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에드먼턴] 엘크아일랜드 국립공원, 바이슨의 모성애


    캐나다 알버타의 주도인 에드먼턴에서 옐로우 하이웨이를 타고 동쪽으로 30분 정도 달리면 마주하고 있는 두개의 볼거리가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민속촌과 엘크아일랜드 국립공원이 그것인데 이들 명소는 하루만에 전부 둘러 볼 수 있다는 짧은 동선이 장점입니다. 이 두 곳은 모두 영어권 가이드가 붙는데 장점도 있지만 사진만을 목적으로 한다면 옆에서 계속 설명하면서 따라붙는 가이드가 불편할 수도 있습니다.

     

    사실 엘크아일랜드 국립공원에서 가장 기대했던건 엘크를 비롯한 다양한 야생동물을 보는건데 시기상(가을) 엘크는 보지못했고 바이슨만 잔뜩봐서 다소 실망하기도 했어요. 보고 싶은 동물이 있다면 거기에 맞는 시기를 잘 정해서 가는 것도 중요할 것 같습니다. 오늘은 엘크아일랜드 국립공원 두번째 이야기, 바이슨 편입니다.


    전원풍경을 뽐내고 있는 에드먼턴의 한 교외지역

    캐나다 알버타하면 빽빽한 침엽수림, 험준한 산악지대를 연상하지만 로키산맥이 끝나는 지점부턴 이렇게 곡창지대 혹은 평야지대로 동쪽 사스캐처원주까지 이어집니다. 이때부턴 로키산맥에선 볼 수 없는 지평선과 함께 시원하게 뚫린 전원풍경을 볼 수 있어 앞서 다녀온 로키산맥과는 또다른 매력이 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동글이(소 여물을 말아놓은 것)도 심심찮게 보이구요. ^^



    엘크아일랜드 국립공원, 캐나다 에드먼턴

    이곳은 캐나다에서 멸종 위기에 처한 엘크를 보호하기 위해 1913년 국립공원으로 재정된 곳으로 야생의 환경을 고스란히 보존하고 있습니다. 바이슨과 엘크는 물론 무스, 사심, 코요테등 여러 다양한 동물들이 자유롭게 살고 있으며, 250종 이상의 새들이 서식하는 조류의 천국이기도 합니다.


    이곳의 역사는 빙하가 녹으면서 드러나고 있는데 200개 이상의 선사 원주민 캠프와 석기를 만들던 작업장, 13개의 non-native heritage sites등이 있습니다. 인근에 있는 에드먼턴에선 많은 시민들이 크로스 컨트리 스키, 하이킹, 골프등을 즐기러 찾으며 여행자를 위한 숙박과 편의시설도 공원 주변에 마련되어 있습니다. 엘크아일랜드 국립공원의 보다 자세한 내용은 http://www.pccamping.ca/ 홈페이지를 참조하세요.


    아메리칸 들소(바이슨)

    다양한 자연유산들을 보존하고 있는 국립공원. 마치 아프리카의 사파리를 연상케 하는 이곳은 바이슨(아메리칸 들소)의 천국이라 할 정도로 보호받고 있는 지역입니다. 우리부부와 함께한 또 한사람은 현지 가이드로 함께 차를 타고 다니면서 이곳 저곳 풍경과 동물에 대해 열변을 토하듯 설명하고 있는데요.


    그 설명을 듣는 관광객은 우리 부부가 전부. 그러니깐 거의 전담 가이드 같이 되버렸지만요. 문제는 이 가이드 아주머니의 말이 엄청 빠르다는 거. 우리가 영어를 잘 못한다는 것을 중간중간 잊으시는 듯 합니다. ^^;  느리게 해도 알아먹을까 말까인데 "말 좀 천천히 해주세요"라고 말하면 조금 느려졌다가도 어느새 제 속도를 찾아가는..


