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낚시 초보자를 위한 꿀팁 대방출

※ 참고

만약, 이 글을 읽고 원론적이라고 느꼈다면, 그 사람은 초보자가 아닐 확률도 높지만, 낚시인으로서 가져야 할 기본 소양을 망각했을지도 모릅니다. 뭐든 출발점에서 되돌아보고 기본기에 충실하란 말이 있습니다. 오늘 이야기는 바다낚시 십여 년 차에 접어든 저의 다소 뼈(?) 있는 조언입니다. 이 조언은 제가 그동안 낚시를 다니면서 느낀 점뿐만 아니라 낚시를 다니면서 만나본 국내 유명 낚시인들의 조언도 포함됩니다. 

 

 

낚시는 하고 싶은데 어떤 장비로 어디서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이들이 많습니다. 흔히 ‘낚시를 글로 배웠어요.”라고 말하는 인터넷 세대가 그렇습니다. 이실직고하자면, 제가 그랬습니다. 주변에는 낚시 잘하는 사람이 없었고, 누군가에게 배우거나 의지할 수도 없었기에 당시 유일하게 기댈 수 있었던 곳은 인터넷 정보를 탐독하는 것이었죠. 

 

지금이야 유튜브란 플랫폼이 활성화됨에 따라 마치 낚시 전문가 옆에서 배우는 듯한 영상을 어렵지 않게 접하지만, 불과 10년 전만해도 글이 전부인 인터넷 공간인지라 글로 실전 감각을 터득하기에는 무리가 있었습니다. 

 

어쩌면 여러분이 읽고 있는 이 글 또한 실전 감각을 향상시키는 데는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만, 왜 이런 경우도 있지 않습니까? 

 

"출조가기 전 이 글만 읽고 갔더라도 불필요한 시행착오는 겪지 않았을 텐데"

 

이러한 마음을 헤아려주고자 초보자가 알면 좋은 소소한 팁부터 유의할 사항을 소개합니다. 

 

1. 초보자들에게 꼭 필요한 꿀팁 BEST 5 
꿀팁이라고 한다면, 흔히 낚시 기술이나 고기를 잘 낚는 채비를 예상하지만, 제 생각은 좀 다릅니다. 어떤 분야이든 깊이 파고들거나 제대로 배우고 싶다면, 기술보다는 기본기부터 다듬어야 한다는 말을 듣곤 하지요. 낚시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싶습니다. 표면적으로는 초보자들에게 가장 필요한 꿀팁이지만, 실제로는 가장 필요한 마음가짐이 아닌가 싶습니다. 

1) 조과에 연연하지 말자
처음에는 작은 물고기를 낚는 것도 신기하기만 합니다. 회를 치거나 요리를 해먹을 목적이라면, 더더욱 물고기를 챙기고 싶은 욕구가 드는데요. 우리가 낚시를 하다 보면 늘 마음처럼 낚이지 않습니다. 설령, 작은 물고기만 낚이더라도 생선 요리를 해 먹고 싶은 욕구보다는 어린 개체를 보호하자는 마음이 조금 더 컸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낚시는 물고기를 낚는 것만이 전부는 아니라는 점. 준비 과정에서 낚싯대를 드리우는 시간이 제 3자가 보기에는 의미 없을지라도, 본인에게는 그 자체가 힐링이 되지 않을까? 조과는 덤으로 얻는 부가적인 이득이라 생각한다면, 꽝을 쳐도 섭섭한 마음을 덜 수 있을 것입니다. 

2) 대상 어종을 분명히 하자
초보 때는 고등어도 잡고 싶고 감성돔도 잡고 싶고, 이것 저것 다 잡아보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게 마음처럼 되지는 않아요. 어종마다 출현하는 시기도 지역도, 수심도 다르기 때문에 언제 어디로 가서 어떤 장비로 하는지에 따라 낚이는 어종이 달라집니다. 

 

이 범위를 좁히면 좁힐수록 물고기 낚을 확률은 높아지기 마련이니, 낚시를 준비할 때는 대상 어종을 분명 정해 그 어종만을 위한 특화된 장비와 채비를 준비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낚시를 즐기다 보면, 주 대상어 외에도 의도치 않은 손님 고기가 낚여 재미를 더하는 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특히 값비싼 낚싯대는 파손 위험과 그에 따른 부담이 크다

3) 값비싼 장비에 연연하지 말자
가끔 연장 탓을 하는 이들을 보는데요. 사실 낚시 조과와 장비 가격은 비례하지 않습니다. 제 아내는 예전에 월마트에서 구매한 만 원짜리 낚싯대 세트로 37cm급 감성돔을 낚아 내기도 했고, 저 또한 수년간 낚시하면서 20만 원이 넘어가는 낚싯대를 써본 적이 없었으니 말입니다.(이후 NS 필드 스텝이 되면서 40~50만 원 상당의 낚싯대를 쓰게 되었지만..)

