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1> 봄이 제철인 암꽃게

 

꽃게 제철은 일 년에 두 번 있습니다. 봄에는 알이 찬 암꽃게가 맛있죠. <사진 1>은 암꽃게입니다. 꽃게는 암수 구별이 쉬운데 이렇게 뒤집었을 때 배딱지 모양이 넓고 둥그스름하면 암놈입니다.

 

 

<사진 2> 가을이 제철인 수꽃게

 

가을에는 수꽃게가 제철을 맞습니다. <사진 2>에서 보다시피 수놈은 배딱지가 뾰족하게 솟았습니다.

 

 

<사진 3> 암꽃게

 

사진은 모두 암꽃게입니다. 배딱지가 둥글고 집게발은 짜리몽땅합니다.

 

 

<사진 4> 수꽃게

 

사진은 모두 수꽃게입니다. 일명 '가을 꽃게'죠. 집게발을 보면 암놈과 달리 얇고 길쭉합니다. 사실 꽃게는 대게나 킹크랩과 달리 집게발에 살이 많은 것도 아니고, 다리 자체에도 먹을 만한 살이 많지 않아서 다리 몇 개 떨어져 나간들 상품성에 큰 지장이 있는 건 아닙니다.

 

 

#. 가을에는 수꽃게를 골라야

지금 잡히는 가을 꽃게는 대부분 서해안 일대에서 어획된 것입니다. 산지로는 충남 안흥(신진도)이 가장 유명하고요. 홍원항이나 군산 일대에서 잡힌 꽃게도 좋습니다. 가을이 깊어가면 소래포구 등 경기권까지도 올라오겠죠.

 

직접 고를 수만 있다면 가을에는 무조건 수놈이 좋습니다. 왜냐하면, 8월 말~9월 초는 암놈이 산란을 마친 지 얼마 안 됐습니다. 산후조리 중이라 알은 당연히 없고, 살도 덜 찼죠. 밥 비벼 먹는 장도 좋지 못합니다. 암꽃게는 10월 중순은 돼야 다시 알이 차기 시작해 11~12월이면 제법 먹을 만 해집니다. 그전에는 탈피를 거쳐 살을 찌운 수꽃게가 대세인 것이죠. 그래서 가을 꽃게 하면 암꽃게보다 수꽃게보다 우선이고, 직접 고를 수만 있다면 수꽃게를 고르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직접 고를 수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특히, 쇼핑몰을 통해 택배로 받는 경우는 산지에서 랜덤으로 발송하기 때문에 암놈, 수놈이 뒤섞입니다. 물론, 지금 시기에 잡히는 꽃게는 비율적으로 수꽃게가 많지만, 정말로 운이 좋지 못하면, 10마리 받았는데 그중 6마리가 암꽃게인 경우도 있기는 합니다.

 

게다가 오면서 일부 죽어 나가기도 하는데요. 이는 어쩔 수 없는 문제입니다. 기분상 찝찝할지는 몰라도 요즘은 기온이 선선하기 때문에 일부 죽어 나가더라도 먹는 데는 지장 없습니다.

 

서두가 길었는데요. 그렇다면, 살이 꽉 찬 가을 꽃게는 어떻게 알아볼까요?

 

 

<사진 5> 이 정도는 돼야 제대로 된 가을 꽃게다

 

#. 살이 꽉 찬 가을 꽃게, 한눈에 알아보는 방법

가장 좋은 꽃게의 조건을 설명하겠습니다. 이건 비싸더라도 사야 하는 꽃게죠.

 

1) 1kg에 1마리 : 실화? 하지만 분명 존재합니다. 대부분 일본으로 수출해서 그렇지.

2) 1kg에 2~2.5마리 : 이 정도면 굉장히 매력적인 크기입니다. 살도 꽉 찰 가능성이 높아 주로 꽃게찜을 해 먹습니다.

3) 1kg에 3~3.5마리 : 무난한 크기입니다. 꽃게찜을 비롯해 꽃게탕, 꽃게무침, 꽃게장 등등 전천후로 이용합니다.

4) 1kg에 4~5마리 : 요즘(8월 말 9월 초) 잡히는 꽃게가 대부분 이런 크기입니다. 아직은 시즌 초반이기 때문에 살 수율이 약 70% 정도이며 탕거리에 알맞습니다.

 

시즌 초반인 지금은 4)번에 해당하는 꽃게를 기준으로 알아봅니다. 아래 사진을 주목해 주세요.

 

 

<사진 6> 살이 찬 꽃게(왼쪽), 살이 덜 찬 꽃게(오른쪽)

 

꽃게 살이 차고 안 차고는 다리만 봐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속이 비거나 껍질이 덜 야물면(탈피한 지 얼마 안 됐을 경우) 오른쪽 사진처럼 투명합니다. 속이 비치니 엷게 붉은빛이 나는 것이죠.  

 

반면, 살이 찬 꽃게는 껍질이 단단하고 불투명하기 때문에 그저 하얗게만 보입니다. 표면이 반질반질하니 불빛에 비추어 보면 윤기가 흐르죠. 이것이 오늘 내용의 핵심입니다.

 

다만, 왼쪽의 꽃게라도 고르면 안 되는 유형이 있습니다.

 

 

B급 꽃게

 

바로 이렇게 생긴 꽃게입니다. 배딱지를 보면 분명 수꽃게인데 거뭇거뭇하죠. <사진 6>의 오른쪽 꽃게보다는 낫지만, 이렇게 검게 변색되거나 누렇게 뜬 것은 살 수율을 떠나 싱싱하지 못하다는 증거이니 될 수 있으면 피합니다.

 

꽃게는 어획 후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살집이 줄어듭니다. 그래서 각 쇼핑몰은 '산지직송', '당일바리' 같은 표현을 강조하고 있죠. 즉, 당일 잡은 꽃게를 선별해 그날 바로 택배로 쏩니다. 택배는 평균적으로 하루가량 걸리기 때문에 어획 후 아무리 늦어도 36시간 안에는 배송이 완료돼야 합니다.

 

참고로 요즘 대형마트에서는 '햇꽃게 판촉행사'가 한창입니다. 모 마트에서는 100g 990원에 파는데요. (1마리에 990원이 아니니 낚이지 마세요.) 결국, 1kg에 10,000원입니다. 1kg이면 몇 마리가 들어갈까요? 지금은 시즌 초반이라 꽃게가 작습니다. 대략 4~5마리가 들어가죠. 그랬을 때 꽉 찬 살집은 기대하기 어렵고, 개체마다 살이 찬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복불복인 경향도 있습니다.

 

대신 꽃게를 싼 맛에 먹을 수 있는 시기가 바로 지금입니다. 1kg에 만원 안팎이던 가격은 추석을 앞두고 오를 전망입니다. 그때는 꽃게가 무럭무럭 자라서 지금보다 살이 좀 더 찰 것이고, 중량도 나가기 때문에 같은 1kg이라도 가격이 2~3만 원으로 비싸지겠지요.

 

만약, 현장에서 꽃게를 골라 담을 수 있다면, 오늘 내용이 도움 될 것입니다. 아무쪼록 이 글을 참고하여 살이 꽉 찬 꽃게 드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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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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