 알버타를 여행하면서 필요할 만한 책자와 브로슈어, 여행지도등 다른 곳에선 구하기 힘든 이 지역만의 정보들이 잔뜩 들어있었습니다. 단순한 가방인줄 알았는데 정말 속이 꽉찬 선물을 받은 기분이랄까요. 이제 강을 떠나 맨 처음 우리가 만났던 약속장소로 이동합니다.


    스토니 플레인, 캐나다 알버타

     

    이곳은 에드먼튼 근교에 있는 스토니 플레인이라는 작은 마을. 전방에 비치코너 스토어는 한국인 사장님께서 운영하시는 가게입니다. 저곳에서 피싱 라이센스를 구입해서 낚시를 즐길 수 있구요. 여기서 우린 가이드와 인사를 나누고 헤어지게 됩니다. 그런데 가이드께서 잠시만 기다리라고 하더니 또 선물이라면서 이번엔..



    낚시 모자를 주셨어요. "Get Hooked Fishing Adventures"로고와 물고기 그림이 박힌 클래시컬한 모자였는데 너무 맘에 드는거 있죠. 아까도 말했듯 한국인 손님은 처음이라 하셨으니 이 모자를 가진 사람도 한국인 중엔 제가 유일하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음하하하 아무튼 낚시모자 너무 고맙습니다. 이 모자 대대손손 물려줄께요. 제 아들이 나중에 커서 낚시를 하게 되면요. ㅠㅠ

     

    근데 가이드께선 아직 선물이 끝이 아니라고 하시네요. 헉;; 또 뭘 주시려고?


    이..이거슨??  캐나다, 알버타 그리고 낚시를 상징하는 뱃지를 주셨어요. 요것도 장식품으로 놓기엔 아주 멋지다는.. 하이고~ 이제 그만 주세요 ^^; 가이드께서 하나 더 있다면서 또 뭔가를 주섬주섬 꺼내십니다. ㅠㅠ


    짜잔~! 엥? 근데 이건 뭐에 쓰는 물건인가요?


    "여러 낚시대를 저것으로 한데 묶어서 가지고 다닐 수 있어요."
    "아하!"

    특히 루어낚시대는 대를 분리해서 보관하기에 이걸로 묶어서 다니면 편리하다는.. 정말 실용적인 선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렇게 갑작스런 선물폭탄을 받으니 기분이 얼얼하기도 하고 좋기도 하고 한편으론 너무 무리하는건 아닌가 싶기도 하고~ 아무튼 기쁨도 잠시 우린 서로 포옹을 하고선 작별했습니다. 그리고 이틀 후..


    사진은 한국에서 가져온 낚시대를 화물로 부치는 장면

     

    캐나다에서 열흘간의 여행을 마무리 짓고 한국으로 돌아오기 위해 새벽같이 일어나 공항으로 달렸습니다. 열흘간 여행하면서 지인과 가족에게 줄 선물 사느라 여행 짐이 많이 늘었습니다. 그래서 큰 것들은 화물로 부쳤구요. 부피가 작은 가방은 기내 반입을 하기로 했습니다. 그 중에선 이틀전 캐나다 현지인에게 선물받은 캠핑용 가방도 있었는데..

     

    그런데..검사대를 통과한 물건에 이상이 있는지 삐삐삐~ 소리가 났고 짐 검사를 하던 공항직원이 우리를 불러 세우는 겁니다. 그리곤 가방을 열어보라고 하는데

     

    "헉.. 아뿔싸..;;"

    이틀전 선물받은 캠핑용 가방에 칼이 들었다는걸 깜빡한게 아닙니까. 검사대를 통과하려는 사람들은 우리 때문에 지연되고 있었고 공항직원은 우릴 째려봅니다. ㅡ.ㅡ;; 그러면서 하는 말이 "이게 다 뭐냐" 는 식으로 다그치는데~ 보다시피 캠핑용 가방이고 선물 받은 거라며 칼이 있는 줄은 깜빡했다고 말했습니다.

     

    검사대 직원은 나이프와 와인따개를 꺼내더니 그대로 압수를 ㅠㅠ그리고선 손가락질을 하면서 "앞으로 주의하라"고 말하는데 그 태도가 훈계하는듯 하여 좀 불쾌하더라구요. 물론 가방에 뭐가 들었는지 사전에 주의 깊게 살펴보지 못한건 우리 책임이지만 그래도 좋은 말로 압수하면 되는거 아닌지..

    그나저나 생각해서 챙겨준 선물인데 결국은 나이프와 와인따개를 압수당해 매우 아쉬웠어요. 다른 가방까지 조사하는 과정에서 메이플 시럽이 나왔는데 척 봐도 알만한 메이플 시럽을 가지고 이건 뭐냐고 물어보는 공항 직원. 한번 꼬투리 잡히니 메이플 시럽가지고도 시비를 겁니다.


    "메이플 시럽 첨봐요?"

    라고 말하자 알았다며 그냥 가라고 손짓합니다. 아무튼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서 망신을 당해 좀 민망합니다. ^^;


    여행의 피로가 절정에 오를 때라 주의력도 떨어진 상태입니다. 이럴 때 일수록 공항에서 주의해야 할 점들을 다시한번 체크해야 한다는 걸 절실히 깨달았습니다. 우린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생필품일지 몰라도 기내에선 충분히 흉기가 될 수 있으니깐요. 현지에서 얻었거나 구입한 선물들 중 날카로운 물건이 들었는지, 액체류는 포함되었는지를 꼼꼼히 살펴보고 문제가 되겠다 싶은 물건들은 사전에 걸러내서 화물로 부치는게 가장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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