 

처음부터 너무 고가 장비를 구매하면, 익숙하지 못함에서 오는 실수로 인해 파손 위험이 큽니다. 어차피 낚시를 하다 보면 이중 지출을 피할 수 없는데 이왕이면 저렴하면서 품평이 괜찮은 장비로 입문하고,  이후 낚시가 재미있어서 좀 더 깊게 파고 싶을 때 고가의 장비를 구매해도 늦지 않습니다. 

4) 고수와 동출하자
낚시를 단 기간에 빠르고 쉽게 배울 수 있는 팁! 고수와 동출하는 것이 가장 확실합니다. 혼자 하거나 또는 실력이 비슷한 동료들과 즐기는 것도 힐링 낚시의 측면에서는 틀리다고 볼 수 없지만, 내가 빠른 기간 안에 낚시 기술이 늘어서 가족이든 지인이든 그들이 보는 앞에서 능숙한 솜씨로 물고기를 낚아내 보이겠다면, 2~3회 정도는 고수와 함께 출조해 배우는 것이 혼자 터득하는 것보다 몇 배는 빠르다는 점을 유념합시다.

 

 

국내 최대 낚시 모임인 쯔리겐FG

5) 낚시에서 조과는 인간관계와 비례한다?

제가 이것을 깨닫았을 때가 낚시 입문 후 7~8년 차였습니다. 7~8년 만에 터득한 것을 여러분은 7~8분 시간 내서 읽음으로 깨닫게 되는 셈입니다. 이 이야기는 제 주관적인 견해가 아닙니다. 낚시계에 뿌리 깊이 박힌 인식이고 정설이죠. 

 

이 인간관계는 보통 선장, 선주, 출조점 사장과의 관계를 의미하는 것입니다. 이들이 아끼는 절친이나 후배들은 VIP 손님을 넘어 지인이기 때문에 고기 잡을 확률이 매우 높은 포인트로 안내됩니다. VIP 단골손님 또한 지나칠 수 없는 관계이므로 비교적 좋은 포인트로 안내해 줄 확률이 높죠. 

 

이 이야기는 배를 타고 갯바위 포인트에 내릴 때의 이야기입니다. 포인트에 어떤 손님을 하선시킬지는 전적으로 선장 고유 권한입니다. 선상낚시와 루어 낚시도 마찬가지입니다. 나 혼자 도보 포인트에서 개인 낚시할 것이 아니라면, 대부분 배를 타고 나가는데요. 그랬을 때 그 지역에서 가장 핫한 어종이 지금 나오고 있다. 또는 어떤 배를 타고 가야 잡을 수 있다. 식의 현지 소식통이 있습니다.

 

이 현지 소식통을 아는 사람들은 1차적으로 낚시 업계에 몸담은 선장이나 선주들이고, 그들과 유대감을 맺고 있는 현지꾼이 2차적입니다. 만약, 나는 선장과 친분도 없고 서울, 수도권에 사는 뜨내기손님 같다면, 2차적 위치에 있는 현지꾼들과의 관계를 통해 어느 정도 현지 사정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잊지 마세요! 낚시는 정보전이라는 것을. 지금 이 시기 어디서 어떤 어종이 얼마나 잡힌다는 소식을 알고 출조하는 것과 모르고 출조하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2. 기본 중의 기본, 낚시 예절(매너)은?
배(선실) 또는 낚시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은 모두 낚시가 좋아서 온 사람들입니다. 최근에는 여성 낚시인도 늘고 있으며. 연령층도 제법 다양해졌죠. 의사부터 백수까지 직업군도 다양합니다. 사회에서는 다양한 구성원으로 각자 일에 전념하다 힐링을 위해 찾은 바다. 그러니 바다 앞에서는 누구나 평등하죠.

 

이 평등한 관계에서 계층이나 수직적 위치를 따지고, 그것을 빌미로 매너를 들먹이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모두가 같은 위치에서 낚시를 즐기러 온 사람들이니까요. 그랬을 때 우리가 지켜야 할 낚시 에티켓은 무엇인지 알아봅니다. 

