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보기 정말 민망했던 횟집 꼴불견, 정말 너무해


    서너달 전에 있었던 얘깁니다. 집앞에 횟집이 새로 생겼길래 한번 가봤어요.
    저는 왠만하면 회는 잘 안사먹는데 그땐 한창 낚시를 못갔으니깐 회도 고팠구요.
    또 새로 생긴 집들은 이렇게 한번씩 가서 서비스나 맛을 보곤 합니다. 일단 새로 생겼다하면 음식이 어떻게 나오는지 궁금하기도 하구요. ^^;
    저도 모~ 한번 이용해보고 괜찮으면 중간중간 회 고플때 마다 이용해 볼까 하는 생각도 들었구요.
    이 날 저녁 같은 동네에 살고 계신 처형부부랑 우럭회에다 소주 한잔 하려고 횟집을 찾았습니다. 어린 조카들도 함께 동반했구요.
    들어가보니 동네 주민들로 자리가 없을 정도였습니다. 아무래도 생긴지 일주일도 안되다 보니 오픈빨을 치루는 듯 싶습니다.


    우럭 1키로랑 소주 한병 시켜서 먹고 있는데 아까부터 뒷 테이블이 소란스럽습니다.
    40~50대 정도 되는 분들이 8명 정도 앉아있는데 왠지 이 동네 사람들은 아닌거 같았구요.
    꽤 오랫동안 술들을 드셨는지 다들 얼큰하게 취해있었고 유난히 시끄럽게 떠들어서 좀 처럼 대화에 집중할 수가 없었습니다.
    잠시 조용해 지는가 싶어 일행과 대화를 이어나가려고 하면 여지없이 터지는 고함소리에 고성방가.
    그 분들 때문에 몇 평 안되는 횟집이 아주 떠나갈 듯 소란스럽습니다. 구석에서 참다 못한 아저씨가 "거 조용히 좀 합시다!" 라고 하자..
    들은 척 만 척 그들은 주변시선은 아랑곳 않고 계속 떠듭니다.
    모처럼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회 한점에 쇠주 한잔 즐기려던 기대감은 산산조각이 났습니다.
    주문한 음식만 없었다면 이대로 나가고 싶었습니다.

    "우리 그냥 대충 먹고 나가자"

    하지만 절제력 없이 질러대는 고성방가에 집중도 못하겠고 대화소리도 안들리는 등 분위기가 축 쳐집니다.
    옆 테이블도 어린 자녀들을 데리고 기분좋게 외식하러 왔다가 거의 봉변 당한 꼴입니다.
    술이 입으로 넘어가는건지 코로 넘어가는건지~ 애꿋은 회 한점 목구멍으로 삼키며 뒤에서 떠드는 소릴 듣고 있어야만 했는데..
    옆 손님께서 참다 못해 횟집 사장님을 불러 "좀 조용히 시켜달라" 고 얘기를 합니다.
    횟집을 둘러보니 고성방가를 지르는 팀을 제외하곤 모두가 기분이 엉망이 되보였습니다. 
    중재를 해야 할 사장님도 난처하긴 마찬가집니다. 떠드는 손님들에게 좀 더 확실하게 어필을 해야하는데 그러질 못하고 계십니다.
    장사도 아직 서투른 탓인지 손님들이 음식을 주문하면 곧 잘 누락시키기도 하구요. 나오는 회라던가 음식들도 가격에 비해 썩 만족스럽지 못합니다.
    횟집도 처음 운영하는 거 같아 아직은 여러모로 운영에 미숙함이 드러납니다. 하지만 그것보다도 저 사람들을 말려야 할텐데..
    도대체 뭘 그리 흥분해가며 소릴 지르는 걸까?

