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낚시하면 남성들의 전유물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여성과 아이들이 함께하기에는 접근성이 떨어지고 각종 안전사고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장 큰 문제는 낚시 입문 후 처음부터 원하는 물고기를 낚아내기란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일단 고기가 잡혀야 짜릿한 손맛을 볼 수 있고, 손맛을 봐야 낚시에 재미를 붙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조금만 둘러보면 가족 혹은 연인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바다 낚시터가 얼마든지 있습니다. 더 나아가 직장 야유회, 각종 모임 및 캠핑장소로도 선호됩니다. 그것은 바로 좌대와 해상 펜션입니다. 


가족 낚시여행으로 좋은 좌대낚시 

#. 좌대낚시 특징과 이용 방법
강과 유원지에 수상 방갈로가 있다면, 바다에는 좌대가 있습니다. 좌대는 육지(포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좌대라는 구조물을 띄우며, 이들 업소 중 적잖은 수가 해상 가두리 양식업을 겸합니다. 좌대는 항이나 포구에서 배로 5~10분 거리 이내에 있습니다. 

잔잔한 내만에 구조물을 띄워 밧줄로 단단히 고정해 낚시 환경을 조성한 해상 낚시터인 셈이지요. 다만, 서해권 좌대낚시의 바닥 지형은 갯벌과 암초가 듬성듬성 섞인 포인트가 많고, 남해는 암초나 자갈, 모래가 섞인 곳이 많습니다. 예약은 각 좌대낚시마다 사이트(또는 카페)에서 받는데 최근에는 예약을 대행해 주는 어플도 등장해 접근성이 편리해졌습니다. 

좌대의 가장 큰 특징은 화장실은 물론, 바비큐 그릴 같은 편의 시설도 갖추고 있어서 가족 단위와 회사 야유회, 커플 낚시객에 인기가 있는데요. 특히, 기술적 경험이 적은 낚시 입문자들도 손쉽게 접할 수 있으며, 주변 환경도 안전해 아이들과 함께 즐기기에도 적합합니다. 


거제도 탑포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해상팬션으로 향하는 길 

시스템은 대략 이렇습니다. 해당 좌대의 사이트나 유선으로 예약합니다. 성수기인 가을 주말에는 한두 달 전에 예약이 완료되기도 합니다. 예약한 날이 오면 약속된 장소(포구나 항)에서 배를 타고 좌대 또는 해상펜션으로 진입합니다.

주로 이른 새벽인 6~7시에 들어가지만, 이는 조금이라도 한적하고 좋은 자리(포인트)를 위해서일 뿐 반드시 새벽에 도착할 필요는 없습니다. 사전 협의만 된다면 오전 중에 도착해도 상관없습니다. 대신 낚시 시간은 짧아질 수 있습니다.

보통 좌대낚시는 24시간 가동되지만, 특별히 밤낚시를 위한 게 아니라면 오전 5시부터 오후 4시정도에서 마무리되는 것이 일반적이니까요. 낚시에 필요한 용품은 좌대에서도 구매할 수 있고, 사전에 미리 준비해도 되는데 오는 길목에 낚시점이 보인다면 잠시 들렀다 준비하기를 권합니다.

주로 미끼나 채비, 추 등을 구매하며, 낚싯대와 릴 같은 장비는 개인이 가져오거나 좌대에서 대여가 가능합니다.  입장료는 성인 기준 3~5만 원선. 보통 이른 아침에 입장하면 그날 오후 늦게까지 낚시할 수 있고, 추가금을 내면 야간 좌대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바다 한가운데 띄워진 해상펜션들

#. 해상펜션 특징과 이용 방법 
해상펜션도 좌대와 비슷한 개념이지만, 해상에서 1박을 할 수 있는 ‘숙박’ 개념이 더해집니다. 바다 한 가운데는 7~8명이 즐길 수 있는 좌대를 여러 개 띄우고, 그 위에 독채를 지어서 1박을 할 수 있게 합니다. 독채에는 간단히 취사할 수 있는 가스레인지와 싱크대, 냉장고 등을 갖추고, 방에는 에어컨과 침구류를 갖추고 있습니다.

