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의 독특한 대중교통, 지프니와 트라이시클


    첨엔 저것들이 뭔가 했습니다. 근데 길거리에 엄청나게 돌아다니는 형형색색의 지프니들은 필리피노들의 발을 책임지고 있는 대표적인 교통수단입니다. 주로 택시만을 타고 다니는 관광객들이 지프니를 탈 기회라곤 투어 프로그램에 포함되어 있는 지프니 체험 정도가 있을거 같아요.

     

    저도 호핑투어를 갈때 한번 타봤고
    트래킹을 하다 힘들어서 중간에 잡아 타본 기억이 있었는데 비록 덜컹거리는 낡은 트럭이지만 재미있었습니다. 오늘은 필리핀의 대중교통 수단인 지프니와 트라이시클에 대해 알아봅니다.




    필리핀의 독특한 대중교통, 지프니와 트라이시클


     



    이번 세부를 여행하면서 눈에 띈건 길거리에 시도때도 없이 돌아다니는 지프니였습니다. 첨엔 독특하게 치장한 차량이 한두번 지나가는걸 보곤 "대단한 취미군" 이라고 생각했다 한방 먹었습니다. 세부 시가지에 나와 길거리를 둘러보니 이런 차량들이 엄청나게 많은거였어요.


    '지프니'라고 불리우는 이것의 정체는 뭘까?  언틋 아무렇게나 다니는듯 보이지만 사람들은 무엇을 보고 잡아 타고 내리는건지 그 시스템에 대해 궁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지프니는 마치 50~60년대 우리나라에서 볼 법한 아주 낡은 트럭같은 느낌이지만 각자 개성있게 외관을 치장하여 독특함을 더해주고 있습니다. 그러니 길거리에서 똑같이 페인트칠을 한 지프니는 본적 없는거 같아요. 게중에선 캐릭터나 동물을 넣어 포인트를 준 지프니들도 많았습니다.


    귀여운 토끼 캐릭터가 그려진 지프니 (군용지프를 개량한게 아니니 엄밀히 말하면 지프니가 아니고 멀티캡이라고 합니다.)


    달리는 말이 그려진 지프니


    이것은 디즈니 컨셉의 지프니


    이것도 지프니인가?


    세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지프니들은 대게 이런 모델의 차량이였어요. 택시는 도요타가 가장 많았고, 지프니는 스즈끼의 모델을 많이 쓰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오리지널 지프니는 따로 있습니다.


    바로 이게 진짜 지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위의 것들은 '멀티캡'이라고 따로 명칭이 있구요. 그러니깐 2차 세계대전이 끝날때 미군들이 수백대의 군용지프를 필리핀에 남겨두고 갔다고 해요. 그렇게 남겨진 군용지프는 뒤에 여러명의 승객이 탈 수 있도록 좌석을 늘리고 지붕을 더한 뒤 화려한 페인트칠로 치장하고 자동차 전면에는 번쩍이는 장식을 더해 꾸민것으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이후 지프니는 필리핀의 대중교통 수단으로 자리잡으면서 값이 저렴하여 서민들의 발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원래 지프니는 군용지프를 개량한것이지만 현재는 지프니만 생산되는 공장이 따로 있어 필리핀 내에서 자체 생산이 되어 출고될 때 차량에 따라 각기 다른 개성을 부여, 독특한 외관 치장과 페인트칠을 더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워낙 오래된 차량들이 많고 엔진의 노화로 인해 현재는 대기오염의 주범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지프 자체의 승차감도 좋지 않아 늘 덜컹거리며 한낮 35도 이상 치닫는 열대성 기후에서 에어컨도 갖추지 않은 지프니는 양철로 되어 있어 내부 온도는 더 뜨겁기만 합니다.


