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충동맛집] 여성들이 열광하는 돈까스 맛집, 돈돈돈까스
여성들이 열광하는 맛집, 거기엔 불친절한 미학이 있다


장충동에서 돈까스하면 정평난 맛집이라는데 필자가 이곳을 안지는 8년이 되었고 간 횟수로는 30회 이상은
된 가게이다. 그런데 좋아서 간게 아니고 근방에 이 집 보다 잘하는 집이 없어 할 수 없이 다녔다. 
돈까스를 잘하면 좋은거지 할 수 없이 가다니. 여기에 대해 불편할 수 밖에 없는 심기가 있다. 
사람들이 열광하는 맛집속에 숨겨진 불친절한 미학은 무엇일까?



장충동 돈돈돈까스

이 곳은 동국대학교, 중 대형급 교회, 그리고 수많은 오피스들이 몰려 있어 평일 일요일 할 것 없이 사람들로 북적인다.
주력 메뉴는 일본식 돈까스로 담백하면서 두툼한 고기 두께를 자랑하는데 특히 셀러드 드레싱이 맛있고 이곳을 찾는 손님은 연령대에 크게
구애받지 않지만 직장인 여성층이 많은걸로 안다.



보다시피 가격대가 썩 저렴하지 않다.
지금은 가장 저렴한 메뉴가 8,500원이지만 7~8년 전 이 곳을 처음 들렀을 때만 해도 6,500원이였으니 그간 물가가 많이 올랐긴 올랐나 보다.
8,500원 짜리 돈까스라.. 만약 이 곳이 동네였다면 섣불리 사먹기엔 꽤나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그런데 이 곳은 대학생도 있지만 직장인이 많이 찾는 곳이다 보니 점심식사로 8,500원 투자는 대수롭지 않을 것이다.
여기서 식사를 하고 옆에 있는 카페에서 4,500원 짜리 라떼 한잔 물고 들어가면 하루 점심값만 13,000원. ^^;;
물론 일부의 얘기지만 얼마가 됐든 입맛에 잘 맞고 투자할 가치가 있다면 한창 경제활동을 하는 입장에서 이 정도의 가격대는 그리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걸 
식당측이 더 잘 알지 않을까. 그래서 그런걸까? 이 근방의 음식점들은 하나같이 비싸다. 일단 이 얘긴 나중으로 접어두고..


어림짐작 했겠지만 전량 국내산을 쓴다는 점에선 제 값을 하겠다란 기대감을 갖게 만든다.
사용되는 소스도 시판되는 게 아닌 직접 만들어 사용하는데 특히 야채소스는 이 집만의 비법이 있는지 꽤나 구미가 당기는 맛이다. 
 

등심까스 8,500원

얼핏보면 가격에 비해 참으로 간소해 보이는 구성.
돈까스 두덩이에 밥과 된장국, 그리고 양배추 셀러드에 단무지, 깍뚜기가 전부인..
속살을 뜯어보기 전엔 초라해 보이기까지 하다.


정식(안심+생선) 8,500원

안심까스 한조각에 생선까스 한조각으로 구성된 정식. 역시 조촐해 보인다. 
아마 이것을 본 남성들은 걱정부터 되지 않을까. 과연 이걸 먹고 배가 부를까 싶은..


야채는 한번정도는 리필해준다. 두번째부턴 눈치 좀 먹어야한다.

이 집만의 비법으로 만들었다는 야채 드레싱.
먹을때 마다 비율이 궁금할 정도로 잘 짜여진 레시피임엔 틀림없어 보인다.
일종의 참깨드레싱인데 고소하면서 짜지 않는 등 간의 세기가 절묘하다. 그것은 마트에서 시판되는 드레싱에 비해(필자가 이것저것 사먹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딱히 이거다 싶은 참께드레싱을 발견하지 못했다.) 맛의 밸런스적인 면에서 감히 우월하다고 느낄 정도의 맛이였다.
얼마전 마트 수입코너에서 일본산 참께드레싱들을 보고 살까 말까 고민했는데(가격이 워낙 비싸서) 그것과 비교할 수만 있다면 돈돈돈까스의 참께드래싱이
어떤 맛을 표방하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지 않을까. 우선 국내서 시판되는 참께드레싱은 이렇게 입에 짝 달라붙는 감칠맛이 안나므로(혹시 드레싱에 MSG를
넣었나?) 맛이 떨어진다기 보단 어쩌면 같은 참깨드레싱이라도 성격이 다르다고 보는 게 옳을지도 모른다.


