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먼턴의 유명 레스토랑, 더마크(The Marc)

 

에드먼턴의 밤거리

인천에서 밴쿠버까지, 그리고 밴쿠버에서 에드먼턴까지 총 비행 12시간을 마치고 호텔 체크인을 하자 피곤함이 몰려왔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이대로 눕고 싶은데 먹어야 할 일정(?)이 남았어요. 그것은 에드먼턴에서 현지인들에게 인기 좋은 레스토랑 중 하나인
"더 마크(The Marc)" 레스토랑이었습니다.

위 사진은 레스토랑 앞 풍경인데 다운타운 중심에서는 살짝 외곽이고 시간은 9시를 조금 넘겨서 거리는 한산했습니다.
에드먼턴의 겨울은 춥고 혹독한데요. 영하 20도까지 내려갔다가도 날이 풀리면 영상 기온을 회복해 이곳의 평균 기온은 영하 11도 정도라 합니다.
이 날은 운이 좋았는지 영상 3~4도였고 거리에 쌓인 눈은 녹아 슬러시 상태가 되었으니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매우 질척였다는 게 이곳 에드먼턴의
첫 인상이었습니다. 일단 GPS가 가르쳐주는 데로 차를 몰고 왔는데 불 꺼진 건물 입구에 홀로 커진 간판 하나가 보입니다. 
유명 레스토랑이라고는 하나 인기척 하나 없는 늦은 밤거리라 손님이 있으면 얼마나 있을까? 싶었습니다.
그런데 내부를 들여다보자 바깥 풍경과는 너무나 대조적인 분위기가 흐릅니다.

금발, 은발의 눈 파란 사람들이 커플 혹은 여럿이 모여 담소를 즐기며 식사하는 왁자지껄한 분위기. 
테이블은 빈자리가 없고 웨이트리스는 분주히 음식을 실어 나르고 있습니다. 이곳의 오너로 보이는 사람은 테이블마다 돌아다니며 손님들과 대화를
나누는 모두가 즐거워 보이는 공간이었습니다. 썰렁하고 적적한 밤거리에서 레스토랑 문을 열고 들어오자 갑자기 파티장에 온 듯한 대화 소리가
귀를 찔렀고 안내원은 우리에게 어떻게 오셨냐고 묻습니다.



주방에는 유튜브 동영상에서 보았던 요리사가 음식 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The Marc 레스토랑 전경 중 일부

예약 번호를 보여주려는데 이곳의 오너인 페트릭씨가 우리를 보더니 "Mr. Kim?"하며 반겨주었습니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예약 시 코멘트 때문이었는데요. 알려진 대로 이곳은 사전 예약이 필수입니다.
저는 캐나다로 출발하기 하루 전 레스토랑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을 걸었고 간략한 소개와 이곳(에드먼턴)에 온 목적을 코멘트로 적었기 때문에
예약 손님의 인상착의를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었던 겁니다. 게다가 이곳에서 동양인을 보는 것도 흔치 않은 일이고 대부분 지역 주민들이다 보니
우리 같은 관광객은 눈에 띠기 마련. 이렇듯 외국의 레스토랑을 예약할 때는 자신에 대한 간단한 코멘트를 넣어 그쪽에서도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하는 게 여러모로 좋을 것 같습니다.

이곳을 입장할 때 특별한 드레스 코드는 없지만, 너무 허름하거나 지나치게 캐주얼한 복장은 삼가는 게 좋습니다.
입구에서 코트나 점퍼를 받아 보관해 주더니 곧바로 젊은 아가씨가 우리를 안내합니다.

※ 레스토랑에서 찍은 사진은 실제보다 밝게 나온 겁니다.
실제는 극악의 어두운 조명으로 사진 찍기에는 매우 안 좋은 환경. ISO 2500 이상 올려서 찍다 보니 촬영하기가 매우 까다로웠습니다.



메뉴판

더 마크는 프렌치 비스트로를 기반으로 둔 레스토랑으로 꽤 합리적인 가격으로 운영하는 듯 보이네요.
보통 서양에서 프랑스 레스토랑 하면 품격있고 비싼 이미지를 떠올리기 쉬운데 이곳은 좀 더 캐주얼한 느낌이며 가격은 보시다시피 한국의
패밀리 레스토랑 수준입니다. 가장 비싼 메뉴가 Entrecote Frites로 29달러. 물론, 캐나다라 연방세 7%에 팁 15% 정도가 더해져 결과적으로
한국의 패밀리 레스토랑보다는 조금 더 비싸지겠지만, 이 지역에서 명성이 자자한 레스토랑임을 고려한다면 가격대비 음식의 질이 좋으니 
한 번쯤 둘러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아마 가격 대비 음식의 질이 좋아 이곳 사람들에게도 인기가 높지 않나 싶고요.
위 메뉴판에 관해 간단히 설명을 곁들이겠습니다. 불어가 섞여있어 혼란스러울 수 있지만, 알고 보면 샐러드, 고기, 대구나 연어 요리이고
그것을 어떻게 조리했는지 나타내는 용어들입니다.

