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캐나다 로키를 여행함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절경이 있다면 모레인 호수를 말하곤 합니다. "죽기전에 가봐야 할 절경 20선", "신이 만든 환상의 풍경", "캐나다에서 가장 아름다운 호수" 등의 수식어가 붙은 모레인 호수는 캐나다 로키 일대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오르는데 일조했던 곳이기도 하며, 캐나다의 20달러 구 지폐 뒷면에 새겨진 풍경이기도 합니다. 저는 환상의 풍경을 직접 보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잘 가꿔놓은 화단이 예뻤던 펜션, 모레인 호수 가는 길
모레인 호수 가는 침엽수림 길, 캐나다 로키
모레인 호수를 찾아가는 길은 매우 쉽습니다. 이곳의 최대 명소인 '레이크 루이스'를 향해 가다보면 위의 펜션이 나오고 이어서 왼쪽으로 들어가는 침엽수림 길이 나오는데 여기서부터 약 12km를 따라 들어가면 모레인 호수에 다다릅니다. 알버타 지역은 대중교통으로 갈 수 있는 시간과 장소가 제약되어 있어 렌터카 여행이 정말 유리한데요.
이처럼 이른시간 혹은 늦은 저녁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내가 원하는데로 교통수단이 닿지 않는 구석구석을 누빌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잇점입니다. 모레인 호수의 사진촬영에 대해 약간의 정보를 드리자면 레이크 루이스와 마찬가지로 '아침에 찍어야 유리'합니다. 알버타 대부분의 호수들은 서쪽을 향해 있어서 이른 아침 동쪽에서 떠오르는 햇빛을 받아 다양하고 예쁜 색감을 가짐과 동시에 역광을 피하게 됩니다.
제스퍼의 말린호수(캐나다에서 가장 예쁘다는 호수 풍경)와 같이 동쪽을 향해 뻗어있는 곳이 아니라면 대부분 아침에 사진 포인트를 두고 있거든요. 또한 계절별로 일출 시간이 판이하게 다르므로 이것도 체크를 해두신다면 더 좋은 사진을 얻는데 도움되시리라 믿습니다. ^^
모레인 호수 입구, 캐나다 로키
호수 입구에 늘어져 있는 고사목들
버려져 있었던 썬글라스
입구에 들어서자 난잡하게 어질러진 고사목들과 바위들이 우릴 맞이합니다. 그것은 마치 공사하다 만듯한 건축자제들이 여기저기 나 뒹구는 산만한 풍경으로 다가왔습니다. 하지만 수년전이나 지금이나 이 풍경은 변하지 않은 채 그대로라고 해요. ^^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수십년 동안 치우지 않고 방치해뒀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는데요. 캐내디언들은 자연보호를 위해 특별한 조취를 취한다기 보단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한답니다. 그렇다면 이곳에 널부러진 고사목과 바윗돌들은 자연적으로 형성되어진 걸까요? 그것이 맞다면 이곳은 수십, 수백년 전에 나무들로 무성한 숲이지 않았을까하는 추측을 해봅니다.
이른 아침에 바라본 모레인 호수는 장엄함 그 자체였다.
세계 유명 사진사들이 좋은 뷰 포인트에서 촬영을 위해 오른다는 바위산
20달러 구 지폐에 실린 모습과 유명 사진작가들이 찍었다는 사진 촬영 포인트는 바로 바위산 정산에 있습니다. 모레인 호수를 가장 잘 나타내어 주는 대표적인 명소이기도 해요.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바위산 반대편으론 관광객들도 쉽게 오를 수 있게 계단이 설치되어 있었어요.
당시엔 그걸 몰라 바위산을 손으로 짚고 올라서며 등반하였습니다. ^^; 사실 등반이라고 하기엔 민망한 높이예요. 성인이라면 남녀 상관없이 손으로 짚고 올라올 수 있는 바위산입니다.(아이들은 약간 힘들지도 몰라요)
뒤를 바라보니 병풍처럼 둘러처진 로키산맥이 아침 햇살을 받고 있었다.
끝없이 펼쳐져 있는 침엽수림과 바위 산들
바위산에 올라 뒤를 바라보자 장엄하게 우뚝 선 산등성이가 아침 빛을 받고 있습니다. 그 밑으론 여전히 그늘 진 모습의 숲이 대조를 이루는데 밤을 지배했던 어둠의 땅은 지구 자전에 의해 조금씩 물러가고 있었던 것입니다. 지평선에서 막 떠오르기 시작한 태양빛은 이렇게 빛과 어둠의 경계를 만들어내며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이른 아침 태양빛을 받고 있는 모레인 호수
'Ten Peak'이라 불리는 10개의 산봉우리가 감싸앉은 풍경이 가히 환상의 풍경 답다.
