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은 있으나 서비스 멘탈은 아쉬웠던 얼스(Earls), 재스퍼 레스토랑


재스퍼(Jasper), 캐나다 알버타

캐나다의 유명 레스토랑 체인점, 얼스(Earls)

하루는 선물을 사려고 상점에 들렀는데 거기 계신 분이 마침 한국인. 근처에 먹을만한 식당을 추천받아서 간 곳은 얼스(Earls)라는 레스토랑이였습니다.
이때만 해도 얼스가 캐나다의 유명 레스토랑 체인점인 줄은 몰랐었지요. 알고 보니 캐나다에서는 인기 있는 레스토랑 체인점이라고 하네요. 

 


들어서자 이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나오고

체인점 답지 않은 인테리어가 눈에 띈다.

이곳 재스퍼의 얼스(Earls)가 체인점인지 혹은 동명의 레스토랑인지는 사진의 가운데에 있는 심플한 선으로 그린 사람 얼굴로 눈치챌 수 있었습니다.
체인점이라고 하기에는 체인점 답지 않은 내부 인터리어가 인상적이네요.
아마 다른 지점의 얼스도 그러하다면, 컨셉을 자연스럽게 잘 맞춘 듯 보입니다.


우리는 자연 채광이 들어오는 야외 테라스로 자리를 선택했습니다.


때는 3월이라 여전히 겨울에 속했지만, 한낮에 기온은 꽤 많이 올라가 외투를 벗어야 했습니다.
쾌청한 날씨에 적당히 선선한 공기까지. 야외에서 식사를 즐기기에 더없이 좋은 환경을 주네요.




얼스 메뉴판

브런치, 디너 등 성격을 달리하는 메뉴판이 세 장이나 주어졌습니다. 점심때 들어왔는데 아직 브런치가 되는가 봅니다.
스테이크 물가는 앞전에 올린 이탈리안 레스토랑과 비슷한 편입니다. 이곳은 Oz 무게 수에 따라 세 가지로 나눈 게 좋아 보입니다.
캐나다에서 스테이크는 그 집의 시그니처가 되므로 꼭 맛을 보고 넘어가는 편이지만, 점심때부터 고기를 먹기에는 부담이라 다른 걸 주문하였습니다. 


따로 주문한 얼음물(무료)

드링크는 오렌지 쥬스와 콜라

바비큐 백립+케이준 치킨 Half $24

케이준 치킨과 백립이라는 단순한 조화지만, 맛은 단순하지 않았습니다.
케이준 스파이스를 덕지덕지 발라 구운 덕택에 케이준의 매콤한 맛이 평소 때보다 더 많이 와 닿았으니까요.
그 평소 때라 함은 우리나라 페밀리 레스토랑에서 맛본 케이준 치킨을 의미합니다. 
케이준 치킨에서 정작 케이준 스파이스는 각박하게 들어가니 케이준이 무슨 맛인지 모르고 먹어왔던 평이한 음식이었습니다.

하지만 케이준을 덕지덕지 발라 구운 이곳의 치킨 요리는 입안이 화끈할 정도의 매콤함은 아니었지만, 잘 재운 시즈닝 맛이 잘 전달되었습니다.
케이준의 유래는 캐나다의 동부를 점령한 프랑스인들이 미국 루이지애나로 강제 이주한 이후부터 만들어 먹었다고 알려졌습니다.
당시 프랑스인들은 여러 가지 날고기를 한데 넣어 조리했는데요. 심심할 수 있는 맛을 보강하기 위해 첨가한 양념이 바로 케이준이었죠.
케이준이란 마늘, 양파, 칠리, 후추, 겨자 등을 섞어 만든 매운 양념으로 한국인 입맛에도 잘 맞아 지금은 여기저기서 맛보게 되었습니다.
이들 재료의 비율과 내용에 따라 같은 케이준이라도 느낌이 다를 텐데, 이곳 얼스의 케이준 시즈닝은 터프한 느낌이 무척 남성적인 맛이네요.
갑자기 맥주 한 잔이 그리워지는 ^^;


매운 기를 달래주는 샤워 크림 감자와 달달한 양배추 샐러드가 궁합을 맞춘 듯 보입니다.
적어도 제 입맛에는 짝짝 달라붙는 맛이 참 괜찮네요.


담백한 닭가슴살로 구운 매콤한 케이준 치킨

촉촉하고 부드러웠던 백립

수분이 말라 뻣뻣한 등갈비가 아닌 부드러운 백립이 자꾸 어디 것과 비교가 되는데.
돼지고기 부족 국가도 아닌 우리나라의 기업형 레스토랑에서 국내산 등갈비로 만든 촉촉한 백립을 기대한다는 건 이상한 건지요? ^^;


루이스 레이크의 스틸헤드 연어 $24

구성은 볶음밥이 아닌 젖은 밥, 연어, 케이퍼와 토마토 볶음, 구운 아스파라거스.
한입만 먹어봐서 맛 평은 생략하겠습니다. 그보다 젖은 밥 레시피가 궁금하였습니다. 캐나다 레스토랑에서 자주 선보이는 젖은 밥.
현지에서는 스팀드 라이스? 말고 뭐라고 따로 부르는 이름이 있던데요. 아시는 분은 댓글 좀 부탁해요.