    그렇게 더운데도 승객들을 한명이라도 더 태우려다보니 서로 모르는 관계라도 다닥다닥 무릎을 맞대고 앉아야만 하는 진풍경이 여기선 흔하게 일어납니다. 물론 여기엔 남녀가 따로 없이 새로운 승객이 승차하게 되면 누가 뭐랄것도 없이 안쪽으로 바짝 땡기면서 함께 같은 길을 가는 것이지요. ^^

    그리고 또 하나 독특했던 장면은 가끔씩 뒤에 보조기사가 저렇게 매달려 있기도 하는데 달리는 지프니에서 쪼리를 신은 보조의 모습이 좀 위태해 보입니다. 대부분 운전사 한명이 지프니를 몰지만 가끔 뒤에서 호객행위를 하며 승객들에게 승차비를 걷는 역활을 수행하는 보조기사가 눈에 띕니다. 마치 70~80년대 우리나라의 버스의 모습과도 닮았는데 뒤에서 "오라이~오라이~" 라고 외치는 안내양의 모습과도 비슷해 보입니다. ^^


    그리고 지프니엔 창문 없이 뻥 뚫여 있는데 우기땐 비가 억수로 쏟아질텐데 그땐 어떻게 이용할지 갠적으로 궁금합니다. 차량안으로 비가 다 스며들어 축축할텐데 말예요.

    그건 그렇고 길거리에 난무하는 지프니를 사람들은 어떻게 알고 잡아 탈까요? 알고봤더니 지프니는 앞쪽과 옆면에 행선지 표시가 되어 있습니다. 보통은 처음 출발지와 종착지만 써놓는 지프니도 있고 이렇게 중간마다 들리는 행선지도 표시되어 있어 사람들은 이것을 보고 타구요.


    그리고 타고 내리는 장소는 따로 없다는 사실입니다. 우리처럼 버스 정류장이 따로 있는게 아닌 지나가다 목적지에 맞는 지프니가 보이면 택시처럼 잡아 탈수도 있구요. 사람이 많이 밀집되어 있는 마을이나 도심지에선 딱히 정류장 표시가 없는데도 지프니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한곳에 몰려 있기에 그곳이 정류장이 되곤 합니다.

    지프니를 타는데는 거리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나 세부에서 지프니 기본요금은 1인당 7페소로 우리나라 돈으로 약 175원 정도입니다. 저도 마을에서 한번 잡아 탄적이 있었는데 가다가 원하는 행선지가 나오면 "STOP"을 외친 후 돈을 지불하고 내리면 됩니다. 돈은 뒷자석에서 운전사에게 바로 건네는데요. 승객이 많은 지프니에서 운전사에게 손을 뻗쳐 돈을 건네기 힘들때 타고 있던 승객들이 알아서 전달해줍니다. 이런건 참 정감있더라구요. ^^


    가끔 관광객들만 태운 지프니엔 이렇게 목걸이를 파려는 소년이 따라붙기도 하는데요. 달리는 지프니에 매달려서 하나 팔아달라고 하는 모습이 살짝 위험해 보이기도 하나 이곳에서 하루 이틀 해본건 아닌거 같아요.



    필리핀의 도심지는 어떨지 모르나 시외곽처럼 도심지에서 떨어져 있는 이곳 도로 사정은 그닥 좋지 않습니다. 신호등도 거의 찾아 볼 수 없구요. 교통 시스템도 체계화 되어 있지 않은 느낌입니다. 그래서 딱히 신호가 없어도 사람들이 알아서 건너고 차량들은 알아서 피해주고 그런 분위기더라구요.



    이렇게 사진으로 본다면 다소 위험해 보이나 이곳 세부에서 이런 풍경은 아주 쉽게 볼 수 있습니다. ^^ 그나마 다행인건 이런 한적한 외곽의 도로에서도 차량들이 과속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언제든지 마을 사람들과 아이들이 건너다니고 차들도 적당히 막히지 않을 정도로 소통되고 있기에 60키로 이상 달리는 경우는 본적 없었던거 같아요. 그냥 사람이 지나가면 멈추거나 서행하고 그러다 앞의 차가 너무 느리게 간다 싶음 빵빵~ 경적 한두번 울려준 후 상황봐서 앞지르기를 합니다. 경적은 우리나라보다 더 난무하는 편이나 가볍게 때리는 경적이라 그런지 다들 그런가보다 하는 분위기구요.


    아이와 지프니

    어떤 지프니는 보기에도 정말 허접한것도 있습니다.


