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낚시 에세이 #5
    낚시하고나서 겪는 후유증 5가지



    낚시할땐 즐겁지만 하고나서 기다리고 있는 두려움이 있으니 이것이 바로 "낚시하고나서 겪는 후유증"입니다.
    원래 오늘 계획했던 포스팅은 이 글이 아닌데 낚시를 다녀온 후 어제 하루종일 피곤해서 이웃님들 답방도
    제대로 못하고 골골대다가 갑자기 생각이 나서 정리를 해봤습니다. ^^;
    아마 낚시인들이라면 대체적으로 공감하지 않나 생각하면서 이야기를 시작해 볼께요.



      1. 낚시인의 최대 적은 졸음운전!

    항상 누누히 강조하지만 졸음운전, 이거 정말 위험하다는건 다 아는 사실!
    그런데 낚시인의 특성상 졸음운전의 위협에서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낚시를 해보신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하루중 고기가 가장 잘 잡히는 시간대가 새벽 동틀무렵부터 오전 8시까지인데요. 이 시간에 출조시간을 맞추기 위해선
    밤잠을 설치게 됩니다. 여기에 밤낚시를 하거나 야영낚시를 하면서 밤을 꼬박 샐 경우엔 100% 졸음운전에 노출이 됩니다.
    조수석에 동행인이 타더라도 함께 낚시했다면 함께 졸 위험이 있어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사실 이 얘긴 말하기 싫었는데요. 시간이 흘렀으니 고백합니다.
    지금으로부터 5년전, 한창 충남 태안의 신진도로 낚시를 다니던 시절에 사고가 났었어요.
    낚시를 마치고 서울로 귀가하던 중 졸다가 그만 4중 추돌사고를 냈습니다. ㅠㅠ
    다행히 속도가 있는 상태는 아니였구요. 수도권에 다다르자 차들이 많이 밀려있어서 질질질~ 서행을 하다가 그만 졸았는데
    앞차 범퍼를 받았어요. 문제는 순간 잠이 깨자마자 당황한 나머지 엑셀을 밟아버리는 바람에 4중 추돌사고가 났던 것입니다.
    다들 목잡고 나오는 상황에서 어캐어캐 사고 수습을 하고 전액 보험처리를 했지만 할증이 엄청 붙어 한동안 보험료로 고생했습니다.
    당시엔 이 얘기를 챙피해서 하지 못했지만 지금은 시간이 흘렀으니 합니다.
    졸음운전을 타파하기 위해 음악을 크게 틀거나, 기능성 껌도 씹어보고 허벅지를 꼬집기도 했지만 한번 졸리면 소용없더라구요.
    근처 휴게소에 들러 한숨 자고 나오는게 좋은거 같습니다.




      2. 온통 비린내 진동

    제 애마는 남동생이랑 함께 쓰고 있습니다. ^^
    낚시를 다녀 올 때마다 곤혹스러운건 핸들에 묻은 비린내, 아이스박스에서 나오는 비린내등등..
    이 비린내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
    낚시를 마친 후 동생에게 차를 넘겨주는데 마침 데이트를 하러 나간 동생녀석 왈~~
    "내 여자친구가 왜 자꾸 차에서 비린내가 나네"
    방향제를 한층 강화해야겠습니다 ^^;




    그리고 집에 오면 정말 피곤한데도 자기전에 꼭 해야할게 있는데 그것은 바로 "생선손질"
    이거 시간 정말 많이 잡아먹습니다. 특히 많이 잡아온 날에는 더욱요..
    일단 비늘치고 내장빼고 그러다보면 샤워를 해도 손에 벤 비린내 한 이틀은 갑니다. (저랑 악수했던 여성 블로거님들, 낚시직후 아니니 걱정마세요 ㅋ)
    이쯤되면 와이프가 한마디 합니다.
    "비늘은 화장실가서 치라. 싱크대에서 하면 그릇에 비늘 튀긴다. 어제도 밥묵다가 비늘 씹혔다 ㅠㅠ"




      3. 낚시 다녀오면 아내의 후환이 두렵다.

