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 바다는 제법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지구 온난화에 의한 연근해의 수온 변화 그리고 남획으로 바다는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지구 온난화와 수온 변화도 생태계의 변화를 부추깁니다. 이러한 변화 추이는 20세기에 들어 가파르게 올랐고, 더욱이 인간의 테크놀로지가 발전하면서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청어는 인류가 오래전부터 잡아먹었던 대표적인 붉은살생선입니다. 남반구를 제한다면 거의 모든 사람이 즐겨먹은 셈이죠. 특히, 노르웨이, 핀란드, 덴마크 같은 북유럽 사람들이 즐겨먹었고, 러시아와 한국, 일본도 정어리와 함께 이용되는 생선입니다. 

'선비를 살찌게 하는 물고기'란 말이 무색해진 청어. 근대에 들어 어획량이 줄었다가 최근에 다시 회복세로 돌아섰지만, 여전히 예전 같은 조업량은 아닙니다. 

 

겨울철 별미인 구룡포 과메기도 원래는 청어로 만들어 왔지만, 꽁치가 그 자리를 대신하면서 이제는 청어 과메기가 귀한 대접을 받게 됐을 정도니까요. 저렴하고 맛있는 서민 생선, 청어에는 어떤 사연이 있을까요?

 

 

갓 잡힌 청어의 아름다운 자태

지금 우리 바다는 제법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지구 온난화에 의한 연근해의 수온 변화 그리고 남획으로 바다는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지구 온난화와 수온 변화도 생태계의 변화를 부추깁니다. 

 

이러한 변화 추이는 20세기에 들어 가파르게 올랐고, 더욱이 인간의 테크놀로지가 발전하면서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청어는 인류가 오래전부터 잡아먹었던 대표적인 붉은살생선입니다. 남반구를 제한다면 거의 모든 사람이 즐겨먹은 셈이죠. 

 

특히, 노르웨이, 핀란드, 덴마크 같은 북유럽 사람들이 즐겨먹었고, 러시아와 한국, 일본도 정어리와 함께 이용되는 생선입니다. 

'선비를 살찌게 하는 물고기'란 말이 무색해진 청어. 근대에 들어 어획량이 줄었다가 최근에 다시 회복세로 돌아섰지만, 여전히 예전 같은 조업량은 아닙니다. 겨울철 별미인 구룡포 과메기도 원래는 청어로 만들어 왔지만, 꽁치가 그 자리를 대신하면서 이제는 청어 과메기가 귀한 대접을 받게 됐을 정도니까요.

 

저렴하고 맛있는 서민 생선, 청어에는 어떤 사연이 있을까요? #. 겨울이 제철인 잔가시가 많은 생선 청어는 그 흔한 농엇과 어류가 아닌 청어목 청어과에 속한 어류입니다. 비슷한 사촌으로는 밴댕이와 정어리, 멸치가 있습니다.

 

가을이면 우리 곁을 찾아와 고소한 맛을 선사하는 전어 또한 청어 사촌이라 할 수 수 있습니다. 이쯤이면 청어과 어류의 공통점이 떠오르는데요. 다름 아닌 어마어마한 ‘잔가시’라 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어류는 척추뼈를 기준으로 상하좌우로 가시가 났습니다. 물고기를 똑바로 세웠을 때 상하는굵고 단단한 가시가 나서 쉽게 발라 먹지만, 상하로 난 잔가시는 평상시 살 속에 박혀 근육을 지행해 줍니다. 

 

물론, 회를 뜨거나 손질 시에는 근육이 뼈에서 떨어져 나감으로 인해 이러한 잔가시가 살 속에 박혀 발라 먹게 되지만, 청어나 전어는 이러한 잔가시가 근육 곳곳에 불규칙적으로 나서 일일이 발라먹을 수 없습니다. 