1) 시간 약속을 잘 지키는 낚시인이 되자.
전 세계에서 한국인의 레스토랑 예약 펑크는 전체 예약 중 15%를 차지할 만큼 좋지 못하기로 악명 높습니다. 출조점 예약도 손님의 갑작스러운 취소나 무통보 및 잠적에 손실을 내기도 합니다. 나의 일방적이고도 갑작스러운 취소는 누군가의 출조 기회를 빼앗는 결과를 불러옵니다.

 

그러니 예약 취소는 최소 하루 전, 하다 못해 반나절이라도 미리 통보해 나를 대신하여 인원을 메꿀 수 있게 시간적 배려를 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아울러 여러 사람이 함께 출조할 때는 출항 시간을 준수하는 것도 지켜져야 할 에티켓이겠죠?

 

 

선실은 늘 비좁다 타인을 배려해야 할 0순위 공간이다

오죽하면 이런 문구가 달릴까

2) 승선객이 많을 때 자리를 배려하고, 선실에서 흡연 에티켓을 지키자 
정원 초과는 한국 낚시 문화에서 여전히 개선되지 않는 고질적인 문제입니다. 새벽잠을 포기하고 나서는 꾼은 누구나 고단합니다. 수도권에서 자가용을 몰고 오는 이들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낚싯배 정원이란 모두가 선실에 앉았을 때 수용 가능한 인원을 말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몇몇이 다리를 펴고 눕게 되면, 일부는 앉지도 못한 채 서서 가야 하고요. 심지어 선실 밖에서 30분 이상 떠밀린 채 가기도 하는데 어떨 때는 파도를 뒤집어쓰기도 합니다.

 

이렇듯 선실에 앉을 공간이 없어 들어오지 못하는데도 꿋꿋이 다리를 뻗고 자는 사람, 심지어 잘 것도 아니면서 누워서 스마트폰 게임을 즐기는 사람, 춥다고 선실에서 담배 피우는 사람.

 

특히, 조타실에서 피는 사람. 조타실에서 담배 피우면 그 냄새는 전부 선실로 들어가는데 비흡연자는 무슨 죄일까요? 파도치고, 바람 불고, 멀리 가야 할 때 자리가 없어서 바깥에 머무는 사람이 있다면, 모두가 자발적으로 앉아가거나 자리를 배려하는 성숙한 의식이 자리 잡았으면 좋겠습니다. 

 

 

선실에서 담배피면 삼대가 멸한다]

3) 함께 쓰는 자리에서 에티켓을 준수하는가?
예를 들면, 방파제, 방조제, 그리고 여러 명이 함께 서서 낚시할 수 있는 갯바위에서는 더욱더 에티켓에 신경 써야 합니다. 옆 사람 진로를 방해하는 무리한 캐스팅도 자제해야 할 행위 중 하나죠. 대상어는 대게 소음에 취약하므로 고성방가, 시끄러운 잡담에도 경계심을 품을 수 있습니다. 나 자신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던 행동이 누군가에게는 방해될 수 있다는 점, 유념합니다.

 

새벽에 감성돔이나 벵에돔을 노릴 때는 헤드 랜턴을 바다에 비추지 말아야 하고, 서로 간에 채비가 엉키면 누구 잘못이랄 것도 없이 사과하거나 눈인사라도 하는 여유도 필요합니다. 

 

야구나 축구에서도 진로방해가 있듯 흘림낚시에서도 옆 사람의 찌 흘림에 내가 방해될 수 있음을 항시 염두에 두고, 서로 간에 포인트가 겹치면 협의하거나 그렇지 못하더라도 암묵적인 호흡(로테이션)을 맞춰보는 것은 어떨까요? 상대방이 경험 많은 베테랑 꾼이라면, 흔쾌히 받아줄 것입니다. 

 

 

선상낚시에서는 흔히 일어나는 채비 엉

4) 사과에 인색하지 말자
배낚시에서 앞뒤 혹은 옆 사람과 채비가 엉켰을 때 우린 어떻게 대처하고 있었을까요? 혹시 얼굴 붉히며 말없이 채비를 푸는 것은 아니었나요? 아니면 옆 사람 채비를 싹둑 자르거나 하지는 않았을까요? 물론, 신속하고 빠른 대처를 위해선 누군가의 채비를 잘라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누구의 채비를 잘라야 이 엉킴을 쉽게 해결할 수 있을지는 조력 있는 사람이 판단하는 것이 좋지만, 그것이 곧 권리가 되거나 선택권을 가지는 것은 아니죠. 만약, 불가피하게 상대방의 채비를 잘라야 한다면 최소한 양해를 구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런데도 가끔 어떤 꾼들은 말없이 자르고, 그것도 모자라 그 사람 채비에 매달린 고기까지 챙기는 뻔뻔함도 보았습니다. 더욱이 황당한 것은 이러한 행위 일체가 모두 '선상에서 일종의 벌칙 같은 암묵적 합의'라 주장하는데요. 이는 명백한 시대착오적 발상이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사과하거나 눈인사를 하는 것. 이는 결코, 체통이나 품위를 지키는 행위가 아닙니다. 꾼들의 언어로 말하자면, 속칭 쓸데없는 '가오'를 잡는 것에 지나지 않죠. 이런 태도는 버리고 함께 즐기는 낚시란 점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어린 치어는 방생하자]

