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럭 선상낚시] 어초낚시로 잡은 환상적인 쏨뱅이 회


3월초에 예약했던 선상낚시였는데 계속되는 기상악화에 두번의 취소를 당하고 삼세번만에 드디어 
어복부인과 함께 통영으로 우럭 선상낚시를 하러 갔습니다. 이곳에서 낚는 주요 대상어종은 "우럭"
하지만 또하나가 있습니다. 사실 서울에서 400km를 달려 통영으로 선상낚시를 결정하게 된 것은
"이것"을 먹기 위함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텐데요. "이것"은 연안에서도 곧 잘 잡히긴 하나 씨알이
잘아서 횟감으로는 잘 안먹습니다. 취급하는 횟집도 별로 없습니다.(선상낚시로 잡아 온 물량에만 의존)
그런데 수심 50m이상의 심해에서 건져올린건 씨알도 상당할 뿐더러 회맛이 천상의 맛을 냅니다.^^

 






토요일 새벽에 시작하는 통영 우럭 선상낚시를 위해 저는 일산으로 향했습니다.
그곳에서 선상낚시 전문 출조점을 운영하시는 감성킬러님과 이웃 블로거이자 애독자라고 말해주시는 바다향기님을 만나뵙구요.
몇 몇 회원님들과 함께 미니버스를 타고 동출하였습니다. 
바다향기님을 제외하곤 다들 처음 뵈어서 약간 서먹서먹한 감도 있었지만 통영으로 향하는 미니버스안은 어느새 낚시 만담이 한창입니다.   
 

 

어느 회원님께서 준비해오신 아구찜에 소주 한잔으로 출출한 배를 달래는 중이예요.
사실 저는 아구찜을 즐겨먹지 않습니다만 이 날 먹은 아구찜은 양념맛이 강하지 않고 아구도 푸짐한게 딱 맘에 들더군요. ^^


김밥은 바다향기님의 작품입니다. 첨엔 사오신 줄 알았는데 (맛있어서 물어보려고 했다가) 알고보니 손수 말아오셨다네요.
한 두줄도 아니고 이 많은 인원수대로 허걱..이렇게 먹으니 한끼식사 안부럽습니다. 
그렇게 배를 채우고 새벽같이 달려서 통영에 도착했는데 여기서 또 아침밥을 먹습니다. 메뉴는 공교롭게도 김밥이지만 

 

 

무려 충무김밥이예요. ^^
근 20년만에 먹어보는 충무김밥입니다. 특으로 시켰더니 홍합에 호래기무침까지 아주 푸짐하게 나와주네요.
거기에다 1박 2일팀이 다녀갔다는 액자들이 여기저기 붙어 있어서 유명한 가게임을 직감하였습니다.
그런데 그런 유명세 치고는 솔직히 기대이하의 맛이였어요.(바다향기님 김밥이 더 맛납니다.ㅎㅎ)

주인 아주머니는 정말 친절하고요. 이미 아구찜으로 배를 채워서 그런건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맛없는 이유에 대해선 할말이 있지만서도 맛집 포스팅이

아니므로 여기선 생략할께요


출항을 앞두고 모두가 알약을 먹을 시간입니다(?)
특제 멀미약이라고나 할까. 시중에서 파는 멀미약과는 비교도 안되는 효능. 낚시꾼들 사이에선 거의 지존급 멀미약이라고 합니다.
기상이 좋았던 탓도 있겠지만 이걸 먹어서 그런지 몰라도 낚시하는 내내 멀미기운을 조금도 못느꼈습니다.


통영의 새벽

정말 바람한점 없는 고요한 통영의 밤. 간만에 평온한 날씨를 맞이해 봅니다.
그간 육지날씨는 좋았는데 해상날씨는 계속해서 날궂이를 하다보니 낚시업하시는 분들은 여러모로 힘이 들었으리라고 봐요.
이 날의 물때는 '무시'에다가 바람한점 없고 파고 또한 0.5m로 호수같이 잔잔한 바다를 예보하고 있었습니다.
그야말로 두번의 취소끝에 얻은 결실이랄까요. 이렇게 조건이 좋은 날에 낚시를 해 본 다는 것, 몇 달만인지 모르겠습니다. ^^


활짝 만개한 벚꽃이 가로등 불빛을 받으며 자태를 뽐내고 있다.

