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과 입이 호사스러웠던 5박 7일 캐나다 여행




5박 7일, 캐나다 알버타주 여행 경로

첫 마디를 무엇으로 열어야 할까? 한참을 망설이다가 키보드에 손가락을 얹습니다.
평소 글쓰기를 밥 먹듯이 해오던 저도 7일간 보고 느꼈던 것을 한 페이지에 집약하자니 선뜻 손이 가지 않습니다.
차분한 새벽에 모니터로 거실을 비추고 있으니 글로는 풀기 어려운 캐나다의 겨울 풍경이 지금도 눈앞에서 필름 스치듯 지나갑니다.
블로그를 운영한 지도 어느덧 5년 차에 접어들었을 시점. 매너리즘에 빠질 것을 스스로 조심하자고 경계했던 제가 스스로 짐을 만들고 벽을 쌓았습니다.
'자가 진단'을 하고자 했던 게 과했던 건지 시간이 흐르면서 매너리즘을 경계했던 마음은 차츰차츰 두려움으로 변해간 것입니다.

취미로 시작한 이 블로그가 지금은 삶의 한 자리를 꿰차면서 라이프 스타일을 모조리 바꿔 놓았습니다.
요즘 저의 일과는 글로 시작해 글로 마칩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전날 밤에 쓴 글을 다듬고 발행합니다. 그리고 곧바로 글 한 꼭지를 씁니다.
늦은 아침을 먹고 나서 또 한 꼭지를 씁니다. 몇 분 쉬었다가 또 한 꼭지 씁니다. 오후에도 글을 쓰고 저녁에도 글을 씁니다. 잠시 쉬었다 밤에도 씁니다.
하루에 글을 몇 개나 쓰는지 세어 보았습니다. 블로그에 올라가는 글은 하루 1개뿐이지만, 현재 집필 중인 책과 잡지, 그 외 기사를 요청하는 곳 등등.
원고에 쫓기듯 살다 보니 이제는 영락없는 글쟁이가 되어버렸네요. 3~5월은 방송 스케쥴도 몇 개 잡혀 있어 눈코 뜰새 없이 바쁠 거 같은데 이러다 낚시는
언제 갈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더군요. 제가 대마도 이후 낚시를 못 가서 요즘 손이 근질근질합니다.
멀리 갈 수 없다면, 하다못해 가까운 인천이나 신진도라도 바람 쐬러 가고 싶은 심정입니다.

그러던 중 캐나다 여행의 기회를 잡고 훌쩍 떠나게 되었습니다.
결국은 이것도 글쟁이의 소재가 되겠지만, 이참에 복잡한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사진과 여행을 즐기며 글쟁이의 스케쥴에서 해방되고 싶었습니다.
어떤 형식이든 그간 과열되었던 머리를 식혀줄 필요가 있었는데요. 때마침 캐나다 여행이 제게는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존재가 되어준 것입니다.

이번 캐나다 여행은 5박 7일 일정으로 다녀왔습니다. 장소는 어찌하다 보니 2년 6개월 전에 다녀온 알버타 주와 똑같게 되었습니다.
다만, 그때는 여름에서 가을로 가는 풍경이었고 이번에는 겨울 풍경이 주류다 보니 상황은 180도 다릅니다.
Full-day 5일 일정으로 에드먼튼에서 2일, 재스퍼에서 3일을 보냈습니다. 중간에 캐나다 넘버 원 호수인 레이크루이스도 둘러보았고요.
그 여정을 사진으로 압축해 보았습니다.



캐나다의 첫인상은 이랬다.

에드먼튼의 어느 주택가를 걸으며

세그웨이 투어에서 만난 금발의 아가씨

영화배우 조디 포스터를 닮은 미녀 가이드와 함께 스노우슈잉 ^^

지금 걷고 있는 바닥이 수심 30m의 얼어붙은 협곡이라면?

경이로운 자연 속에서 삶의 의미를 묻다.

