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도 맛집] 서울 사람에겐 낯선 돼지국밥, 직접 먹어보니


    몇 일전 아내와 함께 거제도로 낚시 여행을 다녀왔는데요. 이곳에서 먹은 음식중 유독 기억에 남는 게  
    있다면 돼지국밥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실 돼지국밥은 서울을 비롯, 수도권 사람들에겐 꽤나 생소한 음식일지도 모릅니다. 보통 국밥하면
    소머리 국밥이나 순대국밥 정도를 떠올리기 마련인데요. 이곳 경남권에선 밀면이나 돼지국밥 같은
    음식이 압도적이라 할 만큼의 인기를 얻고 있어 저 같은 외지인들이 호기심을 갖기엔 충분하였습니다.
    비록 부산 합천의 원조 돼지국밥은 아니지만 이곳 거제도에서 서로 다른 두가지 스타일의 돼지국밥을
    맛보며 "경상남도의 맛" 을 약간이나마 느끼고 왔습니다.
    서울 사람들에겐 낯선 돼지국밥, 직접 먹어본 소감을 간략히 적어보겠습니다.

     

    거제도 장승포항의 관광 음식점들

    이곳은 거제도에서도 관광객이 잘 몰리는 장승포 항입니다.
    장승포는 외도 관광배를 타는 곳으로 유명한데요. 그래서 그런지 관광객을 겨냥한 음식점들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거제도와는 그닥 어울리지 않는 한우나 돼지갈비를 비롯하여 해물찜, 멍게비빔밥, 간장게장, 고디탕을 파는 음식점들이 즐비하지요.
    무슨 맛집, TV맛집, 거제도 맛집 등 TV 방송 안거친 가게가 없을 정도입니다. 오히려 TV출연 안한 집이 이상해 보일 정도.
    여기에 너도나도 '원조'를 남발하는 모습이 전형적인 관광형 식당가 풍경입니다.



    거제도 장승포에 있는 합천돼지국밥

    사실 이 집도 '원조'합천돼지국밥이란 간판을 내 걸고는 있지만 너도나도 내거는 TV방송 출연 타이틀이 아예 없다는 점에서 신선함을 느꼈다고나 할까. 
    바닷가라는 점을 이용해 앞바다에서 잡힌 해산물과는 상관없는 식재료로 음식을 만들어 파는 것도 아니고 간판이 화려한 것도 아닙니다.
    얼핏봐도 외지인들에겐 관심을 받기 어려운 돼지국밥이란 타이틀만 내걸고 있으니 아니나 다를까 이곳을 찾는 손님들은 현지인이 많습니다.
    어쨌든 제가 맛 본 생애 첫 돼지국밥은 비록 원조는 아니지만 오랜 기간 동안 벼르다가 뒤늦게 맛보게 되었다는 점에서 의미를 둡니다.


    돼지국밥 2그릇을 주문해 봅니다.
    아래 원산지 표기가 되어 있는데요. 김치를 제외한 모든 식재료는 국내산이라고 적혀 있군요.


    합천돼지국밥 6,000원

    그러나 처음 받아본 돼지국밥의 비쥬얼은 제가 생각했던 것과는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돼지 사골로 우려낸 뽀얀 육수라기 보단 말간한 육수에 다데기를 푼 듯한 색감이였지요.
    혹시나 싶어 원조 합천스타일의 돼지국밥을 찾아 봤더니 다들 육수색이 멀건하니 이것과 흡사함을 알았습니다.
    이것이 부산 합천 스타일인가 봅니다.


    나오는 찬들도 부산 합천 스타일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정구지(부추) 무침을 수북히 담아줬는데 숨이 죽지 않은 이 뻣뻣한 부추무침은 반찬용이라기 보단 국밥에 넣어 함께 말아 먹는 용도.
    물론 새우젓을 조금 넣어 간을 좀 하고요. 나머지 찬들은 조촐하지만 국밥을 먹는데 딱 필요한 것들만 나와줍니다.


    돼지수육이 푸짐하게 들어가 있다

    이 집의 최대 장점은 돼지국밥에 푸짐히 들어간 수육에 있습니다.
    잡내 없는 깔끔한 수육, 그것도 비계보단 살코기가 압도적으로 많은 수육이 푸짐하게 들어가 먹는 내내 든든합니다.

    국물 맛은 무난한 편. 사실 제가 돼지 누린내에 엄청 민감해서 남들이 그냥 지나칠만한 잡내도 저는 못지나치는 편인데 그런면에서 이 집 육수는 100%
    깔끔하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물론 먹는덴 지장이 있을 정도는 아니고 다만 제 스타일에 안맞을 뿐이지요.
    돼지국밥 자체는 제가 선호하는 음식 유형인데 이 집 육수 만큼은 외지인들에게 호불호가 갈릴듯 합니다.
    저와는 달리 서울 토박인 제 아내가 의외로 맛있게 먹는 모습을 봐서도 그렇고 말입니다.^^



    장승포 합천돼지국밥
    주차 : 가게 앞과 주변에 주차공간 많음
    네비주소 : 거제시 장승포동 499-36

    장승포로 찾아오실 일 있으면 참고하십시요.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외지인이라면 이 집의 돼지국밥 스타일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습니다.
    이렇게까지 말씀을 드렸는데도 불구하고 "님이 추천해서 갔는데 별로더라"고 말하는 분이 계신데, 이런 분들은 포스팅 자체가 "맛집 추천"인줄 착각하고
    글 내용도 안읽고 사진만 대충 훓어보고 찾아갔다가 제게 화풀이만 하는 유형입니다.
    그럴꺼면 차라리 처음 사진에 올려놓은 KBS인가 뭔가에서 했던 생생정보통 TV맛집을 찾아가시던가.. 바가지는 조심하시고요.
    다음으로 넘어갑니다.


