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는 넓고 생선회는 다양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실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횟감의 종류는 대단히 한정적입니다. 그것도 한국, 중국, 일본에서 생산된 양식이 대부분이요, 자연산은 언감생심. 자연산은 기상에 민감하고 계절을 타며, 해양 생태계 변화와 남획으로 개체 수가 줄어 공급량이 예전 같지 못합니다. 

 

이 와중에 잡힌 자연산도 대부분은 산지 식당과 고급 일식집에 팔리면서 소시민에게 돌아갈 몫은 거의 없는 셈이지요. 그렇다면 '미식가가 손꼽는 최고의 미어(味魚)’는 무엇일까요? 

 

이러한 질문에 보통의 소비자는 우럭이나 광어, 도미(참돔) 정도를 떠올릴 것 같습니다. 생선회 좀 먹어봤다는 미식가들은 돌돔이나 감성돔, 복어, 도다리 등 값이 나가는 횟감을 꼽을 것이고. 그런데 수산물에 정통한 전문 낚시꾼, 어부들에게 물어보면 꽤 생소한 횟감이 거론됩니다. 이를테면 “긴꼬리벵에돔, 벤자리, 붉바리, 볼락, 자바리, 줄가자미 등등”

그렇다면 대한민국 최고 생선회는 무엇일까요? 이 글은 총 2회로 구성되었는데 상편은 BEST TOP 32 중 32~16강을, 하편에선 TOP 16부터 1위까지 소개합니다. 참고로 BEST를 선정하는 기준은 지난 십여 년 동안 취재하면서 만난 사람들 이를 테면, 전문 낚시인, 어부, 수산업 종사자들로부터 자주 거론되거나 최고의 찬사를 받았던 횟감을 종합적으로 판단했으며, 여기에 저의 경험을 보탰다는 점 미리 알립니다.

 

 

#. BEST 16!

부시리

- 부시리(편방어, 히라스)
여름 부시리, 겨울 방어란 말이 있듯이 제철이 확실한 전갱이과 생선입니다. 방어와 사촌이며, 생김새도 매우 유사해 상인조차도 헷갈리는 어종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방어보다 더 크게 자라며, 최장 1.8m 정도까지 보고된 적이 있습니다. 횟집과 시장에 판매되는 부시리는 평균 크기가 40~70cm, 무게 1~5kg이 많습니다.

 

수율 또한 60%대를 육박하니 한 마리를 잡아도 횟거리가 푸짐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방어와 비슷하지만, 기름기(지방)은 방어보다 적은 편이며, 살은 단단한 편이어서 쫄깃쫄깃 사각사각 씹히는 식감을 선호한다면 활부시리 회를 추천합니다.

제철은 여름~가을, 평균 소비자가(kg) 2.5~3만원, 오직 자연산, 산지는 제주 및 경남, 경북, 전남, 강원도, 이용은 활어회 및 숙성회(대부시리)와 구이, 조림, 초밥 등

 

 

쥐노래미

- 쥐노래미(놀래미) 
노래미와 쥐노래미가 있지만, 횟집에서 흔히 ‘놀래미’로 파는 것이 바로 쥐노래미! 다 크면 60cm에 육박하지만 주로 유통되는 것은 20~30cm가 많습니다.

 

대표적인 흰살생선이면서도 참돔, 감성돔의 후광에 가려진 동시에 우럭, 광어에 물린 이들이 차선책으로 손꼽는 횟감이라지만, 여름에 잡힌 자연산 쥐노래미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단맛이 좋고, 약간의 숙성을 거치면 감칠맛까지 빼어난 횟감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식감은 돔보다 덜 탱글탱글하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핸디캡으로 너무 단단해서 씹기가 어렵거나, 비교적 부드럽고 살캉살캉하게 씹히는 식감을 선호한다면 쥐노래미가 제격입니다.

제철은 여름~가을, 평균 소비자가(kg) 3~3.5만원, 자연산과 양식, 산지는 전국, 이용은 활어회 및 건어물, 조림, 탕, 찜.

