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럭에서 발견된 기생충에 충격, 주의하세요(아니사키스, 고래회충)


    입질의 추억입니다. 
    이런 글은 밥맛 떨어져서 안쓸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지금은 기생충에 노출되기 쉬운 계절이고 
    또 국민의 건강과도 직결되기 때문에 "여름철 건강하게 생선회 즐기기" 의 일환으로 글을 
    쓰게 됐으니 보실때 다소 충격적이더라도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래봐야 손톱만한 기생충이예요. 지금 시기에는 자주 출몰하니 그리 이상할 것도 없습니다.
    그런데 그 기생충이 우럭에서 나와 충격을 더하고 있습니다.  


    낚시로 잡은 자연산 우럭으로 만든 조촐한 술상

    아시다시피 우럭은 광어와 더불어 국민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대중 횟감입니다.
    그런데 자연산 우럭의 경우는 특별히 취급하는 곳이 아니라면 낚시로 잡지 않는 한 좀 처럼 구경하기 힘든데요.
    이런게 바로 꾼의 특권이라고나 할까요? ^^; 얼마전 낚시로 잡은 자연산 우럭으로 조촐하게 회 파티를 열었습니다.


    티끌 한점 없이 희고 깨끗한 자연산 우럭회

    얼마전 제 블로그에서 양식 우럭과 자연산 우럭 판별법에 대해 알아본 적이 있었습니다.(관련글 : 관광지에서 사먹는 생선회, 숨기고 싶은 비밀)
    보다시피 자연산 우럭은 좁은 가두리에서 한평생(?)을 살아온 양식 우럭과는 달리 스트레스로 인한 검은 실핏줄이나 멍자국이 없습니다.
    이 날도 두분의 시식단을 초대했습니다.
    그런데 맛을 보려고 순간 우연히 집어든 첫 젓가락에 이상한게 묻어 있다며 이것이 힘줄인지 기생충인지 봐달라는 겁니다.
    자세히 보니 가늘고 희미한 것이 있긴 있었습니다.


    처음엔 핏줄인가 싶었습니다. 그런데 또아리를 틀고 있는 그것이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ㅠㅠ


    긴 잠에서 깨어난 듯한 기생충은 어둠에서 밝음으로 바뀐 환경 때문인지 머리를 처 듭니다.
    그리곤 주위를 두리번 거립니다.....는 좀 오버구요 ^^;


    머리를 세우는 건 맞습니다. 그 형상이 마치 코브라 갖기도 한데요. ^^;
    우럭이 죽은지는 서너 시간 밖에 안돼서 그런지 생각보다 팔팔하였습니다. 
    회를 얇게 뜨는 기법(우쯔스쿠리)을 쓰면 살아남기 힘든데 제가 회를 얇게 써는 스타일이 아니여서 그런지 털끝 하나 다치지 않은 채 안전하게 회 속에서
    숨어 있었던 것입니다. 불행 중 다행인 건 운 좋게도 첫 젓가락에 집어든 회에서 발견되었는데 전에 제가 아니사키스 관련 글을 썼을 때 "여름철 생선회는 
    반드시 조명이 밝은 곳에서 먹어라"
    는 얘길 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 였습니다. 만약에 제대로 살펴보지도 않고 드셨다면 감염될 수도 있었겠지요.




    생각지도 못한 우럭에서 아니사키스(고래회충)가 발견된 사례

    얼마전 KBS 스펀지에서 바닷고기의 기생충 '아니사키스'에 대해 방영한 적이 있었죠.
    여름철 생선회를 먹고 탈이 날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가 아니사키스, 즉 고래회충이라는 해수어 기생충입니다.

    아니사키스는 살아있는 바다 생선의 내장에 기생해 있다가 숙주가 죽고 생체 방어력이 무너지게 되면 내장을 떠나 살속으로 파고드는 습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죽은 뒤 수시간이 지난 생선을 포 떠보면 살속에 드믄드믄 아니사키스가 박혀 있는 걸 목격할 수 있고, 그러한 이유로 마트에서 구입한 고등어에서도  
    아니사키스가 종종 발견됩니다. (관련글 : 고등어 기생충, 주부들이 꼭 알아야 할 사실)
    어차피 날것으로 먹지 않아 해가 되지는 않지만 육안 식별이 가능하기 때문에 구이나 조림등에서 그런게 나오면 찜찜할 수 있습니다.

