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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스퍼에서 에드먼턴이 있는 동쪽을 향해 옐로우하이웨이를 타고 300km가 넘도록 달리면 끝나지 않을 것만 같은 빽빽한 침엽수림과 웅장한 로키산맥의 암봉들이 사라지면서 완만하게 이어진 평야지대가 나옵니다. 끝없이 펼쳐진 곡창지대와 광활한 대지가 느껴지는 지평선을 보며 달리기를 한시간. 저 멀리 굴뚝과 공장들이 보이면서 그렇게 에드먼턴과의 첫 대면이 시작됩니다. 에드먼턴은 알버타의 주도로 과거 인디언들이 살았던 곳이였고 골드러쉬의 기착지이기도 해요. 다른 일정이 있어 길게 둘러보지 못했지만 아주 짧은 순간이나마 에드먼턴이라는 도시 이미지를 담아봅니다.
알버타의 주도인 에드먼턴은 영국 빅토리아 여왕의 넷째 공주인 Louise Caroline Alberta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고 해요. 캐나다에선 6번째로 큰 도시이며 알버타 주에선 정 중앙쯤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19세기엔 골드러쉬를 향한 관문이기도 했고 내륙지방이지만 석유가 나면서 석유의 수도라 불리기도 하였습니다.
그래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캐나다의 다른 주에서 물건을 살때는 연방세 7%(GST)와 주세 7%(PST), 거기에다 HST라는 세금까지 더해져서 내야하므로 꽤 물가가 비싸다고 여겨질지 모르지만 알버타에선 연방세(GTS)만 내면 되므로 어떻게 보면 에드먼턴이 쇼핑의 천국이 아닐까 합니다.
여기에 세계에서 가장 큰 쇼핑몰인 "웨스트 에드먼턴 몰"이 있기도 하죠. 그 크기가 실로 엄청난데요. 건물의 동서 길이가 무려 8km에 다다르니 이건 뭐 가히 초대형입니다.(현재 기네스북에 등재되어 있다고 해요.)
하지만 그런 것들을 보려고 에드먼턴에 들린것은 아닙니다. 도시 여행과 쇼핑쪽을 그닥 선호하지 않는 이유도 있지만 제가 갈 곳은 이미 정해져 있기에 에드먼턴 외곽쪽에 있는 엘크 아일랜드 국립공원과 우크라이나 민속마을을 둘러 볼 참이였습니다.(포스팅은 지난시간에 했습니다.) 이곳에선 문화와 예술의 거리라 불리는 '올드스트래스코나' 정도만 둘러보는 것으로 마무리를 지었습니다.
해가지는 오후, 에드먼턴의 어느 주택가에서
사실 에드먼턴이라는 도시와의 첫 대면, 그리 좋은 인상만은 아니였습니다. 잿빛하늘, 굴뚝에서 나는 검은 연기, 횡하디 횡한 곳에 삭막하게 들어선 공장지대들 그리고 주유소들은 왜 그리 많이 모여 있는지..
이렇듯 에드먼턴의 외곽지역의 모습들 보면서 들어오니 순전히 이곳이 공업도시이자 알버타의 주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딱딱한 느낌을 받기에 충분하였습니다. 여기서 제가 찾고자 하는 곳은 에드먼턴 가운데서도 비교적 중심부에 있는 "올스트스래스코나 거리" 서울로 치면 에드먼턴의 '압구정동 로데오 거리'쯤 되려나요. ^^
어렵사리 차량 GPS(네비게이션)로 주소를 찍고선 호텔에서 이곳까지 달려왔는데 주차가 문제더군요. 찻길엔 언제든 주차가 가능하지만 무인 정산기계로 결제해야 하는데 작동법을 몰라 패스하기로 하고 적당한 곳에다 주차하기 위해 골목길로 들어섭니다. 차들이 다니는 거리는 유료지만 조금만 주택가로 눈을 돌리면 댈 곳이 천지더군요. 역시 땅덩어리가 넓으니 주차 걱정이 없습니다. ^^;
그렇다고 남의 집 담벼락에다 무턱대로 주차한다면 낭패볼 수 있겠지요. 우리나라처럼 거주자우선구역 표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아마도 이곳 사람들은 서로간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겠다는 암묵적인 약속이 되어 있는건지 잠시 정차하는 게 아니라면 함부로 대지 않는 쪽이 좋을 것 같아 좀 더 안전한 주차공간을 찾아 골목길을 몇 바퀴 정도 돌았습니다. 그러다 유치원 비슷한 곳이 나오고 거기 공영주차장처럼 생긴 주차장이 있길래 댔습니다.
