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질문에 답은 여러분의 예상과 다를 수 있습니다.

 

3~6월 사이 잡히는 암꽃게는 산란기를 앞둔 임산부와 같습니다. 알을 충분히 배고 있는데 이것이 간장게장 용으로 인기가 많습니다. 그러다가 6월부터 산란기에 접어들며, 3~5월에 잡히지 않은 암꽃게는 알을 배 밖으로 드러내고 다니다가(포란 게) 수백 개의 알을 낳습니다. 

 

수꽃게

가을이면 알에서 태어난 꽃게가 성체로 성장하기 위해 먹이 활동을 하고, 1~2년생에 접어든 수컷 꽃게 역시 탈피를 거듭하면서 몸집을 불립니다. 그래서 꽃게는 일 년에 두 번 정도 제철을 맞이합니다. 봄에는 암꽃게가 알이 차서 맛있고, 가을에는 수꽃게가 살이 차서 맛있다는 것입니다. 

 

 

암꽃게

암꽃게가 많이 잡히는 시기는 3~6월 사이. 바로 지금 이 순간 암꽃게는 알을 찌운 채 잡히며 전구 각지로 유통됩니다. 때문에 이 시기 시장에서 판매되는 암꽃게는 월동을 나고 산란하러 들어온 임산부 꽃게입니다. 

 

 

암꽃게의 노란 난소가 봄에는 별미로 친다. 

이쯤에서 우리가 먹는 꽃게 알이 정확히 어떤 것인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노란색을 우리는 꽃게 알이라고 부르며 먹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알을 생산하는 난소 즉, 알집에 해당합니다.

봄에 암꽃게는 이 난소를 몸 속 깊숙한 곳까지 채우며 산란 준비에 들어갑니다. 3~5월에 잡히는 암꽃게는 산란 꽃게입니다. 그렇다면 혹자는 이런 의문을 가질 수 있습니다.

"알배기 꽃게를 저렇게 잡아 먹으면 자원이 고갈되지 않을까?"

 

충분히 가질 수 있는 합리적인 의문입니다. 이에 대한 제 의견은 다음과 같습니다.  

 

암꽃게 찜

#.알배기 꽃게는 먹어도 되는가?
저는 수산물에 관한 상식을 알리는 일을 하면서도 3가지만큼은 지양하자는 의견을 평소에 펼쳐왔습니다.

1) 어린 치어를 먹는 문화(예 : 노가리, 박대)
2) 세꼬시 문화(예 : 도다리, 참가자미)
3) 알배기(예 : 산란기에 접어든 어류 및 수산물)

 

 


치어는 가시가 덜 발달하고 살이 연해 인기가 있습니다. 세꼬시 문화 역시 뼈가 덜 억센 어린 치어를 썰어먹게 된다는 점에서 이 둘은 공통점을 가집니다. 1)번과 2)번이 활성화되면, 자연산 어린 치어의 남획이 우려되기에 될 수 있으면 지양하자는 것입니다.

다만, 여기서도 예외가 있습니다. 다름 아닌 '양식'입니다. 중국에서 수입되는 양식은 대부분 대량 양식입니다. 줄돔, 돌가자미(돌도다리) 등 양식으로 생산되는 어종은 손바닥만 한 크기로만 키워 빨리 출하함으로써 생선성을 높이고, 소비자는 어린 물고기의 맛을 즐길 수 있어 서로가 좋습니다. 

 

문제는 3)번입니다. 특히, 봄에 잡히는 알 주꾸미는 해마다 어획량이 감소하며 귀해지고 있습니다. 물론, 기존 어업 방식인 소라방(소라껍데기)은 한 마리씩 올리며 대량 조업을 할 수 없는 구조이므로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봄철 알을 가득 밴 주꾸미

진짜 문제는 저인망 그물로 싹쓸이하는 일부 불법 조업입니다. 이로 인해 알 주꾸미 자원에 타격을 입혔고 자원 관리가 시급해졌습니다. 그렇다면 알배기 꽃게는 이대로 잡아먹어도 괜찮을까요? 이 관점에서 저는 크게 세 가지를 생각해보게 됩니다.

