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먼턴 여행] 맥주 제조과정을 볼 수 있는 양조장 투어(Yellowhead Brewery)



맥주 양조장(Yellowhead Brewery), 에드먼턴 다운타운

에드먼턴 중심가에 있는 옐로우헤드 맥주

에드먼턴의 여행 스팟 중 저렴하면서 독특한 투어가 하나 있습니다.
프리미엄 라거를 표방하는 이곳은 에드먼턴에서 제법 유명한 로컬 맥주 양조장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특이한 사실은 일반적인 맥주 브랜드가 아닌 중소기업, 지역 사회, 문화 단체 등과 결연을 맺고 주문이 들어온 양만큼만 생산한다는 것.
에드먼턴시가 소유주이며 여기서 생산하는 맥주는 전량 비매품입니다.
다시 말해, 바(BAR), 펍, 호프집으로 납품하지 않는 다소 배타적인 운영을 하는 게 특징입니다. 

"우리 맥주는 아무데서나 팔지 않아. 그러니 맛보고 싶다면 직접 찾아오라구!"

이같이 다소 시크하고 당돌한 컨셉으로 운영하는 만큼 맥주에 대한 자긍심이 상당히 높아 보입니다. 
저는 이날 맥주 시음과 함께 양조장 시설물을 둘러보고 맥주 제조 과정을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입구에 들어서자 각종 모임과 파티가 열리는 연회장이 나온다.(당시 리모델링 중이라 여기만 촬영했다.)

이벤트 코디네이터인 이도씨(Ido VanderLaan)가 우릴 보자마자 건배부터 하자며 맥주를 따라주었다.

커다란 문을 열고 들어오자 투어 담당자가 이름을 확인하고 반깁니다. 주변을 둘러보니 여기가 양조장인지 펍인지 분간이 안 갑니다. 
동유럽풍의 붉은 벽돌이 촘촘히 쌓은 건물 내부는 동굴처럼 어두웠습니다.
목재로 된 테이블이 여럿 있었고 벽을 비추는 노란 조명을 따라 들어가자 연회장과 바(BAR)가 나옵니다. 
우리를 본 이도씨는 곧바로 "Follow me"를 말하고선 바(BAR)로 안내했고 다짜고짜 맥주부터 마시잡니다.
아직 인사라든지 소개도 안 한 것 같은데 일단은 19oz짜리 잔에 맥주를 따라 붓더니 건배부터 하잡니다. 이곳 전통인가요? 어쨌든.

"cheers!"


에드먼턴의 전통 프리미엄 라거, 옐로우헤드(Yellowhead Brewery)



"그러니까 이것이 바로 노란 대가리 맥주로군."

옐로우헤드 맥주는 저렇게 황금빛을 띠는 게 특징. 저는 거품이 사라지기 전에 3/1을 꿀꺽 마셨습니다. 
흰 거품의 크리미한 촉감을 윗입술과 인중으로 가득 느끼자 곧바로 코끝이 찡해졌고 곧바로 톡 쏘는 짜릿함이 훅하고 들어옵니다.
그에 비해 보디감은 생각보다 가벼웠고 목 넘김의 끝은 처음과 달리 쓰지 않아 부드러운 편.
몰트(맥아)의 구수함보다는 목 넘김이 부드럽고 마일드한 라거를 표방하는 스타일 같습니다. 좀 가볍긴 하지만, 청량감이 돋보이는 맥주네요.
이것과 비슷한 맥주를 굳이 들자면 '코로나'가 있습니다. 코로나보다는 몰트의 구수함이 있고, 대신 상큼함은 코로나가 한발 앞서는 듯한.
어쨌든 겉으로 보이는 진한 황금빛과 달리 맛은 마일드해서 의외였습니다. 뒤늦게 사이트를 찾아 맥주의 특징을 살펴봤는데요.
'가벼운 홉과 신선한 잔디 향, 맥아의 부드러운 단맛이 함께 어우러진 맥주'로 표현되고 있습니다.
양조장 견학은 시음과 동시에 이뤄졌습니다. 시설물을 살펴보는 동안은 맥주잔을 들고 다녔고 사진 찍을 때만 잠시 내려놓았죠.


에드먼턴시가 독점적으로 판매하는 맥주에는 이러한 양조장이 있었다.

맥아(Malt, Barley)

맥주에 사용되는 재료는 단 네 가지!

"물, 맥아(싹보리), 홉, 효모(이스트)"

맥아는 몰트(malt)를 말하는데 가끔 <프리미엄 몰트>를 강조한 맥주는 맥아 외에 다른 것을 일절 섞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몰트 외에 섞을 수 있는 곡류는 쌀과 밀, 옥수수 전분 등이 있는데 밀을 발효해 만든 대표적인 맥주로는 <호가든>이 있고, 쌀과 옥수수 전분을 섞어
만든 맥주는 <아사히 슈퍼 드라이>가 있습니다. 이곳 북미에서는 몰트를 바일리(Barley)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홉(Hops)은 뽕나무과 식물로 여러 종류가 있는데요. 어떤 종류로 어떻게 발효시키느냐에 따라 <에일>과 <라거>로 나뉩니다.
효모(Yeast)는 일종의 미생물로 곰팡이나 버섯 포자와 비슷하지만, 균사가 없으며 광합성과 운동성이 없는 단세포 생물을 총칭합니다.