좌대와 마찬가지로 화장실이 있고, 바비큐 그릴 통을 구비하고 있어서 바다 한 가운데(보통 갯바위에서 대략 30~50m 떨어진 곳에 설치된다.)에서 낚시와 캠핑을 동시에 즐긴다는 점이 장점입니다.

바닥이 평평하고 난간이 설치돼 있어 어린 자녀도 안전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가족 여행지와 회사 야유회로 인기가 있습니다. 비용은 업체 바다 다르지만, 7~8명이 이용하는 소규모 해상펜션의 경우 1박에 25만 원 선입니다. 


해상펜션에서 즐기는 바비큐 파티 

해상펜션 또한 좌대처럼 업체 사이트나 어플, 유선상으로 예약받습니다. 정해진 시간과 장소에서 배를 타고 5~10분 가량 바다를 달려 최종 목적지인 해상펜션에 도착하면, 거기서 짐을 풀고 낚시하고, 캠핑하고, 1박을 보내게 됩니다. 다음날 오전이면, 정해진 시간에 체크아웃을 하게 되며, 철수 배를 타고 항으로 돌아오는 것으로 여정이 끝납니다.


안면도 인근의 좌대

#. 좌대와 해상펜션 낚시, 어디가 좋을까? 
좌대와 해상펜션은 크게 두 지역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하나는 안면도를 포함한 태안반도이고, 다른 하나는 거제도와 여수를 포함한 남해 동부권입니다. 아래는 좌대와 해상펜션이 행해지는 지역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1) 충남 삼길포 일대 좌대낚시 
2) 충남 안면도 일대 좌대낚시 
3) 충남 AB 방조제 일대 좌대낚시 
4) 충남 가로림만 중왕리 일대 좌대낚시 
5) 욕지도 좌대낚시 
6) 안면도 리암도 해상낚시공원 해상펜션 
7) 거제도 일대 해상펜션 
8) 여수 일대 해상펜션 


거제도 인근의 해상펜션 

살펴보았듯 좌대는 남해 욕지도를 제외하면, 대부분 태안반도에 집중되고 있음을 알 수 있고, 해상펜션은 최근 완도 신지도와 안면도 근처에도 생겼는데 이를 제하면, 대부분 거제도와 여수 일대로 집중됩니다.

대표적인 좌대 업체로는 만정바다좌대낚시터, 황산바다좌대, 삼길포 만석좌대, 왜목마을좌대, 미리내좌대, 용궁좌대, 으랏차차좌대, 장고항 삼봉호좌대, 중왕리 갈매기와 가고파 좌대, 그리고 통영에서 뱃길로 40분 거리인 욕지도 섬 내에 있는 현재좌대낚시터를 꼽습니다.

해상펜션은 최근 태안이 20억을 투자해서 만든 안면도 리암도 해상낚시공원이 있고, 여수 소경도 해상펜션, 포항 장길리복합낚시공원 해상펜션, 거제 삼식이 해상콘도, 거제 황포 해상펜션, 거제 덕포 해상펜션, 마산 해상콘도, 완도 신지도 인근에 있는 해상펜션 등이 있습니다. 


좌대낚시의 대표 어종인 조피볼락(우럭)
꼬물거리는 갯지렁이를 신기하게 바라보는 아이들


뽀로로 낚싯대로 어린 돌돔을 잡은 아이
줄낚시로 잡은 인상어
밤낚시 잡힌 호래기(반원니꼴뚜기)

#. 좌대 및 해상펜션에서 주로 낚는 어종은?
주로 낚는 대상어는 좌대와 해상펜션의 차이보다는 지역에 따른 차이가 큽니다. 또한, 같은 지역 좌대라도 좌대마다 포인트 특성을 타는 편입니다. 예를 들면, 지형, 수심, 조류 등 물속 환경이 달라서 잡히는 어종에도 차이가 납니다.