    특히 여덟명 중에 저 아줌마.
    아까부터 흥분해서 고래고래 소릴 지르고 오죽하면 일행들도 목소리 톤 좀 낮추라고 하는데도 감정을 억누르지 못해 고래고래 소릴 지르는데
    아까부터 계속 거슬렸던 단어가 이제는 입버릇 처럼 튀어나오니

    "ㅆㅂ년 같으니라구" "에라이 ㅆ년아~~너 같은 년 때문에 어쩌고 저쩌고~"

    지금 이 자리엔 없는 누군가를 향해 욕설을 퍼붓는거 같습니다. 자초지종은 모르나 대충 듣자하니 빚을 안갚아서 그런가 싶기도 하고..
    이젠 입에 담기 힘든 상스러운 욕들을 서스름 없이 해대는데 앞에 있는 어린 조카들 보기가 정말 민망할 정도입니다.
    옆 테이블도 아이들이 있기에 상황은 마찬가지. 여기는 유흥가가 아닌 아파트 단지여서 가족단위 손님이 대부분입니다.
    그 분들이 기분좋게 회 먹으러 왔다 욕만 진창 듣고 앉아 있는데 이젠 그 수위가 도를 넘었습니다.
    결국 참다 못한 옆 테이블 아저씨가 버럭 화를 내며 횟집 분위기가 순간 싸해집니다.
    우리도 먹다말고 그쪽팀들을 향해 째려보기 시작하였습니다.
    횟집 분위기가 삭막해지자 옆 테이블 아이는 울먹거리기 시작했고 중간에 만류하던 사장님은 무조건 손님을 쫒아낼 수도 없는 노릇이다 보니 
    진땀을 흘리는 모습입니다. 결국 여기저기서 쏟아지는 따가운 시선을 느꼈는지  일행 중 한 사람이 "그만 나가자"고 합니다.
    아직도 무엇이 잘못됐는지도 모르는 욕쟁이 아줌마는 조금만 더 있다 가자며 하던 얘길 계속 합니다. --;;

    "ㅂㅅ같은 년, ㄱㅅ끼" 등등..

    욕은 갈 수록 격해집니다. 이젠 더 이상 참고만 있을 수 없어 사장님도 빨리 계산하고 나가라는 시늉을 합니다.
    결국 문제의 일행들이 횟집을 나가면서 상황은 끝났습니다. (그래도 정신은 있는지 나가면서 죄송합니다. 사과는 하면서 나가더군요.)
    그들이 퇴장하자 횟집은 정적이 흘렀고 어디선가 박수소리가 나옵니다. (저도 덩달아 박수를 ㅎㅎ)


    이 횟집은 집 앞에 있어 외출할 때 마다 늘 보곤 하는데요. 지금은 안간지 좀 되서 나오는 음식이라던가 서비스가 어떻게 변했는지 몰라도
    이거 하나만은 정말 칭찬할만 하더라구요. "횟집수조 위생관리"
    제가 외출을 자주 하는 편도 아닌데도 이 집을 지나칠 때 마다 수조 관리하는 모습을 보곤 합니다.
    해수를 갈거나 노페물을 거르는 필터를 햇빛에 말리거나 하는 장면을 자주 목격해요. 조리장이 수조관리를 하기도 하지만 사장님이 직접 수조를
    살피는 모습도 보이구요. 아시다시피 횟집 위생은 수조에서 나온다 해도 과언이 아니기에 이런 기본적인 부분이 잘 지켜지는 업소는 긍정적으로
    보이기 마련입니다. 사진에서 표시한건 동갈돗돔인데 제가 요즘 관심깊게 보고 있는 어종이예요.
    낚시로는 잘 안잡혀 자연산은 드물지만 맛으로만 따지면 참돔을 능가하는 고급어입니다.

    마치며..
    유흥가였어도 문제가 됐겠지만 소소한 동네 식당에서 아이들도 있는데 어떻게 욕을 달면서 행패를 부리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질 않습니다.
    그렇게 입에 담지 못할 욕을 내 뱉을 때마다 그것을 듣고 있어야만 하는 아이들의 얼굴을 보고 있자니 실로 민망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절제력이 부족한 일부 어른들의 말과 행동이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아셨음 좋겠습니다.
    대충 먹고 나오긴 했지만 이런 진상 손님들을 만나 모처럼의 외식 분위기를 날렸어요. 제발 아이들이 있는 공간에선 아무리 개인적인 사정이 있다더라도 
    자재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PS : 오늘 풍속 8~12m/s, 파고 1~2m인데 낚시를 갔습니다. 무사히(?) 돌아와서 인사드리겠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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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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