Feature Dessert $8.75

다음 투어 때까지 시간이 남아서 주문해 본 디저트.
구성은 뜨거운 브라우니, 견과류 아이스크림, 구운 바나나인데 한 입밖에 안 먹어봐서 맛 평은 생략합니다.


Hot Toffee Sundae $7.50

바닐라 아이스크림 + 뜨겁게 달군 초콜릿 케익 위에 역시 뜨겁게 끓인 토피(사탕수수 진액)를 끼 얹고  + 카라멜 시럽까지 더해 매우 달았던 디저트.

#. 맛은 있지만, 서비스 멘탈은 아쉬워
여기서 작은 문제가 생겼습니다. 디저트를 서빙하면서 준 포크가 제대로 씻겨있지 않았던 것.
뭔가 양념이 덕지덕지 붙어 있길래 프리파크님이 종업원을 불러 '이게 뭔가요?'라고 물었습니다.
거기서 종업원은 '쏘리' 한 마디로 쿨하게 포크를 바꿔주면 되는 거였는데 뭔가 심기가 불편했는지 인상 쓰면서 새 포크를 놓고 갑니다.
종업원의 성격이 무뚝뚝하면 그럴 수 있죠. 우리도 더러운 포크가 나왔다고 하여 기분이 상할 만큼의 속 좁은 손님은 아니니.

문제는 레스토랑 측의 실수가 나왔을 때 종업원의 웃는 표정까지는 아니더라도 인상은 쓰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거기까지는 그런가 보다 했는데요. 이후 계산서를 받을 때도 표정에서 불편한 기류가 보이니 거기서 프리파크님은 기분이 상해있었습니다.
반면, 저는 그때까지도 있을 수 있는 일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문제는 계산하면서 벌어졌습니다.

캐나다는 팁 문화가 발달해 음식 값의 10~20%를 주는 편입니다. 손님이 팁을 입력할 때는 종업원이 얼마를 적는지 보지 않는 게 에티켓입니다.
일반적으로 등을 돌리거나 딴 곳을 쳐다보죠. 그런데 그녀는 달랐습니다.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에티켓을 지키지 않았던 거죠.
어쩌면 이 실타래는 처음 포크로 클레임을 걸었을 때부터 꼬였을는지도 모릅니다. 그녀도 종업원이기 전에 사람이고 감정이 있으니까요.

팁을 입력하려는데 그녀와 눈이 마주쳤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그녀의 대응을 생각해 팁을 건너뛰고 계산했습니다.
직접적으로 말은 안 했지만, 제 나름대로는 서비스 응대가 아쉬웠다는 의미를 노팁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그거고 인사는 인사니 레스토랑을 나서며 그녀에게 '좋은 하루'라고 건넸었지요.
하지만 노팁임을 알게 된 그녀는 저의 인사를 받지 않았고 고개를 돌리고 말았습니다. 조금 당황스러웠지만, 이곳은 개인 레스토랑이 아니고
체인점이다 보니 직원 관리가 아무래도 덜 되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곧바로 수긍하고 나왔었죠. 문제는 단지 거기까지였습니다.
특별히 불쾌할 만한 것도 없었고 더군다나 음식 맛은 좋았으니 서비스 멘탈만 받쳐준다면 더 좋은 레스토랑이겠다는 생각입니다.



다른 지역의 얼스는 안 가봐서 모릅니다만, 재스퍼의 얼스는 음식의 맛으로는 권할 만합니다.
그래 봐야 메인 요리 두 가지에 디저트 두 가지를 맛본 것이지만, 식당 음식은 하나를 알면 열까지는 아니더라도 조금은 알 수 있는 부분입니다.
맛은 만족스러웠습니다. 게다가 그 종업원이 사장이 아닌 임시직이었다면, 다음에 방문했을 때 바뀌었을 수도 있겠고요.
하지만 당시의 서비스 멘탈이 아쉬운 건 어쩔 수 없었습니다. 레스토랑 종업원이 좀 더 쿨했다면 어땠을까? 싶습니다.



#. 레스토랑 이용 정보
상호 : Earl's Restaurant (Jasper)
사이트 :
http://www.earls.ca/locations/details/26/jasper/restaurant/earls-jasper
주소 : 600 Patricia St (좌표 : Jasper, AB T0E 1E0)

연락처 : +1 780-852-2393

영업 시간 : 오전 11:00 ~ 오전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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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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