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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낚시는 중독이다.
저는 가끔 이런 생각을 합니다.
"낚시를 왜 하는걸까?"
이른 새벽부터 졸린 눈을 비비고 찬 바닷바람을 맞으면서 이 고생을 하는 나
추운데 벌벌 떨면서 몇 번이고 "괜히 왔다, 그냥 집에 있을껄" 라고 생각했던 나
날은 춥고 배는 고프고, 입질은 없는데 하염없이 찌를 쳐다보고 있자니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기도 하구요.
그것도 적잖은 비용까지 지불하면서 말입니다. 그러다 한번의 입질에 짜릿한 손맛을 보고 원하는 대상어를
낚아 올리기라도 하면 갑자기 추위가 물러가는거 같기도 하구요. 원래 오늘은 이 글을 쓰려고 한건 아닌데
쓰다보니 주제를 바꿔서 "그럼에도 낚시는 중독이다", '낚시에 대한 단상"으로 몇 글자 적어볼까 합니다.
바다낚시 에세이 #10
저는 가끔 이런 생각을 합니다.
"낚시를 왜 하는걸까?"
이른 새벽부터 졸린 눈을 비비고 찬 바닷바람을 맞으면서 이 고생을 하는 나
추운데 벌벌 떨면서 몇 번이고 "괜히 왔다, 그냥 집에 있을껄" 라고 생각했던 나
날은 춥고 배는 고프고, 입질은 없는데 하염없이 찌를 쳐다보고 있자니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기도 하구요.
그것도 적잖은 비용까지 지불하면서 말입니다. 그러다 한번의 입질에 짜릿한 손맛을 보고 원하는 대상어를
낚아 올리기라도 하면 갑자기 추위가 물러가는거 같기도 하구요. 원래 오늘은 이 글을 쓰려고 한건 아닌데
쓰다보니 주제를 바꿔서 "그럼에도 낚시는 중독이다", '낚시에 대한 단상"으로 몇 글자 적어볼까 합니다.
*카테고리 관련 글* ☞ 낚시꾼이 먹는 밥이 특별한 이유 ☞ 악천후 속에서 여자친구가 잡은 학꽁치 ☞ 내가 낚시를 하면서 가장 후회될 때 ☞ 낚시 블로그 입질의 추억, 올댓낚시 출시 ☞ 낚시하고나서 겪는 후유증 5가지 |
바다낚시 에세이 #10
낚시의 본질과 아쉬움에 대한 단상, 하지만..
그럼에도 낚시는 중독이다.
# 낚시를 하면서 아쉬움이 있다면?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 하나를 소개해보자면..
일부겠지만 낚시를 잘한다며 으시대는 분들이 꼭 계시답니다.
얼마전 거제도에서 40cm짜리 감성돔 한마리를 잡은 조행기를 올린 적 있습니다. 전문 조행기를 표방하면서 쓴 내용이지만 그래봐야
제가 쓰는 내용은 조력 8년차의 조행기일 뿐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낚시를 많이 안다고 자랑하는것이 아니라 블로그를 통해 제가 겪었던
시행착오와 낚시정보를 나누고자 함입니다. 올챙이적 시절을 생각해야 한다고 저는 그동안 낚시를 하면서 느낀 점들, 매력, 내가 얻은 지식등을
블로그라는 매체를 통해 기술하면서 일종의 "성장기"를 써오고 있는 것입니다.
얼마전 갔던 해금강 출조는 11시간 고생끝에 감성돔 한마리를 낚았습니다. 11시간이라는 시간동안 아주 짧디 짧은 손맛을 보는데 그쳤지만
제가 얻은것은 감성돔 한마리가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낚시하는 과정에서 겪었던 일들, 심리, 공략기등이 다 경험으로 축적이 되어
저에겐 뼈와 살이 되었다고 생각을 하기에 그날 낚시를 하면서 느꼈던 점들을 조행기에 적어서 올렸습니다.
아무래도 "경험에서 나온 후기"를 여과없이 솔직하게 담았을 때 그것이 도움되지 않을까 싶어요.
그런데 어떤분이 그러시더라구요.
"참 힘들게들 낚시하시는군여..
이곳에선 흙돔이라고 봄철에 많이 올라오는데 님이 잡으신 고기보담 3~4배는 크다는.."
