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감성돔 낚시 이야기입니다. 감성돔 낚시와 관련해서 제게 가장 많이 들어오는 질문이 '밑밥'입니다. "밑밥 비율을 어떻게 하는 것이 좋으냐"부터 "도대체 밑밥을 어디에 쳐야 하느냐" 같은 궁금증은 감성돔 낚시를 즐기는 분들이 꼭 해봄 직한 고민이었을 겁니다. 그래서 오늘은 밑밥을 품질 하는 위치 선정에 관해 가장 기본적인 가이드를 소개합니다.

 

오늘 내용은 평소 자주 맞닥트리는 '네 가지 상황'에 대응하는 방법을 위주로 알려드립니다.

 

1) 조류가 없거나 미약하게 흐르는 경우

2) 적당한 속도의 횡조류

3) 빠른 속도의 횡조류

4) 안으로 들어오는 조류

 

감성돔 낚시에서 밑밥 동조는 하나만 기억합시다.

 

"하층 동조 또는 바닥 동조"

 

벵에돔처럼 띄워서 낚는 것이 아닌, 하층 또는 바닥에 깔린 밑밥에 내 미끼가 함께 어우러지거나 지나가도록 맞춰야 합니다. 그러니 상층이나 중층 동조보다 계산이 어렵고, 공식마냥 정형화하기 어렵지요. 가령, 내가 밑밥을 뿌릴 때는 항상 이 생각을 해야 합니다.

 

"이 조류 방향과 유속에서 내 밑밥이 바닥에 쌓이는 지점은 어디일까?"

 

바닥에 쌓이는 지점이 곧 히트 예상 지점이 됩니다. 그래서 감성돔 낚시는 1) 캐스팅하는 지점, 2) 밑밥치는 지점, 3) 고기를 히트하는 지점이 각각 다릅니다.

 

1), 2), 3)번이 삼각형이 돼야 합니다. 이 삼각형은 조류의 유속에 따라 변의 길이가 달라집니다. 아래 그림을 보면서 하나하나 살펴봅니다.

 

 

<사진 1> 조류가 없을 땐 일렬종대로 밑밥을 치고 찌가 그 위를 훑고 지나도록 한다.(오른쪽 숫자는 수심 표시)

 

1. 조류가 없거나 미약하게 흐르는 경우

감성돔 낚시에서 밑밥 치기 가장 쉬운 상황입니다. 조류가 없으니 밑밥 치는 지점과 히팅 지점의 차이가 없거나, 벌어지더라도 근소합니다. 물론, 조류 없는 상황에서 입질 받기란 쉽지 않습니다. 조류가 없으면 먹이활동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으니까요. 게다가 먼 곳의 감성돔을 밑밥으로 불러들이는 '집어' 효과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포인트에 감성돔 한두 마리가 쉬고 있다고 가정할 때, 조류가 없어도 가끔 한두 마리 정도 낚아낼 확률은 만들 수 있습니다. 조류가 없을 때 밑밥 치는 기본적인 요령은 입질 예상지점에 곧바로 치는 것입니다.

 

1) 전방 15m를 입질 예상지점으로 정했다면, 그곳에 밑밥을 1~2주걱 정도 칩니다. (조류 없을 때 많은 밑밥은 역효과를 부릅니다.)

2) 캐스팅은 그보다 2~3m 멀리 친 다음, 처음 밑밥을 친 곳으로 끌어와 놓습니다.

3) 이 상태에서 2m씩 간격을 두고 안쪽으로 1~2주걱 칩니다.

4) 2)번에서 입질이 없으면 3)번 자리로 찌를 끌어다 놓습니다.

5) 이 상태에서 2m 안쪽에 1~2주걱 칩니다.

6) 4)에서 입질이 없으면 5)번 자리로 찌를 끌어다 놓습니다.

7) 이러한 과정을 반복합니다.

 

요점은 밑밥을 2m 간격으로 안쪽에 치고, 찌도 밑밥 친 자리로 끌어와서 입질을 기다리기를 반복하는 겁니다. 어느 한 지점에서 입질을 기다리는 시간은 약 2~3분이면 충분합니다.

 

 

<사진 2> 횡조류가 적당히 흐를 땐 세 지점이 삼각형을 그리게 하며, 내가 친 밑밥이 어디쯤 쌓일지 예상해야 한다. (오른쪽 숫자는 수심 표시)

 

2. 적당한 속도의 횡조류

감성돔 낚시에서 가장 이상적인 횡조류는 흔히 '아기 걸음마' 속도라고 하지요. 횡으로 아장아장 걷거나 기어가는 정도의 유속이 낚시하기도 편하고, 입질 확률도 높습니다. 이때부터는 1)채비 투척지점, 2)밑밥 투척지점, 3) 입질 예상지점이 어느 정도 벌어지면서 삼각형을 그립니다.