돈까스 소스는 겨자와 섞어서 먹는데 알싸하게 쏘고 진한 맛을 낸다.
야채 소스는 거의 독보적인 수준에 올랐다 해도 무리는 없겠지만 시판되는 소스와 크게 차별성은 없어 보인다.
단지 겨자와 섞임으로 알싸한 맛을 낸다는 게 특징이라면 특징.


등심까스로 고기 두께는 이 집이 내세 울 수 있는 가장 큰 특징이다.
순살의 고기는 씹었을 때 뻑뻑하지 않고 잡내가 없다는 점만 봐도 튀김의 내공은 있어 보인다. 튀김옷도 바삭한 편.
하지만 갠적으로 아쉬운 건 사용된 빵가루가 다른 돈까스 전문점과 비교했을 때 평이하다.
한 예로 가츠를 전문으로 하는 프렌차이즈 중에 '사보텐'이라고 있다. 아마 드신 분들은 잘 알겠지만 가격대가 마치 5~10년뒤의 메뉴판을 보는 듯한
착각이 있다. 돈까스 하나에 12,000~13,000원 정도 하는데 그렇다고 양이 많은 것도 아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인상 깊었던 것은 직접 갈아 만든
빵가루의 입자가 크고 거칠어 씹으면 바사삭~하는 소리가 귀를 즐겁게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나서 부드럽다 못해 촉촉하기까지한 살덩이가 아마도
돈돈돈까스와 많이 닮아 있다. 다만 돈돈돈까스의 튀김옷은 크리스피함에 있어선 사보텐에 못미치는 수준으로 보여진다.
어디까지나 빵가루 입자에서의 아쉬움이지 전반적으로 바삭함이 떨어진다는 의미는 아니다.

요식업에 일가견이 있는 지인께서 돈까스 프렌차이즈를 생각중이라고 했다.
그는 돈까스를 잘하는 집을 다니면서 분석중에 있다면서 돈돈돈까스를 언급했다. 필자야 워낙 오랫동안 먹어왔던거라 이제는 감흥거리가 안되지만
그 분에겐 그것이 상당히 괜찮았다고 하니 이 집 돈까스가 새롭게 느껴졌다.
요컨데 이런 생각을 해봤다. 돈돈돈까스의 고기두께에 사보텐의 튀김옷을 합치면 그야말로 환상적인 돈까스가 탄생되지 않을까.
물론 이에 대한 연구는 창업자의 몫이겠지만..


안심까스의 속살인데 처음 접한다면

"고기두께에 할말 잃을 정도로 참하다"

고기와 튀김옷의 비율이 못해도 8 : 2, 거짓말 조금 보태 9 : 1 까지도 나오겠다.
돈까스가 아니라 그냥 고기를 먹는다고 생각해도 될 것 같다. 가격은 비싸지만 그만한 이유에 절반은 납득이 가려고 한다.
그러나 나머지 절반에 대해선 납득할 수 없는 이유가 있다. 그건 아랫부분에 쓰기로 하고..


생선까스는 그런 돈까스에 밀려 다소 평이한 느낌이지만 일단 이 집은 고기 잡내와 비린내를 확실히 잡았다는 점에선 내공은 인정한다.
빵가루 입자야 취향차이니 접어둔다 치더라도 튀김옷은 바삭함을 느낄 겨를도 없이 얇아서 좋게 말하면 속이 알차지만 나쁘게 말하면 가츠를 먹는
느낌이 다소 반감될 수도 있겠다. 그래도 튀김옷 두꺼운 건 자랑이 안되지만 고기 두꺼운 건 자랑이 될 수 있으니 ^^


안심까스(위)와 등심까스(아래)의 비교샷

필자와 일행은 모두 등심이 맛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갠적인 취향이지만 씹힘성이 있는 등심이 부드러운 안심보단 나았다.