서울에서 거제도로 밤새 날라가서 11시간 낚시하고 와서 사진 편집과 자료 준비에 3시간, 글 쓰는데 3시간을 들여 썼던 글이 였습니다.
시간이 문제는 아니지만 이런 글은 정말 맥빠지게 만드는 댓글 유형입니다. ㅠㅠ
그냥 단지 "내가 잡아도 이보단 낫겠다" 라는걸 말하고자 하는 것 뿐일까요.
저 말속엔 은연중 사람을 무시하는 마음이 보인다는게 씁쓸한것입니다. 뭐 이런 유형의 댓글이 한 두개도 아닌데 뭘 그리 신경쓰느냐고 반문하실
수 있겠지만 사실 낚시를 다니다보면 비슷한 기분을 받을때가 종종 있거든요.
뭐랄까 낚시도 일종의 경쟁심리가 작용하다보니 충분히 그럴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생각하는 낚시의 본질이란 그리 거창하진 않습니다.
# 내가 생각하는 낚시란?
이것이 낚시의 매력이 아닌가 생각해봐요. 물론 남보다 더 잘 보이기 위한 낚시를 하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얼굴도 잘 모르는 파트너와 갯바위에 내리게 되면 적어도 파트너보단 좋은 씨알, 많은 마릿수를 잡고 싶어하는건 어쩔 수 없는 꾼들의 심리인지도
모릅니다. 사실 낚시란게 실력만 가지고 되는것도 아니요~ 어느정도는 운도 따라줘야만 고기를 잡습니다.
제가 아는 어떤 분께서 하신 말씀이 생각납니다.
"낚시도 고스톱과 비슷한 면이 있는데 끝빨이 받으면 뭘해도 낚고, 끝빨이 죽으면 뭘해도 안되는게 낚시다" 라고
처음 취미생활이란 스스로 자기만족을 위한 것으로 부터 시작했다가 노하우가 생기고 일정 수준 이상 즐기게 되면 그때부터는
"남들에게 보여지기 위한 취미생활" 로 변질되더랍니다. 물론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고 봐요.
그것이 자기만족이 될 수 있고 정신건강에 이롭다면..
하지만 뭐든 과도하게 되면 그만큼 부작용을 낳는 법
어쨌든 낚시라는 취미는 당장 눈에 보이는 가시적인 성과를 "조황"으로 여기기 때문에 그것이 곧 "꾼으로서 자존심"이 될 수도 있겠지요.
충분히 공감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꼭 내가 아는 지식이 마치 최고인것 마냥 남의 낚시방법을 폄하하거나 인정해 주지 않고 자신의 지식만이
옳다고 고집을 부리거나 남의 조과를 가지고 무시하는 분들이 더러 계시기에 씁쓸한거 같더라구요.
# 낚시의 아쉬운 단상
또 한가지 아쉬운 부분을 꼽으라면 낚시도 자꾸만 실력지상주의로 가는듯한 느낌입니다.
뭐든 취미생활을 즐길때 실력까지 갖추면야 금상첨화지만 낚시는 잡은 물고기의 크기와 마릿수만 가지고도 설명이 안되는 묘한 매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자연이 주는 다양한 변수에 따라 채비를 만들고 조작해서 그때그때 상황에 맞는 공략으로 대상어를 잡아 낼 수 있는 그런 실력은 누구나
꾼이라면 갖추고 싶은 능력이기도 해요. 또 결과와 관계없이 그러한 낚시 행위 자체를 즐기는 분들도 많으시리라 봅니다.
그런 과정 하나하나가 낚시의 연속이고 잡았을때의 짜릿함으로 연결시켜주는 열쇠고리인 셈이지요.
그러나 그러한 과정보단 결과에만 치중하는듯한 풍토가 아쉽더라구요. 그러다보니 어떻게든 고기가 좀 나온다 싶으면 와르르 몰려서 포인트 경쟁을
하게 되고 그러다 결국 선장과 손님과의 마찰, 손님과 손님들끼리이 마찰로 주먹다짐하는 사례도 있었습니다.
점주들은 과도한 욕심과 손님유치를 위해 조황을 속이고 촬영한 사진의 날짜까지 포토샵에서 조작하는등의 치밀함을 보이는가 하면 똑같은 돈을
주고도 단골꾼과 그렇지 않은 꾼들은 대접 자체가 틀릴때가 많습니다.
