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 싫어하는 여자, 낚시터로 끌어들이는 방법


    입질의 추억입니다.
    동절기를 제외하곤 늘 낚시를 아내와 함께 다니고 있습니다. 올해는 일과 여행 스케쥴 때문에 스타트가
    늦어졌지만 이제 다음주 부터는 아내와 함께 갯바위 낚시를 시작하게 될거 같습니다.
    사실 아내와 처음
    부터 낚시를 다니게 된건 아니였어요. 이것도 우열곡절이 있었답니다. 여기서 
    다 말하긴 어렵지만 아내와
    함께 낚시를 다니게 된 동기 정도는 있는거 같아 한번 곰곰히
    생각해봤답니다. 오늘의 이야기는 아내와
    함께 낚시를 다니게 된 동기와 다닐 수 있는 방법에 대
    해서 오직 제 경우를 들어 알아보도록 할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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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다낚시 에세이 #12
    낚시 싫어하는 여자, 낚시터로 끌어들이는 방법




    저도 처음부터 낚시를 함께 한다는게 그리 순탄치만은 않았습니다. 그러니깐 연애하던 시절 직장 상사 따라 다니며 배운 낚시에 재미를
    들이자 이제는 주말에 시간 나면 낚시로 여가를 즐기고 싶어지더라구요. 하지만 주변엔 낚시하는 사람이 한명도
    없어 혼자 다니기엔
    심심하고, 그렇다고 매일같이 얼굴 보는 직장 상사와 주말까지 낚시를 다닐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러다보니 생각난게 여자친구와 함께
    바람도 쐴겸 데이트도 할겸 해서 낚시여행을 떠나는거였어요.


    "요즘들어 낚시~낚시~ 노랠 부르네. 그게 그렇게 재밌어?"

    사실 낚시다니는 남편에 디어본 아내분들이나 낚시를 싫어하지 당시 여대생이였던 제 아내는 낚시에 대한 정보도, 편견 조차도 없는 
    아주 클린한 상태였기에 처음 낚시를 가자고 제안했을 땐 별 꺼리낌 없이 수락하고 함께 갔습니다.




    시화방조제서 잡은 황해볼락

    그리고 그때 간 곳이 대부도 시화방조제였어요.
    고기도 잘 잡히지 않은 곳이였지만 그나마 수도권에선 젤 가까워 어쩔 수 없이 선택한 포인트.
    그곳에서 여친은 팔짱을 끼며 제가 낚시하는 모습을 신기한듯 구경을 했고, 저는 운이 좋았는지 처음 채비를 던지자마자 5초도 안되어 작은
    물고기가 걸려 올라왔습니다. 그 물고기가 바로 위의 사진과 같은 크기의 앙증맞은 볼락이였어요. ^^
    주둥이에 걸린 바늘을 빼고 물통에 담아놨는데 빨빨 거리며 헤엄치는 이 작은 고기가 여친의 눈엔 신선하기도 했고 귀엽기도 했나 봅니다.
    그러다가 "낚시" 간다라고 말하면 질색하게 된 계기가 있었는데..



      ◐ 여자들이 낚시를 싫어하는 이유


    1) 징그러운 갯지렁이를 보게 된 순간
    2) 낚시는 계속 기다려야 하니 지루하고 시간도 아깝다는 생각
    3) 그놈의 낚시 때문에 나에게 소홀하단 느낌을 받을때
    4) 살생을 하게 된다는 생각에
    5) 낚시 한번 갔다오면 비린내 풀풀 나, 돈 깨져, 시간 낭비에 남는게 도데체 뭐냐? 라는 생각

    이중에서 제 아내는 다른건 참아도 2번과 3번 그리고 5번 때문에 낚시를 싫어했던거 같습니다.
    게다가 결정적으로 낚시라는 것에 정내미가 뚝 떨어진 사건이 있었는데..
    한번은 안면도에서 낚시를 하러 갔습니다. 바로 지금 시기였어요.
    때는 5월 5일 어린이날 휴일을 이용해 낚시를 갔는데 반나절 동안 서서 낚시하면서 단 한마리도 잡지 못해 엄청나게 지루한 시간을
    보냈었답니다. 그러다가 철수 직전에 딱 한번 입질을
    받았는데 그때 올라온 손바닥 만한 우럭이 바늘을 삼키는 바람에 아가미에서
    피를 흘리며 올라왔어요. 게다가 알베기였는데
    알을 뚝뚝 흘리면서 올라온 우럭은 바늘을 얼릉 빼다 놔줬지만 결국은 죽었습니다.
    이 광경을 지켜본 어느 마음 약한 여대생은 "이건 아니다" 라는 생각이 들게 된겁니다.
    그리고 그 여대생은 지금 제 아내가 되었고 현재는 함께 낚시를 다니면서 취미생활을 하게 되었지만요.

