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습한파 몰아치던 날, 황제도에서 아내의 낚시 활약상


    동장군의 기습 한파로 중부지방 수은주가 연일 마이너스를 찍고 있을 때 저희부부는 전남 완도군에 위치한
    황제도로 낚시를 갔습니다. 황제도는 12월 한달 동안 최고의 피크시즌을 맞이하며 씨알과 마릿수라는 두가
    지의 토끼를 잡기 위해 많은 꾼들을 불러모으고 있는 겨울철 감성돔 낚시의 명당!
    낚시 여건이 가장 어렵다는 동절기지만 감성돔 한마리를 위해 많은 꾼들이 경비와 시간을 들여가며 출조하고
    있습니다. 저는 지난번 황제도에서 꽝을 쳤던 아픈 기억이 있었기에 이번엔 복수전에 성공하리라 다짐하며
    아내를 데리고 새벽일찍 출조를 나갔습니다. 오늘은 황제도에서 아내의 낚시 활약상을 전해드리며 조행기를
    이어나가까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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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습한파 몰아치던 날, 황제도에서 아내의 낚시 활약상



    갑작스런 한파가 휩쓸었던 지난주. 그 기온 만큼이나 힘들고 정신없었던 한주였습니다.
    당일치기로 아내와 함께 황제도 낚시를 다녀온 후 곧바로 이어진 해외 일정까지..(해외는 취재 때문에 저 혼자 다녀왔습니다.)
    이 모든걸 불과 몇 일만에 다 소화하려다 보니 몸에 무리가 생겨서 지금은 다리도 절뚝거리고(발에 물집이 잡혔어요. 군대에서 행군할때도 
    안잡힌 물집인데. 거 참 ㅡ.ㅡ;;) 어제 귀국한 이후 12시간 수면을 취하고 일어났습니다. 
    몇 일간 블로그를 보살피지 못했는데 블로그 이웃님들의 댓글과 구독자님들의 걱정어린 글들을 보며 고마움을 느꼈던 하루였습니다.
    빈집 들려주신 제 이웃님들과 늘 블로그를 방문해주시는 님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


    두겹의 장갑으로 단단히 무장한 아내, 왼손은 바늘을 묶기 위해 면장갑을 뚫어놨다.
    이 날은 제 아내 어복부인을 대동하고 황제도로 복수전을 펼치러 갔습니다.
    사실 여성이 즐기기에 갯바위 낚시란게 쉽진 않을 것입니다. 그것도 겨울철 한파의 기습속에 아내를 데리고 간다는건 조금은 "미친짓'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구요. 주변에서 그럽니다.

    "입질의 추억님, 왠만하면 겨울엔 아내분 데리고 가지 말지.. 이게 왠 고생인가 하겠어요."

    그도 그럴것이..
    부평에서 20명의 꾼들을 태운 출조점 버스는 저녁 8시에 출발해서 목포에 도착하면 새벽 1시 입니다.
    평소같았음 여성 조사분이 한 두명씩은 있을 법도 하지만 역시 겨울이라서 그런지 제 아내가 유일한 홍일점.
    새벽밥을 먹고 다시 국도를 달려 도착한 곳은 전남 장흥군의 노력항. 그곳에서 밑밥을 개서 준비한 후 새벽 4시에 출항.
    1시간 반을 달려 황제도에 도착하니 5시 반. 낚시를 시작하니 6시.
    그리고 한시간 뒤 여명이 밝아오면서 약 2시간 가량은 최고의 피크타임을 맞이하며 언제 대물이 물고 늘어질지도 모를 것을 대비해 초 긴장 상태로
    낚시를 하게 됩니다. 그리고 갯바위에서 점심을 까묵고(도시락이 맛이 없을거 같아 우린 그냥 편의점에서 삼각김밥 몇 개를 준비했습니다만 8시간 동안
    낚시에 집중하느라 그마저도 먹지 못했습니다.) 오후 2시에 철수해서 항에 도착하면 3시반.
    중간에 백반집에 들러 밥을 먹고 다시 부평에 도착하면 밤 11시. 집(구파발)에 오면 12시 자정이 됩니다.
    그리고 낚시대랑 밑밥통 씻고 잡은 고기 손질하고 그 와중에 횟감이 있으면 소주 한잔에 회 한점 먹고 자리에 누우면 새벽 2시. 
    아내 왈..
    "내 어쩌다가.."
    겨울엔 미안해서 담부턴 혼자다녀야 할거 같아요.