아무래도 기껏 좋은 포인트에 내려다 줬는데 그 손님이 이렇다할 조황을 내 주지 않는다면 홍보에도 지장이 생기고 이래저래 점주로써 아쉽겠지요.
결국 좋은 포인트에 내리고 싶어도 실력이 없으면 못내리고, 그러다보면 계속 잡기 힘들어버리는.. 이것이 실력 때문인건지 포인트 때문인건지
모르지만 그러한 상황이 발생이 되곤 합니다. 물론 다 그런건 아니구요. 일부 그렇다는 얘깁니다.
이것은 어찌할 수 없는 인줄, 연줄에 기인한 거라 볼 수 있겠지만 아무렴 내가 점주라도 내 가게에 열번 온 손님부터 좋은 포인트 챙겨주지
가끔식 얼굴 비치는 손님을 우선으로 대우해줄거 같진 않습니다. 그건 그렇다 치더라도 개선되지 않는 서비스와 매년 인상하는 선비에 대해선
현재 아무런 대책이 없더라구요.
# 낚시도 결국은 그들만의 리그인가
물론 제가 이런 말을 한다고 해서 낚시계가 다 그렇다는건 결코 아닙니다.
하지만 일각에서 나오는 우려섞인 얘기들은 그냥 헛튼 소리는 아닐테니깐요. 저도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야 낚시대회에도 나갈테고 어느 낚시 연맹에
소속되어 정출을 다니게 될지 모르는 일입니다만..
특히 낚시대회 문제.. 끼리끼리 시상하고 다 해먹는 대회라는 말부터 조작설까지 뒷말도 참 많습니다.
이런 문제는 비단 낚시뿐 아니라 사회 곳곳에서도 나타나는 병폐가 아닌가 싶은데요. 예를들어 여행 블로그를 운영하신다면 느끼실런지 모르지만
어디 관광청, 어디 여행사에서 공짜 여행 이벤트를 한다고 소문내고 응모한다면 그 중 몇몇 우수블로그를 선별하여 공짜 여행의 기회가 주어진다곤
하나 사실 다 짜고치는 고스톱인 경우가 많지요. 대부분 이미 명단이 정해져 있거나 다 인줄과 추천에 의해서 결정되고 나머지 응모자는 그것이
파워블로그든 아니든 옆에서 장단만 맞춰주는 떨거지에 불과할테니깐요.
낚시대회가 어떤 이익을 거두기 위한 상업적인 것은 아닌데 과도한 대회비용을 지불하게 하고 그것을 모아서 상위권 몇 사람들에게 몰아주는 것이
낚시대회인지 낚시도박(?)인건지 모르겠다라는 의견들도 있습니다. 자체적으로 비용 일체를 해결하려다 보니 그렇게 될 수는 있겠죠.
아무쪼록 대회도 좋고 실력을 겨루는 것도 좋지만 본래의 순수한 취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게 좋지 않을까 싶어요.
(그런데 계측한 물고기는 왜 협회가 홀라당 다 가져가는 건지요? 아 물론 어디 디자인 출품전 같은것도 그렇긴 합니다만..ㅎㅎ)
# 꼭 그렇게까지 해야만 하나..
손님도 고기욕심에 눈이 멀고, 점주도 손님맞이에 눈이 멀다보니 급기야 안타까운 인명피해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안그래도 위험한 갯바위 낚시, 발 한번 잘못 디디면 추락할 수 있는 그런 곳들이 산재 한 가운데 조금이라도 파도가 넘실대면 위험해질만한
포인트가 여기저기 많습니다. 그런데 들어가선 안될 날에 들어갔다 결국은 참변을 당하는 사고들이 올해에도 끊이지 않더군요.
얼마전 추자도 절명여에서 야영객 3명이 너울성 파도에 휩쓸려서 실종된 사건도 그렇구요.
해마다 끊이지 않는 갯바위 인명사고들.. 아무리 안전장구를 다 갖춰서 가더라도 기상이 안좋아 들어가지 말아야 한다면 들어가선 안될 것입니다.
저는 아내와 함께 갯바위 낚시를 하다보니 무엇보다도 '안전'을 최우선시 여기는데 날씨가 조금이라도 안좋으면 과감하게 출조를 포기해버립니다.