그 얇다란 튀김옷을 벗겨내 보았다. 밑간한 흔적이 보이는데 순수하게 벗겨진 고기조직이 보고 싶어 이러한 만행을 저질렀다.
다소 지저분해 보여서 죄송합니다.



이 집의 단점은 어차피 여성 손님들이 많아서 크게 문제될 것 같진 않지만 남자가 먹기엔 양이 안찰 수 있다.
양에선 무척 아쉽고  또 한가지 친철한 서비스도 기대하기 어렵다. 8년 동안 다니면서 느낀거지만 이 근방의 음식점들은 친절도와는 거리가 먼거 같다.
돈돈돈까스와 바로 옆에 송원가든, 그 옆에 부대찌개, 겨울에 함흥냉면, 두부집까지(더 있을지 모르지만)
요 다섯군데가 모두 한 사람이 운영한다고 들었다. 거의 중소기업 못지 않은 사업규모인데 가만 살펴보면..

"돈까스 옆에 숯불갈비, 그 옆에 부대찌개, 그 옆에 함흥냉면, 그 옆에 두부집"

품목들이 하나도 겹치지가 않는다. 어찌보면 아주 적절하게 상권을 형성했다고도 볼 수 있지만 문제는 먹을거리라곤 족발밖에 없을 것 같은 장충동에서 
이러한 음식점들은 마치 '사막의 오아시스'임을 자처하며 '독점'하다 시피하니 근방의 직장인과 대학생, 그리고 일요일엔 교인들까지 싸그리
이용하는 전용 식당이 되버린 것이다.
이게 왜 문제가 되냐. 사실 문제될 건 없다. ^^;

문제가 된다면 이들 점포들에 가려져 첨부터 선택권을 박탈당하는 주변의 영세식당들..
거기에 "대놓고 배짱 장사를 해도 장사가 될 수 밖에 없는 지리적 잇점을 활용" 한다는게 문제라면 문제랄까..
그래서 이 계열의 음식점들은 하나같이 비싸지만 유감스럽게도 장사가 잘 된다.(삼겹살 1인분에 14,000원, 냉면은 구천원이였는데 지금은 어떤가 몰라요.) 
여기에 손님을 대하는 서비스 마인드라곤 눈꼽만큼도 찾아볼 수 없는, 그나마 젊은 알바들은 좀 낫지만 불러도 모른척하거나 삐죽거리며 손님을 대하는 
종업원들의 태도 덕분에 8년을 다녀도 단골 느낌 보단 갈 때 마다 새롭고 시크함만 보고 나온다.

특히 송원가든의 불친절은 함께 간 일행들 사이에서도 유명했는데 손님이 종업원에게 눈치를 받을 수 있는 분위기로 종업원이 왕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지 않았나 싶다. 또한 부대찌개집은 철저하게 사람 수대로 시켜야 한다. 물론 그것이 부대찌개집으로선 당연하다고 볼 수 있지만 20명 이상 단체로
예약해서 한 두사람 정도는 융통성을 발휘할 수 있는데도 얄짤없는 철저함을 보인다. 
그것은 아마도 지친 도시인들에게 영양학적인 측면에서 배려한게 아닐까하는 긍정적인 추측을 해본다. 물론 나갈땐 잔반이 남아돈다. ^^

이런 불친절함이 있지만 이러한 것들을 불식시키는 건 단 하나! 맛이라는 걸까.
맛이라도 없으면 까놓고 비평을 하겠지만 이쪽 계열의 오너께서 음식에 무진장 애를 써주시는 바람에 전반적으로 음식에 대한 불만사항은 적은 편이다. 
하지만 모름지기 맛집이란 맛과 위생뿐 아니라 서비스 친절도 또한 중요하다고 보는데 이 근방에선 그런 말이 안통할 것 같다.
그것은 철저히 수요에 의해 돌아가는, 그래서 맛만 있으면 용서하고 먹어야 한다는 점에서 씁쓸함을 느끼는 이유는 왜일까?

PS : 8년동안 이 근방의 식당들을 이용하고 난 후기입니다.
       하지만 최근들어 종업원 물갈이가 되었는지 친절도가 일부 개선되었다는 얘기도 들립니다. 본인이 직접가서 확인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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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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