낚시점에서 제공하는 어묵탕과 삶은 계란, 그리고 승선명부를 작성하는 어복부인^^

현지꾼으로 보이는 분께서 제 카메라를 보더니 한마디 건네십니다.

"낚시도 하고 사진도 찍고 좋겠습니다. 이걸로 풍경사진 많이 찍고 가세요"
"오늘은 풍경사진보다는 오로지 고기 낚는 사진만 찍을렵니다. ^^"


여기 낚시점은 간식도 나눠주네요.
생수, 초코파이, 매실음료, 사탕등등.. 낚시하는 내내 심심할틈 없겠습니다. ^^
지금까지 낚시를 하면서 통영과는 유독 인연이 닿질 않았지요. 통영에서 낚시라고 해봐야 3년전 좌사리도에서 한번 하고 이번이 두번쨉니다.


어초낚시배에 승선중인 꾼들, 통영

오늘 우리들의 운명을 짊어지실 젊은 선장님^^

그리고 얼마나 지났을까..
선실에 누워있다 깜빡 잠이 들었는데 "입질의 추억님 낚시 시작입니다. 어서 나오세요" 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부시시 일어나서 나가보니..


이미 대부분이 낚시준비를 마친 상태.
몇 해리를 나갔는지 모르지만 이 날 낚시는 바다속에 매몰된 어초를 따라 통영 내만권부터 시작해 매물도 근해까지 나가 수심 50m 전후를 노린다고 해요.
저는 선상낚시 경험이 많지 않습니다. 특히 "어초 낚시"라는 이 독특한 장애물을 넘나드는 낚시경험은 전무하기 때문에 다소 걱정이 되었던 것도 사실.
이곳의 어초는 피라미드 형태나 원형으로 제작되어진 철골구조물이 주를 이룬다고 합니다.

이러한 어초들이 수심 50~60m 바닥에 쌓여있어 포인트 역할을 해준다는데 문제는 일반적인 여밭 낚시와는 달리 단순 고패질로 했다간 밑걸림에 낭패를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저도 정확하게 어초가 어떤 형태와 크기로 쌓여있는지 알 수 없어 좀 처럼 감을 못잡는데요. 어초낚시에서의 관건은 바로 "감각",
즉, 선장이 알려준 수심과 어초가 쌓인 높이를 고려해서 어초를 적당히 타고 넘기는 테크닉을 구사할 줄 알아야 대물을 만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 한가지는 눈에 보이지 않는 물속 지형과 어초를 오로지 '추'의 감각으로 더듬어 나가면서 구멍치기를 효과적을 할 수 있어야 한답니다.
그런데 이게 말이 쉽지 도무지 경험이 없으니 아직까진 감이 안잡히더군요. ^^;


낚시준비에 여념이 없는 꾼들

아내뒤로 환상적인 일출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낚시 채비와 어초낚시 요령에 대해 알려주고 계신 감성킬러님

선상낚시 장비가 하나도 없는 저희부부를 위해 감성킬러님께서 흔쾌히 장비를 빌려주셨어요.
사실 어초낚시 경험이 전무하기에 행여나 민폐를 끼치진 않을까 하는 걱정도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이런 낚시는 조금이라도 잘못하면 서로간에 채비가 엉키기도 하고 밑걸림으로 장비가 파손되거나 불필요한 시간을 낭비할 수 있으니깐요.
갯바위 낚시만 해오던 우리부부는 어초낚시가 처음이기에 낚시를 처음부터 다시 배운다는 생각으로 임하였습니다.


오늘 사용하게 될 미끼

 

 

멸치미끼는 마음껏 갖다 쓸 수 있게 선상에서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 무척 맘에 들었습니다.
기호에 따라 오징어나 갯지렁이를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서해쪽은 활 미꾸라지를 사용하다보니 아무래도 끼우는데 불편함이 없잖아 있었거든요.
갠적으로 멸치미끼가 아주 맘에 들었어요. 처음엔 쉽게 벗겨질까봐 걱정했는데 저렇게 입으로 넣어 정수리쪽으로 바늘침을 빼니 사용할만 합니다.