그깟 고기 욕심 때문에 목숨걸고 낚시를 할 이유는 없잖아요. 하지만 이상하게도 긴가민가 하거나 뭔가 좋지 않은 상황임을 직감 할지라도 한번
눈꺼풀이 뒤집어지면 그땐 아무도 말릴 수 없나 봅니다. 뭔가 씌워졌다랄까요.
그러한 심리들은 잘은 모르겠습니다만..동물도 사람도 때가 오면(?) 평소와는 다른 행동을 굳이 해서 사고를 부르는 경향이 있나 싶을 정도로
무리하다 사고를 당하기도 합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낚시는 중독이다.
"왜 그럴까?"
그 이유에 대해 "입질의 추억"이 쓴 조행기 몇 개만 읽어보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
지금도 낚시를 시작하겠다는 후배의 말에 선뜻 "하지마라 폐인된다"라고 말 못하는건
"나 처럼 감당해 낼 수 있을 만큼 적당히 즐기고, 낚시의 매력을 알아가는 사람이 있기에 ^^;;"
비록 오늘은 낚시에 대한 어두운 단면들에 대해 기술하였지만 그런것들이 묻힐 정도로 낚시를 잘만 즐긴다면
"생활의 활력소"가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고, 매일같이 반복되는 지겨운 일상이라도 낚시가서 생길 일에 대한 기대감에
참고 견딜 수 있었던거 같아요. 희망과 기대감이 로또복권 마냥 주말마다 기다리고 있었으니깐요. (그렇다고 매주 가는건 아닙니다. ㅎㅎ)
1) 손맛 : 고기를 걸었을때 저항하는 힘이 낚시대의 휨새를 통해 손으로 전달되는 짜릿함
2) 눈맛 : 위의 사진과 같이 어렵사리 잡은 고기를 직접 대면했을 때의 성취감
3) 입맛 : 시중에서 돈주고도 먹기 힘든 자연산 횟감을 먹으면서 그 날의 회포를 풀 때
이렇듯 낚시의 3대 매력이 존재하는 한 낚시는 어쩔 수 없는 중독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폐인을 양성하는 중독이 아닌 삶을 윤택하게 해주는 매력이 될 수 있다란 사실을 저는 믿습니다. ^^
제 블로그가 마음에 들면 구독+해 주세요!
그럼에도 낚시는 중독이다.
# 낚시를 하면서 아쉬움이 있다면?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 하나를 소개해보자면..
일부겠지만 낚시를 잘한다며 으시대는 분들이 꼭 계시답니다.
- 내가 당신보단 잡은 고기도 더 크고 많이 잡았다며 우쭐대는 것 - 내가 당신보다 조력이 오래되었으니 당연히 당신보다는 낚시에 대해서 더 많이 안다는 오만함 - 낚시 조과물로 그 사람의 낚시 스타일을 무시하거나 판단하려는 것 |
얼마전 거제도에서 40cm짜리 감성돔 한마리를 잡은 조행기를 올린 적 있습니다. 전문 조행기를 표방하면서 쓴 내용이지만 그래봐야
제가 쓰는 내용은 조력 8년차의 조행기일 뿐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낚시를 많이 안다고 자랑하는것이 아니라 블로그를 통해 제가 겪었던
시행착오와 낚시정보를 나누고자 함입니다. 올챙이적 시절을 생각해야 한다고 저는 그동안 낚시를 하면서 느낀 점들, 매력, 내가 얻은 지식등을
블로그라는 매체를 통해 기술하면서 일종의 "성장기"를 써오고 있는 것입니다.
얼마전 갔던 해금강 출조는 11시간 고생끝에 감성돔 한마리를 낚았습니다. 11시간이라는 시간동안 아주 짧디 짧은 손맛을 보는데 그쳤지만
제가 얻은것은 감성돔 한마리가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낚시하는 과정에서 겪었던 일들, 심리, 공략기등이 다 경험으로 축적이 되어
저에겐 뼈와 살이 되었다고 생각을 하기에 그날 낚시를 하면서 느꼈던 점들을 조행기에 적어서 올렸습니다.
아무래도 "경험에서 나온 후기"를 여과없이 솔직하게 담았을 때 그것이 도움되지 않을까 싶어요.
그런데 어떤분이 그러시더라구요.
