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몰랐던 명태 내장의 새로운 사실(곤이와 이리)
입질의 추억입니다.
한겨울에 시원하고 칼칼한 생태탕. 생각만해도 속풀리죠.^^
그 포근하면서 담백한 살도 좋지만 여기에 들어가는 여러 부산물 또한 빼놓을 수 없습니다.
바로 '곤이'와 '애'인데요. 의외로 많은 분들이 '곤이'에 대해 잘못 알고 계시는듯 해요.
그래서 오늘은 생태(명태, 동태) 혹은 대구탕에 들어가는 부산물에 대해 정확히 의미를 짚어 보고 잘못된 상식을
바로 잡아볼까 합니다. 아마 대다수 분들이 오늘 글로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리라 생각됩니다.
우리가 흔히 먹는 대구탕, 생태탕, 동태찌개엔 다양한 부위의 내장이 들어갑니다.
간과 알도 들어가지만 희고 꼬불꼬불하게 생긴(어찌보면 뇌처럼 생겼다고도 함) '이것'을 일컫어 사람들은 다양한 명칭으로 부르고 있습니다.
고니, 곤, 곤이, 이리, 난소, 정소, 창자, 알집
이쯤되니 햇갈리는 것도 당연. 이것을 두고 인터넷 검색을 해보면 곤이가 맞네, 이리가 맞네, 알집이 맞네등등 서로 의견들이 분분한데요.
그러다보니 이것의 정확한 명칭과 의미를 확실히 기술해 둘 필요가 있어 다양한 자료들을 찾아봤습니다.(이제 일본 사이트 검색은 필수라는 ^^;)
아래는 우리나라의 N포털에서 올라온 질문에 대한 답변입니다.
일단 여기서 말하는 '곤이'는 맞춤법상 고니가 아닌 '곤이'가 맞습니다. 고로 이것은 틀린 답변이 되겠습니다.
위 사진은 이틀전 제가 동태찌개 맛집 글을 올리면서 사용한 표기인데 꼬불꼬불한 이것을 가리켜 '곤이'라고 했지만 역시 틀린 말입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곤이'라고 표기한 이유는 이미 대다수(어쩌면 거의 모든 분들)들이 이것을 '곤이'이라고 알고 계시기에 이해하기 쉽게 통상적으로
사용하는 호칭을 썼을 뿐이지 정확한 명칭은 "이리"가 맞습니다.
아래 사진을 보면서 곤이, 이리, 정소와의 관계를 알아보겠습니다.
명태, 대구등의 암컷의 배를 갈라보면 이렇게 알집이 있는데 이것은 명란젓의 주재료가 되며, 알탕에도 사용됩니다.
이것의 정확한 명칭이 바로 "곤이(알집)"입니다. 알고 계셨나요?
의외의 결과에 어리둥절 하실 수도 있을 것 같아 자세히 풀어서 설명드리자면..
곤이의 '곤(鯤)'은 고기 '어(魚)'자에 자손이라는 뜻의 '곤(昆)'자가 합쳐진 말로, 사전적 의미는 물고기의 '알' 또는 '물고기 새끼'를 통칭하는 용어로
암컷의 알 주머니(난소)를 지칭하는 말입니다. 그러므로 곤이 = 알집(난소)가 정확한 표현입니다.
우리가 먹는 알탕의 알과 명란젓의 알 역시 '곤이'를 뜻합니다.
반면에 생태나 대구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꼬불꼬불한 부산물은 '이리(정소)'입니다.
쉽게 정리하자면..
암컷 물고기의 생식소 : 난소 = 곤이 = 알
수컷 물고기의 생식소 : 정소 = 이리 = 어백(魚白)
따라서 사진의 저 꼬불꼬불한 것의 정식명은 '이리(정소)'가 맞으며, 대다수가 이것을 '곤' 혹은 '곤이'로 잘못 불려지고 있는 실태입니다.