이를 묶어서 소개하자면, 서해권 태안반도에 위치한 좌대 및 해상펜션에서 잡을 수 있는 대표 어종은 조피볼락(우럭)을 비롯해 문치가자미(도다리), 돌가자미(돌도다리), 숭어, 학공치, 전어, 고등어가 있습니다. 거제, 여수에서는 크진 않지만 작은 감성돔이나 벵에돔, 돌돔 등을 잡을 수 있고, 망상어와 복어, 고등어, 전갱이, 볼락, 붕장어, 양태, 문어, 호래기 등 좀 더 다양한 어종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복장이 비교적 자유로운 좌대와 해상펜션 

#. 좌대 및 해상펜션을 이용할 때 필요한 채비와 복장은?
서해권 좌대 및 해상펜션은 기본적으로 우럭 채비를 이용합니다. 우럭과 숭어를 노리겠다면, 낚싯대는 기본적으로 2호 또는 원투 전용 낚싯대를 쓰면 되고, 길이는 2~4.5m 사이로 짧은 게 적당하다. 학공치, 전어, 고등어를 노릴 때는 가벼운 루어대도 좋고 갯바위 릴 대도 좋습니다. 


묶음추채비 

- 묶음추 세트
묵음추 채비는 봉돌에 바늘 3개가 달린 채비로 이것이 갯바위, 방파제, 좌대에서 전천후로 이용되는 원투 던질낚시 채비입니다. 여기에 갯지렁이나 오징어살을 꿰면 되는데 지형이 험한 곳은 맨 아랫 바늘이 걸리거나 뜯길 수 있으니 잘라내어 바늘 2개로 운용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숭어 떡밥 스프링 채비 

- 숭어 스프링 채비
태안권 좌대에서는 특이하게도 숭어 떡밥과 스프링 채비를 이용해 숭어를 노립니다. 해당 좌대는 물론, 인근 낚시점에서 구매한 숭어용 떡밥을 이용하면 됩니다. 떡밥에 바닷물을 적당히 섞어 차지면서 잘 뭉치게 반죽한 뒤 야구공 모양으로 빚어서 숭어 스프링 채비를 감싸면 됩니다. 

이때 예닐곱의 바늘은 모두 떡밥 안으로 숨깁니다. 이 상태로 채비를 바닥으로 내리면, 그 상태로 베일을 닫고 줄을 살짝 팽팽히 한 채로 숭어 입질을 기다리는 식입니다. 


- 고등어 전갱이 전어 낚시세트찌채비
서남해 할 것 없이 전어와 고등어, 전갱이가 낚이는 좌대 및 해상펜션이라면 해당 채비를 사용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보통 릴 찌낚시 채비(흔히 감성돔 채비)가 어려운 입문자나 초보자가 한 번에 완성할 수 있는 막대찌 채비입니다. 


주꾸미 채비 

- 문어 2단 채비 & 쭈구미/문어/갑오징어 왕눈이 에기
이 채비는 문어 전용으로 총 4개의 에기를 2단으로 나누어서 달 수 있게 한 제품들이 나옵니다. 여기에 형형 색색의 왕눈이 에기를 달면 문어 채비가 완성됩니다. 

여기에 추를 달아서 바닥으로 내리는데 일단 바닥을 찍으면 확 들지 말고, 들더라도 한 뼘 이상 들지 않은 상태에서 낚싯줄로만 까딱까딱하는 식으로 고패질을 줍니다. 여기서 고패질은 상하운동으로 올렸다 내렸다 하는 건데 문어 낚시에서는 그 간격이 한뻠 정도일 만큼 제한된 움직임을 주는 것이 유리합니다. 


접이식 의자와 살림통 또는 부력망을 챙기면 편리하다 

#. 추천하는 낚시 복장
좌대낚시나 해상펜션에서의 복장은 다른 포인트와 달리 자유로운 편입니다. 바닥이 평평하고 안전하기 때문에 구명복만 착용하고 신발과 복장은 편하게 갖추면 됩니다. 여름~가을에는 자외선이 강하고, 바다에 난반사가 심하기 때문에 모자와 편광안경(없으면 선글라스)은 꼭 지참하도록 합니다. 그밖에 좌대나 해상펜션에서 하루 가까이 머물면서 먹게 될 음식, 물, 바비큐 재료, 회 칠 거리 등을 가져와 캠핑 겸 낚시를 즐기면 됩니다.