    특히나 추위를 싫어하는 아내.
    가거도 아니면 안간다고 선언한 아내를 어떻게든 졸라서 간신히 데리고 오면서..
    "황제도도 좋은 곳이야. 가거도 만큼은 아니지만 지금 시즌엔 5짜도 잡을 수 있어. 5짜가 아니더라도 4짜로 마릿수도 가능한 곳이야"
    "정말이지? 만약 내가 못잡으면 다시는 겨울에 낚시 안간다. 가거도라도 안갈꺼야"
    "그래그래.. 반드시 잡을꺼야 ^^;;"

    그렇게 아내와의 황제도 낚시는 시작되었습니다.
    추위에 약한 아내를 단단히 무장시켜 이른 새벽 갯바위에 내렸는데 어라? 생각보다 안춥네. ^^* (어디까지나 비교적이라는..)
    중부지방은 한파가 시작되고 있는데 역시 남쪽이라서 그런가요.
    추위에 잔뜩 긴장한 아내. 막상 현장에 도착해보니 겁 집어 먹을 만큼의 강추위는 아닌거 같아 내심 맘이 놓입니다.
    이 날 예보된 바다날씨는 풍속 5~8m/s에 파고 0.5~0.5m로 겨울의 해상 날씨치곤 정말 준수한 편.
    거기다 바람을 등질 수 있는 지형에 내려다 준 것도 한몫하였습니다. 아마도 우리부부를 위해 포인트를 신경써준게 아닌가 싶습니다.



    새벽 6시 반. 슬슬 여명이 밝아오고 이제부턴 초 긴장 상태에서 언제든지 대물 한마리를 걸어낼 각오로 임해야 하는 낚시.
    뒷쪽 갯바위가 바람을 막아준다곤 하나 간간히 칼바람이 얼굴을 때리고 지나갑니다.
    두껀 점퍼를 입었지만 얼굴까지 막아주진 않으니 담엔 안면 마스크라도 씌우고 낚시해야 할까요? ^^;



    동이 틀때까지 작은 쏨뱅이 몇 마리 이외엔 딱히 성과가 없었던 아내.
    이때가 7시 반. 감성돔이 출몰하는 시간대이니 미끼를 끼우는 것도 최대한 신중을 기하는 모습입니다.
    오늘은 복수전도 좋지만 추운날 투덜거리며 먼길을 온 아내가 저보다 먼저 당찬 손맛을 봤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그런 생각을 하는 찰나 찌가 자물자물 잠기는데..


    아내의 첫수는 망상어.
    망상어가 나오니 감성돔 낚시에선 일단 나쁘지 않은 징조.



    서둘러 고기를 처리하고 캐스팅하는 아내. 지금은 1분 1초가 아깝습니다.
    저 역시 채비는 흘리는 상태에서 사진을 찍고 있습니다. 아침엔 무거운 DSLR 카메라로 촬영해도 낚시대는 들고 있어야 합니다.
    그리곤 언제 잠겨들지 모를 찌를 보기 위해 수시로 눈알을 움직여야 하는 바쁜 낚시가 이어집니다.


    촬영과 낚시라는 두가지를 동시에 수행해야 하므로 밑밥 투척은 아내가 합니다.
    조류에 대해 서로 상의를 하고 이 정도에다 채비를 투척하고 밑밥은 여기다 치자라고 의견을 모은 후 낚시를 하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서로 의견 충돌이 종종 있습니다. 이 날은 밑밥을 투척하는 지점에 대해 서로 의견이 엇갈렸는데요.
    저는 횡조류를 공략하기 위해 조류 상류쪽에다 투척한 후 채비를 흘리자고 했고 아내는 홈통쪽에다 밑밥을 쌓는게 좋을거 같다고 합니다.
    아내도 나름대로 보고 듣고 경험한게 있다보니 왠만해선 주장을 굽히지 않는..