하나 더 추가하자면 생선찌개등에 간(애)을 넣기도 하는데 '애'의 사전적 의미는 창자라는 뜻의 옛말로 간장(肝腸)을 말하는데,
근심과 걱정으로 몹시 안타까울 때 흔히 '애간장을 녹인다'라고 표현하듯 이때의 '애'는 '간'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사전적 의미에의 '애'는 창자를 뜻하기도 하는데 생선 창자는 위와 소장, 대장등 음식물의 소화를 돕는 기관에 한정해서만 불러지는 부위입니다.
<이상 생선회학 참고>
또 한가지 상식 하나 알려드릴까 합니다. 의외로 적잖은 분들이 명태와 대구를 햇갈려 하시는데요.
명태(생물은 생태, 겨울에 잡히거나 얼린 것은 동태로 불림) 그리고 대구는 둘다 냉수성 어종이지만 명태의 서식지역이 훨씬 북쪽으로 추운 겨울 수온이
많이 떨어질 시기엔 동해의 울산까지 남하했다 수온이 오르기 시작하면 다시 북상하는 어종으로 주요 서식처는 동해 중부, 일본 북부, 오호츠크 해,
베링 해등 북 태평양에 분포하고 있습니다. 반면 대구는 북위 34도의 북태평양을 비롯 우리나라 동, 서, 남해 전 연안에서 어획되고 있습니다.
아래 사진으로 대질해 보면서 확실한 구별법을 알려드릴께요.
명태(위), 대구(아래)
우선 시각적으로 보이는 것은 전장(길이)과 채색입니다. 명태는 전장 80cm까지 자란다고 나와있지만 실제로 어획되는 사이즈는 대부분
50cm이하입니다. 그에 비해 대구는 전장 1.2m로 비교적 대형어종에 속합니다. 시장에서 파는 것도 50cm이상급이 많습니다.
명태는 채색이 짙고 무늬가 선명하지만 대구는 전반적인 채색이 명태에 비해 밝고 누렇빛깔을 띕니다.
가장 결정적인 차이는 사진에 표시된 것 같이 '수염'의 유무입니다.
수염이 명태와 대구를 가르는 구별 포인트!
아랫턱에 수염이 한가닥이라도 보이면 '대구', 안보이면 '명태'. 차암 쉽죠~잉 ^^
명태의 정소(위), 대구의 정소(아래)
사진은 탕거리에 쓰이는 이리인데요. 이거 좋아하시는 분 많으시죠? ^^
사실 영양학적으론 큰 의미가 없다곤 하나 약간의 지방과 단백질을 보충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 쫄깃하면서 고소한 맛에 이것만 찾는 애호가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 정소(이리)도 명태와 대구에 따라 형태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명태의 정소는 크리미한 질감에 꼬불꼬불한 형태가 또렷하지 않은게 특징이라면,
대구의 정소는 마치 사람 뇌처럼 꼬불꼬불한 형태가 또렷하게 잡혀있다는 것이 특징. 전반적으로 굵기와 크기면에서 명태의 그것을 압도합니다.
동태찌개에 든 대구의 정소
보통 동태나 생태탕에 든 정소를 보면 당연히 명태의 것이겠거니 생각하기 쉽지만 방금 설명했던 그러한 이유로 명태보단 대구의 정소를 가져와
사용하거나 아예 이 둘을 혼합해서 사용하는 집도 있다는 점.
보통의 생선은 알베기인 암컷의 가격이 높지만 명태나 대구와 같이 정소가 별미인 생선에선 수컷이 가격적으로 비싼편이기도 합니다.
마치며..
이렇게 정리를 해드리면서도 영 개운치 못한 것은 실생활에서 쓰이는 명칭과 사전적 의미로서의 명칭과는 차이가 있다는 점입니다.
대부분이 꼬불꼬불한 이것을 '곤이'라고 알고있듯 말입니다.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실생활에서 구전되어지고 있는 명칭이 올바른 것인지, 사전적으로 정의 해놓은 명칭을 사용해야 올바른 것인지.
이 문제에 대해선 지속적인 합의점을 찾아서 고쳐나가야 할 것입니다. 이렇게 해야만 하는 이유 중 하나는 역시 혼동을 피하기 위해서겠지요.
'곤이'와 '이리'는 암컷과 수컷의 차이만큼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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