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안부두 인천선상낚시, 좌충우돌 스토리


    오늘은 연안부두 인천 선상낚시 소식을 전해드리겠습니다.
    얼마전 독자님들과 함께 낚시를 다녀왔습니다. 제가 이곳에서 블로그를 운영한지 2년 4개월 만인데요.
    처음부터 순조롭지는 않았습니다. 낚시란 게 많은 인원과 함께 하기엔 여러모로 애로사항이 있는데요.
    제 주종은 갯바위 낚시지만 한꺼번에 많은 인원과 함께 하기엔 어려움이 있어 어떤 낚시를 할까 고민
    하다가 그나마 잡을 확률도 높으면서 서울에서 가까운 곳이여서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독자님들과 함께 했던 좌충우돌 인천 선상낚시. 그 이야기속으로 들어가볼께요.^^
     




    인천 연안에서의 일출

    사실 저는 선상낚시 경험도 많지 않지만 인천에서 출발하는 것도 처음입니다.
    수도권에서는 그나마 고기 구경할 수 있는 쪽으로 택하긴 했는데 첨부터 순조롭지는 않았어요.
    주말은 엄두가 안나 평일날 예약했더니 배 한척 빌릴만큼의 인원이 나오질 않아서 저까지 포함해 총 12명으로 간소한(?) 출조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독자님들과의 설레는 낚시, 하지만 당일날 새벽부터 한바탕 난리가 났지요.
    늦지 않게끔 출발한듯 했지만 네비게이션이 길을 이상하게 알려줘서 많이 지각했던 것입니다.
    오자마자 소리를 벅벅 지르시는 낚시점 아주머니. 아직 시간이 남았는데 왜 그럴까 싶었습니다.
    알고보니 출항시간이 5시가 아니고 4시반 이였어요. 저희 부부가 도착한 시간은 4시 20분. 그러니 난리가 날 만도 합니다.
    출항을 코앞에 두고 본의 아니게 민폐를 끼치게 되었으니 배에 타신 모두에게 죄송스러우면서도 한편으론 왠지모를 찜찜함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굳이 변을 하자면 출항시간이 4시반이라는 사실, 도착하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그 전까진 5시 출항으로 알고 있었거든요.
    동절기는 5시 출항, 하절기는 4시반 출항. 
    일주일 전만 해도 5시 출항이였는데 몇 일 사이에 출항시간이 하절기 기준으로 변경되었던 것 같습니다.
    혼동할 수 있는 시기이므로 낚시점에서는 이 사실을 모두에게 통보해야겠지요. 하지만 저는 출항시간 변경에 대해 아무런 얘기를 듣지 못했습니다.
    아주머니는 "내가 3시반까지 오랬지" 라며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시는데 전화국에다 통화내역을 의뢰해서 들려줄 수도 없는 노릇이고..
    모두에게 알려줘야 할 부분을 알리지 못한 것을 개인의 책임으로 떠 미시는 태도.
    당시 제가 정신이 없어서 죄송하다며 넘겼지만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낚시점도 일정부분 책임이 있습니다.
    아무튼 이 부분은 제가 다시한번 확인했다면 이렇게까지 늦을 일이 없었는데 본의아니게 배에 타시는 분들께 민폐를 끼치게 되어 죄송합니다.
    그렇게 독자님들과의 선상낚시는 앞으로의 험난한 스토리를 말해주듯 파란만장하게 시작되려고 합니다.^^;


    포인트에 진입하는 동안 일출을 바라보며 채비 준비에 여념이 없는 cheche8님



    분위기를 보니 이 분들이 이날 처음 만나는 사이가 맞는지?^^ (왼쪽부터 최필님, 꿈꾸는까마귀님, 밥곰팅님, cheche8님)

    인천남항에서 출발한 배는 포인트에 진입하기 위해 무려 2시간 반이라는 긴 여정을 향해합니다.
    어두운 망망대해를 달릴 땐 한숨이라도 자둬야지 하다가도 배가 포인트에 다다르자 어느새 낚시에 대한 기대감으로 활기를 띈 모습.
    그동안 블로그에서 댓글로만 뵈어던 분들을 실제로 만나게 되니 참으로 반갑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실제로 만나보는 건 처음이지만 왠지 처음 만난 느낌은 아닌 분들. 좀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눴음 좋으련만 한참을 달리던 배가 속력을 늦추기 시작하더니
    금새 자리를 잡고선 삐익~하는 부저음을 울립니다. 일제히 낚시 시작!