"참 힘들게들 낚시하시는군여..
이곳에선 흙돔이라고 봄철에 많이 올라오는데 님이 잡으신 고기보담 3~4배는 크다는.."
제가 잡은 40cm보다 3~4배 더 크다면 그건 감성돔이 아닙니다. 우리나라 감성돔 최대 기록어는 67cm인가 68cm인가 그럴겁니다. 흙돔이란건 첨 듣는건데 혹시 방언인가요? 그렇다면 3~4배가 크다는건 뻥이 심해도 정말 심한거구요. 그게 아니라면 아마 저 분께선 해외에 거주하실 수도 있겠다란 생각을 해봅니다. 한국의 바다낚시는 2~3월이 가장 힘든 시기입니다. 이때는 어한기라 어부들도 조업하기 힘든 시기이며 꾼들은 단 한 두마리를 잡기위해 바다로 나서는 그야말로 대박 아님 쪽박을 각오하고 나가는 시기거든요. 해외의 낚시환경을 가지고 우리나라와 비교했다면 그것은 잘못된거구요. 만약 우리나라 얘기였다면 뻥이 무척 심한겁니다. 원래 낚시꾼들 뻥은 알아주긴 해요. 인정합니다. ㅎㅎ |
서울에서 거제도로 밤새 날라가서 11시간 낚시하고 와서 사진 편집과 자료 준비에 3시간, 글 쓰는데 3시간을 들여 썼던 글이 였습니다.
시간이 문제는 아니지만 이런 글은 정말 맥빠지게 만드는 댓글 유형입니다. ㅠㅠ
그냥 단지 "내가 잡아도 이보단 낫겠다" 라는걸 말하고자 하는 것 뿐일까요.
저 말속엔 은연중 사람을 무시하는 마음이 보인다는게 씁쓸한것입니다. 뭐 이런 유형의 댓글이 한 두개도 아닌데 뭘 그리 신경쓰느냐고 반문하실
수 있겠지만 사실 낚시를 다니다보면 비슷한 기분을 받을때가 종종 있거든요.
뭐랄까 낚시도 일종의 경쟁심리가 작용하다보니 충분히 그럴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생각하는 낚시의 본질이란 그리 거창하진 않습니다.
# 내가 생각하는 낚시란?
1) 자연을 벗 삼으며 여가시간을 활용하여 손맛을 보고 그것에 행복해하는 것 2) 놔줄껀 놔주고 먹을껀 챙겨와서 조촐하게 회를 떠 먹는 소소함이 있는 것 3) 또 낚시를 하는 과정 그 자체를 즐길 줄 아는 것 |
이것이 낚시의 매력이 아닌가 생각해봐요. 물론 남보다 더 잘 보이기 위한 낚시를 하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얼굴도 잘 모르는 파트너와 갯바위에 내리게 되면 적어도 파트너보단 좋은 씨알, 많은 마릿수를 잡고 싶어하는건 어쩔 수 없는 꾼들의 심리인지도
모릅니다. 사실 낚시란게 실력만 가지고 되는것도 아니요~ 어느정도는 운도 따라줘야만 고기를 잡습니다.
제가 아는 어떤 분께서 하신 말씀이 생각납니다.
"낚시도 고스톱과 비슷한 면이 있는데 끝빨이 받으면 뭘해도 낚고, 끝빨이 죽으면 뭘해도 안되는게 낚시다" 라고
처음 취미생활이란 스스로 자기만족을 위한 것으로 부터 시작했다가 노하우가 생기고 일정 수준 이상 즐기게 되면 그때부터는
"남들에게 보여지기 위한 취미생활" 로 변질되더랍니다. 물론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고 봐요.
그것이 자기만족이 될 수 있고 정신건강에 이롭다면..
하지만 뭐든 과도하게 되면 그만큼 부작용을 낳는 법
어쨌든 낚시라는 취미는 당장 눈에 보이는 가시적인 성과를 "조황"으로 여기기 때문에 그것이 곧 "꾼으로서 자존심"이 될 수도 있겠지요.
충분히 공감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꼭 내가 아는 지식이 마치 최고인것 마냥 남의 낚시방법을 폄하하거나 인정해 주지 않고 자신의 지식만이
옳다고 고집을 부리거나 남의 조과를 가지고 무시하는 분들이 더러 계시기에 씁쓸한거 같더라구요.
