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럭, 광어는 식상하고, 그렇다고 감성돔이나 능성어를 먹자니 주머니 사정이 부담됩니다. 바로 이때 횟집  메뉴판에 보이던 것은 다름 아닌 ‘놀래미’. 가격은 그때마다 변동이 있지만 보통 kg당 3~3.5만 원선. 놀래미는 무슨 맛일까요?

살은 희고 특징이 없어 보이지만 입에 넣고 씹으면 차진듯 말랑말랑 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올라오니 확실히 우럭, 광어와는 다른 매력이 있습니다. 놀래미는 언제 어떻게 먹어야 맛이 있을까요? 놀래미를 먹기 전에 알아야 할 몇 가지 사실에 관해 알아봅니다. 


쥐노래미(일명 놀래미) 회 

#. 횟집에서 판매되는 놀래미는 모두 ‘쥐노래미’
시장과 횟집에서는 ‘놀래미’로 통용되지만, 이 어종의 표준명은 ‘쥐노래미’입니다. 경남에서는 ‘게르치’라 불리고, 강원도에서는 ‘돌삼치’ 혹은 ‘돌참치’란 말로 취급됩니다. 동해의 일부 횟집 사장님들이 쥐노래미와 돌삼치는 다른 어종이라고 하지만, 이는 서식 환경에 따라 무늬가 달라질 뿐이며 실제로는 학명이 같은 종입니다. 쥐노래미는 쏨뱅이목 쥐노래미과에 속하는데 비슷한 사촌으로는 임연수어가 있습니다. 

두 어종 모두 살에 촉촉한 수분기가 있어서 뽀송뽀송하게 물기를 잘 닦아내고 썰면 탱글탱글한 식감을 느낄 수 있으며, 숙성은 1~2시간 짧은 숙성이 좋고, 그게 아니라면 활어회가 낫습니다. 살점이 그리 단단하거나 쫄깃쫄깃하진 않지만, 여름부터 초가을까지는 찰기가 느껴지는 씹힘에 더하여 은은한 단맛과 고소함이 올라오는 대표적인 잡어회라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우리가 헷갈리지 말아야 할 것은 쥐노래미가 있고 노래미가 있는데 메뉴판에 써진 놀래미는 노래미가 아닌 쥐노래미라는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노래미는 쥐노래미와 어떻게 다를까요?


노래미(위)와 쥐노래미(아래) 

#. 쥐노래미(일명 놀래미)와 노래미의 차이점
쥐노래미와 노래미는 모두 쏨뱅이목 쥐노래미과에 속하는 연안성 어류입니다. 생김새가 비슷하며 다 자랐을 때 크기는 쥐노래미가 무려 65cm, 노래미가 30cm로 두 배 이상 차이 납니다. 주로 잡히는 크기는 쥐노래미의 경우 평균 25~35cm, 노래미는 10~20cm입니다. 

그러다 보니 소형종인 노래미는 잡어로 분류돼 특별히 값어치를 하지 않으며, 위판 당시에는 다른 생선과 함께 덤으로 끼워주거나 노래미만 모아서 저렴한 가격에 판매됩니다. 이렇게 판매된 노래미는 포구 횟집 등에서 매운탕감으로 이용됩니다. 

반면, 쥐노래미는 크고 살점이 많이 나오며 맛도 좋아 횟감으로 이용됩니다. 쥐노래미는 성장속도가 빠를 뿐 아니라 살도 많이 나오고 회도 맛있기 때문에 일찌감치 상업적 가치를 인정받았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횟집이나 시장에서 놀래미로 알고 먹는 이 녀석은 주로 양식이 많습니다. 반대로 노래미는 쥐노래미보다 상업성이 떨어지는 탓에 양식을 하지 않으며, 전량 자연산이자 혼획물로 현지에서 소진됩니다. 