    차량 자체도 워낙 낡고 오래되다 보니 엔진 소음이 장난이 아닙니다. 그리고 보기에도 타이어 공기압 상태가 좋아보이지 않더라구요. 아니면 저렇게 사람을 너무 많이 태워서 그럴 수 있겠지만 신호체계가 안잡혀 있고 교차로에서도 서로 눈치껏 운행하다보니 이런 분위기가 낮선 저로선 왠지 위험해 보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필리핀엔 '트라이시클'이라고 불리우는 오토바이를 이용한 교통수단이 있습니다. 택시와 비슷한 개념이구요. 기본요금은 5~6페소 정도지만 거리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기도 하고 운전사 마음이기도 하니 거리가 좀 된다면 처음부터 흥정해서 타기도 합니다. 주요 간선도로와 같이 자가용 전용 도로에선 통행이 제한되지만 마을 구석구석을 다니는 것이라면 이보다 좋은 교통수단은 없을거 같아요. 이건 행선지가 따로 없고 가자는 곳으로 가니 여행자 입장에선 지프니보다는 이용하는게 더 수월할거 같아요.



    그리고 트라이시클과 비슷한 이것은 인력거인데요. 마을에선 흔히 볼 수 있는 교통수단입니다. 특히 시장 앞에 많이 대기하고 있더라구요. 아마도 시장을 보러오는 분들은 돌아갈 때 짐이 있으니 단거리지만 이것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을거라 추측해요.


    사진과 내용의 호객행위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슴

    그리고 저 처럼 워킹을 하면서 사진을 찍다보면 뒤에서 따라와서 타라고 호객행위를 합니다. 저는 걷는걸 원했고 사진을 찍는 중이기에 안탄다고 했지만 1달러면 된다면서 타라고 하더라구요.


    사실 여기서 1달러면 비싼 금액입니다. 트라이시클도 기본요금이 5~6페소로 우리나라돈으로 130원 정도인데 1달러를 내라니 이건 관광객을 상대로 제대로 바가지를 씌워보겠다는 심산입니다. 사실 1달러라고 해도 천원밖에 안되지만 이건 돈 문제를 떠나 심보가 맘에 안들어요.

    어쨌든 지금은 사진을 찍는 중이고 나는 걸어야 한다고 대충 설명하자, "이걸 타면 천천히 갈테니 여기서 찍어도 되지 않느냐" 라고 하니 저는 노노노~ 를 말하고 가던길을 갔더니 계속 뒤따라오면서 한번 타라고 자꾸 강요하잖아요. 이쯤되니 짜증이 난 상태~  "안탄다~ 지금은 사진을 찍어야 한다"라고 했더니 결국 그 사람이 내리더니 제 귀에다 대고 하는 말..


    영어로 뭐라고 쏠라쏠라~~ 말을 했지만 제가 알아듣은건 "덴져러스 워킹" 어쩌고 한걸 보니 "이곳을 걸어다니면 위험하니 타라" 고 하는거 같아요. 좀 처럼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자 저도 가던 길을 멈추고 제 카메라를 들어 보이면서 "지금 사진찍고 있는거 안보이냐?" 라고 의사표현을 분명히 했더니 그제서야 "OK~!" 합니다. 하여간 질겨요. ㅠㅠ


    이것도 교통수단? ㅎㅎ 그건 아닌거 같구요~ 많은 수의 인원을 태우고 가는 트럭이 눈에 띄어서 찍어봤습니다.



    지금은 필리핀 문화의 상징으로 자리잡은 지프니~ 마닐라와 같은 대도시에 가면 좀 더 화려하게 치장된 오리지널 지프니들을 많이 볼 수 있다고 해요. 제 생각에 필리피노들의 손 재주는 참 탁월한거 같습니다. 나중엔 길거리에 하도 많이 보이니깐 감흥이 떨어졌지만 처음 봤을땐 운전사의 취향이 보일 정도로 지프니들의 개성은 참 다양하더라구요.

     

    그리고 이런 지프니들은 필리피노들의 발걸음을 확실하게 책임지고 있었습니다. 필리핀으로 여행오신다면 상대적으로 비싼 택시보단 이렇게 지프니를 타고 지프니 투어을 해보시는것도 운치가 있을거 같습니다. 다만 행선지가 어딘지 모르니 저처럼 일직선상의 도로가 한동안 이어지는 곳에서만 시도해보세요 ^^;필리핀에서 이것이 없으면 절대로 안되는~! 필리핀의 명물 지프니는 오늘도 달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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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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