# 낚시의 아쉬운 단상
또 한가지 아쉬운 부분을 꼽으라면 낚시도 자꾸만 실력지상주의로 가는듯한 느낌입니다.
뭐든 취미생활을 즐길때 실력까지 갖추면야 금상첨화지만 낚시는 잡은 물고기의 크기와 마릿수만 가지고도 설명이 안되는 묘한 매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자연이 주는 다양한 변수에 따라 채비를 만들고 조작해서 그때그때 상황에 맞는 공략으로 대상어를 잡아 낼 수 있는 그런 실력은 누구나
꾼이라면 갖추고 싶은 능력이기도 해요. 또 결과와 관계없이 그러한 낚시 행위 자체를 즐기는 분들도 많으시리라 봅니다.
그런 과정 하나하나가 낚시의 연속이고 잡았을때의 짜릿함으로 연결시켜주는 열쇠고리인 셈이지요.
그러나 그러한 과정보단 결과에만 치중하는듯한 풍토가 아쉽더라구요. 그러다보니 어떻게든 고기가 좀 나온다 싶으면 와르르 몰려서 포인트 경쟁을
하게 되고 그러다 결국 선장과 손님과의 마찰, 손님과 손님들끼리이 마찰로 주먹다짐하는 사례도 있었습니다.
점주들은 과도한 욕심과 손님유치를 위해 조황을 속이고 촬영한 사진의 날짜까지 포토샵에서 조작하는등의 치밀함을 보이는가 하면 똑같은 돈을
주고도 단골꾼과 그렇지 않은 꾼들은 대접 자체가 틀릴때가 많습니다.
아무래도 기껏 좋은 포인트에 내려다 줬는데 그 손님이 이렇다할 조황을 내 주지 않는다면 홍보에도 지장이 생기고 이래저래 점주로써 아쉽겠지요.
결국 좋은 포인트에 내리고 싶어도 실력이 없으면 못내리고, 그러다보면 계속 잡기 힘들어버리는.. 이것이 실력 때문인건지 포인트 때문인건지
모르지만 그러한 상황이 발생이 되곤 합니다. 물론 다 그런건 아니구요. 일부 그렇다는 얘깁니다.
이것은 어찌할 수 없는 인줄, 연줄에 기인한 거라 볼 수 있겠지만 아무렴 내가 점주라도 내 가게에 열번 온 손님부터 좋은 포인트 챙겨주지
가끔식 얼굴 비치는 손님을 우선으로 대우해줄거 같진 않습니다. 그건 그렇다 치더라도 개선되지 않는 서비스와 매년 인상하는 선비에 대해선
현재 아무런 대책이 없더라구요.
# 낚시도 결국은 그들만의 리그인가
물론 제가 이런 말을 한다고 해서 낚시계가 다 그렇다는건 결코 아닙니다.
하지만 일각에서 나오는 우려섞인 얘기들은 그냥 헛튼 소리는 아닐테니깐요. 저도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야 낚시대회에도 나갈테고 어느 낚시 연맹에
소속되어 정출을 다니게 될지 모르는 일입니다만..
특히 낚시대회 문제.. 끼리끼리 시상하고 다 해먹는 대회라는 말부터 조작설까지 뒷말도 참 많습니다.
이런 문제는 비단 낚시뿐 아니라 사회 곳곳에서도 나타나는 병폐가 아닌가 싶은데요. 예를들어 여행 블로그를 운영하신다면 느끼실런지 모르지만
어디 관광청, 어디 여행사에서 공짜 여행 이벤트를 한다고 소문내고 응모한다면 그 중 몇몇 우수블로그를 선별하여 공짜 여행의 기회가 주어진다곤
하나 사실 다 짜고치는 고스톱인 경우가 많지요. 대부분 이미 명단이 정해져 있거나 다 인줄과 추천에 의해서 결정되고 나머지 응모자는 그것이
파워블로그든 아니든 옆에서 장단만 맞춰주는 떨거지에 불과할테니깐요.
낚시대회가 어떤 이익을 거두기 위한 상업적인 것은 아닌데 과도한 대회비용을 지불하게 하고 그것을 모아서 상위권 몇 사람들에게 몰아주는 것이
낚시대회인지 낚시도박(?)인건지 모르겠다라는 의견들도 있습니다. 자체적으로 비용 일체를 해결하려다 보니 그렇게 될 수는 있겠죠.