쥐노래미의 꼬리지느러미 

#. 쥐노래미와 노래미 구별법 
이 둘은 언뜻 보면 구별하기 힘들지만,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관찰하면 꽤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가장 큰 차이는 평균 씨알로 쥐노래미가 노래미보다 큽니다. 비슷한 크기라면 꼬리지느러미의 모양으로 알 수 있습니다. 쥐노래미의 꼬리지느러미는 가운데가 살짝 팬 일자 모양에 가깝고, 


노래미의 꼬리지느러미 

노래미는 부채꼴 모양으로 둥그렇습니다. 잘 보면 체형에도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쥐노래미 

특히, 대가리 모양이 미묘하게 다른 데요. 쥐노래미는 입술이 두껍고 눈이 크며 그 위치도 입에서 다소 떨어진 반면,

 

노래미 

노래미는 좀 더 뾰족한 삼각형 대가리에 눈이 작고 눈, 코, 입이 오밀조밀하게 모여 있습니다. 쥐노래미는 양식 활어로 제법 많은 양이 유통되지만, 맛은 제철의 자연산이 낫고 가격도 높습니다. 때문에 산지에서 자연산 쥐노래미 회를 맛보겠다면 자연산과 양식의 차이점을 알아 두는 것도 도움될 것입니다. 


눈썹처럼 보이는 피판이 발달한 양식 쥐노래미

#. 자연산과 양식의 차이 
시장과 횟집에서 접하는 쥐노래미는 대부분 양식이며 중국산 비중이 높습니다. 몸길이 약 25cm 내외로 길러 출하되기에 크기가 일정한 편입니다. 몸통은 밝은 황색에 갈색 구름 무늬가 일정한 패턴으로 나타난다는 것은 모두가 같은 환경에서 자랐다는 것이므로 이 또한 양식의 특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양식 쥐노래미는 눈 위 가장자리에 자리한 깃털 모양의 피판이 크고 두드러집니다.(위 사진)

 


  

피판이 두드러지지 않은 자연산 쥐노래미 

반면에 자연산 쥐노래미는 잡히는 크기가 들쭉날쭉하며 전반적으로 채색이 어둡습니다. 서식지 환경에 따라 흑갈색, 황갈색, 붉은색 등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눈 위에는 피판이 발달했지만, 양식 쥐노래미와 달리 접혀 있어 두드러지지 않습니다. 양식 쥐노래미는 연중 비슷한 맛을 내고, 자연산 쥐노래미는 철에 따라 맛의 기복이 있는 편입니다. 


크기와 구름무늬 채색까지 모두 비슷비슷한 양식 쥐노래미 

수조에 있는 활 쥐노래미를 고를 때는 움직임이 많은 것보다는 바닥에 배를 깔고 안정된 자세로 숨만 쉬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수조에 너무 오랫동안 가둔 것은 채색이 하얗게 뜨거나 밝아지는데 이런 것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낚시에 걸려든 쥐노래미 

#. 쥐노래미는 대표적인 생활 낚시 어종
바다낚시를 즐기다 보면 쥐노래미와 노래미를 심심치 않게 잡아보게 됩니다. 감성돔 낚시에서 자주 물고 늘어집니다. 특히, 탐식성이 많아 갯지렁이를 놓치지 않는 공격성을 가지므로 일단 그 부근에 쥐노래미가 서식한다면 어김없이 물고 늘어지기도 합니다. 

때문에 처음 바다낚시를 입문하겠다면 쥐노래미를 노리는 방파제 원투낚시가 좋은 선택일 수 있습니다. 사실 쥐노래미는 영역 의식이 강해 서식지 주변에 다른 침입자가 들어오는 것을 싫어합니다. 특히, 노래미가 들어오면 덩치를 앞세워 내쫓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미끼가 들어간 포인트 부근에 쥐노래미와 노래미가 동시에 잡히는 경우는 드뭅니다. 또한, 쥐노래미는 암수 한 쌍이 같이 다니므로 한 마리가 잡히면 근처에 또 다른 한 마리가 더 어슬렁거리다 잡힐 확률이 높습니다. 


수면에서 루어를 덮친 쥐노래미 

성질이 순한 노래미와 쥐노래미는 탐식성과 공격성이 강한 어류입니다. 또한, 다른 어류와 달리 부레가없어 오랫동안 유영하지 못합니다. 다시 말해, 이동을 해도 짧은 거리를 오갈 뿐이며, 한번 떠올라도 곧잘 가라앉기 때문에 평소에는 그저 바닥에 배를 깔고 사는 저서성 어류입니다.