 

 

강도다리

- 강도다리
해마다 봄이면 자연산 봄도다리를 대신해서 판매되는 어종으로 강과 인접한 기수역에 자주 발견돼 강도다리란 이름이 붙었습니다. 지금은 동해 일대에 양식 산업으로 자리 잡았고, 대량 양식이 되는 고부가가치 어종이기도 합니다. 강도다리회도 살이 탱글탱글하면서 약간의 고소함과 적당한 감칠맛을 선사하는 흰살생선회로 인기가 있습니다.

제철은 겨울~봄(양식은 연중), 평균 소비자가(kg) 3만원 전후, 자연산과 양식(국산 및 중국산), 산지는 강원도 및 경북, 이용은 활어회 및 숙성회, 탕.

 

 

전어

- 전어
가을하면 전어가 빠질 수 없을 만큼 고소한 맛을 자랑하는데요. 깨와 된장과 궁합이 좋고, 각종 쌈채와 마늘, 고추 등과 어울려 먹었을 때 그 맛은 배가 되는 붉은살생선입니다. 횟감은 주로 15cm 전후의 전어를 뼈째 썰고, 큰 것은 포 떠서 길게 써는 형태가 맛있습니다. 산지 별 맛과 품질은 남해 > 서해 > 동해 순.

제철은 가을~초겨울, 평균 소비자가(kg) 2~2.5만원, 대부분 자연산, 산지는 경남, 전남, 충남, 이용은 활어회 및 구이, 튀김

 

 

홍민어

- 홍민어(점성어)
한때 참돔회로 자주 둔갑되면서 논란이 있었던 홍민어는 점성어란 이름으로 더 유명합니다. 멕시코만에 서식하던 종묘를 중국에서 길렀고 대량양식에 성공했으며, 지금은 전적으로 중국산 양식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한 마리를 잡아도 덩치가 크고 수율이 좋아 미들급 이하 초밥집에서 선호합니다.

제철은 여름~가을, 평균 소비자가(kg) 2.5만원 전후, 오직 양식(중국산), 이용은 활어회 및 숙성회, 초밥.

 

 

갈치

- 갈치
밥반찬으로 유명한 갈치도 주당들 사이에선 쉽게 접할 수 없는 귀한 횟감이기도 합니다. 낚싯바늘로 잡은 은갈치는 은분을 벗기지 않아도 될 만큼 신선한 상태에서 회를 치는데, 이미 잡히자마자 수분 이내 숨을 거두기 때문에 상에 내올 때는 자연스럽게 숙성이 되어 은은한 감칠맛을 냅니다.

제철은 가을~겨울, 평균 소비자가(kg) 2~3만원 전후, 오직 자연산, 산지는 제주, 이용은 선어회 및 구이, 조림, 국, 찌개

 

 

넙치

- 넙치(광어)
광어로 더 많이 알려진 넙치는 80년대 말 대량 양식이 이뤄진 이후 국민 생선회로 급부상하였고, 지금은 가장 흔히 맛볼 수 있는 대중 생선회가 되었습니다. 최대 크기 1m를 상회하지만 주로 양식되거나 유통되는 크기는 30~40cm 전후이며, 양식의 경우 무게는 500g부터 4kg에 이르기까지 다양합니다.

 

보통 양식 광어 중에서는 2.5~3kg 이상을 대광어라 취급하며 숙성회 및 초밥용으로 각별히 여깁니다. 맛은 적당한 탄력과 감칠맛이 좋은데 특히, 숙성했을 때 썰어 먹는 대광어회가 일미입니다.

제철은 겨울, 평균 소비자가(kg) 2.5만원 전후, 자연산과 양식(완도, 제주, 동해 등), 산지는 충남, 전북, 전남, 이용은 활어회 및 숙성회, 초밥, 튀김, 구이, 탕, 조림 등

 

 

붕장어

- 붕장어(아나고)
흔히 바닷장어라 판매파는 것의 90% 이상이 붕장어입니다. 전량 자연산에 의존하지만 아직은 흔하면서 저렴한 편이지만, 맛은 기대 이상으로 고소하면서 뼈가 연해 뼈째 썰어 씹는 맛이 일품인 횟감입니다. 붕장어는 잘게 썰어 각종 쌈채와 곁들이는데 특히, 콩가루를 곁들인 회무침이 일품입니다.