    이 날 사용하게 될 미끼들

    잠이 덜 깬 아내가 부시시 일어나더니 낚시를 시작하면서 금새 활기를 찾고 있다.

    과연 누가 첫수를 올릴까?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삐익하며 걷으라고 하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윙~하며 전동릴을 감아들입니다.
    옆을 보니 cheche8님께서 떡하니 잘생긴 우럭을 올리는 모습입니다.

    "와우! 스타트가 괜찮습니다.^^"

    굵은 씨알을 낚아 올리는 순간, 밀려오는 희열감이란 낚시꾼만이 느낄 수 있는 특권이 아닐까.
    세상을 다 가진듯한 표정과 여유. 포즈도 시원시원합니다. ^^
    적어도 이때 만큼은 근심과 걱정이 있어도 감히 발 붙일 수 없는 행복한 순간입니다.


    두번째로 입질 받은 사람은 다름아닌 '입질의 추억'
    그런데 저 손발이 오그라드는 표정은 뭐란 말인가.. ㅋㅋ
    첫수부터 기분좋게 쌍걸이를 했지만 씨알은 영 아니올시다. 한마리씩 올리더라도 아까처럼 크고 잘 생긴 녀석으로 올라오너라!!! ^^


    이어서 바다향기님이 우럭 한마리 낚고 포즈를 취해주십니다.
    원래 다른 선상낚시 일정이 있었는데 이 날 모임을 위해 일부러 취소하고 합류해주셨어요.


    이 날 참석자들 중 가장 젋고 아리따운(?) 최필님.
    뒤늦게 입질 받았는데 씨알이 많이 아쉬운 하루였을 겁니다.
    이 날 조과는 뱃 머리에 계신 몇 분들을 제외하곤 그렇게 좋지 못했어요. 마릿수를 거두신 분도 계셨지만 씨알은 다 고만고만한 편.
    이른 아침 반짝 입질이 이어질 때 2~3수 정도, 많게는 5~6마리까지 뽑아내신 분도 계셨지만 여전히 게시 못하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이 분들이 빨리 스타트를 끊어야 제 맘도 편할텐데..


    이 날 따라 어복부인의 게시가 많이 늦어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채비 엉킴도 자주 발생하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모습이예요.
    다른 분들이 한 두마리 올리는 동안 저희부부는 서로 엉키면서 부부가 함께 자멸하는 모습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ㅋㅋ
    유독 이 날 따라 밑 걸림과 채비 엉킴이 잦아들면서 아침부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데요. 낚시란 게 그 날 기분에 따라 잘 풀릴 때도 있고 잘 안풀릴 때도
    있지만 이 날은 새벽부터 스타트가 영 개운치 않아서인지 왠지 모르게 위축되었고 아내도 뭔가 안풀리는다는 눈치입니다.
    저는 쌍걸이만 두어번 했을 뿐 올라오는 씨알은 기대에 못미쳤고 아내는 여전히 게시를 못한 채 삽질중입니다.

    "오늘따라 왜 이럴까?"

    마음속에 무언의 부담감이 있어서 일까..
    사실 이 날은 장인어른께 횟감을 가져가겠다고 호언장담했지만 그런 부담도 현 상황에선 아무것도 아닌 게 되었습니다.
    진짜 문제는 평소 제 블로그에 와주시는 구독자님들과 함께여서 그런지 몰라도 저보다는 이 분들 조과가 좀 더 나와줬으면 싶었습니다.
    사실 제가 좀 더 일찍 왔더라면 인원 체크도 하고 선상낚시 초심자도 파악하고 낚시자리도 빨리 확보해 놓으면 좋았을텐데 그러지 못한 찜찜함에 무언의
    부담감이 마음 한켠에 자리잡고 있는건 아닌가 싶었어요.

    양 옆에서 걸리고 엉키고 저도 함께 말리고..
    낚시점에서 대여한 전동릴은 드랙에 이상이 있는지 채비를 끊으려고 해도 한 없이 풀려나가는데 배는 출발하려고 하고..
    아주머니는 소리 꽥꽥 질러쌓고. 오늘은 뭐가 씌여도 단단히 씌인듯.