    평소 아니사키스는 내장에만 기생하지만 숙주가 죽으면 살로 옮겨가기 때문에 회를 칠 땐 반드시 살아 있을 때 내장을 제거해야 합니다.
    겨울엔 그나마 덜하지만 여름으로 갈수록, 또 해수 온도가 높아질수록 아니사키스의 활동성도 높아지므로 이 부분을 지키는게 좋습니다.
    우리가 자주 가는 횟집에는 대부분 살아있을 때 손질하므로 감염도가 극히 적고, 양식어종은 자연산 만큼은 아니지만 일부 바다 가두리에 키워지는
    양식어종에 한해서 감염이 있을 수 있습니다.

    아니사키스의 감염은 2차 숙주의 먹잇감과 관련이 있습니다.
    그것은 아니사키스에 감염된 갑각류 및 물고기를 먹음으로써 감염이 됩니다.
    그런데 우럭에서 나온 기생충은 왜 충격적일까요?


    선상 낚시를 하면서 고기들로 채워지는 쿨러

    아니사키스는 바다 물고기라면 거의 피해갈 수 없는 대표적인 기생충입니다.
    하지만 발병률이 높은 어종이 따로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대표적인 예가 고등어, 붕장어, 방어, 노래미, 명태, 조기, 오징어등입니다.
    아니사키스의 감염은 먹잇감과 관련이 깊다고 앞서 설명하였습니다. 하지만..

    오분자기, 전복, 성게를 깨 먹는 돌돔
    따개비, 홍합, 담치, 김을 주로 먹는 감성돔
    파래와 같은 해초를 먹는 벵에돔

    위의 돔 어종은 100% 감염이 안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들 어종을 회로 먹고 난 다음 복통이 생거 병원에서 내시경을 통해 아니사키스를 끄집어 냈다는
    사례는 극히 드믑니다. 이유는 먹이에 있습니다. 아니사키스에 감염된 2차 숙주(갑각류등)등을 먹이로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반면 싱싱하지 않은 붕장어(아나고)나 노래미를 회로 먹다 아니사키스에 감염된 사례는 낚시꾼들 사이에서 종종 있어왔습니다.

    그런데 우럭은 락피쉬 계열입니다. 위 사진에 보이는 붉은쏨뱅이와 더불어 양볼락과에 속한 물고기로 암초지대에 서식하면서 작은 새우나 갯지렁이등을
    먹이로 취합니다. 새우를 먹기에 감염 확률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의외로 양볼락과 어종들(볼락, 열기, 쏨뱅이)은 아니사키스 감염으로 인한 피해
    사례가 없어 낚시꾼들은 안심하고 드셔왔을런지도 모릅니다. 우럭도 마찬가지였죠.
    선상낚시를 하는 꾼들은 저렇게 잡아 뒀다 피만 빼지 내장까지 적출하지는 않습니다.
    낚시하느라 힘든데 고기 손질까지 하려니 많이 귀찮죠. ^^;

    그런데 이제부턴 여름철에 잡히는 우럭에 한해서는 살아 있을 때 내장을 적출해야 할 것 같습니다.
    감염률이 극히 적다고 생각했던 우럭마저도 아니사키스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을 이 날 알았습니다.
    아빠가 낚시로 잡아온 횟감을 먹는 대상은 가족이며 여기엔 어린 자녀들도 포함됩니다.
    아니사키스가 위장에 들어가면 작은 유충들은 위액에 소화되어 죽게 되지만 일부 씨알 좋고(?) 팔팔한 녀석의 경우라면 위장을 뚫고 나가려는 움직임을
    보이기 때문에 이때 극심한 통증을 유발시키며, 염증과 알레르기도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증상은 감염된 회를 섭취한 후 4~5시간 후에 나타납니다. 더 나아가 장패색과 혈관을 통한 뇌로 유입도 가능하기에 경각심을 갖고 계셔야 겠지요.
    특히나 기생충에 열악한 자녀들의 위장을 생각해서라도 말입니다.
    알려진대로 아니사키스는 회충약이 듣질 않습니다. 오로지 위 내시경을 통해 적출해야만 하며 그 이전까진 극심한 복통에 시달릴 수 있습니다.


