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여행] 한폭의 수채화같은 버밀리온 호수(Lake Vermilion)


    이번 캐나다여행에서 적잖은 비중을 차지하게 된 테마는 다름아닌 "호수" 입니다. 알버타주 뿐 아니라 캐나다 전역엔 수천개의 호수가 있는데 그 크기도 다양하며 분위기 또한 제각각 입니다. 그래서 캐나다 여행은 호수여행으로 대변될 만큼 적잖은 비중을 차지합니다. 오늘은 밴프 국립공원을 대표하는 호수 중 하나로 "버밀리온 호수(Lake Vermilion)"의 수채화같은 풍경을 스케치해봅니다.





    [캐나다여행] 한폭의 수채화같은 버밀리온 호수(Lake Vermilion)


    처음 캐나다 여행 일정을 짜면서 우려했던 한가지는.. "호수를 둘러보는 일정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

    한 두번은 모르겠지만 자칫 잘못하면 그게 그거일거 같은 호수풍경으로 지루함을 주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밴프와 재스퍼 국립공원의 호수들을 둘러보면서 이러한 걱정은 '기우'였음을 실감했습니다. 그 이유는 비슷비슷해 보이는 호수 풍경이 거의 없다는 사실입니다. 이렇듯 알버타주의 호수들은 저마다의 개성과 색깔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특히 버밀리온 호수가 그랬습니다.

    밴프시내에서 자가용으로 5분이면 닿는 버밀리온 호수는 노키산(Mt.Norquay) 드라이브 길로 가다가 트렌스 하이웨이가 나오기 직전에 버밀리온 호수로 들어가는 샛길이 있으니 건너편에 차가 오는지 잘 확인하시고 좌회전하셔서 진입하시면 됩니다. 버밀리온 호수는 개인적으로 별 기대를 하지 않고 찾아간 곳이였는데 앞서 방문했던 "미네완카 호수"와는 정반대의 분위기와 색감을 가지고 있는 아기자기한 호수였습니다.


    버밀리온 호수, 밴프 국립공원

    습지대를 연상케 하는 버밀리온 호수

    호수 건너편으로 화물열차가 달리고 있는 풍경


    세번째 버밀리온 호수에서 현지인의 여유있는 산책

    미네완카 호수의 경우 단체 관광객도 많고 유람선도 다니는 등 활기를 느낄 수 있었다면 버밀리온 호수는 현지인들 위주로 찾게되는 비교적 소박한 호수입니다. 관련링크 : 밴프 국립공원 미네완카 호수

    큼직막한 산들이 병풍처럼 둘러쌓여 있으면서 깊고 짙푸른 호수의 이미지가 미네완카 호수라면 버밀리온 호수는 수심 얕은 습지대와 함께 갈대의 속삭임이 있는 수채화 같은 느낌입니다. 그래서 미네완카 호수가 "하염없이 빠져들것만 같은 물빛과 산들이 남성적인 이미지"준다면 버밀리온 호수는 "풋풋하면서 한폭의 수채화 같은 여성적 이미지" 가 느껴지는 호수였습니다. 좀 아기자기하면서 풋풋한 느낌이 난다랄까요. 그것이 버밀리온 호수의 매력 포인트인거 같습니다.


    버밀리온은 그리 깊거나 웅장한 호수는 아니지만 반영이 드리워진 고즈넉함을 주고있다

    흡사 습지대와 비슷한 버밀리온 호수는 총 3개로 이뤄져 있는데 각 호수마다 분위기가 약간씩 다릅니다. 여기서 제가 느낀 버밀리온 호수는 첫번째에서 두번째로, 두번째에서 세번째로 갈수록 더 좋은 풍경들이 펼쳐졌던거 같습니다. 그래서 이곳을 방문하는 여행자는 절대로~! Never~! 한 두개의 호수만을 보고서 성급하게 빠져나오지 않을 것을 권유합니다. 3개의 호수 중 가장 아름다웠던 포인트가 바로 "세번째 호수" 였음을 자신있게 외칠 수 있으니깐요.


    한폭의 수채화를 담고 있는 화가들

    평탄하게 이어진 호수넘어 로키산맥의 일부분이 이어져 있다.

    사실 제목을 짓기에 앞서 약간의 망설임이 있었습니다. 왜냐면 "한폭의 수채화같은" 말 처럼 흔하고 상투적인 표현이 또 있을까? 뭔가 창의적이거나 색다른 느낌의 제목으로 버밀리온 호수를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가장 흔한 표현이 "가장 좋은" 표현이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래서 "한폭의 수채화 같은 풍경" 이란 진정 이런걸 두고 말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한때는 '화가'의 꿈을 키웠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지금의 아내와 저는 디자인 관련 일을 하며 하루에 몇 시간씩 일러스트레이터와 포토샵을 만지작 거리면서 업무를 보고 있지만 아날로그적인 향수를 자극시키는 이러한 풍경들이야말로 때묻지 않은 순수함과 열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것은 돈을 벌기위한 상업적인 수단에 앞서 진정 이 일이 좋아서 하는 '열정'을 그림 그리는 분들에게서 느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얼마나 여유있고 멋진 장면일까. 수채화 같은 풍경을 캔버스에다 그대로 옮겨 담고 있는 또 다른 수채화라니.