아무쪼록 대회도 좋고 실력을 겨루는 것도 좋지만 본래의 순수한 취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게 좋지 않을까 싶어요.
(그런데 계측한 물고기는 왜 협회가 홀라당 다 가져가는 건지요? 아 물론 어디 디자인 출품전 같은것도 그렇긴 합니다만..ㅎㅎ)
# 꼭 그렇게까지 해야만 하나..
손님도 고기욕심에 눈이 멀고, 점주도 손님맞이에 눈이 멀다보니 급기야 안타까운 인명피해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안그래도 위험한 갯바위 낚시, 발 한번 잘못 디디면 추락할 수 있는 그런 곳들이 산재 한 가운데 조금이라도 파도가 넘실대면 위험해질만한
포인트가 여기저기 많습니다. 그런데 들어가선 안될 날에 들어갔다 결국은 참변을 당하는 사고들이 올해에도 끊이지 않더군요.
얼마전 추자도 절명여에서 야영객 3명이 너울성 파도에 휩쓸려서 실종된 사건도 그렇구요.
해마다 끊이지 않는 갯바위 인명사고들.. 아무리 안전장구를 다 갖춰서 가더라도 기상이 안좋아 들어가지 말아야 한다면 들어가선 안될 것입니다.
저는 아내와 함께 갯바위 낚시를 하다보니 무엇보다도 '안전'을 최우선시 여기는데 날씨가 조금이라도 안좋으면 과감하게 출조를 포기해버립니다.
그깟 고기 욕심 때문에 목숨걸고 낚시를 할 이유는 없잖아요. 하지만 이상하게도 긴가민가 하거나 뭔가 좋지 않은 상황임을 직감 할지라도 한번
눈꺼풀이 뒤집어지면 그땐 아무도 말릴 수 없나 봅니다. 뭔가 씌워졌다랄까요.
그러한 심리들은 잘은 모르겠습니다만..동물도 사람도 때가 오면(?) 평소와는 다른 행동을 굳이 해서 사고를 부르는 경향이 있나 싶을 정도로
무리하다 사고를 당하기도 합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낚시는 중독이다.
- 마치 이번 한번만 더 당기면 777(쓰리세븐)이 나올것만 같은 슬롯머신 같은 낚시 - 지난번엔 꽝이였지만 이번엔 더 잘 할 수 있을것만 같은 낚시 - 오늘 한마리도 못 잡았다. 정말 진절머리가 난다. 내 당분간 낚시 안가야지라고 했던 내가 집으로 돌아가는 차 안에선 이미 다음 출조날을 정하고 있었다. |
"왜 그럴까?"
그 이유에 대해 "입질의 추억"이 쓴 조행기 몇 개만 읽어보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
지금도 낚시를 시작하겠다는 후배의 말에 선뜻 "하지마라 폐인된다"라고 말 못하는건
"나 처럼 감당해 낼 수 있을 만큼 적당히 즐기고, 낚시의 매력을 알아가는 사람이 있기에 ^^;;"
비록 오늘은 낚시에 대한 어두운 단면들에 대해 기술하였지만 그런것들이 묻힐 정도로 낚시를 잘만 즐긴다면
"생활의 활력소"가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고, 매일같이 반복되는 지겨운 일상이라도 낚시가서 생길 일에 대한 기대감에
참고 견딜 수 있었던거 같아요. 희망과 기대감이 로또복권 마냥 주말마다 기다리고 있었으니깐요. (그렇다고 매주 가는건 아닙니다. ㅎㅎ)
1) 손맛 : 고기를 걸었을때 저항하는 힘이 낚시대의 휨새를 통해 손으로 전달되는 짜릿함
2) 눈맛 : 위의 사진과 같이 어렵사리 잡은 고기를 직접 대면했을 때의 성취감
3) 입맛 : 시중에서 돈주고도 먹기 힘든 자연산 횟감을 먹으면서 그 날의 회포를 풀 때
이렇듯 낚시의 3대 매력이 존재하는 한 낚시는 어쩔 수 없는 중독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폐인을 양성하는 중독이 아닌 삶을 윤택하게 해주는 매력이 될 수 있다란 사실을 저는 믿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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