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는 특정 계절이 아니면, 생 아티초크를 구하기 어려워 오일에 절인 아티초크를 구입했는데 워낙 양이 많아 아티초크를 활용한 다양한 요리법을 고민중에 있다. 가장 간단히 해먹을 방법은 파프리카, 껍질 콩, 아스파라거스와 같은 몸에 좋은 채소와 함께 볶아 먹는 것. 달군 무쇠 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재료를 한꺼번에 넣어 재빨리 익히는 것. 소금과 후추로만 간 하고 마무리로 잭 페퍼 치즈를 잘라 넣어 겉면이 살짝 녹을 때 재빨리 접시에 담아냈다. 오전 브런치는 이것으로 허기진 배를 축이기에 충분하다.

 

 

다음 날에는 아티초크를 활용한 알리로올리오를 했다. 최근 알리오올리오를 많이 만들어봤는데 하면 할수록 면 삶는 시간이 줄어 지금은 5분밖에 삶지 않는다. 스파게티 면은 제품(회사)에 따라 알덴테로 익히는 시간이 미묘히 달라, 평소 사용하는 제품이 아니면 원하는 식감을 내기 어렵다는 점이 까다롭다.

 

 

이날도 반찬으로는 채소 구이를 냈다. 껍질 콩과 아스파라거스를 대량 구매한 이후로는 우리집 식탁의 단골메뉴가 됐다.

 

 

아침을 거른 브런치 시간이지만, 식단이 이러하니 어찌 와인을 꺼내지 않을 수 있으랴. 해서 대낮부터 와인 한 잔과 함께 하는 여유를 잠시라도 부려본다.

 

요즘 아내는 눈코뜰새 없이 바빠졌다. 갑자기 일이 몰려 4~5건을 단기간에 모두 소화해야 하는데 그 바람에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철야 작업 중이다. 그렇다고 들어오는 일을 거절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프리랜서란 직업 특성상 거래처와의 신뢰 형성이 중요한데 언제든지 일을 할 수 있고, 원하는 아웃풋을 낼 수 있다는 확신을 주지 않으면, 일을 맡기지 않을 수도 있으니 말이다. 그러니 웬만하면 일이 들어올 때 열심히 받아서 해야만 한다.

 

아내가 너무 바빠 집안일을 돌볼 수 없으니 그 일은 자연스레 나의 몫이 돼버렸다. 이 와중에 어린이집은 우리 부부가 일을 할 수 있게 한 소중한 역할을 해준다. 어린이집이 돌아가지 않는 연휴는 그래서 우리 부부에게 고욕이다. 집에 아이가 있으면 정말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최근에는 낚시와 취재 건으로 집을 며칠 비웠는데 그나마 어린이집이 아니었으면, 아내는 제시간에 일을 넘기지 못 할 뻔했다.

 

상황이 이러하니 낚시나 다니면서 여유를 부릴 시간이 없다. 이제는 매달 넘겨야하는 월간지(월간낚시21, 낚시춘주) 원고 수급도 벅차고, 새로 나올 책은 연말이 돼서야 출간할 것이다. 독자들은 새로운 조행기를 원하는데 내 형편은 출조를 가면 갈수록 어려워지게 되어 있다. 아이가 생기면서 시간과 경제적인 굴레에서 벗어나기가 매우 어려워진 것이다. 나의 전업주부 생활은 당분간 지속되겠고, 우리 가족을 위한 식단의 고민도 계속될 것 같다. 어쩌면 조행기만 보러 오던 이들에게 점점 쓸모없는 곳이 되어가고 있는지도..세상에서 버려지고 잊혀지는 것이 가장 쉬운 일이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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