그런 쥐노래미도 예상치 못한 공격성에 깜짝 놀란 적이 있었습니다. 수면 위를 지나는 먹잇감을 놓치지 않고 사냥하는데 수심 3m 정도는 우습게 튀어 올라 낚아채는 모습이 그것입니다. 때문에 가끔은 농어를 노리는 바이브레이션에 곧잘 낚이기도 합니다. 


혼인기에 놓인 황금색 쥐노래미 

#. 쥐노래미, 노래미를 잡으면 안 되는 기간이 있다?
앞서 소개한 쥐노래미와 노래미는 산란철 포획이 금지됩니다. 10월이면 쥐노래미가 혼인기를 맞으며 화려한 색의 옷으로 갈아입는데요. 이는 산란철이 다가왔다는 증거입니다. 그래서 본격적인 산란기에 돌입하는 11.1~12.31까지는 금어기입니다. 이 기간에 자연산 쥐노래미, 노래미의 포획과 유통은 금지된다는 점 꼭 참고하세요!

자연산 쥐노래미 회 

#. 쥐노래미(놀래미)를 맛있게 먹으려면? 
앞서 말했듯 해마다 11~12월 두 달은 쥐노래미와 노래미 모두 금어기입니다. 이렇듯 가을~늦가을에 산란하는 어류는 주로 여름~가을에 지방이 끼고 맛있어집니다. 민어가 그렇고 농어가 그랬으며, 쥐노래미 또한 여름부터 가을 사이가 제철입니다.

물론, 제철의 개념이 희박한 '양식 쥐노래미'는 일 년 열두 달 맛의 편차가 적은 편입니다. 때문에 언제 먹어도 비슷한 맛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쥐노래미 양념찜
쥐노래미 조림

앞서 말했듯 쥐노래미는 임연수어만큼은 아니더라도 살에 수분이 있어 생물로 굽게 되면 살이 부서질 수 있습니다. 때문에 서해안 일대에선 반건조로 꾸덕하게 말려 굽거나, 양념을 끼얹은 찜으로 이용합니다. 싱싱한 활어는 회가 제격이고, 횟감이 어려운 선어는 생물 상태로 양념 조림을 해 먹기도 합니다. 특히, 찌개처럼 끓인 칼칼한 매운탕은 소주를 부르는 일품 안주입니다. 

※ 글, 사진 : 김지민 어류 칼럼니스트                   
유튜브에서 ‘입질의추억tv’ 채널을 운영 중이다. 티스토리 및 네이버에서 블로그 ‘입질의 추억’을 운영하고 있으며, EBS1 <성난 물고기>, MBC <어영차바다야>를 비롯해 다수 방송에 출연했다. 2018년에는 한국 민속박물관이 주관한 한국의식주 생활사전을 집필했고 그의 단독 저서로는 <짜릿한 손맛, 낚시를 시작하다>, <우리 식탁 위의 수산물, 안전합니까?>, <꾼의 황금 레시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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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 추억 ★입질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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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10.12 12:29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포스팅 잘보고 갑니다 😊
  2. 노래미
    2020.10.17 09:15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놀래미는 비표준어이고 노래미가 표준어이니, 노래미로 쓰는게 맞습니다.
    • 한량
      2020.10.18 03:54
      댓글 주소 수정/삭제
      지역마다 익숙해진 단어가 다르므로 놀래미나 노래미나 편하게 쓰면될일이지 그걸 국어사전에 꼭 맞게 쓰야하누...모든 글자마다 사전으로 확인하믄 불편해서 어찌사나요
  3. 낭만취객
    2020.10.17 19:52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식감 확실히 떨어짐니다
  4. 태안
    2020.10.17 21:21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우린
    시골에서 놀래미 포도 많이 머겄는데 ㅎ
    바다 고기는 누가 어떻게 조리하느냐에 따라 맛이 달라지죠..
  5. 물의요정
    2020.10.18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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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성스러운 글 잘읽고 갑니다.
    덕분에 한개의 잡식이 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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