 

때문에 어른들은 꼭꼭 씹어먹거나, 그나마 굵직한 잔가시만이라도 발라먹어야 하는 불편함이 있고, 아이들에게는 썩 권장하지 않은 생선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청어를 포기할 수 없는 이유는 ‘서민 생선’ 답게 무척 저렴하다는 점, 늦가을부터 기름기가 올라 초봄 사이 가장 맛이 좋다는 점을 꼽습니다. 일 년 내내 식당에서 볼 수 있는 청어지만, 지금부터 4월까지가 제철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갓 어획된 청어(동해 묵호항)

#. 특징과 생태
청어 주산지는 동해 전체와 남해 동부로 이어집니다. 냉수성 어류인 만큼, 강원도 최북단인 고성에 소식이 들리면, 임연수어와 같이 속초, 강릉으로 남하하면서 잡히고, 수온이 12도 이하로 내려가기 전인 12~1월 사이는 진해만을 비롯한 남동부 일대에 낚시로 잡힙니다.

 

이름도 다양한데요. 동해에서는 주로 ‘등어’라 불리고, 경상북도에서는 눈검쟁이 혹은 푸주치라 부릅니다. 

청어는 동해의 대표적인 냉수성 어류로 수온 2~10℃인 저층 냉수대를 서식 환경으로 꼽습니다. 전 세계적으로는 크게 두 종류가 있는데 우리나라 및 일본에서 잡히는 청어는 '퍼시픽(태평양) 청어'이고, 북극과 알래스카, 노르웨이 등의 북유럽 국가에서 어획되는 청어는 타이세이 청어인 '애틀랜틱(대서양)'종이 있습니다. 

 

 

이는 동아시아에서 소비되는 태평양 멸치와 유럽 멸치로 알려진 ‘안초비’로 나뉘는 것과 같은 개념입니다. 그래서 태평양 청어는 주로 한반도의 동해와 남해 일부, 오호츠크해, 베링해에 분포하며, 역시 북태평양과 한반도 동해로 회유를 반복하는 대구와 임연수어, 명태, 정어리의 분포지와 일부 겹칩니다. 

산란은 이르면 12월부터 시작되며, 봄을 전후로 남하해 산란하는데 이때 어획되는 청어는 기름기가 많이 올라 맛이 고소합니다. 기름기가 많으면 식감에도 좋은 영향을 줍니다. 기름기가 떨어지는 여름에는 살이 푸석푸석하면서 잘 부서지고, 조리 후 식고 나면 살이 뻑뻑해지면서 비린내가 올라올 수 있습니다.

 

  

낚시로는 25cm 전후 조업은 30cm 전후가 많다

예전에는 황해도 인근 해역에서도 많이 잡혔는데 지금은 동해안(주문진)을 중심으로 어획되고, 울산과 부산을 거쳐 진해만, 통영까지가 주요 산지라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청어는 전남 여수를 기점으로 서남해로 넘어가면서 어획량은 현저히 줄어듭니다.

 

상품성을 갖춘 청어는 최소 3년생 이상이라야 하며 몸길이 30cm를 넘긴 것이다. 최대 성장은 몸길이 40cm까지 보고되고 있다. 

 

 

서민 생선구이의 대표 주자 청어

#. 여전히 신출귀몰한 청어 자원 
청어는 임연수어와 함께 서민이 즐겨 먹는 값싼 생선이었습니다. 연탄불에 석쇠를 올려 칼집을 넣은 청어를 놓고 그 위로 굵은소금을 척 뿌려 구워 먹는 맛은 자반고등어 부럽지 않았습니다. 제 어린 시절 환경은 달동네였는데, 당시 어머니가 시장에서 사 온 생선이 청어였습니다. 

 

지금은 시중의 식당에서 청어를 구이로 내는 곳이 흔치 않아 어쩌다 보는 청어가 오히려 반갑기도 합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청어만 봐도 입에 기름내가 나고 물릴 만큼 흔하고 만만한 생선이었습니다.  

 

 

식당 납품용 청어회를 썰어넣은 풍경(경북 포항)

청어를 꺼리게 된 이유 중 하나로는 '잔가시'를 꼽습니다. 청어과에 속한 전어가 그러하듯 이 계통에 속한 생선은 잔가시가 많아 먹기가 불편하고 목에 잘 걸리기 때문에 어린 자녀에게 먹이기에는 적절치 않은 생선이기도 합니다.