바나나로 기력보충(?)하는 어복부인

처음 두 세번 어초에 진입했을땐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했어요.
밑걸림만 두어번, 옆 사람 뒷 사람과의 줄 엉킴까지 그야말로 우려했던 민폐가 생기기 시작한 것입니다.
조류빨이 있을땐 어초를 타고 넘는데 이때 여밭 선상낚시처럼 고패질만 했다가 채비를 끓어먹고, 또 옆 사람과 줄이 엉켜 풀다가 채비를 끊고 다시 하기를
반복하면서 아무런 입질도 받지 못하는 가운데 옆쪽과 뒷쪽에선 연신 입질이 들어오기 시작한 것입니다.


저 뿐만 아니라 어복부인도 고전하기는 마찬가지.
삐~~ 하고 선장이 신호를 보내면 꾼들은 일시에 채비를 내리는데 한참을 내리다 보니 수심계가 60m를 넘어가고..
그렇게 80호짜리 봉돌이 바닥에 닿으면서 둔탁한 진동을 전해오지만 이것이 바닥에 닿은건지 어초 꼭대기에 부딪힌건지 좀 처럼 감을 못잡습니다.
그러다 채비가 걸려 낚시대가 갑자기 팽팽해지니 당황하는 어복부인.
"어떡해~ 어떡해~"를 연발하며 채비 끊어먹고 다시 미끼를 끼우기를 반복.
다시 심기일전해서 채비를 내릴려고 하니 삐삐~~신호를 보내며 채비를 걷으라네요.

뭐 좀 해볼라카면 채비를 걷어야 하고.
갯바위 낚시는 오전에 소나기 입질을 받았을 경우에만 정신이 없다지만 선상낚시는 입질이 없는데도 정신이 없네요.
그런 와중에 여기저기서 "앗싸"하는 소리가 간간히 들리니 맘은 점점 급해지고. ㅋㅋ
이거 생각보다 어렵네..


뒤쪽에선 폐그물을 낚는 모습입니다. 본의 아니게 바다 청소를 하셨네요. ^^
그러다 저에게도 뭔가 올라왔습니다. 드디어 바늘에 미끼말고 살아있는게 걸려 왔어요!


 

정체를 알 수 없는 산호조각이 붙어와서 아주 미묘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제 옆에 계신 분은 닉넴이 "대박"으로 선상낚시를 자주 다니신다고 해요.
이 날 제가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옆에서 많이 도와주셨습니다. 저는 옆에서 민폐만 ㅠㅠ
사진은 채비뜯김에 빨리 대응하기 위해 여분의 낚시바늘을 걸어두는 모습입니다.


 

낚시 시작하기가 무섭게 고기를 낚아내시는 대박님.
비록 잔씨알이지만 지금은 스타트를 끊었다는 게 중요하겠지요.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올라온 녀석은 그 이름도 유명한 삼세기. 
'삼식이'로 잘 알려진 이 녀석은 못생겼지만 살이 단단해 매운탕감으론 최고입니다.

 

 

이때가 아침 7시 반 정도. 제가 토요일 '캐나다 에드먼턴' 포스팅에서 "지금쯤 폭발적인 입질을 받고 있을 것"이라며 약속드렸던 바로 그때였지요.
그런데 폭발적인 입질은 고사하고 아직 한마리도 못잡고 있으니 아무리 처음 하는 어초낚시라지만 체면이 말이 아닙니다. 으흐흑 ㅠㅠ
물론 아직까지는 배에 탄 전원이 손맛보는 상황은 아니였지만 적어도 제 옆쪽과 뒷쪽에선 고기가 올라오고 있으니 말입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몇 개의 어초를 지나면서 다들 별다른 소득을 거두지 못하자  잠시 TIME!
일단은 현재까지 잡은 걸로 회맛을 보기로 합니다. 바로 기대하던 그 어종이지요. ^^