 

서두에 제가 '감성돔 낚시는 하층 동조이다.'라고 했는데요. 조류란 겉으로 보기에는 횡으로 흐르거나 혹은 앞으로 들어오는 것처럼 보이지만, 속조류는 그 반대인 경우가 많습니다. 속조류는 어떻게든 갯바위에 맞고 굴절되어 나가기 때문에 바깥으로 나아가려는 성질을 보입니다.

 

밑밥 투척지점이 채비 투척지점보다 안쪽에 있어야 하는 이유지요. 만약, 반대로 하게 된다면 들어온 감성돔마저 멀리 내쫓을 수 있으니 이 부분을 유의해야 합니다.

 

 

조류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흐를 때

 

같은 상황에서의 현장 사진입니다. 이곳은 서해 격포의 여치기 포인트인데요. 수심은 서해 특성상 갯바위 가장자리가 2~3m, 낚시 자리에서 10m 이상 멀어져도 5~6m 선입니다. 수심이 낮으면 낮을수록 밑밥 쌓이는 지점을 예상하기가 쉽습니다. 여기에 그리 빠르지 않은 횡조류가 흐른다면, 초심자 입장에서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상황을 맞이할 것입니다.

 

 

<사진 3> 횡조류가 방방하게 흐르면 한쪽 변의 길이가 길어지는 삼각형이 된다.(오른쪽 숫자는 수심 표시)

 

3. 제법 빠른 속도의 횡조류

단순히 빠른 속도라고 하면, 정확히 어떤 속도인지 규정하기 어렵습니다. 글로 설명하는 것도 한계가 있는데요. 여기서 말하는 빠른 속도란 급조류 처럼 콸콸 흘러가는 것이 아닌, 찌가 1m를 이동하는데 대략 5초 정도 걸리는 정도의 유속을 말합니다. 조류가 빠르진 않지만, 여기서 더 빨라지면 낚시하기 불편할 수도 있는, 그래서 지금이 감성돔 입질 확률도 높고 낚시하기에도 좋은 수준이라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그랬을 때 채비와 밑밥 투척지점은 물론, 입질 예상지점까지 가로로 늘어나는 형태가 됩니다. 여기에 유속이 빠르면 빠를수록 밑밥 투척 지점은 점점 갯바위 쪽에 가까워져야 합니다. 조류가 빠를수록 속조류가 밑밥을 더 멀리 보내려고 하기 때문이겠죠.

 

<사진 3>의 경우 노리는 지점이 수심 6m 권이라고 가정해 보면, 밑밥이 쌓이는 지점 또한 밑밥 투척지점에서 6m가량 떨어진 곳에 가라앉을 확률이 높습니다. 밑밥 투척지점과 입질 예상지점을 노리는 수심만큼 벌려야 한다는 거죠.

 

 

격포 내만권 여치기 포인트에서 51cm 감성돔을 히트했을 때 공략도

 

예전에 격포에서 5짜 감성돔을 걸었을 때 상황이 앞서 설명한 조류와 비슷했습니다. 당시 조류가 제법 빠르게 흘렀고, 여기서 더 빨라지면 밑밥 품질을 쉬려고 했던 기억이 납니다. 당시 상황은 만조에 가까워진 끝들물이었고, 수심은 5m 정도에서 밑밥을 최대한 갯바위에 붙여서 품질 했지요.

 

왜냐하면, 이 횡조류가 갯바위로 감아 들지 않고 어느 정도 흐르다가 바깥으로 뻗어 나갔기 때문에 최대한 갯바위에 붙여서 뿌려야 했고, 평소 투척하는 지점보다 2~3m 더 조류 상류 쪽에 쳤어야 했습니다. 히트 지점도 조류 세기에 따라 점점 오른쪽으로 벌어지는 경향이 있었는데요.

 

이렇듯 조류가 방방함을 넘어 세졌다면, 밑밥을 칠 때도 공략 수심 이상으로 벌려서 조류 상류에 치고, 최대한 갯바위에 붙이길 권합니다.

 

 

당시 빠른 조류에서 잡은 이 감성돔이 생애 첫 5짜가 되었다.

 

가거도에서의 공략도

 

3-1. 밑밥 품질 지점의 또 다른 고민

지형은 다르지만, 년 전 가거도에서 있었던 일도 비슷했는데요. 오전 중들물에 들면서 적당히 흐르던 횡조류가 갑작스레 빨라집니다. 하지만 저는 밑밥 투척지점을 수정하지 않은 채 같은 지점을 고수하며 낚시했죠.

 

그 결과, 감성돔 4마리를 연달아 걸었는데 히팅 포인트가 점점 멀어짐을 느꼈습니다. 원래 감성돔 낚시는 조류 방향이 바뀌거나 급변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품질 지점을 바꾸는 것을 권하지 않습니다.