#. 에피타이져(붉은색은 우리가 주문 한 것)
Plat du Charcuterie / 프랑스 돼지고기 햄요리
Arctic Char Cakes / 북극 곤들매기(연어 사촌과의 물고기) 요리
Steak Tartare / 이태리식 토스트와 함께 제공되는 스테이크 타르타르
Seared Scallops / 조개 관자 요리
Duck Confit Rillette / 오리 콩피
Beet Salad / 비트 샐러드
Caesar Salad / 시저 샐러드
Farinette & Escargot / 프랑스 오비뉴의 팬케익과 달팽이 요리
Soup of the day / 오늘의 수프

#. 메인 요리(붉은색은 우리가 주문 한 것)
Lamb Navarin / 양고기 스튜 (양고기 너비아니로 읽을 뻔 함 ㅋ)
Arctic Char / 북극 곤들매기 요리
Pan Roasted Pintade / 술에 재워서 구운 칠면조 요리
Alberta Pork Chop / 알버타 돼지고기 요리
Seared Duck Breast / 쉽게 말해 오리 요리
Entrecote Frites / Entrecote는 프랑스에서 말하는 쇠고기의 한 부위로 이 집 시그니처인 스테이크 X 2를 주문

그 외 하우스 올리브, 아루굴라 샐러드, 구운 아스파라거스, 감자튀김 등을 사이드로 주문할 수 있습니다.


테이블 기본 세팅

내가 주문한 맥주

로즈 OOOO라는 특이한 이름으로 되어 있어 마루타를 자처했더니 웨이트리스 아가씨가 퍼펙트한 주문이라고 반기네요.
맥주병 디자인으로 봐서는 여성 취향으로 보이는데 예상대로 장미 향이 나는 독특한 맥주였습니다. 
향과 맛이 비해 알콜 도수는 일반 맥주보다 조금 더 높으니 작업용 맥주로 생각해도 될 듯. ^^


프리파크님이 주문한 맥주

일전에 캐나다 여행 때 인상 깊었다던 부룩클린 라거입니다. 구수한 몰트 맛을 강조한 스타일.


식전빵

프랑스 레스토랑이라 바게트가 나올 줄 알았는데 뜻밖에도 이태리 빵인 치아바타를 닮은 빵이 나옵니다. 하지만 정확한 치아바타는 아니었음.
겉은 바게트, 속은 치아바타 특유의 부들부들한 맛과 구수함을 닮았는데 적당한 온기가 있었고 버터를 발라 먹으니 고소합니다.


Seared Scallops $14 

관자 두 조각에 소스와 퓨레 등 몇 가지 재료가 뿌려져 나온 전체 요리인데요. 
관자를 적당히 잘라 소스에 묻히고 재료들과 함께 혼합해서 먹으면 여러 조화로운 맛을 느낄 수 있는 요리로 보입니다.
노란색 소스는 단호박 퓨레이고 그 위에는 Butternu(북미산 호두의 일종)을 으깨 고소한 맛을 주었네요. 
단호박과 으깬 호두, 그리고 단풍나무 시럽이라고 해야 할까요. 이들 재료가 주는 달고 시고 고소한 맛을 한 번에 주고 있습니다.
관자 위의 잎은 세이지로 향을 더하고.


관자 익힘이 정말 퍼펙트 했다.

관자 요리는 2년 전, 알버타 밴프의 호텔 레스토랑에서 맛 본적 있었는데 그때보다 더 완벽한 익힘이었습니다. 곁은 크러스트했고 속은 촉촉. 
덜 익음과 익음의 아슬아슬한 경계를 타고 넘는 듯한 관자의 속살 맛이 말캉하면서도 부드럽게 씹혔습니다.
그것을 보조해 주는 호두, 메이플 주스, 단호박 퓨레는 관자와 혼혈일체가 되어 입안에서 다양한 맛을 선사하네요.
식전부터 러블리한 음식을 접하니 슬슬 기분이 UP! 그런데 이런 건 짝꿍과 먹어야 하는데. ^^;


시저 샐러드 $8

제가 주문한 게 아니어서 한 점만 맛보고 말았으니 맛 평은 패스.
위에 올려진 건 후라이한 치즈로 이 지역에서 시저 샐러드를 주문하면 저런 장식을 자주 봅니다. 맛은 바삭하고 살짝 꼬릿한 치즈맛.
이를 적당히 분쇄하여 샐러드와 섞어 먹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Entrecote Frites $29

앵커스 립아이(꽃등심) 스테이크인데 겉보기에는 여느 스테이크와 다를 게 없는 구성.
흔히 보는 감자튀김부터 알버타 지역에서 스테이크 등을 주문하면 사이드 음식으로 자주 내는 야생 버섯이 있습니다. 
크기는 작은데 향이 강해 맛이 독특해요. 여기까지는 평범한 인상입니다.