    이 얘기는 낚시인들이라면 해결하고 싶어도 영원히 풀리지 않을것만 같은 수수께끼같은 문제죠 ^^;;
    제가 낚시를 다니면서 갯바위에서 처음 뵌 분과 함께 낚시하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보면 공통점이 있는데요.
    대부분 낚시를 혼자 다니시는 경우가 많다는 것.
    아내와 함께 다니면 얼마나 보기 좋아? 라고 하실지 모르겠어요. 그 분들도 첨부터 그런건 아닐껍니다.
    한두번 델꼬 다녀봤지만 도통 낚시에 흥미를 느끼긴 커녕 오히려 낚시행위 자체에 재미를 못느끼거나, 지루하고, 힘들고 지치는 낚시를
    왜 하는지 이해못하겠다는 아내의 성화에 결국 두손두발들고 결국은 혼자 다니게 되는 경우가 다반사.




    심지어 처음부터 잔소리 듣기 싫어 아내 몰래 빠져나와 낚시를 오신 분들도 허다합니다.
    동창회, 아는 형님을 팔면서 심지어 멀쩡한 분을 죽이면서(?) 야영낚시를 하고오면 그거 모를 줄 아나요? ^^
    몸에 비린내가 나는데.. 하기야 그 정도는 어디가셔서 사우나 한판하고 오면야 흔적은 사라지겠지만요.
    저는 아내를 잘 둬서 낚시를 눈치 안보고 다니는 편이긴해요 ^^;;
    낚시와 상극인 아내분들이여~ 이 일을 어찌하오리까?
    이럴 때 일수록 남편분들이 평소에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4. 낚시하고 난 다음날 피곤

    직장인들이라면 더 할거 같은데요.
    일반인들이 낚시에 대해 오해하는 부분 중 하나가 가만히 앉아있는데 체력소모가 있겠느냐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실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직접 낚시를 해보면 이게 보통 피곤한 일이 아니랍니다. 단순히 즐기려고 나들이 왔다가 소풍왔듯 놀다가도 피곤하잖아요.
    그런데 낚시로 월척을 낚기위해 작정하고 오신 분들은 그 준비단계부터가 전투상황입니다.
    또한 몸에 있는 모든 감각기관을 낚시에 집중을 시키게 만들구요. 바다낚시의 경우 장시간 동안 서서 하기 때문에 마치고 귀가할 때면
    상당한 피로를 느낄 수 밖에 없는데요.




    전문 낚시꾼들이 사용하는 값비싼 장비들은 보통 낚시대 하나만해도 30만원부터 비싼건 130만원 정도 하는데
    가볍고 튼튼해서 좋긴 하지만 저 같은 서민들은 꿈도 못꾸는 액수랍니다.
    그러니 싸고 무거운 제품을 사용하는 수 밖에요. ㅠㅠ
    그러다보니 기본적으로 낚시대와 릴을 합산한 중량만해도 600~700g이 나옵니다. 이 무게가 별거 아닌거 같지만
    한번 낚시를 가면 8~10시간 가량 하는데 밥먹고 어쩌고 하는 시간 이외엔 거의 들고 서 있습니다.
    낚시를 하고 난 다음날 한쪽 팔만 알이 베깁니다 ^^;
    여기에 바다낚시는 앉아서 하는 법이 없고 무조건 서서 하는데요. 남자분들 당구 서너시간 쳐보시면 아시겠지만 다리가 후들후들 거립니다.
    근데 10시간 동안 고립된 갯바위에 서 있으면 지형도 험하고 자칫 잘못하면 안전사고가 날 위험이 항상 도사리고 있어서
    두 다리에 힘이 바짝 들어가는 긴장상태가 됩니다. 다녀오면 온몸이 쑤시기도 하구요. 하루종일 무기력증에 빠지기도 한답니다.




      5.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낚시생각에 잠못들때

    낚시를 다녀올땐 낚시생각이 전혀 안나다가 이상하게 하루 정도 지나면
    "그때 내가 이렇게 했더라면~ 저렇게 했더라면 더 잡을 수 있었는데" 라며 너무 아쉬운 마음에 또 다시 낚시생각이 간절.
    낚시병이 도지기 시작합니다. ㅋㅋ




    한때 당구에 빠졌을땐 천정에 당구공이 왔다갔다 하다 이젠 빨간 찌가 왔다갔다 하네요. 쩝
    오죽하면 낚시병 치료받기 위해 낚시하러 가야 한다는 말이 있을까요.