 

될 수 있으면 한 곳에 꾸준히 품질하고, 채비를 흘리는 궤적도 일관성을 지켜 처음 예상한 입질 예상지점을 집요하게 노리는 방법을 고수했는데요. 사실 낚시를 하다 보면 물때가 바뀌고 조류가 바뀌는 게 다반사입니다.

 

간조에 멈추었던 조류가 초들물이 되면서 서서히 흐르기 시작하고, 중들물이 되면 그 속도에 힘이 실려 빨라집니다. 제 경험상 조류의 유속은 단시간에 물이 들고 빠지는 중들물과 중날물이 가장 빨랐습니다. 이렇게 유속의 변화가 보이는 시점에서는 처음(간조나 초들물 때) 밑밥을 투척하던 지점을 고수할지 아니면, 수정할지를 결정하는데 당시 저는 유속의 변화를 간과하여 한 곳에만 밑밥을 뿌렸던 것이 결과적으로는 히트 지점만 멀어지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었습니다.

 

감성돔 낚시가 재미있는 것은 이러한 변화를 스스로 인지하고 예상하여 대상어를 뽑아낼 수 있다는 점입니다.  

 

 

3-2. 급조류에선 어떻게 해야 할까?

만약, 조류가 방방함을 넘어 콸콸 흘러가는 유속을 보인다면? 저는 품질을 중단합니다. 이때 어설피 밑밥을 쳤다가는 고기를 내쫓게 될 것입니다. 조류가 너무 빠르면 잠시 쉬어가거나 새로운 포인트를 찾습니다.

 

갯바위에서 새 포인트를 찾을 때는 조류가 콸콸 흘러가다가 1) 느려지는 구간, 2) 혹은 방향이 꺾이는 지점, 3) 조류가 아예 멈추는 지점 등 변화가 생기는 지점을 찾아내어 그곳을 공략하는 것이 좋습니다.

 

 

두미도 남쪽 홈통 포인트에서의 공략도

 

4. 안으로 말려드는 조류

감성돔 낚시에서 최악의 조류는 바깥으로 나가는 조류입니다. 반대로 안으로 말려드는 조류는 횡조류 다음으로 선호하는데요. 밑밥 투척 지점을 잘 선정하여 공략하기만 하면, 발 앞에 묶어두고 마릿수를 뽑기에 좋지만, 이번 사례처럼 잘못 계산하면 서너 마리 이상 뽑았을 상황을 1~2마리에 그치기도 합니다.

 

당시 조류가 홈통 안쪽으로 제법 방방하게 밀려들고 있었기 때문에 저는 갯바위에 맞고 나가는 반탄류를 계산하여 전방 15m 지점에 밑밥이 쌓일 줄 알고, 전방 25m 이상 밑밥을 넣었습니다. 채비와 밑밥을 한 곳에 넣고 기다리면, 찌는 당연히 갯바위 쪽으로 흐르는데요.

 

이때는 수심이 점점 낮아지기 때문에 반유동 채비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하지만 예상 히트 지점의 수심만 안다면, 그 수심으로 매듭을 조절해 공략해 나갑니다. 물론, 예상 히트지점이 예상대로 맞아떨어졌을 때 말이죠.

 

 

두미도에서 우중에 감성돔을 낚고 기뻐하는 필자

 

하지만 저의 예상은 빗나갔고, 실제로 입질 받은 곳은 고작 갯바위에서 5m 떨어진 지점이었습니다. 제가 예상한 곳보다 훨씬 가까운 곳에서 두 마리가 연달아 낚였는데요. 이것으로 보아 당시 안으로 밀려드는 조류는 갯바위에 맞고 곧장 반탄류를 만들지 않았으며, 완만한 홈통 지형을 따라 나갔던(지류가 형성)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감성돔들은 제가 예상했던 지점보다 훨씬 가까운 곳에서 가라앉은 밑밥을 주워 먹다가 걸려들었고, 배를 깠을 땐 이미 압맥으로 위장이 꽉 차 있었던 것. 한 마디로 밑밥 동조가 효율적이지 못했음을 방증합니다. 

 

물론, 물속 상황을 보지 않았기 때문에 몇 마리의 감성돔이 들어왔는지는 확인할 길은 없지만, 못해도 3~4마리 이상 잡을 수 있었던 여건에서 밑밥 동조 불일치로 2마리에 그친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 최악의 품질(이건 하지 말아야)

감성돔 낚시에서 하지 말아야 할 최악의 품질 유형이 있습니다.

 

1) 흘러가는 찌를 따라 품질하는 행위

2) 조류 방향, 세기 무시하고 무조건 찌에다 치는 행위

 

이 두 가지는 피하시길 권합니다.

 

오늘 감성돔 밑밥치는 기본적인 방법을 사례와 함께 설명했는데요. 이것으로 감성돔 밑밥 지점을 고민하는 분들에게 조금은 해소되었길 바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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