    인천에서 출발한 배는 어느새 충남 태안반도까지 내려가고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조황이 부진하다보니 좀 더 남쪽으로 내려가는 분위기였고 10분 이상의 긴 이동에 잠시 휴식 타임을 가져봅니다.
    청주에서 오신 산소맨님이 지난번에 이어 이번에도 더치커피를 직접 뽑아오셨어요. ^^
    향이 아주 진하다 못해 진득하다고 할까요. 쌉쌀한 향까지 더해져 복잡했던 머리가 한결 정리되는 기분입니다.


    맛있는 냄새에 끌려 둘러보니 점심으로 먹을 매운탕이 끓고 있다.

    다시 심기 일전해서 낚시를 시작하는데 또 쌍걸이..
    오늘 쌍걸이만 세번째. 하지만 올라오는 우럭은 방파제 씨알. ㅠㅠ
    그러다 옆에 있던 아내, 드디어 첫 게시를 합니다.


    왠 길다란게 올라오나 싶더니..


    쥐노래미 한수로 첫 포문을 엽니다. ^^
    너무 바닥을 긁는건 아닌가 싶기도 하고..



    해가 중천에 뜨자 간간히 이어졌던 입질도 끊기고 앞쪽에 계신 분들은 그래도 4짜 우럭을 몇 마리 낚아 올리는데 이쪽 라인은 감감무소식입니다.
    자리도 자리지만 선상낚시의 스킬도 무시못하겠죠. 오랜 경험으로 터득한 고패질이라고 해야 할까요. 마구 흔들어대는 게 아닌 섬세한 떨림으로
    입질을 캐치해내면서 굵은 씨알을 잘도 뽑아냅니다. 특히 앞쪽에서 네번째 계신 남자분. 굵은 우럭만 골라서 뽑아내시는 모양을 보니 이는
    자리에 따른 운칠기삼도 있지만 실력이 한몫하지 않고선 저렇게 올리지 못함을 느낍니다.
    바다향기님도 선상 베태랑이다보니 계속되는 불황속에서도 간간히 뽑아 올리는 모습입니다. ^^


    저에겐 이상하게 젓갈 담아도 시원찮을 만한 아기 우럭만 낚이고 있었고 어복부인은 여전히 침묵. 
    채비 터트려, 엉킨 줄 풀어.. 오늘 따라 몸도 무거워 보였고 말도 없고 표정도 어둡습니다.



    오전에 잔씨알이나마 낚으신 분들끼리 고기를 모아봤습니다. 
    씨알이 크면 두 세마리로도 충분한 양이지만 올라오는 씨알이 잘다보니 열마리는 족히 넘어야 입에 풀칠 할 수 있을 듯 합니다.^^;
    마침 배가 이동중이길래 이때를 틈타 빨리 떠서 먹으려고 했지요. 그런데 일하시는 아주머니께서 자기가 회 떠준다며 거기 놔두라고 합니다.
    그래서 놔 뒀더니 선실로 들어가 주무시네요. ㅡ.ㅡ?
    안떠주면 제가 빨리 떠서 다같이 먹고 낚시하려고 했는데..하여간 오늘 참 이상합니다.


    선상낚시의 진미, 자연산 우럭회

    나중에 삐익~ 소리 울리고 다른 팀들이 낚시를 시작하자 그때서야 회를 떠주시는 아주머니.
    게다가 이때는 없던 입질도 다시 살아나는지 간간히 낚여 올라오는 모습을 보고선 회가 목구멍으로 넘어갈리 없습니다.
    아마도 이 날은 집에서 토끼같은 아내와 자식들이 아빠가 잡아올 횟감을 기다리고 있겠지요.
    하지만 독자님들 중 일부는 여전히 빈작이니 지금 먹는 회가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모를 일입니다.
    차라리 회 한 점 안먹더라도 그 시간에 한번이라도 더 던지고 싶은 생각이 들 법도 합니다.
    실제로 몇 몇 분들은 끝까지 드시지 못한채 한마리라도 더 낚기 위해 자기자리로 돌아가더군요. 그 중엔 제 아내도 포함입니다. ^^; 
    표정을 보니 독기를 품었습니다. 선상을 처음 했을 때도 이 정도는 아니였다며 고개를 절래절래 흔듭니다.