    중간중간 들리는 몇몇 단어들만으로 추리하면서 대충 알아듣는척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곳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동물을 꼽으라면 단연 들소입니다. 버팔로의 일종인데 여기선 바이슨 내지는 바이즌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그간 살아온 고초를 짐작할 수 있는 거친 뿔

    바이슨의 체구는 가분수형으로 가슴에 비해 엉덩이쪽으로 갈수록 빈약해 마치 세퍼트견을 보는 듯한 인상을 줍니다. 어깨 높이는 2.1m, 몸길이 3.5m에 몸무게는 500~900kg. 가을이 되면 몸통의 털들은 촘촘하고 조밀하게 자라 추운 겨울을 날 수 있고, 봄이 되면 묵은 털들이 빠져나가 더운 여름을 대비할 수 있게 하니 이러한 자연의 섭리가 신비스럽기도 합니다.

     

    짝짓기는 8~9월이며 임신기간은 270~285일 정도이며 새끼를 낳으면 약 1년간 어미가 보살피며 3년 정도면 완전한 어미로 성장합니다. 수명은 18~22년 정도. 이곳의 바이슨은 두 종류로 분류되는데 정식 명칭인진 모르나 플레인 바이슨과 우드 바이슨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이때는 아쉽게도 플레인 바이슨 밖에 보질 못했습니다. 지금은 개체수가 많이 줄어 이렇게 국립공원 안에서 보호받고 있는 실정이지만 한때는 북아메리카 지역에서 많은 번식을 하며 살아온 야생 들소였습니다. 개체수가 많이 줄어든 이유는 인디언들의 주요 식량원을 넘어 북아메리카에 서구인들이 유입될 무렵부터 현재까지 가죽과 고기를 위한 사냥을 계속해서 하다 보니 그렇게 된 것 같습니다.

     

    실제로 들소를 절벽으로 몰아넣고 떨어트려 한꺼번에 많은 바이슨을 학살했던 사냥법도 있었으니깐요. 지금도 알버타주엔 바이슨 고기로 만든 햄버거를 맛 볼 수 있는데 일반 쇠고기에 비해 더 쫄깃하면서 진한 맛이 햄버거 패티용으론 아주 좋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바이슨은 겉보기엔 온순해 보이지만 역시 야생동물이기 때문에 필요 이상 접근은 위험합니다. 특히 어린새끼가 있을땐 더더욱 주의해야 하는데 저 육중한 몸으로 들이 받기라도 한다면 생각만해도 아찔해요. 저도 바이슨을 촬영할 땐 늘 20~30m 정도의 간격을 두고 있습니다. 그렇게 촬영하다가 어미와 새끼를 발견. 가이드께선 흔히 볼 수 없는 장면이라며 많이 찍어두라고 하는데..



    저 육중한 들소도 어린 새끼 앞에선 영락없이 모성애를 발휘하는 어미의 모습이예요. 젖을 찾는 새끼를 위해 한쪽 발을 살짝 들어 올리며 자리를 만들어 주는 장면에서 쨘한 모성애를 느낍니다. 젖먹이는 장면은 한동안 계속됐고 우리는 숨죽이며 지켜봤습니다. 다소 불편할 수 있는 자세지만 어린 새끼가 젖을 먹는 동안엔 자세를 고쳐잡지 않고 한동안 저 상태로 서 있는 모습이 감동적으로 다가옵니다.



    투어를 마친 후 가이드로부터 앙증맞은 바이슨 인형을 선물로 받았다. ^^

    바이슨의 파란만장한 역사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자연과 인간의 공존" 어쩌면 그럴싸하게 포장된 말일런지도 모릅니다. 애초부터 북아메리카의 주인은 인간이 아니였기에.. 인간들에게 삶의 터전을 빼앗기고 가죽과 고기를 내어준 바이슨.

     

    지금은 개체수 보존이라는 명목하에 광활한 대지 대신 국립공원이라는 이름의 울타리에서 키워지고 있는 모습입니다. 저는 어린 새끼에게 젖을 먹이는 감동적인 장면을 보면서 왠지 모르게 처절했던 수난의 역사들을 떠올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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