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초밥에 대한 문의가 많이 들어옵니다. 특히, 밥을 감싸는 재료(=네타)는 그 종류가 다양해 일일이 알고 먹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초밥의 재료를 알고 먹는다는 것은 많은 의미를 가집니다. 

 

 

모둠초밥

첫째, 초밥은 섬세한 음식입니다. 재료를 이해하거나 알고 먹을수록 그 맛은 배가 됩니다.

둘째, 초밥은 기본적으로 날음식입니다. 날음식을 잘못 먹으면 탈이 날 수 있고, 자칫 보건상의 문제로 불거지므로 위생 관념이 철저해야 합니다. 위생은 업장의 위생 관념에서 나오지만, 사용되는 재료의 면면으로도 어느 정도 유추할 수 있습니다. 원산지를 투명하게 공개할수록 신뢰를 부릅니다.

여기서 우리는 지난날에 먹었던 초밥 재료가 어디서 왔고, 어떠한 상태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우리가 평소 먹는 초밥 재료에 관한 상식을 높이고자 품목별 특징과 원산지에 관해 소개하고자 합니다.

※ 들어가기에 앞서..
세상에는 지금도 좋은 식재료를 어렵게 공수해 손님에게 제공하려고 노력하는 셰프들이 많습니다. 각자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초밥을 연구하며, 일부는 이윤을 포기하면서 의미 있는 한 점을 만들려고 노력합니다. 한편, 흔하디 흔한 냉동식품이지만, 저렴하면서 최대한 가성비를 앞세운 초밥집(또는 뷔페)도 많이 있습니다.

 

품질과 가격대, 소비층이 다를 뿐, 어느 쪽이든 각자 분야에서 맛있는 초밥을 제공하려고 노력합니다. 따라서 수입산을 사용한다고 무조건 품질이 떨어지거나 나쁜 것이 아니며, 모든 초밥은 제한된 코스트 내에서 그에 맞는 맛과 품질을 행사한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입니다.


#. 어류

광어초밥

1) 넙치(광어)
80년대 중후반부터 본격적인 대량 양식이 된 광어는 한국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는 횟감입니다. 광어만큼은 일본을 비롯해 전 세계 각국에 수출할 정도. 초밥집 코스트에 따라 3kg 이상 대광어를 쓰거나 혹은 1kg 이하의 작은 광어를 쓴다는 차이가 있을 뿐, 모두 국산 광어를 사용합니다. 또한, 광어는 수입산이 없는 유일한 생선회이기도 합니다. 고급 스시야에선 자연산 광어를 쓰기도 하지만, 대부분 안정적인 수급이 가능한 양식 광어를 씁니다.

 

 

마츠카와 타이

2) 참돔(도미)
참돔은 마츠카와타이(도미 껍질회) 방식과 일반적으로 내는 방식이 있으며, 어느 쪽이든 스시야에서 사랑받는 재료입니다. 스시야에서 감성돔보다 참돔을 선호하는 이유는 숙성 효과에 의한 맛의 상승작용도 있지만, 안정적인 수급이 우선시 되는 업계 특성상 일 년 내내 양식이 되면서 흠잡을 데 없는 안정적인 품질, 여기에 압도적인 크기에 의한 숙성 효과와 수율 때문이기도 합니다. 고급 스시야에선 자연산 대도미를 쓰기도 하며, 대부분 양식(일본산) 활어를 선호합니다.

 

 

농어

3) 농어
초밥 업계에서 가장 인기 많은 활어는 광어, 도미, 농어 이 세가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제철에 자연산 농어를 쓰는 곳도 있지만, 대부분은 양식(중국산) 중에 크기가 괜찮은 농어를 선별해서 쓰며, 일반적인 코스트에선 1kg 내외인 양식 농어를 많이 씁니다. 한편, 마트와 비교적 저렴한 뷔페에서는 대만산 냉동 농어 필렛(초밥용)을 사용하는 편입니다.