    그런데 낚시를 하는 분들이라면 이런 부부의 모습에 한번즘 궁금해 하실거 같아요.
    종종 저에게 이런 질문을 물어오시더라구요.
    "입질의 추억님, 늘 부부가 함께하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습니다. 근데 저도 여친(혹은 아내)과 함께 낚시 다니고 싶은데 낚시 얘기만 꺼내면
    정말 싫어해요. 어떻게 하면 님처럼 함께 다닐 수
    있을까요? 비법이라도 있음 좀 알려주세요 ^^"



      ◐ 아내와(혹은 여자친구와) 함께 낚시를 즐기고 싶다면 이렇게 하라!

    학공치로 만든 술안주들

    바로 잡은 우럭을 넣고 끓인 우럭라면

    사실 이 부분에 있어선 "개인차"가 있습니다. 저는 그냥 운이 좋은 케이스니 함께 다닌다 생각하지만요.
    곰곰히 생각해 보면 여성분들이 낚시를 싫어하는 이유란건 위에서 말한 부분일텐데 이를 희석시킬 만한 요소들이 필요할거 같아요.

    1) 낚시는 지루하다 -> 알고보면 재미있다.
    2) 낚시 땜에 나한테 소홀한거 같다 -> 그이가 낚시 다녀오면 나한테 더 잘하는거 같다.
    3) 낚시 갔다오면 남는게 뭐냐, 비린내냐? -> 낚시 다녀오면 푸짐한 자연산 먹거리가 늘어난다.
    4) 도대체 낚시가 뭐가 재밌냐 -> 일단 가보면 안다. 확실히 재밌다. 아니 내가 재밌게 해줄께 ㅠㅠ

    이것들을 증명해야 합니다. 물론 만만치 않습니다. 하지만 타인의 손맛을 보게 하려면 본인부터 낚시 실력을 쌓으시구요.
    적어도 아내와 함께 대동하는 날 만큼은 무조건 아내한테
    낚시대 쥐어주고선 손맛 보게 해야 합니다.
    어려울거 같지만 낚시 좋아한다면서요? 낚시 좋아하는데 같이 다닐 사람 없고 아내나 여친과 함께 낚시를 즐기고프다면 
    이 정도 노력은 해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ㅎㅎ 그리고 제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지금은 아내와 함께 낚시를 다니고 있습니다. 
    물론 꽝도 숱하게 많이 쳤지만 반대로 재밌었던 추억도 많이 만들었구요.
    아래 내용들은 "아내(혹은 여친)와 함께 낚시를 다니고 싶다면 이렇게 하라" 라고 당부드리고 싶은 부분들입니다.

    첫째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손맛"이 뭔지 느끼게 해줘야 한다.
    비교적 안전한 방파제나 좌대에서 큰 욕심 부리지 말고 볼락이나 학공치, 호래기와 같이 어렵지 않으면서 마릿수로 연타석 입질을
    받을 수 있는
    대상어를 택하고, 출조를 결정했다면 그 날 기상과 물때 조황에 대해 확신할 수 있어야 합니다.
    큰고기 한두마리 잡는것 보단 마릿수 조과를 거둘 수 있는 낚시가 좋습니다.

    둘째로, 수단과 방법을 가지지 말고 "입맛"을 느끼게 해줘야 한다.
    잡아 온것들로 최대한 맛있는 요리를 만들도록 합니다. 회도 좋고 튀김도 좋으니 안주꺼리가 되어 그 날 단짝과 함께 직접 잡은 싱싱한 
    생선요리로 회포를 풀도록 합니다. 
    제 아내는 당시 회를 좋아하지 않았지만 다행히 맥주 한두잔 정도는 즐길 줄 알기에 맥주 안주로 생선전이나 
    튀김을 해줬더니 그 맛을 알아버렸습니다. 그리고 밥반찬으로 그만인 볼락, 고등어, 전갱이도 많이 잡아가서 맛있게 튀겨주면 아주 좋아요 ^^


    셋째로, 낚시 때문에 여자친구나 아내에게 소홀해지지 말자.
    솔직히 낚시가 좋아서 가는 여자 없습니다. 남편이 좋아하니깐 마지못해 가주는거지..
    위의 첫째와 둘째 내용이 아무리 잘 되었다 하더라도 여자가 낚시 싫어하면 말짱 도루묵입니다.
    본인의 의지도 필요하다는 얘기. 그래서 낚시 자체는 그닥 좋아하지 않아도 남편이 좋으니 남편 가는 곳을 따라다닐 수 있도록 하는게 
    중요합니다. (음.. 이 글 제 아내가 보면 발끈하겠는데요;;  에잇 몰라 ㅋㅋ) 

    결론은.. 평소에 잘해 입니다. ^^ (이 말도 제 아내가 논란꺼리로 삼겠는데요 ㅠㅠ)