5) 금지 체장과 금어기를 준수하자
인터넷에 조금만 검색해 보면, 잡지 말아야 할 금지 체장(길이)과 금어기가 있습니다. 어종 별, 시즌 별 잡지 말아야 할 어종은 무엇인지 미리 파악해 놓고 낚시하는 것. 어찌 보면 에티켓이라기보다 낚시인으로서 가져야 할 소양이 아닌가 싶습니다. 

 

 

포인트 주변을 청소하는 여유있는 낚시인이 되자

6) 낚시를 마치면 청소하자
그 사람의 됨됨이를 아는 가장 합당한 평가 항목에는 '청소 여부'가 비중 있게 작용한다고 봅니다. 최소한 내가 가져온 쓰레기만큼은 깔끔하게 치우고 만약, 야영 낚시를 했다면 흔적을 남기지 않는 것. 모든 낚시인이 이 부분을 지켜 나간다면 늘 쾌적한 환경에서 낚시를 즐길 것이고, 지금처럼 낚시 금지 구역도 생기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철수하기 전, 10분만 시간 내서 주변을 정리하고 청소할 줄 아는 낚시인이 된다면, 사람들이 낚시를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질 것이라고 봅니다. 

 

3. 낚시 초보자, 이것만 달면 낚는 어종이 달라진다!
사실 낚시는 대상어를 분명히 정하고 거기에 맞는 장비와 채비를 정해야 즐길 수 있는 레포츠입니다. 대상어를 특정 하면, 지역과 포인트, 장비, 채비 등 우리가 낚시하기 전에 고민했던 모든 것들이 자동으로 결정되니까요.

 

하지만 낚시를 하다 보면 이런 경우도 있습니다. 나는 A라는 어종을 노리고 왔는데 옆 사람이 A보다 더 크고 맛있는 B어종을 연신 잡아 댄다. 그랬을 때의 대응 방법. 결론은 미끼가 달라야 합니다.

 

  

오징어 미끼로 낚은 우럭

1) 메인 미끼 외에 한두 미끼를 준비해 가자. 
가령, 원투 낚시는 갯지렁이를 주로 쓰지만, 꼴뚜기나 오징어살을 챙기면 상황에 맞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그랬을 때 뜻하지 않은 우럭이 낚일 수도 있고, 붕장어나 노래미가 낚이기도 하지요. 

 

 

감성돔 낚시 도중에 낚인 잿방어]

2) 루엇대를 챙기자
하루는 이런 날이 있었습니다. 감성돔을 낚으러 들어왔는데 당시 릴 찌낚시를 하고 있었고, 크릴 미끼에 잿방어가 물고 늘어진 것입니다. 잿방어는 루어에 더 잘 반응하는 고기입니다. 때마침 루엇대가 있어서 펼쳤습니다. 농어용 바이브레이션를 꿰어 던지자 잿방어를 비롯해 날새기까지 물고 늘어지면서 생각지 못한 손맛을 톡톡히 봤었죠. 

 

특히, 수온이 높은 여름~가을 사이는 준원도권 이상에서 난류성 어류가 떼 지어 들어오기도 하고, 공격성 어류가 설치기도 하니 루엇대와 미노우, 바이브레이션 정도는 챙기길 권합니다. 

 

 

자장면 먹고 챙긴 알새우

 

 

벵에돔 낚시에서 특효인 빵가루 경단

3) 대체 미끼를 준비하자
아시다시피 감성돔, 벵에돔 낚시에서 메인 미끼는 크릴입니다. 하지만 잡어가 설치는 여름부터는 크릴이 미끼로서 역할을 해내기가 어렵습니다. 감성돔은 옥수수 경단이나 옥수수콘(통조림), 민물새우, 깐새우 등으로 잡어를 극복할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벵에돔은 파래새우를 염색 크릴, 빵가루 경단을 준비하면 잡어를 따돌리고 대상어를 낚을 확률이 높아집니다. 그러니 잡어를 극복하기 위한 대체 미끼는 준비해 갑시다.