독이 있어 만지면 위험한 미역치
온몸을 독가시로 무장한 독가시치 

#. 좌대 및 해상펜션 주의사항
서해권은 복어를 잡아다 식용하지 않으면 되지만, 남해권은 단순히 만지는 것으로도 큰 상처를 입거나 독에 쏘여 응급 처치를 해야 하는 요주의 어종이 있습니다. 가장 조심할 어종은 미역치이고, 가끔 낚이는 독가시치도 고기를 잡는 요령이 없으면 등과 배 지느러미 가시에 쏘여 극심한 통증에 시달릴 수 있는 만큼, 이 두 어종은 손대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좌대와 해상펜션은 바다 한 가운에 설치한 곳에서 반나절 이상 보내는 것이기 때문에 기상에 민감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출조 전에는 반드시 해상날씨를 확인해 파도가 높지는 않은지, 태풍이 오는 것은 아닌지, 풍랑이 센 것은 아닌지를 확인합니다. 출항 시 필요한 구명복과 신분증은 필수입니다. 

개인 구명복이 없으면 좌대나 해상펜션의 것을 써도 됩니다. 좌대의 경우 한 좌대에 여러 사람이 함께 하고, 서로 다른 팀이 함께 이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때는 서로의 낚시에 방해되지 않도록 공공질서를 지키고 특히, 어린 자녀를 동반한 낚시객이 꾸준히 늘기 때문에 캐스팅할 때는 뒤 공간에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 잘 살피도록 합니다. 무엇보다도 과도한 음주, 고성방가, 무리한 낚시는 금물이라는 점을 꼭 유념해 모두가 즐겁고 안전한 낚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1. 좌대낚시 요약
위치 : 서해 태안반도, 안면도 일대
주 시즌 : 5월~11월
주요 대상어종 : 학공치, 우럭, 도다리, 숭어, 전어, 갑오징어, 주꾸미, 참돔(양식), 농어(양식), 방어(양식)
입장료 : 곳에 따라 성인 1인 3~5만 원, 미취학 아동은 무료
낚싯대 대여비 : 무료 혹은 5,000~10,000원 선에서 낚싯대와 릴을 대여해 준다.
사전 준비물 : 미끼(갯지렁이, 크릴, 오징어, 미꾸라지 등으로 해당 좌대에 문의), 좌대 낚시용 채비와 봉돌(낚시점에 문의), 각종 먹을거리와 바비큐 준비물

2. 해상펜션 요약
위치 : 거제, 여수 등 남해안 일대
주 시즌 : 연중
주요 대상어종 : 감성돔, 돌돔, 참돔, 고등어, 전갱이, 볼락, 호래기, 문어, 망상어, 양태
입장료 : 1박 기준 15~20만 원.
낚싯대 대여비 : 5,000~10,000원 선에서 낚싯대와 릴을 대여해 준다.
사전 준비물 : 각종 낚시 장비와 채비(대여 불가한 경우가 많음), 미끼(갯지렁이, 크릴), 밑밥(필요시), 각종 먹을거리와 바비큐 준비물, 세면도구

※ 글, 사진 : 김지민 어류 칼럼니스트                   
유튜브에서 ‘입질의추억tv’ 채널을 운영 중이다. 티스토리 및 네이버에서 블로그 ‘입질의 추억’을 운영하고 있으며, EBS1 <성난 물고기>, MBC <어영차바다야>를 비롯해 다수 방송에 출연했다. 2018년에는 한국 민속박물관이 주관한 한국의식주 생활사전을 집필했고 그의 단독 저서로는 <짜릿한 손맛, 낚시를 시작하다>, <우리 식탁 위의 수산물, 안전합니까?>, <꾼의 황금 레시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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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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