     "내 오늘 병원갔다올께"
     "병원 어디?"
     "어디긴 바다지"
     "냄비로 맞을래~ 수저로 맞을래?"

    그리곤 낚시를 떠납니다. 
    옆에 같이 갈 환자들을 모집합니다. 그리곤 환자수송차량에 태우고 병원으로 향합니다.
    문제는 바다에서 처방을 받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그 처방전 유효일이 굉장히 짧다는데 있습니다. ㅋㅋ




      ※ 낚시 블로거로써 후유증은 뭐가 있을까?

    1. 낚시하고 다음날 이웃과의 소통에 어려움을 느낀다.
    그저께 청산도에 겨울낚시를 다녀왔습니다.
    기상이 좋을줄 알았는데 막상가보니 칼바람을 얼마나 맞았는지 이슬이 내리는 새벽시간
    갯바위에 내려서 10시간 동안 오들오들 떨다 왔습니다.
    정말 이럴 때 마다 생각나는건 "내가 무엇을 위해 이 먼데까지 와서 비싼 돈들여, 시간들여서 이러고 서 있나" 이 생각만 들더군요.
    그리곤 어제 하루는 몸 컨디션이 정상이 아니고 무기력증에 빠진채 멍하니 있는데 댓글에 답글다는것도 몸이 고단하니 쉽지 않고
    차라리 이웃님 블방에 답방하는게 낫겠다 싶어서 갔는데 추천만 찍고 나오는 경우도 많고, 미처 못들린 블방도 있을껍니다. 넘 서운해하진 마세요 ^^;


    2. 1일 1포스팅 원칙을 지키려는 내 신조가 가차없이 깨진다.
        낚시를 가게 되면 어쩔 수 없는 현상인거 같아요. 어젠 다행히 아내가 낚시만화를 그려주는 바람에 
        공짜로 포스팅 한개 얻었지만 ^^;;  그런게 아니라면 미리미리 작성하여 예약발행을 해놔야지 안그럼 그 날 포스팅은 쉬어야겠더라구요.


    3. 나를 낚시성 블로그로 안다.
    이 말의 의미가 뭐냐면 진짜 취미로 하는 그런 낚시가 아니라 사람을 고의적으로 낚는 블로거로 오해하기도 합니다.



    내 아이디가 왜!!!  입질의 추억 좋기만 하구먼 ㅠㅠ
    어쩔땐 제 블로그 들여다 보고 이런 말들도 하시더군요.
    "전 지금까지 사람을 낚는 블로거인줄 알았는데 진짜 낚시를 하셨군요;;"
    "낚시로도 블로그가 됩니까? 하루에 몇 명 낚아요?"

    마치며..
    어쩌면 낚시라는 취미 자체가 희노애락의 연속이 아닐까 싶어요.
    낚시를 하다보면 기쁠때도 있고 슬플때도 있지만 낚시를 통해 조금이라도 얻을 수 있는게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봅니다. 낚시에 너무 욕심을 내면 그만큼 실망으로 돌아오는 법.
    사람들은 그럽니다. 좋은 취미 많은데 왜 하필 낚시냐고.
    글쎄요. 그렇게 물어보시면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   다만 이렇게 말할 수는 있을거 같습니다.
    "요새 등산가면 불륜이 꽤 있던데 낚시는 적어도 그런건 걱정안해도 되요"라고 ㅋㅋ
    우스개소리로 한 말이지만 그만큼 바다사나이들이 순수하고 우직한 면은 또 있습니다.
    비록 힘들고 지치는 낚시긴 하지만 그 짧은 순간의 손맛을 잊지못해, 그리고 다녀온 후의 영웅담을 늘어놓는 재미를
    잊지못해, 자연산 회맛을 잊지못해 그리고 저같은 경우 포스팅하는 맛을 잊지 못해 낚시를 가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

    제 블로그가 마음에 들면 구독+해 주세요!

     

    Posted by ★입질의추억★
    :

    카테고리

    전체보기 (3971)
    유튜브(입질의추억tv) (581)
    수산물 (635)
    조행기 (486)
    낚시팁 (322)
    꾼의 레시피 (238)
    생활 정보 (743)
    여행 (426)
    월간지 칼럼 (484)
    모집 공고 (28)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03-19 14:51
    Total :
    Today : Yesterda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