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바다낚시 장비

바다낚시에 쓰이는 모든 장비와 용품은 염분기에 노출될 수밖에 없습니다. 염분기 노출이란 비단, 바닷물에 닿는 것만은 아니며, 바닷가에서 수시로 부는 바람도 염분기를 가지고 있기에 지속적인 노출에 의한 부식 및 내구성 약화가 필연적이지요.

 

그래서 저는 초심자들에게 값이 나가는 고가 장비를 권하지 않습니다. 적당한 가격대의 낚싯대와 릴로 1~2년 정도 적당히 즐기다 버리는 소모품 정도로 생각했으면 하는 것이지요.

 

하지만 조력이 쌓이고 장비를 업그레이드하다 보면, 조금씩 가격대가 높아지기 마련입니다. 10~20만 원대로 구매했던 장비가 어느새 50~60만 원을 넘기고, 그때가 되면 수명을 오래 가져가기 위한 나름대로의 관리법을 찾기 시작하지요.

 

그래서 오늘은 출조를 마치고 돌아왔을 때 해야 하는 장비 관리법을 알아보기로 합니다.



#. 낚시 장비, 관리하지 않았을 때 생기는 문제점은?
중저가 제품이야 녹슬거나 뻑뻑해지면 대충 쓰다 버리면 되지만, 고가의 장비는 A/S를 해야 하고, 평소에 관리를 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낚싯대와 릴은 기본적으로 염분기에 부식되지 않은 재질을 쓰지만, 이것도 방치가 계속되면, 기능성이 떨어지기 마련이며 최악의 경우 녹이 쓸거나 부식이 돼서 사용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기도 합니다.

 

특히, 작은 충격이라도 속절없이 부러지는 낚싯대는 비록, 카본 재질이라 하더라도 평소 관리를 잘 해주어야 합니다. 평소 낚시하면서 받은 데미지가 축적을 거듭하고, 여기에 염분기까지 쌓이다 보면, 어느 순간 작은 충격에도 쉬이 부러질 수 있으니까요. 

릴은 수많은 부품이 모여 톱니바퀴처럼 착착 맞물려 있습니다. 복잡하고 섬세한 제품이기 때문에 바닷물이 들어간 채 방치되면 녹슬기도 합니다.

 

그 외 플라스틱으로 된 제품은 염분기로 인한 문제가 크지 않지만, 도래와 같은 쇠고리 재질로 된 용품, 이음새, 지퍼 등 금속성을 가진 부품은 축적된 염분기로 인해 뻑뻑해지기도 하고, 뚝하고 힘 없이 부러지기도 합니다.



#. 낚시 장비 사용 전/후 관리방법은?
지금부터 소개하는 방법은 낚시 초보 고수할 것 없이 출조를 마치고 나서 바로 해주면 좋은 팁입니다. 사실 낚시를 다녀오면 몸이 피곤한 상태이기 때문에 짐 정리를 다음날로 미룬다거나 귀찮아서 한쪽에 몰아두기도 합니다.

 

그런데 염분기 제거는 최대한 빨리 해주는 것이 작업성에 용이하기 때문에 가능하면 그날 바로 세척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급하게 정리한 채비

1. 채비정리 및 세척
철수할 때는 위 사진처럼 채비를 끊어서 가져오는 이들이 꽤 있습니다. 이왕이면 철수 30분 전, 여유 있게 짐 정리해놓고 난 후 철수배를 기다리지만 고기가 안 잡힌 날에는 1분 1초가 아깝습니다. 다른 짐은 모두 정리해도 낚싯대만큼은 쉽게 접기 힘든 심정. 저 또한 겪어봐서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다 철수배가 보이면 그제야 낚싯대를  접곤 하는데, 이럴 때 요긴한 방법 중 하나가 사진과 같이 채비를 뭉텅이로 자른 뒤, 구명복이나 가방, 또는 수납통에 담아오는 것입니다. 

이때 초심자는 작은 소품 하나가 아까워서 재활용을 염두에 두고 챙기는데, 도래만큼은 버리길 권합니다. 한번 바닷물에 닿은 도래는 눈에는 안 보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약해져 있기 때문에 행여나 다음에 대물이라도 걸게 되면 도래가 뚝 끊어지는 어이없는 상황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나머지 소품은 흐르는 물에 잘 씻어서 그늘에 말리면 됩니다. 

 

 

파도가 없는 필드 환경이라도 염분기 노출은 필연적이다

2. 낚싯대 세척
사람들은 뜻밖에도 낚싯대를 안 씻는 경향이 있습니다. 낚싯대가 바닷물과 접촉하는 경우는 많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실제로 초릿대의 경우 바람이 불면 아예 물속에 담가서 낚시하기도 하고, 그립 부분과 릴 시트(금속 재질) 또한 내 손에 의해 염분기가 묻게 됩니다.

 

또한, 낚싯대를 접을 때 가이드링을 잡고 접는 경우가 많으므로 이 또한 염분기에 노출되지 않는다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더욱이 지속해서 쐬이는 바닷바람에도 염분기는 노출됩니다. 그래서 낚시를 다녀오면 낚싯대를 씻어주는데 나의 경우 샤워할 때 함께 씻어주는 편입니다. 

 

 

처음에는 샤워기를 틀어 놓고 씻는다

요령은 아래와 같다. 먼저 낚싯대가 접힌 상태에서 전체적으로 씻습니다. 이때 도구는 손이면 충분합니다. 샤워기를 틀어 놓고 손으로 문지르는 것으로도 염분기는 닦아낼 수 있습니다.