    이후 간간이 입질이 이어졌지만 잔씨알에 낱마리.
    뱃머리에 계신 몇몇 분을 제외하곤 전반적인 조황은 거의 전멸입니다.
    하지만 해당 선상에선 이 날 마릿수 조황이라며 홈페이지 조황의 한켠을 장식했습니다.
    직접 잡은 것도 아닌데 손님들에게 고기를 쥐어주고선 촬영하는 폼사가 좀 그랬는데 결국은 이런식으로 조황이 꾸며지는 것을 보니 씁쓸하기도 해요.
    가만있자..제가 한 아홉마리 정도 낚았는데 이걸 가지고 마릿수 조황이라고 해야 할까요. 씨알은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민망한 사이즈인데 말입니다.
    사진 찍는 스킬은 엄청납니다. 홈페이지 조황을 보니 우리가 낚은 고기가 그리 큰 줄 몰랐습니다. 거의 사람 만하게 찍혔더군요.



    독자님이 잡은 고기 몇 마리는 집에서 손질 없이 그냥 썰어드시면 되게끔 포를 떠 드렸습니다.


    노래미가 꾼들에겐 천대받는 어종이지만 이것도 싱싱할때 손질해서 떠드시면 맛이 괜찮거든요.
    노래미는 산란직후인 겨울엔 맛이 별로지만 제가 그동안 먹어본 느낌으로 말씀드리자면 살이 오르는 봄과 여름엔 달짝지근하면서 탱글한 식감이
    오월의 광어보다는 훨씬 좋았습니다. 노래미가 무슨 횟감이 되냐는 선입견은 버리시기 바래요. ^^


    하지만 노래미를 가져가서 회로 드실려면 살아 있을때 반드시 피를 빼고 내장을 적출하셔야 합니다.
    안그러면 저 칼 끝에 있는 게 먹은 이의 위장을 마구 들 쑤시듯 파고들어 병원에서 내시경을 해야 하는 사태에 이르니 말입니다.^^;
    우럭과 같은 락피쉬 계열은 현장에서 피만 빼고 내장을 적출하지 않은 채 집으로 가져가서 포뜨셔도 크게 상관없지만 이 노래미는 적잖은 개체수가
    고래회충에 감염되어 있으니  살아있을때 꼭 손질해 가신다면 안전하게 회를 드실 수 있을 껍니다.



    철수하면서 찍은 인천 남항의 풍경

    이른 새벽부터 밤 잠 설쳐가면서 다녀온 선상낚시.
    사실 선상낚시의 묘미는 손맛보단 배에서 갓 잡은 회를 먹고 일정양의 고기를 잡으러 가는 목적이 큰데 이 날은 이래저래 조과가 따라주지 않아
    다소 아쉬웠던 하루였습니다. 혹자들은 수온이 차서라지만 제가 볼 땐 3~4월에도 나온 우럭이 5월에 수온이 차다고 해서 안나오는 건 아닌듯 합니다.
    중간에 고기가 안나와 어초와 침선도 타봤지만 전체적으로 고기가 안나온걸 봐선 어족자원이 예전같지 않다는 게 아닐까.
    제가 아는 친구분의 아버지도 선상낚시만 수년간 하셨는데 처음엔 인천에서 시작한게 안흥, 군산을 거쳐 이제는 목포, 심지어 가거초에 이르기까지
    남하하게 된다고 하네요. 그만큼 윗 지방에서는 고기 잡기가 힘들어졌다는 얘기가 되겠죠.

    조과면에선 여러모로 아쉬웠지만 저는 구독자님들 얼굴 한번 보면서 낚시 했다는 것에 만족합니다.
    다만 낚시하느라 많은 얘기를 나누지 못한것에 대한 아쉬움이랄까요.
    이 날 오셨던 독자님들도 비슷한 생각일까요? ^^ 아마 조황이 좋지 못해 서운해하시는 분들도 계실것이라고 봅니다.
    그러한 마음은 조만간 있을 조촐한 술자리에서 회포를 풀도록 하겠습니다.
    이 날 오셨던 열분 모두 고생하셨습니다. 다음 조행기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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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철 흐린날 야외활동 잘못하면 이렇게 됩니다.




     

    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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