 

 

참다랑어 초밥

4) 참치류
참치는 크게 참다랑어, 눈다랑어, 황다랑어 순으로 맛과 비용이 결정됩니다. 여기에 새치류인 황새치, 청새치, 녹새치(흑새치), 돛새치까지를 참치의 범주로 넣어 표기하지만, 엄밀히 말해 참치는 참다랑어에 한해서이며, 눈다랑어와 황다랑어 등 다랑어류까지 포괄하기도 합니다. 

 

참다랑어는 한시적으로 잡히는 자연산을 쓰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축양(어린 치어를 채집, 해상 가두리에서 사료로 기른 양식)을 씁니다. 원산지로는 지중해를 끼고 있는 스페인이 대표적이며, 이 밖에도 몰타, 멕시코 등이 있습니다. 남방참다랑어의 경우 호주산과 일부 원양산도 있습니다.

 

 

황새치 초밥

눈다랑어와 황다랑어, 녹새치(흑새치), 돛새치를 비롯해 각종 새치류는 냉동 수입산 및 원양산에 의존하며, 가다랑어를 훈제하거나 불에 그슬린 형태로 취급한다면 제주도 및 대마도산 등 근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자연산을 씁니다. 가다랑어나 삼치를 훈제해서 제공하는 경우 고급 스시야인 경우가 많습니다.

참치의 품질은 앞서 열거했듯 어종에 따른 차이가 압도적이지만, 똑같은 참다랑어라 해도 한 마리가 90kg인 것과 270kg 등 무게에 따른 차이가 압도적으로 큽니다. 또한, 냉동 및 생물 여부에 따라서도 품질과 맛 차이는 현격하게 드러납니다. 참다랑어와 눈다랑어를 제외한 나머지 어종 역시 무게에 따른 차이가 있지만 원물의 상태와 신선도, 냉동 기간에 따라 복합적으로 품질 차이가 벌어집니다.

 

 


마트에서 파는 참치 초밥은 크게 두 분류로 나뉩니다. 초밥 진열장에 포장된 것은 잘 해동한 냉동 참다랑어, 눈다랑어, 황다랑어, 황새치 블록을 썰어 상품으로 구성한 것입니다. 이 외에 1피스씩 개별 포장된 것은 품질이 떨어지나 가격이 저렴한 냉동 황다랑어, 청새치, 녹새치(흑새치), 돛새치 등이 주를 이룹니다.

 

이러한 활용은 예식장 및 돌잔치 뷔페, 출장 뷔페, 저가 참치전문점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납니다. 높은 코스트로 가게 될수록 참다랑어 사용 비율이 높아지나 이 안에서도 코스트별 부위가 나뉩니다.

 

가령, 가격이 나가는 뱃살과 상대적으로 저렴한 등지살의 비율을 조절하거나, 혹은 같은 뱃살이라도 상대적으로 품질이 떨어지는 꼬리 쪽 뱃살(3~5번)을 사용하면서 코스트를 맞추게 됩니다. 고급으로 가면 참다랑어 비율이 압도적일 뿐 아니라 사용되는 참다랑어의 품질 및 크기도 증가하게 되고, 뱃살도 대가리 쪽에 가까운 부위인 1~2번 대뱃살(오토로)과 목살(가마도로)의 사용이 증가하게 되는 식입니다.

 

 

고등어 시메사바
전갱이 초밥
전어초밥

5) 고등어, 전갱이, 전어, 삼치, 청어, 학공치, 보리멸
초밥집에선 고등어를 날 것 그대로 사용하기보다는 시메사바(초절임)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갱이와 전어도 고등어만큼은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소금과 식초에 절이는 과정을 거칩니다.

이들 어류는 대부분 국산 자연산을 사용하는데요. 일부 업장은 지리적인 이점을 이용해 자연산 활어를 공수해 쓰며, 제철과 상관없이 욕지도산 양식 고등어와 전갱이를 쓰기도 합니다.