    넷째로,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할 수 있는 곳이여야 한다.
    실내낚시터, 유료낚시터는 해당이 안됩니다. ㅎㅎ
    그런곳보다는 맑은 공기를 마시며 자연 상태에서 낚시를 즐기고 자연산을 잡아서 남들이 쉽게 먹지 못하는 것을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라는걸 
    알게 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방파제 등대 밑에서 구워 먹는 삼겹살은 낚시의 또 다른 묘미입니다.
    이때 아내가 낚시가서 심심하지 않도록 아내의 친구들을 불러 함께 가는것이 중요하구요. 낚시를 가장한 아내와 후배, 친구들과의 피크닉
    쯤으로 생각하세요. 그리고 그 날은 머슴살이도 불사하도록 합니다. ㅋㅋ
    낚시가서 낚시를 제대로 못해도 좋으니 아내와 아내 친구, 후배들과 재밌게 놀다 오는게 중요합니다.
    하루종일 갖은 수발 들어주고 운전하고 낚시도 가르쳐주고 고기도 뒤집어 준다면 한마디로

    "애썼네" 이정도 소리는 들을 수 있을거예요. ㅋㅋ
    그리고 그렇게 하고나서 다음에 "낚시 가자"라고 했을때 쉽사리 거절할 수 있을까용?



    좌대낚시만큼 편안한 곳도 없습니다. 돈은 쬠 들지만서도 방파제보단 고기 잡을 확률도 높고 또 바베큐 시설도 되어 있으니 사실 좌대는 낚으러
    간다기 보단 먹고 놀기 위해 가는 거지요~ ^^

    그러니 낚시는 주가 되지 않고 그저 즐기는 정도구요. 고기 먹다 입질 받음 곧바로 석쇠에 구워도 되고 회 뜰 줄 아시면 회도 떠 드리면서
    재밌는 추억을 만들 수 있을겁니다.
    저야 지금은 험악한 갯바위를 다니지만 첨부터 그건 어렵잖아요. 여성분들 아무리 대물이 잡힌다더라도
    갯바위 안좋아합니다. 이런곳이 더 운치가 있지요~ ^^



    볼락

    그리고 밥반찬과 안주거리의 하이라이트는 뭐니뭐니해도 볼락!
    가을철엔 부둣가에서 호래기(작은 오징어류) 낚시도 해보세요. 잡은거 먹물 찍찍 뱉으면서 올라오거든요.
    그거 라면에 그대로 넣고 끓이면 오징어 먹물 라면 ~^^* 
    또 가을에 좌대가시면 쭈꾸미도 되고 갑오징어도 낚시가 됩니다. 아니면 해변가로 나가 골뱅이나 맛조개 캐는것부터 시작해도 되요.
    그냥 살아있는 싱싱함을 체험하는게 낚시지 달리 낚시가 아닌거 같습니다.


    밥도둑 볼락구이

    제 아내는 다른 낚시보다도 볼락낚시를 참 좋아해요. 왜냐면 연타석 입질을 받으니 지루하지도 않고 손맛도 솔솔하거든요.
    물론 포인트는 좀 잘 잡아야 되겠지만 ㅎㅎ~  이 볼락이 탈탈거리며 올라올땐 첨엔 불쌍하다~라고도 생각할 수 있겠지만
    집에가서 이거 구워서 먹고 나면 생각이 달라집니다. 전엔 보름치에 해당하는 볼락을 잡아다 냉동고에 넣어 그때그때마다
    꺼내서 궈먹곤 했는데요. 다 떨어지니깐 "볼락 낚시가자" 이 소리가 나오더라는 겁니다.
    그만큼 볼락 구이는 아내들의 입맛을 사로 잡기에 충분합니다.

    여성분들이 생각하는 낚시... 그래요~ 분명 단점이 있습니다.
    그걸 부인 하는건 아닙니다. 하지만 장점도 많아요. 그 장점을 느껴보기도 전에 단점밖에 생각 못한다면 낚시를 좋아하는 낚시인으로서
    안타깝지 않을까요? ㅎㅎ

    그래~ 몇 번 낚시해보고 손맛도 확실히 보고 입맛도 봐라~ 그리고 난 다음에도 낚시가 싫다면 정말 낚시가 싫은가 보다! 라고 생각하렵니다.
    하지만 맑은 공기, 상쾌한 바닷바람 쐬면서 삼삼오오 모여 앉아 등대 아래 삼겹살 구워 먹으며 즐거운 한때를 보낸 추억이 있다라면
    쉽사리 단점만 가지고 낚시를 매도하진 않을거라고 봐요. 그런 추억을 남편분들, 혹은 남친분들이 만들어 주셔야만 합니다.
    그렇지 않고서 함께 다닐 생각은 꿈에서나 해야 할지도 모를 일입니다.


    아내와 함께 갯바위에서 (전남 여서도)

    아내와 함께 갯바위에서 (제주시 추자도에서)

    이 정도면 낚시 매니아 맞는거죠? ㅎㅎ
    낚시인 여러분.. 아내와 함께 즐기는 낚시 풍경
    이런 풍경 원하지 않으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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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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