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낚시 에세이 #2
    낚는 자와 낚지 못한 자의 차이


    낚시 마니아라면 누구나 꿈꾸는 로망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쿨러 한가득 채운 조과

    보기만 해도 흐믓해지는 쿨러조과 ^^
    하지만 일년 열두달 수차례 출조를 나가도 쿨러조과 거둔다는건 거의 손가락에 꼽습니다.
    그나마 시간내서 가면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갑작스런 기상악화와 비바람에 시달리고.
    포인트엔 전국 각지에서 몰려드는 꾼들로 북새통을 이루다보니 고기보다 사람이 더 많은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합니다.
    거기에다 가는 갯바위마다 악취에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결국 오늘도 꼴방인가..ㅠㅠ"





    그래도 낚시란 언제나 꾼들에게 희망과 설레임을 안겨다 줍니다.
    다들 꿈나라를 해맬 새벽시간, 이렇게 일찌감치 나와 저마다 부푼꿈을 안고선 한껏 상기된 얼굴로 낚시배에 탑니다.
    누구나 낚시인이라면 상상만 해도 즐거운 '쿨러조과'




    낚시인의 새벽은 언제나 피곤하다. 그래도 조금이라도 자놔야만 갯바위에서 반찬감이라도 낚을 수 있지 않을까

    집에서 구박받아도 이번엔 꼭! 근사한 자연산 횟감을 가지고 들어가겠노라고 당당하게 큰소리치고 나오긴 했는데 
    낚시를 하면 할수록 쿨러조과의 꿈은 자꾸 멀어져만 갑니다.

    "요즘들어 입질한번 받기가 왜이리 힘이 드는지 원~"

    철수를 하고나면 꾼들의 넋두리가 이어집니다.
    횟감은 고사하고 밥반찬용 잡어라도 좀 챙겨가야 마누라한테 잔소리라도 덜 받을텐데..





    그래도 낚시인이라면 누구나 맛봤을 짜릿한 '손맛'
    그리고 낚시가 끝나도 손맛에 대한 자랑은 '입맛'으로 고스란히 이어지는데 그 재미를 못잊어
    이렇게 깜깜한 새벽부터 갯바위를 찾는게 아닐까 싶어요 ^^;

    그렇다면 "낚는 자와 낚지 못한 자"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결코 진지한 이야기는 아닙니다. 그냥 가볍게 봐주세요 ^^;





    철수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가정할 때..

    "이것은 낚는 자의 밑밥통"





    "이것은 낚지 못한자의 밑밥통"

    갯바위 낚시를 하시는 분이라면 충분히 짐작이 되리라 생각해요.
    낚는 자와 낚지 못한 자의 차이는 낚시하는 동안 밑밥을 열심히 쳤냐 안쳤냐의 차이기도 합니다. ^^;
    초보시절엔 밑밥 크릴 6장이 괜히 많아보이고 남길거 같지만 경험이 쌓이고 낚시에 열중할 수록 밑밥은 일찍 동나는 법





    철수직전의 모습입니다. 둘중 하나일 가능성이 크다죠 ^^
    "낚을 만큼 낚아서 일찌감치 짐을 정리하고 철수배를 기다리거나 혹은 낚질 못해서 일찌감치 포기했거나"





    희망에 부풀었던 꿈같은 낚시시간이 모두 끝난 후 무엇이 남아있을까요?
    바로 저 아이스박스안에 희망을 담았을까요?
    철수 풍경을 보고 우린 짐작할 수 있습니다.

    "아이스박스를 한손으로 들었나 양손으로 들었나"

    그리고 물어봅니다. "아저씨 고기 좀 나왔어요?"
    이때 씨익 웃으면 낚은 자
    고개 절레절레 흔들면 낚지 못한 자




    낚지 못한 자의 모습

    한번 갈때마다 10시간 가까이 낚시를 하니 피곤이 몰려옵니다.
    말이 없고 이제부터 서울로 올라갈 생각을 하니 깝깝합니다.
    버스에서 한숨자면 그만이겠거니 합니다.
    똑같이 10시간 낚시를 해도 낚는 자는 싱글벙글, 낚지 못한 자는 패잔병 마냥 고개를 푹 숙이고 나온다는ㅋㅋ





    배에서 내리는 풍경에서도 낚는 자와 낚지 못한자의 표정은 극명하게 나뉩니다.
    괜히 말 많고 밝은 표정을 지으며 보기에도 무거워 보이는 아이스박스를 들고 나오면 "낚은 자"
    무표정에 한손으로 들고 나오면 "못 낚은 자"




    낚은 자들의 여유

    낚은 자들은 인근 횟집에 들러 자신들이 잡은 고기로 회를 치게 합니다.
    그리곤 소주 한잔씩 마시며 그 날 있었던 낚시담론으로 뒷풀이를 합니다.
    반면 낚지 못한 자들의 풍경도 있습니다.





    하염없이 횟집 수족관을 쳐다보게 됩니다. ㅠㅠ
    얼마전엔 저도 그 중 한사람이였다는..;





    미리 준비했던 락교랑 회무침 재료들은 덩그라니 남습니다.





    하지만 낚은 자들은 집에서 밥상이 달라집니다.
    윤기가 반질반질하게 흐르는 생선구이





    이렇게 손수 회를 떠서





    자연산 회로 가족들과 함께 그날의 회포를 풉니다.
    아빠로써 남편으로써 체면이 서는 순간이랄까요 ^^;





    낚은 자의 밥상은 구이, 회, 탕으로 풀코스입니다.
    반면 낚지 못한 자의 밥상은





    집에서 라면이라도 끓여주면 감지덕지입니다.

    낚시인들은 항상 갈망합니다. 맛있는 고기를 많이 잡아서 가족들에게 가져가고 싶어합니다.
    그래서 짐은 갈때보다 올때 더 무거워야 합니다.
    아이스박스를 열어본 후 실망스러운 아내의 표정을 보기 싫으면 말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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