맥아(싹보리)

이 맥아도 어떤 품종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맥주의 맛과 향이 확 달라진다네요. 여기에 물맛도 크게 한몫합니다.
물도 몇 가지 성질에 따라 맥주 맛에 관여하는데 이 부분에 관해 깊게 파고들면 따로 포스팅해야 할 정도로 분량이 나오니 여기서는 패스!
맥주 맛을 결정하는 기본은 이렇습니다. 맥주에서 구수한 향과 단맛은 맥아가 내고 홉은 쓴맛을 내며 효모는 발효의 역할을 한답니다.


벽에는 이곳 맥주의 레시피가 적혀 있었다.

이곳 옐로우헤드 맥주를 탄생시킨 황금 비율입니다. 맥아와 홉, 효모가 적절한 비율로 들어가는데요.
그것을 적어놓은 레시피지만, 저는 봐도 잘 모르겠네요. ^^;


맥아를 제조하는 과정을 설명하는 투어 담당자

첫 번째 공정은 보리를 물에 담갔다 건져서 싹을 틔우게 한 다음 말리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보통 이 과정을 몰팅(Malting)이라고 하는데 이곳은 그러한 작업이 이뤄지는 곳입니다.




분쇄기와 담금통, 여과조


그다음은 맥아를 분쇄하여 담금 과정을 거칩니다.
잘게 부순 맥아는 물과 함께 끓이고 여과통에서 찌꺼기를 걸러내 <맥아즙>만 따로 뽑아냅니다. 
맥아즙은 우리가 가정에서 식혜를 만들 때 뽑는 엿기름물과 비슷하다 보면 됩니다.
맥아즙은 홉과 섞여 분리기에서 홉 찌꺼기와 침전물을 걸러냅니다.




이산화탄소를 주입하는 가스통

다음은 맥아즙이 발효되어 술이 되는 과정이 남았습니다. 효모의 역할은 여기서부터인데요.
발효탱크 속에서 맥아즙의 당분을 알코올과 탄산가스로 분해합니다. 이 과정에서 효모 종류와 온도에 따라 <에일>과 <라거>로 나뉩니다.
<에일> 맥주는 상면발효법으로 15~25℃의 높은 온도에서 3~6일간 발효해서 완성합니다. 이때 들어가는 효모의 종류가 다르고요.
상면발효가 되면 거품과 함께 효모 찌꺼기가 위로 뜨므로 이를 걷어내어 숙성시킵니다.


발효에서 가장 중요한 온도를 체크하고 있다.

반면, 우리가 평소 접하는 <라거>는 하면발효법으로 상면발효보다 훨씬 낮은 온도(5~10℃)에서 6~10일간 발효하며 역시 여기에 맞는 효모가 들어갑니다.
하면발효를 하면 이산화탄소는 빠져나가고 거품과 효모 찌꺼기는 가라앉습니다.
이렇게 발효된 원액은 숙성 탱크에서 저온 숙성을 거친 뒤 세 번에 걸친 정밀 여과를 통해 우리가 마시는 맥주로 탄생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살균 처리를 하면 유통기한을 늘린 병이나 캔맥주가 되며, 반대로 살균처리를 하지 않으면 생맥주가 되겠죠.


 


#. 에드먼턴의 맥주 양조장(Yellowhead Brewery) 투어 정보
상호 : Yellowhead Brewery
사이트 :
http://www.yellowheadbrewery.com
주소 : 10229-105 Street Edmonton, AB (좌표 : Edmonton AB, T5J 3L5)
시간 : 매주 금요일 오후 2시부터 (예약 필수, 투어 시작 15분 전까지 도착)
가격 : 1인당 $10 (맥주 시음 포함)
옵션 : $5.25에 추가 맥주 시음, 홈메이드 샤우어 크라우트 뷔페 등 연회석 이용은 문의.
소요시간 : 약 45분 동안 양조장 견학


옐로우헤드 맥주는 시판되는 맥주가 아니므로 맛을 보려면 반드시 이곳 양조장을 거쳐야 합니다. 여기에는 세 가지 루트가 있습니다.

1) 옐로우헤드 양조장 투어를 한다.
2) 옐로우헤드가 제공하는 프라이빗 룸에서 연회를 즐긴다. 결혼식 피로연, 생일, 기념 파티, 오찬이 가능함.(단체 예약 필수)
3) 매주 금요일 12시~6시까지 전용 맥주통을 비롯해 맥주의 개인 판매가 이뤄진다.


이 중에서 관광객이 신청할 수 있는 건 1)번 양조장 투어입니다. 
서두에 투어 가격이 저렴하다고 했는데요. 단돈 $10이면 됩니다. ^^
$10불 안에는 옐로우헤드 맥주 시음이 포함되고 약 45분간 양조장 시설을 견학하며 맥주 제조 과정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습니다.
양조장 투어는 에드먼턴 여행 시 가격도 저렴하고 시간도 많이 잡아먹지 않으니 부담 없이 들러볼 만한 스팟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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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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