제철은 여름~겨울, 평균 소비자가(kg) 2.5~3만 원 전후, 오직 자연산, 산지는 경남, 경북, 이용은 활어회 및 탕, 구이, 건어물


 

참돔

- 참돔(도미)
돔 중의 여왕인 참돔은 최대 크기 110cm를 넘기는 대형 어류지만, 일반적으로 유통되거나 양식되는 크기는 1~3kg가 대부분입니다. 다른 일반 생선회처럼 썰어 먹기도 하며, 껍질에 뜨거운 물을 부어서 마치 소나무 껍질처럼 일어나게 하는 마츠카와 타이 방식으로 먹는 것이 일품입니다.

제철은 겨울~봄, 평균 소비자가(kg) 3만원 전후, 자연산과 양식(국산, 일본산 및 중국산), 산지는 경남, 전남, 충남 이용은 활어회 및 숙성회, 초밥, 탕, 구이, 조림 등

 

 

농어
점농어

- 농어, 점농어
농어는 크게 농어와 점농어로 종류가 세분화됩니다. 농어는 우리나라 삼면에 고루 분포한 반면, 점농어는 여수를 기점으로 서남해 및 서해 쪽에 많이 분포합니다. 맛은 비슷하나 산지인 전남 쪽에서는 점농어를 높게 쳐주고 실제 거래되는 위판가도 점농어가 좀 더 비싼 편입니다.

 

반면 점농어가 귀한 동해나 경남에서는 농어를 높게 쳐주는 경향이 있습니다. 좋은 농어는 살이 탱글탱글하면서 단맛이 받치며, 숙성했을 때 더 좋은 맛이 납니다.

제철은 점농어(여름~가을), 농어(가을~겨울), 양식은 연중, 평균 소비자가(kg) 3만 원 전후, 자연산과 양식(국산 및 중국산), 산지는 경남, 전남, 전북, 충남, 이용은 활어회 및 숙성회, 초밥, 탕, 구이 등

 

 

조피볼락

- 조피볼락(우럭)
광어와 더불어 두 번째로 소비량이 많은 횟감인 우럭은 대량 양식 이후 전 국민적으로 사랑받아온 대표적인 흰살생선회입니다. 대가리가 커서 수율이 30% 남짓된다는 점이 불리함으로 작용. 일식 업계보다는 수산시장과 횟집에서 애용됩니다. 맛은 광어보다 좀 더 탱글탱글한 편이며, 은은한 감칠맛이 좋은 횟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제철은 가을~겨울(양식은 연중), 평균 소비자가(kg) 2.5만원 전후, 자연산과 양식(국산 및 중국산), 산지는 충남, 전북, 전남, 이용은 활어회 및 탕, 구이, 튀김, 건어물

 

 

고등어

- 고등어
고등어회는 크게 활어회와 선어를 이용한 시메사바(초절임회)가 있습니다. 활어회는 양식 고등어를 이용하므로 산지의 특성을 타기보다는 활어차로 그날그날 실려온 활고등어회를 어디서든 맛볼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다른 횟감과 달리 구운 김과 잘 어울리며, 초간장과 보리밥 등을 곁들여 싸 먹는 한끼 식사용으로 어울립니다. 시메사바는 주로 일식집이나 스시야에서 제공되는데 초절임회 특유의 산미와 부드러움, 짠맛과 고소함이 조화롭습니다.

제철은 가을~겨울, 평균 소비자가(kg) 3만원 전후, 자연산과 양식(통영, 제주), 산지는 경남, 제주, 이용은 활어회 및 초절임회, 초밥, 찌개, 조림, 구이

 

 

숭어

- 숭어(보리숭어)
숭어는 눈이 검으며 보리숭어, 개숭어, 감숭어 등으로 불립니다. 눈이 노란 가숭어와는 서식지와 습성, 제철에서 많은 차이가 나지만 공통적으로 겨울에 맛이 좋고, 여름에는 맛이 떨어집니다. 겨울 숭어는 달고 씹히는 맛도 일품인데요. 특히, 3~4월경 진도 울돌목에서 뜰채로 잡히는 보리숭어가 장관이며 이 지역의 명물로 자리 잡았습니다.

 

숭어는 지역에 따른 맛 차이가 큰데 가장 맛있는 숭어는 진도를 비롯해 전남 일대와 거제, 통영 일대에서 잡힌 겨울 숭어입니다. 이 계절에 숭어는 사각사각 씹히는 식감과 단맛이 일품입니다.