    거제도 지세포의 어느 국밥집

    머리에 수건을 맨 주방장 아저씨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마치 일본의 음식 드라마에 나올 법한 ^^

    황소국밥과 수육백반을 시켜봅니다.
    이곳은 앞서 소개해드린 장승포 항에 비해 관광객들이 잘 찾지 않는 지세포 항 근처의 국밥집인데요.
    현지인들이 추천하는 가게치곤 그리 착한 가격이라곤 할 수 없습니다.
    아마 원산지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추측에 현지인의 말을 빌어 "국밥이 끝내주는 집" 이라는 기대감이 더해져 1~2천원 정도 비싼건 희석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원산지 표기는 왼쪽에 죄다 짤렸네요. 설명드리자면 이 집은 모든 식재료가 국내산이라고 표기되어 있습니다. 쇠고기도 국내산 육우.


    수육백반과 황소국밥

    수육백반을 시키니 정구지(부추)를 미리 푼 돼지국밥도 함께 나와줍니다.
    역시나 찬은 단촐하지만 고추와 양파는 신선했고 그 밖에 반찬들도 국밥을 말아 먹는데 딱 필요할 만한 것들만 있습니다.
    김치와 깍두기, 그리고 깻잎 장아찌가 푹 익어 시골느낌도 나면서 맛이 좋네요.


    수육백반을 시키니 일곱점의 돼지수육이 나와줍니다.
    퍽퍽하지 않고 잡내없이 부드러운 수육.


    깻잎 장아찌 잘 담그시네요.
    이런건 포장 안되나요. 사가고 싶습니다. ^^;


    푹 익은 깍두기.


    다소 뻣뻣했던 정구지 무침

    그래도 잎이 넓은 호부추가 아니라서 좋습니다.(저는 그건 영 파이더군요)
    반찬으로 먹어도 좋지만 대부분 국밥에 넣어 말아드십니다.


    황소국밥 8,000원

    아내가 시켰는데 국물맛이 진하고 좋다고 해요. 대신 고기가 몇 점 안들어있어 가격대비 약해 보여요.
    차라리 저 고기를 얇게 썰더라도 여러점이 들어가면 더 좋겠단 생각입니다.


    수육백반을 시키면 돼지국밥이 나오는데 이 집은 앞서 맛봤던 합천돼지국밥과는 또 다른 느낌.
    말간 육수가 아닌 마치 뼈를 넣고 고은 듯한 뽀얀 육수로 나옵니다.


    수저로 휘저어보니 다데기가 들어 있군요.


    후추향이 살짝 강하긴 하나 저는 이쪽이 더 잘 맞습니다.
    국물맛이 사골 육수 느낌도 나면서 잡내가 없어 깔끔하네요.
    제가 돼지국밥으로 주문한게 아니여서 그런지 국물에 들어간 수육은 앞서 소개한 합천돼지국밥보다는 양이 덜한 편입니다.
    제대로 알아보려면 이 집의 돼지국밥을 주문해봐야 알겠지만 어쨌든 전반적인 느낌은 육수에 적잖은 공을 들인 맛이라는 겁니다.


    깻잎 장아찌에 수육 한점 싸고



    반주로 소주 한병을 시켜야 하나 고민되는 순간입니다.
    이 날은 식사를 마치고 출조를 나가야 해서 술은 못했지만 수육과 국물맛에 제 마음은 이미 소주 한병을 외치고 있었습니다.


    나오는 찬이 단촐하니 재활용 걱정도 덜 수 있습니다.

     

    지세포 일운국밥
    주차 : 가게 앞과 주변에 주차공간 많음
    네비주소 : 거제시 일운면 지세포리 989-2


    서울사람들에게 "돼지국밥"하면 적어도 제 주변에선 비리지 않냐는 반응이 많습니다.
    그러면서도 순대국밥은 또 잘 말아드시잖습니까? 그거나 이거나 크게 다를 게 없지만 돼지국밥은 푸짐한 수육과 함께 정구지(부추)무침을 곁들여
    말아먹는 맛이 푸근하였습니다. 가게에 따라 육수 맛은 차이가 있지만 오히려 잡내가 적고 깔끔해 한끼 식사로 그만이지요.
    경남에 거주하시는 분들이야 더 이상 새로울 게 없지만, 적어도 외지인 관광객이라면 항구에 있는 횟집이나 방송타이틀로 어지럽게 해놓은 관광 음식점을
    찾는 대신 현지인들이 즐겨찾는 푸근한 돼지국밥으로 한끼 식사 어떨까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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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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