    어쨌든 결국 아내의 의견을 존중해서 낚시를 진행하는데 무슨 감성돔 만한 망상어가 물고 늘어집니다.
    겨울이라 그런지 씨알이 제법이예요. 원래 망상어는 안먹고 버리는데 겨울 망상어라 일단 챙겨봅니다.


    연이어 입질을 받는 아내. 하지만 이번엔 학공치가 물고 늘어집니다.


    앞쪽에 커다란 수중여가 있어 뒷줄견제를 시도하는 아내.
    그리곤 스믈스믈 잠겨드는 찌.
    "챔질!"


    낚시대가 제법 휘어지면서 손맛을 만끽하는 아내.
    우오오오~~ 드뎌 감성돔을 낚는거야?
    근데 고기의 움직임이 어째 수상합니다. 처음엔 꾹꾹 처박는듯 하더니 갑자기 좌우로 째기 시작하는 ㅡ.ㅡ;;
    아..이거슨.. 왠지 익숙한 움직임인 것입니다.

    "제발 숭어는 아녔음 좋겠다. 농어나 되라!"


    그러나 수면위에 모습을 드러낸 건 숭어.


    평소 같았음 제가 뜰채맨이 되었겠지만 이 날은 아내에게 뜰채질까지 모두 맡겼습니다.
    어차피 아내도 언젠간 대물 감성돔을 잡을 날이 올지도 모르니 그럴때를 대비해 이 참에 뜰채질 연습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거 같습니다.




    낚시대를 다리 사이에다 끼우고 침착하게 마무리하는 아내.


    비록 감성돔은 아니지만 짜릿한 손맛을 보니 아내의 표정도 다소 누그러졌습니다.
    새벽에 찬 바람을 맞으며 시작했던 낚시. 서울에서 밤잠 설쳐가며 먼 길을 와서 이런 생고생을 왜 하는지 이해못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어지간해선 저와 함께 하는 걸 좋아했지만 이렇게 추운날 벌벌 떨면서까지 낚시하는 건 그닥 내키지 않아 합니다.
    집에 있었다면 지금쯤 푹신한 이불속에서 달콤한 잠을 자고 있었을 텐데하는 후회가 밀려온다는 아내. 
    그런 아내도 마음속 깊은 곳엔 양면성이 존재하니 마치 "오늘은 대물을 잡을것만 같아" 라는 생각에 늘 꽝을 쳐도 낚시를 갈 수 밖에 없는 꾼의 마음 처럼
    비록 이른 새벽 칼바람을 맞으며 하는 낚시가 고생스럽지만 짜릿한 손맛을 볼 수 있다면 그나마 여기까지 온 보람은 생기게 되는 것이겠죠. ^^
    또 이렇게 글을 올렸을 때 사람들의 반응을 보는것도 또 하나의 즐거움이 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날은 마지못해 따라온 만큼 저에게 엄포를 놨습니다.

    "만약 오늘 낚시에서 우리 둘다 감성돔을 잡지 못한다면 겨울엔 다시는 낚시 안갈꺼야."

    사실 숭어 한마리 잡으러 여기까지 왔다는게 억울할만도 합니다.
    아내가 한번 엄포를 놓으면 그건 정말 지키거든요. ^^;
    아무튼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고 그 사이 감성돔 입질은 받아야 하고.. 머릿속이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던 중 제 찌가 총알같이 들어갑니다.
    순식간에 찌가 시야에서 사라지고 챔질을 하자마자 뭔가 물고 늘어지는 힘이 느껴지는데..
    힘이 왜 이렇게 들쑥날쑥한지.. 혹시 뿌린 밑밥 냄새를 맡고 숭어가 들어온걸까.
    그러다 갑자기 발 밑에서 꾹꾹 처박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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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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