 

짐정리는 갯바위에 내리고 맨 처음 하는 일이다

4. 초보자와 중급자 이상, 그 차이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
1) 포인트에 짐 정리
수년간 낚시를 다니면서 느꼈던 것은 베테랑일수록 짐 정리가 깔끔한 경향을 보인다는 점입니다. 쓰레기를 단속하고 잘 챙기며, 조수간만의 차이를 염두에 둔 낚시 짐 배치(갯바위에서)만 보아도 이 사람이 얼마나 낚시에 대해 이해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각 장르에 따른 적절한 복장을 준수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2) 적절한 복장
머리부터 발끝까지 얼마짜리를 두르냐가 아닌, 얼마나 시의적절한 복장인지가 중요합니다. 루어는 루어에 맞는 복장이 있고, 갯바위는 갯바위에 맞는 복장이 있듯이 말이다. 특히, 구명복과 신발은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이므로 가격이나 품질, 패션과 타협해선 안 됩니다. 

 

 

능숙한 파이팅은 보는 이로 하여금 안정감을 주고 조과를 향상시킨다

3) 캐스팅과 파이팅 동작
아마도 초보와 중급자 및 고급자의 여부는 캐스팅과 파이팅 동작에서 그 차이가 갈릴 것으로 봅니다. 단순히 채비를 내리기만 하는 선상낚시야 캐스팅의 기술 차이가 두드러지지 않지만, 루어나 원투, 릴 찌낚시는 캐스팅과 파이팅의 비중이 매우 높다고 볼 수 있으니까요. 

 

캐스팅의 비거리, 정확도에 따라 조과가 달라지고, 파이팅 역시 노련함을 엿보기에 충분한 테크닉이 많습니다. 벵에돔 낚시의 경우 밑밥을 품질 하는 자세라던지, 투척 시 비거리와 정확도, 제구력에서도 초보와 중급자 이상은 현격한 차이가 납니다. 

4) 마음의 여유
베테랑 낚시인은 전반적으로 마음의 여유가 있습니다. 낚시하는 내내 성급하지 않으며 차분하지요. 이러한 태도는 분명 고기를 챙길 때도 나타나기 마련인데, 정말로 먹을 고기만 챙기며 먹지 않을 고기를 방생하는 것도 그리 인색하지 않습니다. 

 

5. 낚시 실력이 늘지 않는다? 이것만 버리면 더 발전할 수 있는 고집과 편견 
낚시는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지만, 나중에는 잘하는 사람과 못하는 사람으로 나뉘기 마련입니다. 똑같은 출조 횟수, 비슷한 경험이라도 개인마다 습득하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이죠. 

 

또한, 새로운 낚시 지역과 포인트 유형을 만났을 때 대응하는 정도와 대처에 있어서는 오히려 초보자가 중보자보다 빨리 적응합니다. 비슷한 이유로 남자보다 여자가 더 많은 고기를 잡을 때도 있죠.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걸까요? 

낚시는 그 지역에 정통한 현지 베테랑 꾼을 이기지 못합니다. 거의 매일 낚시하는 사람, 또는 업으로 낚시를 해야 하는 사람, 특정 포인트만 다녀서 그 일대 물속 지형을 샅샅이 훑고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의 조언이 70%이고 자신의 경험이 30%를 차지한다고 보았을 때 타인의 조언을 얼마나 잘 받아들이는지에 따라서도 그날 조과가 다를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어설픈 경험으로 고집을 부리거나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는 것은 낚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는 개인의 알량한 경험이 자연의 변화무쌍함을 넘보지 못하기 때문도 있습니다. 때문에 자신이 보고 듣고 배운 것이 어느 정도 맞는다 하더라도 타인의 의견을 경청할 줄 아는 자세가 필요한 거죠.

 

낚시는 교과서나 수학 공식처럼 딱딱 맞아떨어지는 정답은 없습니다. 대신 확률적으로 접근해야 하기 때문에 늘 겸허한 자세로 배워 나가야 하는 어떻게 보면 '평생 자연 학습'이 아닌가 싶습니다. 

※ 글 : 김지민 어류 칼럼니스트                   
유튜브에서 ‘입질의추억tv’ 채널을 운영 중이다. 티스토리 및 네이버에서 블로그 ‘입질의 추억’을 운영하고 있으며, EBS1 <성난 물고기>, MBC <어영차바다야>를 비롯해 다수 방송에 출연했다. 현재 쯔리겐 필드테스터 및 NS 갯바위 프로스텝으로 활동 중이며, 저서로는 <짜릿한 손맛, 낚시를 시작하다>, <우리 식탁 위의 수산물, 안전합니까?>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