해발 3,000m가 넘는 산봉우리들이 연속적으로 펼쳐져 있는 Ten Peak. 그 봉우리 수만도 10개에 이른다는데 프레임속엔 다섯개 밖에 못 넣었습니다.
조물주가 빚은 환상의 풍경, 모레인 호수(Moraine Lake)
모레인(Moraine)이란? 빙퇴석이란 의미로 빙하에 의해 운반된 퇴적층으로 이뤄졌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인데요. 실제론 'Ten Peak'에서 돌이 무너져 내려와 만들어 졌다고 합니다.
빙하작용으로 인해 생긴 암분(巖粉)과 광물질은 빛의 굴절로 인해 에메랄드 청록색을 띕니다. ^^ 그리즐리 베어(회색곰)가 수시로 출몰하기 때문에 일부 지역을 제외하곤 호수 주변을 거닐며 트래킹도 즐기고 또 카누도 탈 수 있어 유유자적한 정취를 마음껏 느낄 수 있는 호수. 그래서 모레인은 풍경만 아름다운 호수는 아니였던 것입니다.
아침 햇살에 조금씩 옥색을 되찾고 있는 호숫가
조물주가 빚은 환상의 풍경, 모레인 호수
다 찍고 철수하려고 하자 이제서야 나타나는 사진사들. 지금 보시는 이곳이 모레인 호수의 사진 포인트로 유명한데요, 보시다시피 들쑥날쑥한 암반으로 되어 있어 삼각대 놓을 자리가 많지는 않아요. 그래서 조금 일찍 간 건데 아무래도 제가 너무 이른 시간에 왔나 봅니다. 그러다보니 사진에서 빛의 광량이 풍부하단 느낌은 없을 거예요.
일부는 그늘까지 져 있고 화이트 밸런스가 무너져 있어 사실 모레인 호수 촬영분은 아예 포스팅을 하지 않겠다고 맘 먹으려다 그래도 찍은게 아까워서 이렇게 올리고는 있지만요. ^^; 이땐 또 바람까지 불어 반영이 날라가는 등 이래저래 아쉬웠던 촬영이였습니다. 빡빡한 스케쥴로 인한 시간안배도 저 퀄리티 사진을 생산해낸 원인이기도 하였습니다.
오전내로 두개의 호수(레이크 루이스, 보우호수)를 더 둘러봐야 하기 때문에 이러한 페단을 낳은 게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무엇보다도 이런 엄청난 풍경을 보기좋게 망쳐버린 제 사진실력에 깊은 한숨이 나옵니다. 흑흑..ㅠㅠ
"열개의 암봉, 뽀족한 침엽수림, 에메랄드 비취색의 트리플 하모니"
이렇듯 모레인 호수는 트리플 하모니를 가진 유일무일한 곳으로 진정 조물주가 빚어낸 최고의 풍경이 아닐까? 캐나다 로키에 오시면 레이크 루이스가기 바로 직전, 왼편으로 나 있는 오솔길을 따라 모레인 호수를 둘러보세요. 훅하고 들어오는 호숫가의 냉기가 피부에 닿았을 즈음 눈앞에 펼쳐진 이 그림같은 절경앞에서 자기도 모르는 외마디 탄식을 내뱉을 것입니다. 모레인 호수는 "이게 바로 지구별의 본 모습이구나" 하는 생각에 자연에 대한 숙연함과 감사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곳이였습니다.
<<더보기>>
[캐나다로키] 몽환의 숲, 존스턴 협곡(Johnston Canyon)
[캐나다로키] 캐나다에서 만난 야생동물들
[캐나다로키] 콜럼비아 빙하와 설상차 투어 그리고 교통사고 에피소드
[캐나다로키/밴프국립공원] 동화속 마을, 밴프(Banff)
[캐나다로키] 마릴린먼로로 유명한 밴프 스프링스 호텔
정기구독자를 위한 즐겨찾기+
'여행 > 가을 캐나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캐나다 재스퍼국립공원] 재스퍼(자스퍼 Jasper), 탄성이 절로나오는 거리 (64) | 2012.04.06 |
---|---|
[캐나다로키] 레이크 루이스의 유일한 상점, 레이크 루이스 정션 (18) | 2012.04.04 |
[캐나다숙박/호텔] 레이크 루이스인(Lake Louise Inn) (12) | 2012.03.29 |
[밴프맛집] 토스트에 스테이크가 얹혀서 나오는 캐주얼 레스토랑, Phil's (61) | 2012.03.24 |
[캐나다로키] 몽환의 숲, 존스턴 협곡(Johnston Canyon) (79) | 2012.03.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