제철은 겨울~초봄, 평균 소비자가(kg) 1.5~2만 원, 오직 자연산, 산지는 전남 및 경남, 이용은 활어회, 어만두, 초밥

 

 

가숭어

- 가숭어(밀치)
가숭어는 눈이 노란색이며 지역에 따라 참숭어, 밀치, 언구 등으로 불립니다. 숭어와 달리 양식이 되는데 하동이 유명합니다.

 

겨울이면 30cm 내외인 가숭어를 출하해 전국 각지의 수조를 채우는데 이 시기에는 전남 해역에서 잡힌 자연산 대물 가숭어도 제법 유통되며, 크기에서는 양식 가숭어(밀치)를 압도합니다. 양식은 지방에 의한 고소함이 압권이며, 자연산은 살이 단단하고 탱글탱글합니다.

제철은 겨울, 평균 소비자가(kg) 1.5~2만 원, 자연산과 양식, 산지는 경남(양식) 및 전남(자연산), 이용은 활어회, 어란

 

 

대서양연어

- 대서양연어(노르웨이산 연어) 
시중에 흔히 판매되는 생연어는 대부분 노르웨이산 연어를 현지 양식장에서 전처리만 해서 항공 수송한 것입니다. 이것을 마트에서는 필렛 작업과 포장을 거쳐 판매하고, 시장에선 원물 형태로 판매됩니다. 

 

또한, 이것을 이용해 다양한 음식을 제공하는 연어 전문점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노르웨이산 연어는 자연계 사료와 곡물 사료를 배합한 형태로 지방을 찌우기 때문에 자연산 연어보다 지방 함량이 높은 편이며, 최근 15년 동안 우리 국민의 입맛을 바꿀 정도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제철은 연중, 평균 소비자가(kg) 2~2.5만 원 전후, 오직 양식(노르웨이), 이용은 회, 초밥, 훈제, 스테이크, 샐러드, 가공 

 

 

방어

- 방어
최근 10여 년 동안 광어를 제칠만큼 급부상한 어종을 꼽으라면 단연 방어와 연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소비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횟감입니다. 다 자라면 1.4m, 무게 18kg까지이며, 주로 유통되는 크기는 50~1m 사이, 무게 2~10kg이 가장 많습니다.

 

방어는 크기에 따라 소, 중, 대, 특대로 나뉘는데 소방어와 중방어는 활어회로 제격, 8kg 이상인 대방어는 부위별로 세분화할 수 있고, 경우에 따라 추가 숙성을 하기도 합니다.

 

겨울에는 압도적으로 높은 지방 함량 덕분에 참치회 대용으로 인기가 있을 뿐 아니라 활어회로 썰어낼 경우 부위에 따라 흰살생선 못지않은 식감을 내기에 인기가 높습니다. 방어는 회뿐 아니라 대가리도 매우 쓸모가 있어 다양한 요리에 활용됩니다.

제철은 겨울, 평균 소비자가(kg) 2~3.5만 원 전후, 자연산(동해, 제주)과 양식(일본), 자연산을 잡아다 가두어 사료를 먹여 출하시키는 축양(통영), 산지는 강원도 및 제주, 이용은 활어회 및 숙성회, 초밥, 구이, 조림, 탕

 

※ 다음 편에는 16~1위까지 알아봅니다. (다음 편 보기 ↓↓)

대한민국 최고 생선회는? 대중적인 생선회 베스트 10(하편)

 

※ 글, 사진 : 김지민 어류 칼럼니스트                   
유튜브에서 ‘입질의추억tv’ 채널을 운영 중이다. 티스토리 및 네이버에서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으며, tvN <유퀴즈 온 더 블록>, tvN <난리났네 난리났어>, EBS1 <성난 물고기>, MBC <어영차바다야>를 비롯해 다수 방송에 출연했다. 2018년에는 한국 민속박물관이 주관한 한국의식주 생활사전을 집필했고 그의 단독 저서로는 <짜릿한 손맛, 낚시를 시작하다>, <우리 식탁 위의 수산물, 안전합니까?>, <꾼의 황금 레시피>, <수산물이 맛있어지는 순간>, <귀여워서 또 보게 되는 물고기 도감(감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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