그런데 그 면면을 따져보면 약간 독특한 재료들이 숨어 있었네요. 감자튀김에는 송로버섯 오일이 가미되었고 스테이크 위에는 푸아그라 버터가
더해져 프랑스 비스트로의 존재감을 드러낸 듯한 메뉴입니다.


푸아그라 버터를 나이프로 고루 발라준 후 썰어 먹으니 맛이 기가 막힙니다.
굽기는 미디엄 레어를 택했는데 전에 캐나다 레스토랑 리뷰에서도 한 차례 말한 적이 있었지만, 기준이 우리와 조금 달라요.
알버타의 특징인지 캐나다의 특징인지는 모르겠지만, 미디엄을 주문하면 미디엄보다 조금 더 익혀 나온다는 것을 몇 차례 경험하고 나서부터는
이후부터 미디엄 레어로 주문하게 되었습니다. 그랬더니 원하는 미디엄이 나오던데요. 여기서는 믿고 미디엄 레어를 택해 적당히 미디엄 레어스러운
느낌으로 구워져 나왔습니다.


조금 얇은 쪽은 미디엄 느낌이 났고요. 이 정도면 대만족.
감자튀김과 함께 제공하는 소스가 있었는데 맛이 독특하면서 중독성이 좋았던 기억이 납니다. 
맛은 연어와 곁들어 먹는 샤워크림인데 거기에 마늘 향이 첨가된 거랄까. 감자튀김과도 잘 어울리지만, 피쉬앤 칩스에도 잘 어울릴 듯한 소스 맛.


에드먼턴의 유명 레스토랑 더 마크(The Marc)

이곳은 패트릭씨 부부가 운영하는 레스토랑으로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프랑스 비스트로를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입니다.
분위기도 러블리해 주로 연인의 데이트 장소로 꼽지만, 손님의 면면을 보면 모임, 가족 외식(아이 동반)으로도 자주 찾는 듯합니다.
그리고 이 레스토랑의 웨이트리스는 제가 힘껏 칭찬해 주고 싶은데요. 다녀간 알버타의 그 어느 레스토랑보다도 친철함이 돋보였고, 영어를 잘 못하는
우리를 배려한 건지 테이블 신경을 항상 써주고 있음을 먹는 내내 느꼈습니다. 대게 이름 난 레스토랑은 웨이트리스들이 맡은 테이블에 한하여 손님이
일어날 때까지 지속해서 신경써 주는데 그냥 솔직히 말하자면, 예뻐서 그렇습니다. ^^;

고등학생 정도로 보이는 소녀 웨이트리스도 있었는데 영화 속에 나올 법한 주인공 같았습니다.
밤 10가 넘자 유니폼을 갈아입고 레스토랑을 찾은 친구들과 함께 퇴근한 것으로 보아 여기서 저녁 타임에 잠시 아르바이트하는 모양입니다.
미녀 웨이트리스의 친절함 속에 두 남자는 러블리한(?) 식사를 마치고 기분 좋게 나올 수 있었던 것도 이 레스토랑이 인상적이었던 이유 중 하나입니다. 
우리 집 조대리는 약 좀 오르겠지만, 캐나다에 함께 오지 못한 걸 어떡하나요? 그래도 식사내내 조대리가 생각 난 건 어쩔 수 없었어요.

아래는 위치와 영업시간, 사이트 등의 기본적인 사항을 적었으니 에드먼턴에 살고 계시는 교포나 혹은 방문할 일이 있을 때 한 번쯤 들러보시기 바래요.
참고로 저는 이 레스토랑과 어떠한 협찬 관계도 없습니다.
맛, 친절도, 서비스 등등 여러 가지를 따져보아 적극 권할만하면 추천할 것이고 아니면 아닌 대로 쓸 생각입니다.

상호명 : 더 마크(The Marc)
네비 주소 : 에드먼턴 AB, 9940-106 Street - 100 Sterling (GPS에 상호명을 쳐도 나옴)
영업 시간 : 오전 11시 30분~오후 2시까지, 오후 5시 30분부터 오후 10시까지
사이트 :
http://www.themarc.ca/





식사를 마친 우리는 곧바로 호텔에 투숙하였고 다음 날 일정을 준비하였습니다.
아침에 예정된 투어는 노스사스캐처원 리버밸리에서 진행하는 세그웨이.
금발의 미녀 가이드와 함께 리버 밸리를 가로지르는 세그웨이 투어, 다음 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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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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