 

지금은 청어가 예전만큼 흔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대접받는 생선은 더더욱 아닙니다. 마트 생선 진열대에는 항상 핏기로 충혈된 청어를 볼 수 있는데요. 최상의 신선도는 아니지만, 청어 맛을 기억하는 이들이 가끔 사가는 정도인 만큼 지금은 갈치, 고등어 인기에 밀려 푸대접을 받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런데 청어의 자원이 감소한 것은 비단 최근의 일만은 아니었습니다. 조선 시대 각종 문헌에도 청어의 자원 변동에 관한 이야기가 언급되었다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동, 남해에서만 나는 줄 알았던 청어가 놀랍게도 서해 '위도(전북 부안군)'에서 많이 났다는 보고가 있었고, 그러다가 1506년 이후부터는 아예 자취를 감췄다고 합니다.

 

이수광의 <지봉유설>에는 봄철 서남해에서 많이 났던 청어가 1570년 이후 전혀 나오지 않았다고 기록되었고, 당시 동해에서 나던 생선이 서해에서 나고 한강까지 이르렀으며, 해주에서 나던 청어가 근 10여 년 동안은 아예 잡히지 않았으니 그야말로 신출귀몰한 도깨비 같은 생선입니다.

 

이후 청어는 국내 각 지역에서 잡혔지만, 어떨 때는 수년 간 아예 잡히지도 않았고, 그러다가 100~200년 뒤에는 다시 흔해졌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감성돔 낚시 중에 잡힌 청어, 경남 두미도

청어 어획량은 2,000년대 들어 매년 감소추세에 있습니다. 지구 온난화니 수온 상승이니 하는 이유를 붙이곤 하지만, 실제로는 열대 해역을 제외한 전 세계 모든 바다에 서식할 뿐 아니라, 청어를 먹는 나라 이를테면, 한국, 일본, 러시아, 노르웨이, 덴마크, 네덜란드 등의 과도한 어획으로 인해 자원이 감소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노르웨이에서는 청어의 자원 감소를 막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그 결과 어획량이 늘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예전에는 우리나라 서해에도 청어가 많이 났는데 이는 냉수대가 서해까지 영향을 주었음을 의미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이 신출귀몰한 청어의 회유 경로와 자원량이 파악되지 않았음을 의미하며, 앞으로도 해양학적 측면에서 새로운 연구 가치로 떠오를 것으로 봅니다. 

 

 

청어와 연어를 프랑스식 전채 요리로 풀어낸 요리

#. 청어는 이렇게 먹어요. 
인류가 청어를 먹기 시작한 것은 3,0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한국은 수백 년 전부터 청어를 먹어왔고, 일본은 에도와 메이지 시대에 상세한 기록이 되어 있습니다. 다른 생선은 몰라도 청어만큼은 서양에서도 날것으로 먹을 만큼 대단히 인기가 높습니다. 

 

북유럽권에선 소금에 절인 청어를 그대로 먹거나 빵에 올려 먹는데요. 심지어 '청어 축제’를 열어 청어 먹는 날을 지정해 놓기도 합니다. 또한, 청어 하면 최근 간간이 소개되고 있는 발효음식이 있습니다. 바로 세계 5대 악취 요리 중 하나인 '수르스트뢰밍'입니다.

 

수르스트뢰밍은 ‘신맛이 나는 발트 해의 청어’란 뜻으로 발트해에서 잡은 청어를 두 달간 발효시켜 먹는 스웨덴의 북부 음식입니다. 통조림으로 가공하는 수르스트뢰밍은 통조림 안에서도 가스가 차오르며 발효됩니다.

 

이 안에는 '할로안나에로비움'이라는 박테리아가 숙성에 영향을 주는데 톡 쏘는 향부터 달걀 썩은 내, 버터향, 식초 냄새 등 온갖 냄새가 섞이기 때문에 보통 사람들은 먹을 엄두가 나지 않을 정도입니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수르스르뢰밍과 함께 우리나라의 삭힌 홍어회도 세계 5대 악취 음식에 포함된다는 사실입니다.  

 

 

청어 조림

우리나라는 청어의 가공보다 생물을 그대로 쓰는 형태가 많았습니다. 과메기와 청어 알젓(필자가 좋아하는 젓갈이다.)을 제하면, 대부분 구이와 조림용으로 이용됩니다. 