    어쨌든 저는 이후 아니사키스가 더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 회를 모조리 뒤져봤습니다.
    일행들은 이미 입맛이 달아난 상태여서 젓가락을 논 상태입니다.
    저는 아니사키스 발견 뒤에서 태연스레 몇 점 더 집어 먹었습니다만(형광등에 비춰서 있는지 없는지 살펴보고 먹으면 됩니다.)
    그렇다 해도 사실 기분이 썩 좋지는 못하지요.


    아니사키스랑 혼동할 수 있는 부분은 생선 가시입니다.
    물론 가시라고 생각했는데 이것이 움직이면 얘기가 달라지겠지요.
    또 하나는 혈반이 있는데 기생충이 파고든 자리엔 저렇게 혈흔 내지는 혈점이 붉게 물들어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사진에서의 혈반은 단순한 피에 지나지 않아요. 면보로 닦아내면 없어지는 그런 혈반이니 드셔도 무방합니다.


    계속해서 회를 살펴보다 또 한마리가 나왔습니다.
    이로써 우럭 한마리에서 눈으로만 발견된 개체수는 두마리.  물론 아니사키스 발병률이 빈번한 어종에 비해선 매우 적은 편이지만 어쨌든 중요한건
    우럭에도 아니사키스가 있을 수 있다. 라는 것을 말하고 싶습니다. 


    제 촬영을 돕기 위해 아내는 살아 있는 아니사키스를 집어 올립니다.
    제가 만지지 마라했는데도 극구 집어드네요.(왜냐면 제가 징그러워서 만지지 못하기에)
    과거 연애시절 지렁이만 봐도 몸서리치며 저에게 안기던 그녀가 이제는 변했습니다. 다 제 잘못입니다. ㅠㅠ
    그녀가 말합니다. 털 달린 갯지렁이나 바퀴벌레가 훨씬 징그럽다고..
    듣고보니 그건 그래요. 바퀴는 징그럽기만 한게 아니라 기본적으로 더럽잖아요.
    그렇게 생각하니 아니사키스는 작고 가여워 보이는 존재입니다. 한낱 미물에 불과하지만 남의 몸속에 붙어야만 살수 있는 열악한 생존방식이 말입니다.


    죽어버린 아니사키스

    이것이 위장에 들어가면 속을 마구 헤집는 바다의 암살자가 되겠지만..
    몇 번의 젓가락질에 견디지 못하고 죽은 모습을 보니 미물은 미물인가 봅니다.
    이것도 자연의 순환과정이고 먹이사슬의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덜 징그럽겠지만 글을 보는 여러분들의 심정은 또 안그렇겠지요?
    중요한건 아니사키스가 다행히 자연산 어류에서만 주로 발견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니 횟집 우럭은 걱정안해도 됩니다. 다만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선상 우럭낚시를 하시는 분들은 여름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는 있어 보입니다.
    (특히 대형급 우럭에선 많이 발견된다고 하네요.) 많은 개체수는 아니지만 횟감으로 사용할 우럭은 반드시 현장에서 피와 내장을 제거하시기 바라며 오늘
     포스팅을 통해 한가지 당부드릴 말이 있습니다.

    회에서 기생충이 나왔다고 해서 앞으로 입에 못대겠다거나, 여름엔 아예 회를 안먹는 게 상책이라고 생각하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말씀드린대로 아니사키스는 살아있을 때 손질하면 99% 안전하게 드실 수 있습니다. 그것이 여름이든 겨울이든 상관없이 말입니다.

    오늘은 우럭에 한해서지만 앞으로 더 충격적인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

    PS : 여수에서 2박 3일 동안 쉬지 않고 낚시를 하고 어젯밤에 도착했습니다. 지금 온몸이 쑤십니다.
    몇 일 동안 답글과 방문을 못했는데 자리를 비운 동안 블로그에 댓글 달아주시고 관심을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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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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