 

 

줄무늬전갱이 초밥

만약, 바다와 거리가 있는 서울, 수도권, 내륙 지방이라면 자연산 선어 고등어를 시메사바로 만드는 편이며, 업장에 따라 노르웨이산 냉동 고등어로 시메사바를 만들기도 합니다. 업장에 따라 일본산 양식 활 줄무늬전갱이(표준명 흑점줄전갱이)를 초절임 하지 않은 상태로 쓰기도 합니다. 전어의 경우 예전에는 양식이 쓰였으나 지금은 전어 양식의 퇴보로 대부분 자연산 국산을 씁니다.

 

 

학공치 초밥

삼치, 청어, 학공치, 보리멸을 초밥으로 내는 곳은 대부분 미들급 이상 스시야입니다. 삼치와 청어, 학공치는 잡자마자 죽기 때문에 전량 선어를 공수해 쓰며 자연산 국산을 사용합니다. 보리멸은 국산을 쓰는 곳도 있지만 제철인 여름~가을이 아닌 이상 공수가 어렵기 때문에 비수기에는 사용하지 않으며, 대형 마트에서 일 년 내내 판매되는 보리멸 초밥(개별 포장)은 대만산 냉동입니다.

 

 

중국산 뱀장어
국산 붕장어

6) 장어류
장어는 크게 민물장어와 바닷장어로 나뉩니다. 민물장어는 뱀장어를 의미하나 품종을 세분화하면 가장 값이 나가고 품질이 좋은 자포니카산이 으뜸, 고급 스시야가 아닌 이상 중국산 뱀장어(자포니카), 또는 필리핀 및 뉴질랜드산 뱀장어(비꼴라), 유럽산 뱀장어(앙귈라), 그리고 무태장어(말모라타)까지 다양하게 사용됩니다. 바닷장어는 흔히 아나고라 불리는 붕장어를 주로 쓰며 국산과 수입산이 있습니다.

 

 

부시리 초밥

7) 방어, 부시리, 잿방어
국내에서 이들 어류를 초밥 재료로 사용할 경우 방어는 국산 자연산 및 일본산 양식을 선호하는편입니다. 부시리는 오로지 국산 자연산, 잿방어도 일부 양식을 제하면 국산 자연산이 쓰입니다.

 

 

틸라피아 초밥
팡가시우스 메기
바라문디

8) 그외 수입산 횟감
대표적으로 틸라피아(역돔), 팡가시우스 메기, 바라문디 등이 있습니다. 틸라피아와 팡가시우스는 민물에서 양식이 되며 각각 대만산과 베트남 산으로 들어옵니다. 바라문디는 호주 및 동남아시아에 서식하는 열대성 어류이자 바다와 강을 오가는 기수역성 어류이기도 합니다. 이들 어류는 재료값이 저렴하기 때문에 주로 예식장 및 출장 뷔페 등에서 사용됩니다.

 

 

 

점성어 초밥(왼쪽)

이 밖에도 중국산 홍민어(점성어)가 미들급 이하 초밥집에서 선호하는 재료입니다. 홍민어는 민어와 닮았지만 대량양식으로 수입되며, 덩치가 크고 살이 많이 나와 수율에서도 많은 이득을 봅니다. 회를 뜨면 참돔과 닮았지만 좀 더 불그스름하며, 자잘한 섬유질로 인해 쫄깃하거나 혹은 질긴 식감을 주기도 합니다.

 

노르웨이산 연어 초밥

연어 초밥은 노르웨이산 생연어를 사용하지만, 일부 저가 뷔페나 마트에 1피스씩 개별 포장된 경우 칠레산이 쓰이기도 합니다.

 

 

왼쪽부터 연어 참다랑어 속살(아카미) 보리새우

#. 사진으로 보는 토막 상식
연어와 참치 새우는 특징이 뚜렷해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쉽게 알아볼 수 있습니다. 붉은색이 진한 참치는 참다랑어 중에서도 담백한 속살로 아카미, 적신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보리새우는 소금물에 살짝 데쳐 얼음물에 담갔다 뺀 것으로 가운데를 갈라 넓게 핀 형태입니다.

 

※ 다음편은 갑각류, 연체류, 패류를 이용한 초밥 재료를 알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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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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