    자신만의 해석으로 풍경을 덧칠하는 화가의 캔버스

    아직은 초기 단계로 밑그림을 그리며 작품의 전반적인 틀을 다지고 있는 모습이지만 두어 시간이 흐른 후 숙소로 돌아가면서 잠시 봤더니 정말 멋진 작품이 완성단계에 있었음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비록 달리는 차 안이여서 사진으로 담을 수는 없었지만 이 분들이 있었기에 자칫 썰렁해 보일 수 있는 풍경사진에 활기를 불어 넣을 수 있었습니다.

     

    "고마워요, 화가님!"
     

    한폭의 수채화를 담고 있는 버밀리온 호수의 화가들


    이제 버밀리온의 마지막 단계인 세번째 호수로 이동합니다. 전 차로 이동했지만 만약 시간이 된다면 첫번째 호수에서 세번째 호수까지 가볍게 하이킹 해보시길 권합니다. 가다가 중간에 야생조류들도 만날 수 있어 망원렌즈를 챙기는 것도 잊지마시고 이렇게 확트인 풍경을 담아내기 위해선 CPL필터와 광각이 되는 줌렌즈 하나쯤은 챙기시는 것도 잊지마시기 바랍니다. 만약 하이킹이 아닌 자가용으로 접근할 경우 일행 중 아릿따운 여성분과 함께 동행한다면 하늘하늘한 꽃무늬 원피스에 밀집모자를 씌워서 풍경속에 모델이 되게 해주세요. 보다 완벽한 수채화 풍경이 될 것입니다.


    물속에서 노니는 치어들을 향해 카메라를 들이대봅니다. 물고기 종류는 알 수 없지만 물과 고기가 빠지면 섭섭한 입질의 추억이기에..

     

    캐나다의 낚시는 낚시 라이센스만 구입한다면 어떤 호수라도 낚시행위가 허용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버밀리온 호수는 전반적으로 수심이 낮아 낚시여건은 그리 좋지 못합니다. 분명 첫번째 보단 두번째가, 두번째 보단 세번째 호수가 더 깊다는건 알고 있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을 두고 있자니 낚시대 보단 카메라를 들어주는게 지금의 상황에선 예의가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갖게 합니다. "그저 바라만 보고 있어도 포근해지는 풍경들"


    이제 버밀리온 호수에서의 하이라이트가 남아 있습니다.




    9월초의 쌀쌀한 공기를 맞으며 후후~ 불어 먹는 따끈한 컵라면 ^^* 버밀리온 호수는 카메라를 드는것도 매우 중요하지만 "젓가락"을 들어 아침식사를 컵라면으로 때워보는 것도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물론 뒷처리는 흔적도 없이 깔끔하게! 국물도 남김없이 마셔주셔야 합니다. 여기선 단 한방울도 버려지는 일이 없도록 말입니다. 그런데 국물을 다 못마시는 우리 어복부인, 이 날은 다 마시고야 말았습니다. 왜냐면 전날 저녁식사가 조금 느끼했거든요. 얼큰한 라면국물을 마치 시원한 생수 마냥 벌컥벌컥 마시게 되더랍니다.


    마무리는 커피믹스로 깔끔(?)하게..^^


    그리고 버밀리온 호수에선 일몰사진 포인트로도 매우 유명합니다. "버밀리온"은 "주홍색"이란 의미. 그러한 이유로 일몰시간이 되면 많은 진사들이 황금빛으로 물드는 버밀리온 호수의 풍경을 담기 위해 몰려든다고 합니다. 좋은 일몰 사진을 건지기 위해선 반드시 일몰시간을 체크하셔야 하는데 캐나다 알버타 지역은 일출, 일몰시간이 계절에 따라 차이가 크므로 정확한 확인이 필요합니다. 


    해질 무렵의 버밀리온 호수

    해가지면서 시시각각 변하는 호수 그리고 멀리 런들산(해발2949m)이 보이고 있다.

    저녁시간에 또 다시 찾아간 버밀리온 호수. 이 날은 구름한점 없었고 또 황금빛으로 물든 버밀리온의 모습을 볼 수 없어 아쉬웠지만 멀리 런들산이 오렌지 빛을 받으며 은은한 색으로 물들어가는 모습을 감상하며 기분좋게 하루를 마감할 수 있었습니다. 만약 좀 더 극적인 장면을 담아내기 원한다면 이른 아침에 찾아가시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기상만 받쳐준다면 물 안개가 몽글몽글 피어올라 몽환적인 느낌의 풍경도 담을 수 있습니다.



    황혼의 버밀리온 호수, 밴프 국립공원, 캐나다 알버타

    사실 크게 기대하지 않았던 호수였는데 의외로 보석같은 면을 볼 수 있어 기분이 좋았던 버밀리온 호수. 캐나다를 여행하면서 접한 여러 호수들 중 버밀리온과 비슷한 느낌을 가진 호수는 거의 없었습니다. 이곳에서 아침엔 화가들이, 저녁엔 진사들이 찾는 풍경을 보았으며 하이킹과 조깅으로 현지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였습니다.


    그래서 관광지로 특화된 느낌 보단 "현지인들이 즐겨찾는 호수" 로써 화려하진 않지만 소소한 운치와 아기자기한 정취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런말이 있잖아요. 현지인들이 찾는 곳이야 말로 "숨은 보석" 같은 곳이다. 라는 사실을 ^^ 실제로 버밀리온 호수는 큰 기대를 갖고 찾아가지 않았다가 의외로 좋았던 기분좋은 곳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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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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