1) 알배기를 먹어도 어느 정도 용인이 되는 경우 즉, 번식력이 좋고 생체 순환기가 빠른 생물이다.
2) 그것이 남획이 되어 번식력과 생체순환기가 잡아먹는 속도를 못 따라가는 경우.
3) 번식력이 좋지 않고, 생체순환기도 느린 생물.

꽃게는 1)번에 해당합니다. 꽃게가 포란기(산란 임박)에 접어들 때인 6월 중순부터는 금어기를 실시합니다. 다시 말해, 6.21~8.20 사이 두 달 동안 포획을 금지하는 것이므로 이 사이 산란 꽃게의 보호는 어느 정도 이뤄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금어기를 설정하면, 3~5월에 잡히지 않고 살아남은 알배기 꽃게가 이 시기 산란함으로써 자원량을 조절하게 되며, 그 양은 이듬해 우리가 잡아먹어도 남을 만큼 풍족해집니다.

 

한 예로, 꽃게 자원난이 심각했던 지난 10년, 중국배가 우리 영토로 침범해 불법으로 꽃게잡이를 벌여왔습니다. 중국배는 성체 뿐 아니라 어린 치어까지 싹 쓸어가기 때문에 씨를 말리는 대표적인 범법행위였습니다. 

 

그러다 정부가 이를 강력하게 단속했고, 일부는 꽃게잡이 어선을 나포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중국의 불법 꽃게 잡이를 일정 부분 차단하자, 이듬해 우리 바다의 꽃게 자원이 대폭 늘어났습니다. 이것이 시사하는 바는 무엇일까요?

 

바로 1)번인 "알배기를 먹어도 어느 정도 용인이 되는 경우 즉, 번식력이 좋고 생체 순환기가 빠른 생물"에 해당되기 때문입니다. 

 

※ 생체순환기란?

대게나 킹크랩의 수명은 10년 이상이지만, 꽃게는 3년 정도로 추정하며 태어나서 1년만 지나도 상품성을 갖추기 때문에 '생체 순환기'가 빠르다고 하는 것입니다.


꽃게는 1년만 자라도 우리가 먹을 정도로 커집니다. 우리가 먹는 꽃게는 대부분 1~2년생이며, 가끔 3년생도 있는데 그 정도 크기는 특대급으로 일본에 수출합니다.

 

이렇듯 봄이면 알배기 꽃게를 잡아먹어도 회전율이 받쳐주고 선순환이 되므로 어느 정도 용인이 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이 경우는 중국이 우리 영토로 넘어와 불법 조업을 하고, 우리나라도 불법 조업으로 알배기 꽃게를 싹쓸이 하지 않는다는 가정하에서 입니다.

 

중국이 불법으로 꽃게를 쓸어가고, 국내 몇몇 어선도 불법 조업으로 과도하게 남획한다면 그때는 2)번인 "그것이 남획이 되어 번식력과 생체 순환기가 잡아먹는 속도를 못 따라가는 경우"가 되면서 꽃게 자원에 타격을 입히게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3)번에 해당하는 종은 무조건 알배기를 먹지 않아야 합니다. 예를 들면, 문치가자미(봄도다리), 참가자미, 참홍어, 고래 및 상어류, 뱀장어(민물장어), 자바리, 대게, 왕게(킹크랩) 등등..

결론, 지금까지 암꽃게를 잡아 먹어 왔지만, 자원에 심각한 타격이 오지는 않았습니다. 합리적인 금어기를 실시함으로써 개체 수 유지가 가능해진 겁니다. 다만, 알배기 꽃게를 일정 수준 이상 남획하면, 향후 1~2년 동안 꽃게 자원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남획이 되지 않도록 불법 조업을 감시하고 모니터링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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