 

 

별미 중의 별미인 청어 알

이때 수컷의 이리(흔히 ‘곤이’라 부르지만, 잘못된 말)보다는 암컷의 난소(알)가 별미로 칩니다. 최근 퓨전식 일본 선술집(이자까야)에서는 식초에 절인 청어 초밥을 선보이기도 하고, 미식가들로부터 인기 있는 청어회도 별미입니다.

 

청어는 고등어와 마찬가지로 등푸른생선이자 붉은살생선에 속합니다. 그 말은 즉, 선도 저하가 빠름을 의미하기에 신선도 보존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이와는 별개로 청어란 생선은 그 자체가 숙성에 강해 숙성을 함으로 인해 얻는 풍미가 발군입니다.

 

특히, 훈제했을 때 유난히 좋아짐을 옛 선조들이 깨닭았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선창에 말린 청어 과메기입니다. 


 

원조 과메기인 청어 통말이
잘 손질한 청어 과메기는 겨울철 별미로 손꼽힌다

지금이야 꽁치 과메기에 익숙한 사람들이 많지만, 원래 과메기는 청어가 원조였습니다. 청어가 많이 났던 과거에는 주로 조선 시대 후기부터 일제강점기까지 과메기로 말려 먹었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그런데 옛 조상이 만든 과메기는 우리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지혜로웠습니다. 

 

 

진짜 원조는 훈연한 과메기였는데 당시 해안가 집들은 아궁이에 솔나무 잎을 넣어 불을 때고, 그 향이 부엌 살창으로 나갔기에 이를 활용한 것입니다. 과메기를 살창에 걸어두면 솔나무 잎이 타는 연기를 흡수하게 되는데, 이때 살창의 기온은 낮아서 일종의 냉훈연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임금 수라상에 진상한 과메기도 이런 식으로 만들어졌지만, 아쉽게도 지금은 훈연한 청어 과메기를 맛보기가 어려워졌습니다. 지금 우리가 먹는 청어 과메기는 풍어일 때만 반짝 국산 청어로 만드는 정도로, 그 과정은 일반 꽁치 과메기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나마 꾸득히 말린 청어 과메기라도 맛볼 수 있음이 다행이라 여겨야 할까요?

일본에서는 청어를 ‘ニシン(니싱)’이라 부릅니다. 우리나라처럼 생물로 이용하기 보다는 꾸득히 말린 건어물이나 훈제, 다시마로 말아 숙성한 것을 더 선호합니다.

 

오사카를 포함한 간사이 지방에선 '다시마권'이라는 다시마에 감싼 청어를 익혀 먹기도 하며, 소바에 간장에 조린 청어를 고명으로 얹은 '청어 소바'를 즐겨 먹기도 하는데 제대로 하는 집은 이 역시 훈연 향을 입혀 맛을 냅니다. 일명 ‘니싱소바’가 유명세를 떨치면서 지금은 홍대와 강남에서도 전문점이 생겨나기도 했습니다.

한겨울은 남해 동부권에서 청어가 출몰할 시기입니다. 베테랑 꾼들이야 잡어로 여기며 놔주지만, 만약 낚시로 청어를 잡게 된다면 방생하지 말고 음식에 활용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가장 기본인 구이도 좋고, 조림도 좋습니다. 잡자마자 곧바로 피와 내장을 제거해 쿨러에 넣어오면, 훌륭한 숙성 청어회나 초밥 재료로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올 겨울은 청어 요리 어떨까요? 

※ 글 : 김지민 어류 칼럼니스트                   
유튜브에서 ‘입질의추억tv’ 채널을 운영 중이다. 티스토리 및 네이버에서 블로그 ‘입질의 추억’을 운영하고 있으며, EBS1 <성난 물고기>, MBC <어영차바다야>를 비롯해 다수 방송에 출연했다. 2018년에는 한국 민속박물관이 주관한 한국의식주 생활사전을 집필했고 그의 단독 저서로는 <짜릿한 손맛, 낚시를 시작하다>, <우리 식탁 위의 수산물, 안전합니까?>, <꾼의 황금 레시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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