웨스트 에드먼튼 몰의 워터 파크

웨스트 에드먼턴몰의 갤럭시 랜드

에드먼턴의 일몰

이번 캐나다 여행은 크게 두 가지 테마로 자연스레 나뉘었습니다.
알버타의 주도인 '에드먼튼'에서는 도시와 미식여행을, 재스퍼 국립공원으로 넘어가면서 대자연과 맞닥트리는 '겨울 액티비티'로 말입니다.
비록 촬영 때문에 스키나 보드 같은 격한 스포츠를 즐기진 못했지만, 캐나다가 아니면 감히 넘볼 수 없는 자연 속에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겨울 액티비티를 체험하였습니다. 특히, 스노우슈잉이라든지 아이스워킹은 이번 캐나다 여행에서 특별한 기억으로 남을 것 같은데요.
이 부분은 차차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재스퍼 국립공원으로 향하는 창밖 풍경

캐나다의 넘버 원 호수, 레이크루이스

동화책에서나 볼 법한 풍경, 아니면 케잌에 올리는 장식 같다랄까? ^^

마차 썰매의 이국적인 정취

그리셋 산(2,600m)과 드로모어 산(2,402m)이 병풍처럼 둘러싼 재스퍼

이곳에서는 흔한 야생 엘크

우리나라 백두산과 높이가 맞먹는 피라미드 산(해발 2,763)

얼어붙은 애서배스카 강에서 우주를 올려다보다.

재스퍼 국립공원의 겨울 풍경은 정말 별천지였습니다.
우리가 살던 세상과는 너무나 다른 풍경, 음식, 여유, 그리고 신선한 공기를 마실 수 있는 호흡의 즐거움까지!
장대한 로키 산맥 아래 자리한 캐나다의 넘버 원 호수, 레이크루이스는 특유의 옥빛 속살을 숨긴 채 이방인을 맞아 주었지만, 뭐 그래도 좋았습니다. 
비록 에메랄드 호수를 볼 수 없었지만, 가슴이 뻥 뚫리는 순결한 화이트는 동화 속 세상에 들어온 착각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였습니다.
장장 4km나 되는 엄청난 길이의 화물차 행렬. 그 뒤로 우뚝 선 로키 산맥의 위용 앞에서는 입이 다물어지지 않더군요.
그 밑으로 풀을 뜯어 먹으려고 모인 엘크 가족은 이방인의 발걸음에 귀를 쫑긋 세우며 경계의 눈빛을 보냈지만, "나는 오로지 사진이라구!
안심하게 친구". 그 말을 알아들었는지 조금은 경계심을 누그러트리며 모델이 되어 주었습니다.

호수 전체가 얼어붙었기에 지난여름에서 봤던 풍경과는 완전히 달랐던 피라미드 호수. 그 뒤로 피라미드산은 여전히 웅장한 자태를 뽐내고 있었습니다.
새벽 4시, 하늘과 지상의 신성한 만남을 보기 위해 오밤중에 수 킬로를 걷고 몸을 움츠렸던 기억도 사진을 통해 선명히 회자되고 있습니다.
여기서 모든 것을 이야기할 순 없지만, 재스퍼 국립공원에서 저를 따듯하게 맞아주셨던 민박집 아저씨 부부, 친절했던 가이드 아가씨, 그리고 저를
포근히 안아주었던 캐나다의 자연을 잊지 못할 것입니다. 그 와중에도 잊으면 캐나다가 서운해할 여행의 백미가 있죠.

"금강산도 식후경"

특히, 이번 캐나다 여행은 '소문난 레스토랑'에서의 식사를 통해 미식 여행지로서 매력을 보았습니다.
어디를 가든 '현지인이 추천한 식당'만큼 정확한 정보는 없을 거예요. 현지 정보가 부족했던 저는 스스로의 '촉'을 과감히 버리고 오로지 현지인의
'로컬 맛집'을 추천받아 탐방하였는데 그 결과는 상당히 만족스러웠습니다.


맥주 양조장 견학

정말 퍼펙트했던 관자 요리

캐나다의 연어 요리

기분까지 달콤하게 만든 디저트

지금까지 먹은 스테이크를 모두 올킬해 버린 안심 스테이크


에드먼튼의 압구정동, 올드스트레스코나 거리에서

그 밖에 다양한 요리를 접하고 왔으니 차차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캐나다는 자연도 좋지만, 미식 여행지로도 손색없고, 무엇보다도 정보를 알고 접근하면 보다 쉽고 즐겁게 여행할 수 있는 곳입니다.
평소 사진과 먹거리에 관심이 많았던 제가 들려주는 5박 7일 캐나다 여행.
특히, 이번 투어는 통해 한국인의 발길이 잘 닿지 않은 곳이 있어 이번 기회를 통해 상세히 소개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더보기>>
캐나다 여행, 숨기고 싶은 뒷 이야기
[캐나다여행추천] 캐나다 알버타 여행에서 꼭 해야 할 일들
조물주가 빚은 환상의 풍경, 모레인 호수(Moraine Lake)
몽환의 숲, 존스턴 협곡(Johnston Canyon)
전단지마저도 느낌있는 도시, 에드먼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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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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