선상낚시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준수한 씨알의 쏨뱅이

"먹으면 눈이 절로 감기는 천상의 회맛" 바로 쏨뱅이입니다. ^^

이유는 씹으면 씹을수록 살에서 단맛이 받치기 때문에 그 맛을 음미하기 위해 눈이 절로 감길 정도.
저 잡티 하나 없는 새하얀 살점은 깊은 수심에서 찬 수온을 견디며 자라온 탓에 최상의 회맛을 뽐냅니다.
사실 쏨뱅이가 그렇게 귀한 생선은 아니예요. 하지만 이러한 씨알급은 내만권에선 좀 처럼 구경할 수 없습니다.
기껏해야 손바닥 사이즈 정도 되기에 매운탕으로 이용되는데 매운탕도 두번째면 서러운게 또 쏨뱅이 아니겠어요.
뼈에서 우러나는 육수는 아주 깔끔하고 담백한 맛을 내기에 매운탕하면 쏨뱅이를 떠올리기 쉽상이지만 이렇게 대물을 노리는 선상낚시에선 좀 처럼
맛볼 수 없는 쏨뱅이를 회로 먹을 수 있다니 근 450km나 달려온 보람이 있습니다.

요건 보통 씨알이예요. 큰건 5짜도 나온다고 합니다. 같은 씨알로 따졌을때 우럭에 비해 가격이 3배 이상 높다고 해요.
그런 쏨뱅이가 우리들의 미각을 위해 기꺼이 살이 썰리는 참수를 당해야 하지만 대한민국 국민 중 0.01%도 맛보기 힘든 쏨뱅이 회를 지금이 아니면 또 언제
먹을 수 있을까요? 그 천상의 회맛을 보는 순간입니다.


 

 


"입안가득 씹히는 탱글탱글함, 육질이 살아있습니다."

아무리 자연산이라지만 우럭은 거뜰떠도 안봅니다.
사람들은 모두 "어느게 쏨뱅이야?"라며 그것만 연신 집어드세요.
저 희고 투명한 살점을 보세요. 아니 '살결'이라고 해야 할까요. 쏨뱅이의 우유빛 살결을 입에 넣는 순간 그 탱글탱글한 살점이 씹히다보면 살짝 단맛이
느껴질 정도로 청초하고 고귀한 맛이 납니다. 어떤 분께선 솔향기가 난다고 하는데요, 저는 해초향이 느껴질 정도입니다.


입에 넣은채 눈을 감고 오물오물 하면 쏨뱅이는 절대 우리의 미각을 배신하지 않습니다. ^^
사실 저는 쏨뱅이회를 예전에 먹어본 적이 있었습니다. 그땐 감성돔 낚시하다 우연히 손님고기로 낚았었는데 그 크기가 손바닥보다도 작았어요.
회 맛이나 보자해서 떠보니 딱 4점 나왔습니다. 그것도 서울까지 올라오면서 어느정도 숙성된 채로 말이죠.
그때 맛봤던 쏨뱅이회와는 차원이 다른 맛입니다. 우리는 보통 활어를 먹을때 "쫄깃쫄깃"해서 좋다고 하지만 이 쏨뱅이는 "탱글탱글"하다랄까요.
이빨의 압력을 받아들이는 살점의 저항력이 만만치 않습니다. 그 탱글한 육질을 굳이 표현하자면 "통통 튄다"고 해야 어울릴 것 같습니다.
씹으면 씹을수록 느껴지는 달짝한 어즙에 어느새 우리들의 표정은 웃고 있었습니다.


 

쏨뱅이 회를 얹은 김초밥은 또 어떻구요. ^^


그렇게 행복했던 미각의 시간도 잠시.
어복부인은 입안에서 미쳐 삼키지 못한 회를 씹으며 낚시를 시도합니다. 아직 한마리도 못잡았기 때문이랄까요..
한마리도 못잡았는데 회는 엄청 얻어묵으니 밥값은 아니 회값은 해야 않겠나 싶은 걸까요? ㅋㅋ
지금까지는 제대로 공략도 못해보고 어초에 걸려 속수무책으로 당했던 우리부부. 다시 심기일전하며 낚시에 돌입해 봅니다.
하지만 이후로 두어시간 동안은 배 전체가 입질이 전무할 정도였어요. 날씨도 좋고 물때도 좋은것 같은데 역시 바닷속 맘을 한낱 인간들이 알리 없습니다. 오전의 황금물때를 허무하게 보낸 우리부부, 이대로 끝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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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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