또 모르죠. 이곳이 직원들만 이용하는 주차장일런지도. 하지만 아무런 정보가 없는 저로선 일단 모르는 척 주차를 하고선 유유히 주택가를 거닐어 봅니다.
이곳에선 흔히 볼 수 있는 주택들
아무래도 이런 곳은 관광객들이 오는 거리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지만 거리에서 만난 그 어떤 누구도 우리에게 눈길 하나 안줍니다. 우리가 너무 현지인처럼 돌아다녀서 그런가 ^^;; 하긴 이곳도 워낙 다인종들이 모여 살다보니 우리같은 사람들도 그저 카메라 하나 둘러메고 나들이 나온 사람쯤으로 생각할 수 있겠지요.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에드먼턴에 오면 구경해야 할 곳이 따로 있습니다. 세계 최대규모인 웨스턴 에드먼턴 몰을 비롯해서 에드먼턴 주의사당, 차이나타운, 뮤타트 식물원, 쇼 컨퍼런스 센터 뒤로 유유히 흐르고 있는 노스 사스캐처원 강에서의 크루즈 만찬, 앨버타 아트갤러리등이 있습니다.
저 역시 이 중에서 몇 군데는 둘러보고 싶었지만 시간이 허락치 않아 할 수 없이 올드스트래스코나 거리 하나만 집중력있게 둘러보기로 맘 먹고 왔는데요. 그래봐야 주어진 시간은 약 두시간 가량 ^^; 근교에서 낚시를 하고 온 탓인지 몸도 힘들고 얼른 저녁먹고 호텔에서 쉬고 싶은 생각 뿐입니다. 그렇게 다소 불안정한 컨디션으로 둘러본 에드먼턴의 거리는 상당히 문화적이였고 활기찬 거리였다랄까요.
올드스트래스코나 거리, 에드먼턴
특이하게도 소방차 색깔이 하얗다.
무인주차 정산기
이곳의 일몰시각은 계절마다 천차만별입니다. 겨울엔 엄청 빨리지고(오후 4시쯤) 여름엔 백야현상으로 밤 10시쯤 되야 진다니 이런게 또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요소가 아니겠어요. ^^ 이때는 9월이여서 오후 8시 반쯤 되니 스믈스믈 지기 시작하더랍니다. 이곳 올드스트래스코나 거리는 도시의 다운타운까지는 아니지만 많은 사람들이 식사를 하고 음주가무를 즐기기 위한 장소로 안성맞춤인 곳이였죠.
"거리 곳곳에 예술의 흔적들이.."
"전봇대 전단지마저도 느낌있는 도시, 에드먼턴"
올드스트래스코나 거리, 에드먼턴
두시간 가량 짧게 둘러봐서 이것으로 에드먼턴의 분위기를 모두 전하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젊은이들의 거리답게 곳곳에선 길맥을 즐기는 분위기하며 중간중간 바에선 신나는 음악소리와 함께 환소성이 터져나오기도 했답니다. 이때는 길거리 공연이라던가 전시가 없었기 때문에 다소 썰렁한 감이 있지만 에드먼턴에 오신다면 특히 휴일날 거리 공연이라던가 젊은이들의 퍼포먼스등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날이 따듯해야겠죠. ^^
이곳의 레스토랑과 바에서 식사와 술을 즐기며 도시적인 낭만에 도취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
PS : 지금 통영에서 낚시중입니다. 미친듯이 잡히네요. ^^ ← 이 말 출발전에 써 놓고 예약발행하고 갑니다. 제발 저 말이 맞아떨어지길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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