 

 

초릿대부터 피면서 씻어 나간다

이후 1번대를 뽑아 씻은 뒤 접고, 2번대를 뽑아 씻은 뒤 접는 식으로 낚싯대를 차례차례 뽑아서 씻어줍니다. 낚싯대를 뽑을 때는 초릿대가 천정에 부딪혀 부러지지 않도록 유의합니다.

 

전부 씻었다면 낚싯대를 거꾸로 들어 물기를 빼줍니다. 마른 수건으로 1번대부터 끝번대까지 닦아준 후 직사광선이 닿지 않는 곳에 놓아두면 됩니다.

 

 

스풀을 담가둘 땐 5분 이상 담그지 않도록 한다

3. 릴 세척
릴은 염분기에 특히 취약한 용품입니다. 하지만 세척은 생각했던 것보다 간단합니다. 릴을 분해할 필요 없이 그냥 통째로 들고 샤워기를 트는 것입니다. 샤워기를 고정해 놓으면 편리합니다. 릴을 다각도로 돌리면서 샤워기로 씻어낸 뒤 힘껏 흔들어 물기를 털어냅니다.

 

일각에서는 스풀을 빼서 미지근한 물에 담가두기도 합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원줄에 묻은 염분기를 털어내고자 함인데, 오래 담가 두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스풀을 담가 둘 때는 미지근한 물에 5분 이상 담가 두지 않도록 합니다. 

 

 

씻기기 곤란할 때는 물티슈로 닦아내는 것도 좋다

세척이 끝나면 마른 수건으로 한 차례 닦아주고, 낚싯대와 마찬가지로 직사광선이 들지 않은 그늘에 놓아 자연적으로 말립니다. 만약, 원도권으로 장박 낚시를 왔다면, 물티슈 정도는 준비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하루 낚시를 마칠 때마다 물티슈로 릴을 가볍게 닦아내면 다음날 세 제품을 쓰는 기분도 듭니다. 

 

 

가끔이라도 오일을 발라준다

릴은 세척 외에도 한번씩 오일을 발라주면 구동계가 부드러워져 한결 좋습니다. 출조 횟수에 따라 다르지만, 3개월에 1회 또는 5~6번 출조마다 한 번씩 발라주면 좋습니다. 

 

릴 전용 오일(5,000원 내외로 구매할 수 있다.)로 구석구석 발라주는데 주로 손때가 자주 묻는 부위(사진에서 1번 베일, 2번 드랙, 3번 손잡이, 4번 역회전 방지 레버등)를 비롯해 각 부품의 접합 부위, 이음새, 접히는 부분 등을 발라주면 좀 더 오랫동안 부드럽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릴은 세척 외에도 한번씩 오일을 발라주면 구동계가 한결 부드러워집니다. 출조 횟수에 따라 다르지만, 3개월에 1회 또는 5~6번 출조마다 한 번씩 발라주면 좋습니다.

 

릴 전용 오일(5,000원 내외로 구매할 수 있다.)로 구석구석 발라주는데 주로 손때가 자주 묻는 부위(사진에서 1번 베일, 2번 드랙, 3번 손잡이, 4번 역회전 방지 레버 등)를 비롯해 각 부품의 접합 부위, 이음새, 접히는 부분 등을 발라주면 좀 더 오랫동안 부드럽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후레임의 연결 접합 부위는 부식에 취약하다

4. 기타 용품 세척하기 
낚싯대 뿐 아니라 밑밥 주걱과 뜰채도 염분기에 취약할 수 있으니 씻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뜰채  뜰채와 후레임 접합 부위가 자주 부식되기 때문에 샤워기로 꼼꼼하게 씻어주거나 아예 수돗물에 한동안 담가 두기를 추천합니다.

 

 

밑밥통 두레박 살림망 등도 잘 씻어서 말린다

이 외에도 밑밥통, 두레박, 쿨러, 부력망 등은 비린내 때문에라도 그날 바로 씻어서 그늘에 말려두길 권합니다. 

 

 

낚시용 신발

5. 의류, 구명복 세척 
그날 입은 의류(상, 하의)의 경우 너무 더럽지만 않으면 다음에 또 한번 입을 수 있습니다. 고어텍스의 경우 어지간하면 세탁하지 말고, 물수건으로 닦아내는 것이 좋고, 이는 구명복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오랫동안 세탁을 하지 못해 너무 많이 더럽혀졌다면 부력제를 빼서 손빨래를 권장하며, 손빨래가 부담스럽다면 물티슈나 세척용 솔을 물에 적셔 문질러주는 것도 좋습니다.  

 

 

신발 세척

신발류는 자주는 아니더라도 한번씩 세척해주면 좋습니다. 제 경우 어지간해선 샤워기에 한두 차례 헹구고 끝내지만, 너무 많은 오염 물질에 냄새까지 난다면, 따듯한 물에 가루비누를 풀어 넣고 담가 두었다가 반나절쯤 지나 건져내 헹굽니다. 낚시하면서 휴대폰을 종종 만진다면, 집에 와서 물티슈로 닦아주는 것이 군데군데 부식을 방지하는 방법입니다. 

※ 글 : 김지민 어류 칼럼니스트                   
유튜브에서 ‘입질의추억tv’ 채널을 운영 중이다. 티스토리 및 네이버에서 블로그 ‘입질의 추억’을 운영하고 있으며, EBS1 <성난 물고기>, MBC <어영차바다야>를 비롯해 다수 방송에 출연했다. 현재 쯔리겐 필드테스터 및 NS 갯바위 프로스텝으로 활동 중이며, 저서로는 <짜릿한 손맛, 낚시를 시작하다>, <우리 식탁 위의 수산물, 안전합니까?>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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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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